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줄도 모르고 엄마가 됐다 (육아둥둥섬에 갇힌 워킹맘의 진땀 나는 육아 이야기)

이런 줄도 모르고 엄마가 됐다 (육아둥둥섬에 갇힌 워킹맘의 진땀 나는 육아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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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좋은 엄마가 될 줄 알았는데…
어려서부터 아이를 좋아해 아이 없는 결혼은 생각해본 적 없던 10년 차 기자 임아영. 일도 하고 아이도 키우는 게 ‘당연히’ 가능한 줄 알았던 그는 임신, 출산, 육아와 함께 자신이 얼마나 순진한 생각을 했던 것인지 깨닫는다. 강하게 작동하는 가부장제 안에서 ‘나만 그렇게 살지 않으면 되겠지’라는 생각은 결혼 후 시가에 간 첫 명절에 처참히 무너지고, 두 아들을 성역할에 갇히지 않으며 기꺼이 약자의 입장에 서는 건강한 시민으로 키우는 일은 아이가 유치원에 들어가면서부터 ‘내 마음처럼 되지 않을 것’임을 직감한다.
두 아들을 낳고 기르며 ‘기자’라는 일과 ‘엄마’라는 역할 사이에서 수없이 갈등하는 ‘워킹맘’ 임아영의 이야기에는 한국에서 일하는 여성이 아이를 낳고 기르며 마주하는 부당함과 모순들이 낱낱이 담겨 있다. 같은 회사의 입사 동기인 남편의 존재는 임신과 출산을 겪으며 달라지는 여성의 삶을 더욱 뚜렷하게 대비시킨다. 그러나 그는 ‘워킹맘’으로 사는 현실의 어려움을 토로하고 한탄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많은 부모들이 독박육아와 장시간 노동으로 지쳐가는 현실에서 보다 나은 육아를 위한 해법을 모색하는 일을 시작한다.
저자

임아영

저자임아영
1982년에태어나거의서울에서만살았다.〈경향신문〉에서기자로일한지10년,결혼한지7년,첫째를낳은지5년8개월이됐다.아들둘의엄마로전일임금노동을하는‘워킹맘’이다.
좋아하는일이글쓰기라기자가됐고,아이를낳고서는답답함을표현할수있는수단이글쓰기뿐이라일기를썼다.육아휴직중에도남편이퇴근하면,아이가잠들면,친정엄마가와주시면일기를썼다.그일기를‘경향신문부부기자가사는법’블로그에‘기특일기’라는제목으로연재한것이계기가되어이책을썼다.현재는4주에한번씩〈경향신문〉토요판에‘임아영기자의폭풍육아’라는칼럼을연재중이다.
가사와육아같은돌봄노동이‘여성의역할’이라고믿는신화와싸워야진정평등한세상이온다고믿으며여성들이밖으로나온만큼남성들이집안으로들어와야남성들도더행복해진다고믿는다.한국에서아이를키우는일은장시간노동으로지탱해온한국식자본주의와‘아이는엄마가키워야한다’는가부장적사회의시선과싸워야하는일이다.그이중고통의구조를바꿔야아이들이행복해지고,아이들이행복해지는만큼우리모두가행복해질수있다.
육아는고통스러웠지만아이눈짓하나에시름이날아가기도하는일이었다.남성들이그런기쁨을누릴수있길,여성들이일과육아둘다하느라가랑이가찢어지지않길,딸이안됐다는마음에무릎이으스러지는줄도모르고손주를돌봐주는할머니들이자유를누릴수있길바라는마음을담아글을썼다.

목차

프롤로그

1부이럴줄알았으면아이를낳았을까
아이를낳고서야내가여자라는사실을인정했다
모성은어떻게탄생하는가
“당신은편하잖아.”남편은어느새타자
이럴줄알았으면아이를낳았을까
육아에는모든문제가겹쳐있다

2부독박육아,아웃!
엄마를착취하는독박육아
또다른엄마를착취해야살수있는엄마
―58년생개띠엄마의고난과독립하지못하는82년생딸의슬픔
독박육아에서공동육아,평등육아로
집안일지능기르기
남편과아이들이추억만들시간을빼앗지말아달라
100조원을쏟아부어도출산율이오르지않는이유

3부회사에다니지않아도워킹맘입니다
육아는노는일이아니다
―아이를키우는데‘집에서논다’고말하는사람들에게
누가엄마들의죄책감을부추기나
‘남의편’을바꿀수있을까
왜여자들이절반을차지해야하는가
워킹맘,전업맘,경단녀는같은이름이다

