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사, 서른 개의 화두 저절로

산사, 서른 개의 화두 저절로

$25.00
Description
국가폭력의 상처를 온몸으로 통과한 화가와, 풍경 너머 민초들의 삶과 불교의 사유를 엮어낸 필자가 만나 특별한 사찰기행을 펴냈다.
월간 전라도닷컴에 30회 연재된 기행문을 엮은 단행본 〈저절로〉(전라도닷컴)는 한송주 작가와 이상호 화가가 광주 증심사에서 시작해 광양 옥룡사지까지 전라도 서른 곳의 사찰을 순례하며 길어 올린 치유와 연대의 기록이다.
‘산사, 서른 개의 화두’라는 부제가 달린 이 책은 단순한 명승지 답사기가 아니다. 1987년 반미·통일 걸개그림 사건으로 남영동 대공분실에서 고문을 당했던 민중미술가 이상호는, 상처를 준 이들의 행복을 빌며 자기 치유의 과정으로 90여 점의 그림을 그렸다. 분노로 세상을 겨누던 그의 붓끝은 세속의 상처를 어루만지는 이타행의 감각으로 승화되었으며, 정통 불화의 엄숙주의를 벗어나 해학과 친밀성을 담은 '민중의 얼굴을 한 부처'로 재탄생했다.
한송주 작가의 글 역시 사찰을 박제된 유적이 아닌, 지금도 깨달음이 내리는 생생한 공간으로 되살려낸다. 그는 절집을 강박에서 벗어나 스스로 자유로워지는 공간으로 수용하며, 역사적 피압박자들의 애환과 희망을 불교의 사유와 함께 엮어낸다.
이상호의 그림은 문장의 행간을 메우는 보조물에 머물지 않고 조형으로 다시 쓰는 두 번째 서술로서 작용한다.
김종길 미술평론가는 두 사람의 작업을 가리켜 “글과 그림이 서로를 품어 안으며 이룬 눈부신 탁마”라고 평했으며, 박구용 전남대 철학과 교수는 “기다리는 미학이 아닌 떠나가는 미학”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상처를 부정하지 않고 참회의 시간을 거쳐 다시 평등한 세계로 나아가려는 이들의 발걸음은, 국가폭력 이후의 삶과 예술이 도달할 수 있는 숭고한 문화적 증언이다.
절집은 멀리 떨어진 성역이 아니라, 상처 입은 사람들이 다시 살아갈 화두와 힘을 얻는 장소라는 사실을 이 책은 서른 번의 길과 90여 점의 그림으로 담담히 증명해 낸다.
한편 〈저절로〉 출판기념회가 4월1일 오후 6시 광주 ‘오월미술관’에서 열리며, 책 속에 담긴 이상호 화가의 그림들을 만날 수 있는 ‘저절로’ 전시가 4월1일부터 30일까지 오월미술관에서 이어진다.
저자

한송주

1956년 전남 화순군 이서면 물염리 태생.
광주 서중·일고·전남대 농대에서 수학.
광주일보 등에서 신문기자로 40여 년 근무하면서 주로 사찰과 농어촌을 취재했으며, 순천 송광사에서 10여 년 사보 편집장으로 일했다.
《천년가람》 《그리운 사람은 남행을 꿈꾼다》 《역사와 함께 노래와 함께》 《송광사 16국사》 《혜심 선문 염송 엿보기》 등 20여권의 책을 펴냈다.
현재 전라도닷컴 대기자로 일하고 있다.

목차

[목차]

1장. 두 번째 화살에 맞지 마라
두 번째 화살에 맞지 마라 - 무등산 증심사
고통의 바다 건너 깨끗한 나라로 - 만덕산 백련사
손은 꽃이다 - 가지산 보림사
차(茶)는 높임을 한사코 사양하리라 - 두륜산 대흥사
보름달이 어둠을 거두어 가듯 - 월출산 도갑사
하화중생(下化衆生)의 원력으로 - 도솔산 선운사
빈자일(貧者一燈)의 가르침 - 백암산 백양사

2장. 처처보보(處處步步)가 관음(觀音)
걸림 없이 자재(自在)롭게 - 금오산 향일암
사바의 하루 맑게 여는 승보들의 대합창 - 조계산 송광사
한껏 길 구하는 마음으로 - 사자산 쌍봉사
차밭에 깃든 복전(福田) - 덕룡산 불회사
나와 더불어 존귀한 뭇 생명 - 동리산 태안사

3장. 미륵은 미래요 희망이다
미륵불보살은 왜 늘 서서 계시는가 - 모악산 금산사
티끌세상 속으로 하생 - 용화산 미륵사지
다툼 없이 소통하는 무분별(無分別) - 능가산 개암사
모든 중생 바른 깨침 이루도록 - 강천산 강천사
소를 타고서 또 소를 찾네 - 오산 사성암

4장. 번뇌 속에서도 물들지 않고 청정하게
진흙 속에 뿌리 뻗고도 항시 정갈하게 - 지리산 화엄사
스스로를 존귀하게 받들라 - 조계산 선암사
먼지와 때를 털어내고 광채를 비추는 - 불갑산 불갑사
무위의 위(無爲之爲) 무미의 미(無味之味) - 월출산 무위사
빈터에서 큰절을 하다 - 백운산 옥룡사지
구름 속에 주춧돌 놓은 잘 늙은 절 - 불명산 화암사
지극한 용맹정진으로 이룬 돌탑 무리 - 마이산 탑사

5장. 무엇에도 걸리지 않는 기쁨
평상심이 곧 길(道)이니 - 지리산 실상사
동체대비(同體大悲)와 동사섭(同事攝) - 무등산 원효사
괘불 내걸고 차별없는 야단법석(野壇法席) - 달마산 미황사
우리 사는 세상 더 나은 곳으로 - 광주 선덕사
천불천탑, 그게 다 마음 덩어리 - 영구산 운주사
와서 다시 살아나라 - 능가산 내소사

발문
- 김종길_ 민중 얼굴을 한 부처
- 박구용_ 기다리는 미학 아닌 떠나가는 미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