법의학으로 보는 한국의 범죄 사건 - 알마 시그눔

법의학으로 보는 한국의 범죄 사건 - 알마 시그눔

$15.50
Description
오랜 세월 동안 잊혀져왔던 한국의 법의학 드라마를 오늘날 다시금 살려보려는 취지에서 기획된 이 책 [법의학으로 보는 한국의 범죄 사건]은 20여 년 전 《새튼이》와 《지상아 1, 2》에 실린 이야기들 중 오늘날에도 의미 있을 법한 꼭지들을 세심하게 간추려 엮었다. 책은 법의학적인 시사점은 물론이고, 그 당시 한국 사회를 잘 보여줄 수 있는 글들을 두루 선정했으며, 현대적인 글맛을 살려 글을 리라이팅하는 한편, 감각적인 일러스트를 가미해 오늘날의 독자들이 흥미진진하게 읽을 수 있도록 구성했다.

저자

문국진

저자:문국진
법의학자이자의사평론가醫事評論家다.1925년생으로호는도상度想,필명은유포柳浦다.서울대학교의과대학을졸업하고동대학원에서박사학위를받았으며,국립과학수사연구소법의학과과장,고려대학교의과대학법의학교수,뉴욕대학교의과대학법의학객원교수를역임했다.현재는대한민국학술원회원,고려대학교명예교수,대한법의학회명예회장,일본배상과학회및한국배상의학회고문,한국의료법학회고문,국립과학수사연구원자문위원등으로활동하고있다.세계평화교수아카데미상,동아의료문화상,고려대학교교수학술상,대한민국학술원상,함춘대상,대한민국과학문화상등을수상했다.지은책으로는법의학전문서적으로《최신법의학》《고금무원록》등23권,법의학교양서적으로《새튼이》《지상아》《법의관이도끼에맞아죽을뻔했디》(공저)《죽은자의권리를말하다》등9권,예술과의학의만남을다룬서적으로《명화와의학의만남》《미술과범죄》《예술작품의후각적감상》《법의학이찾아내는그림속사람의권리》등13권,일본어로펴낸《美しき死體のサラン》《日本の死體,韓國の屍體》(공저),《賠償科學槪說》(공저)들이있다.

목차

1부완전범죄는가능한가?|범죄는흔적을남긴다|심증과물증,가장그럴듯하지않아도그것이진실이다|불행속의비극|삭발된음모|물에빠진시체가시랍이되는경우|카스페르의부패법칙|목매단시체,자살인가타살인가|죽음뒤에찾아오는엄청난가스폭발|타르색소로찾아낸교통사고시체유기범|검부러기속담|아래위의원리|얼룩이진다|소사와독살|플랑크톤의가치|공의의판단이옳았다|2부성범죄사건|누구에게도밝힐수없는집안일|천생연분이부른비극|야반도주한이상성욕자|오줌소태로밝혀진성병의진실|색마의살인,이례적인질식사|바기니스무스|노인전문으로나선40대여인|목숨을담보한죽음의장난|3부지능적인사건의전말|판정승|과부댁의죽음|재판비결|“정사로하자”|위장|알리바이|짝사랑의비극|마지막선심|4부어처구니없는사건|흑인의손톱|형님대신제가|까마귀날자배떨어진다|메밀꽃을피해상경한남자|인턴과약물중독|법의관이도끼에맞아죽을뻔했디|“처녀막파열없음”|김치가필로폰을만든다?|5부기이한사건|그렇게예민합니까?|허깨비현상|목격자|체온이오르다니|새튼이|지상아|편집자노트

출판사 서평

한국식법의학드라마의탄생

2001년은국내의미드(미국드라마)팬들에게는잊을수없는한해일것이다.케이블채널OCN에서[CSI]시리즈가첫방송을시작했기때문이다.[CSI]는선풍적인인기를끌며미드를일약20~30대문화의주요흐름으로만들었다.그뜨거운반응은마니아층을넘어이후한국최초법의학드라마[싸인]이만들어지는계기가되기도했다.또이후각종영화나소설의소재로도인기를끌고있다.이런흐름에맞물려유전자감식이나곤충을이용한범인색출같은각종첨단과학수사법에대한대중의관심도높아졌다.
그런데‘과학수사드라마’팬이라면기억해두어야할것이또있다.1978년1월,한국판[CSI]드라마가시작되었다는점이다.한국법의학의태두인문국진박사가드라마틱한법의학에세이를한회사의사보에연재했던것이다.삶과죽음,희극과비극이교차하는범죄현장의‘실제’이야기는그어떤드라마보다더극적이고흥미진진했다.단지법의학적분석만이아니라삶의드라마까지짚어주는문국진박사의글은일반인들을매료시켰다.이글들은단행본《새튼이》(1985년)와《지상아1,2》(1986년)로만들어졌는데,당시한국사회에서대단한베스트셀러가되었다.
이책《법의학으로보는한국의범죄사건》은오랜세월동안잊혀져왔던한국의법의학드라마를오늘날다시금살려보려는취지에서기획되었다.20여년전《새튼이》와《지상아1,2》에실린이야기들중오늘날에도의미있을법한꼭지들을세심하게간추려한권의새로운책으로재탄생시켰다.알마편집부는문국진박사와수차례의논의를하며법의학적인시사점은물론이고,그당시한국사회를잘보여줄수있는글들을두루선정했다.또한현대적인글맛을살려글을리라이팅하는한편,감각적인일러스트를가미해오늘날의독자들이흥미진진하게읽을수있도록배려했다.이를통해한국토양에서자라난법의학의귀한이야기들을되살려보고자했다.