4부아이는자라서사회가된다
아들을잘키워야세상이변한다
유치원운영위원을하는이유:모든게정치니까
아이라는우주가찾아왔을때…사랑받는건오히려나였다
아이들을만나게해준신에게감사하다

에필로그

출판사 서평

아이를낳고서야내가여자라는사실을인정했다
1982년생인임아영은어려서부터‘남자처럼잘할수있다’‘여자도남자처럼공부하고일할수있다’고배웠다.그는그것이우리사회가진보한결과이리라믿었다.여성이밖으로나간만큼남성들이집안으로들어오지않았다는사실에는모두가입을다물고있었음을,그는알지못했다.
그래서임아영은결혼을하고아이를낳기전까지는여성으로산다는게정확히어떤부당함과모순을마주하는일인지크게체감하지못했다.대학을졸업하고취업을준비하며100여곳에서류를넣을때도‘회사는여자를싫어하는구나’하고막연히느낄뿐이었다.
그막연함은임신과출산을거치며구체화된곤란과괴로움으로체감되기시작한다.임신한몸은참기힘들만큼의졸음과잦은배뇨욕등의증상을나타내고몸은점점더무거워져새우자세를취해야겨우잠들수있다.그러나회사에서는‘임신한티낸다’는말을들을까봐노심초사하며‘임신한여직원’으로인식되지않도록누구보다열심히일한다.그러다결국하혈을하고,그뒤로는혹시라도아이가잘못될까스스로움츠러들기시작한다.회사에서는‘2등사원’으로낙인찍히지않기위해임신중에도이전과똑같이,아니오히려무리를해서라도더일하려애쓰지만,만약아이가잘못되기라도하면모든게‘욕심많은워킹맘’인자신의탓이되는상황에서다시한번막연한분노가쌓여간다.
내몸이여성의몸이라는이유로아이를낳기까지동반되는정신적,신체적고통을온전히홀로감내하지만사회는아이를가진여성의몸에‘희생하는모성’외의의미를부여한적이있는걸까?그런의문이더해졌을때,임아영은이사회가여성의생물학적특징을있는그대로존중한적이없었음을,그러한사회에서자신도늘‘남자’라는기준을향해달려가고있었음을깨닫는다.
아이를낳기전까지자신이여성이라는사실을배반하며살아왔는지도모르겠다는임아영의고백에는‘그래도세상이달라졌다’고믿었던낙관이결혼과임신,출산,육아를거치며비관으로변하고야마는많은여성들의현실이담겨있다.

남편이아니라친정엄마와아이를기른다
―또다른엄마를착취해야살수있는엄마
‘난엄마같은엄마가될수있을까.’엄마를보면서가끔그런생각을한다.그러고는이내고개를젓는다.어릴때부터그랬다.자식에게모든걸내어주는엄마처럼살기싫었다.내이름을잃어버리고싶지않았다.지금도똑같다.내인생을자식에게전부줘버리고싶지는않다.그러면서도내일상은엄마의인생을착취해야만굴러간다.그게내딜레마이고죄책감이다.나는독립적인여성으로,오롯한개인으로일하는삶을유지하고싶지만그런삶을유지하기위해서는일평생나와동생을위해자신의온시간을나눠준엄마를착취해야한다.
_또다른엄마를착취해야살수있는엄마,113~114쪽
‘애보느니파밭매겠다’는옛말이있다.어린아이를돌보는일이워낙체력전이라는얘기일것이다.그런체력전에지금수많은할머니,할아버지들이투입되고있다.‘할마’‘할빠’란신조어의탄생은맞벌이하는자녀대신손주를돌보는조부모가얼마나많은지를단적으로보여준다.
임아영또한자신의일을유지하기위해어쩔수없이친정엄마의손을빌린다.아이를누가봐주느냐는누군가의질문에“친정엄마요”라고대답할때마다이제60대에접어든엄마의성하지않은무릎을떠올리며죄책감을느끼지만,‘워킹맘’들사이에서‘친정엄마가백업해주는엄마’는부러움을산다.
독박육아가초래하는이토록모순적인상황에서남성들은여전히육아의구경꾼으로자리한다.육아를여성의일로여기는구시대적인관념도없지야않겠지만임아영이생각하는보다실제적인원인은다른데있다.회사에너무오래있기때문이다.가사와육아를여성의일로떠넘기고OECD회원국중최장의노동시간을자랑하는나라에서아이는엄마,아빠가아니라엄마와할머니,또는보육교사와할머니의손에서자란다.

‘일-가정양립’을향한의문
가정이더중요하지않은가요?
저출산은장기적문제로접어들었다.웬만한정책으로는출산율이오를기미가보이지않는다.임아영은저출산의원인에노동,주거,보육,교육,인권까지우리삶의전반적인문제가엮여있어어디서부터풀어야할지알수없을정도라고말한다.
비혼과비출산은더이상개인의가치관에따른파격적인선택이아니라사회문제로인한인과적인현상으로여겨진다.임아영또한결혼,임신,출산,그리고육아를경험하며‘사회적해법’에대한고민을놓지않았다.그는이러한구조를그대로둔채개인이치열하게적응해살아남을게아니라,힘들고더디더라도구조를바꾸는방향으로가야한다고말한다.그래야우리의아이들이지금과똑같은고민을반복하지않을것이기때문이다.
임아영이생각하는해법은일하는시간을줄이고여성에대한인식을바꾸는것이다.일하는시간을줄여야부모가아이를돌볼시간을확보할수있고,가사와돌봄이여성의영역이라고생각하는인식이바뀌어야남성들이집안으로들어올수있다.이두가지가뒷받침되지않고서는독박육아,여성의경력단절,저출산그어느문제도해결하기어렵다는것이그의일관된생각이다.그러므로그는일상의정치에참여한다.아이의유치원운영위원회부터‘엄마정치’를내세운비영리단체‘정치하는엄마들’까지.
일과아이사이에서하루에도몇번씩갈등하고노심초사하는엄마들,가사와육아의전문성을더많이요구받으면서도‘논다’는인식에서자유롭지못한엄마들,독박육아와장시간노동에시달리다기어이일을포기한엄마들…임아영은그들모두에게서자신을발견해내며그어느순간에도절대놓지않았던무기인펜으로엄마이자기자인자신의이야기를끊임없이이어간다.

아이는자라서사회가된다
―우리모두의아이를기르는일
임아영은우리의아이들이자라‘다음세대’가될것임을강조한다.그가생각하는육아는건강한시민을길러내는사회적책임이기도하다.무한경쟁의한국사회에서어떻게든아이를생존시키려는부모들의몸부림을비난할수는없다.다만임아영의불안은‘아이가경쟁에서지면어쩌나’하는쪽보다‘아이가좋은시민으로자라지못하면어쩌나’하는쪽에더가깝다.
아이를낳고서마주한현실에분노하며자신이겪은부당함과모순의구조적원인을파헤칠때는한없이날카롭기만했던그의펜이,두아들과의에피소드를이야기하면서는부드러운색색의연필로바뀌기도한다.
“엄마주머니에하트가있어.”
대뜸그런말을하기에“응?”하고주머니를살폈더니그작은엄지와검지로내주머니속에서하트를만들고있었다.아,남편보다로맨틱한아들.
_아이라는우주가찾아왔을때…사랑받는건오히려나였다,301쪽

두아들의엄마로서좀더예민하게고민하는지점들도있다.그는아이가저지르거나당하는작은폭력에도민감하게반응하고,어릴때부터‘집안일지능’을길러주려하고,남자도치마를입을수있다고,또울고싶을때우는사람이되라고말한다.아이가크고작은권력을무기로다른사람에게폭력을휘두르지않는사람으로,성별에따라고정된삶을살지않는사람으로자라길바라는건이아이가자라다음세대의사회를이루는한명의‘시민’이되기때문이다.

세상을바라보는초점이‘나’에서다른사람으로바뀌는첫번째경험.아이는우주였다.아이를낳는건내가돌봐주고보살펴야하는작은존재가생기는게아니라크기를짐작할수없는우주가찾아오는일이었다.
_아이라는우주가찾아왔을때…사랑받는건오히려나였다,297쪽
하나의우주가찾아오는삶의거대한전환을경험하는일,육아.임아영은그전환이결코‘부모’개인에게만한정되지않음을말하고있다.그것이아이를낳고서야깨달은현실에분노하면서도그분노를동력으로삼아지금의사회를사는한시민으로서,엄마로서,그리고임아영자신으로서끊임없이고민하는이유다.‘속았다’고,‘내가순진했다’고과거의자신을탓하는엄마들의하소연에담긴진실을,이제우리는좀더귀기울여들어야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