과거와현재를아우르는날카로운법의학지식

저자문국진박사는법의학의과거와현재를잇는가교역할을하기에부족함이없는사람이다.그는국과수최초의법의관이자국내대학원법의학교실의창립자로서,누구보다오랜세월동안사건현장을겪어온베테랑중의베테랑이다.아흔에가까운고령에도불구하고현재대한법의학회명예회장,국립과학수사연구원자문위원등‘법의학의멘토’로서든든하게활동하고있다.무엇보다그간학술서와대중서를넘나들며50여권의책을펴낸빼어난저술기량은한국의법의학드라마를생생하게들려주기에손색없다.
저자문국진의스펙트럼이얼마나폭넓은지는여러꼭지에서드러난다.먼저[지상아](209~213쪽)라는꼭지를보자.어느산부인과에서태아의머리를잡아당기면서분만을시도했는데,난데없이태아의머리가툭떨어져버리는끔찍한사고가일어난다.예진단계에서는정상이었던태아여서산모는물론이고30년경력의산부인과의사마저도놀란전무후무한사고였다.감정을의뢰받은문국진박사는자신의장기인‘현대적’법의학지식을동원해복잡하게꼬여있던사고의원인과경과를정확하게분석해낸다.
또[새튼이](205~208쪽)꼭지에서는저자의법의학지식이‘먼과거’로까지뻗쳐있음을확인할수있다.새튼이는달리‘명도明圖태자혼太子魂’이라고도하는데,어린아이의미라를가리키는용어다.문국진박사는새튼이가빙의했다고주장하는한사기꾼무당의정체를밝혀내는과정에서,과거한반도에서어린아이의미라가생길수있었던특수한조건을역사문화적으로차근차근설명해준다.‘일부종사’라는관념과중세의양육환경,떠돌이생활하는사람들의직업조건등이다각도로고려되어법의학적분석과맞물린다.

휴머니즘이살아숨쉬는풍부한인간드라마

과거와현재를아우르는문국진박사의법의학지식은단지차가운분석에그치는게아니라따뜻한휴머니즘에바탕을두고있다.[누구에게도밝힐수없는집안일](81~85쪽)이라는꼭지를보자.열심히농사를지으며살고있는삼형제가있었다.그중첫째형이장가를들게되었는데,따로분가하지않고둘째?셋째와함께살았다.비극은둘째가욕정을못이겨형수를성적으로범하면서시작되었다.이사실을알게된셋째도형수를협박해첫째형몰래지속적으로관계를맺었다.수년이지나첫째는이끔찍한사실을비로소알게되었지만,이미아들을셋이나본상황이었다.첫째는이‘누구에게도밝힐수없는집안일’을문국진박사에게털어놓고친생자감별검사를부탁한다.결과는절망스러웠다.장남은둘째의자식,차남은셋째의자식,삼남만첫째자신의자식이었다.이비극적인상황에서문국진박사의휴머니즘이드러난다.그는단지분석결과를통보한것이아니라,첫째에게진심을담아이렇게설득한다.

“K씨!당신네삼형제는같은부모에게서태어난한핏줄이오.비록태어난자식중둘은당신자식이아니지만,당신과같은핏줄인것은분명합니다.다른사람의핏줄을모르거나알고도자식으로거두는사람들도많고,또동생의자식을아들로삼고키우는사람들도많다는것을당신도잘알거요.이경우는그래도모두당신과같은핏줄아니오.모두에게좋은판단을내려야합니다.”

물론문제를해소하는방식에여러이견이있을수도있지만,냉정한법의학자로만남아있지않으려는저자의진심이느껴지는대목이다.그는오로지‘사건’만을본것이아니라살아숨쉬고있는‘인간’과그인간의‘드라마’를묵묵히응시한다.
이런그를법의학의멘토라불러야할까,삶의멘토라불러야할까?분명한건그가현장에서기록한《법의학으로보는한국의범죄사건》의글들이법의학지식은물론인간의드라마를풍부하게담고있다는점일것이다.한국판[CSI]의시작은1978년1월이맞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