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협력사회 (전쟁은 어떻게 협력과 평등을 가능하게 했는가)

초협력사회 (전쟁은 어떻게 협력과 평등을 가능하게 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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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인간은 어떻게 협력하는 능력을 발전시켜왔을까?
작은 마을에서부터 도시나 국가에 이르기까지, 큰 무리를 지어 낯선 사람들과 협력할 줄 아는 인간의 능력인 ‘초사회성(ultrasociality)’ 어떻게 진화해왔는지 그 이유를 밝혀냄으로써 인간사회의 역사를 설명하는 『초협력사회』. 사람들이 대부분 완전히 남남인, 수백만 명으로 구성된 거대한 사회에 살아가며 큰 집단으로 협력하는 놀라운 능력을 갖게 된 것은 매우 최근의 일이다. 시간을 거슬러 올라갈수록 인간의 협력 규모는 자꾸 작아져 작은 수렵채집 무리에 이르게 되는데, 이러한 작은 무리에서 거대한 국민국가로 바뀌게 만든 동력은 무엇일까?

저자는 문화진화론적 분석을 통해 이것의 답을 집단과 집단 사이에서 일어나는 경쟁과 갈등, 좀 더 직설적으로 말해 전쟁이라고 이야기한다. 전제군주가 다스리는 고대국가를 만든 것도, 그것을 무너뜨려 더 좋고 더 평등한 사회로 대치한 것도 전쟁이었다. 한마디로 전쟁은 파괴하면서 동시에 창조하는 힘이라고 이야기하면서 초사회성의 진화를 추진하는 것이 폭력, 즉 서로 전쟁을 하는 사회이고 궁극적으로 폭력을 줄이는 것 역시 초사회성이라고 말한다.

저자는 어떤 집단이 등장해서 융성, 쇠락, 소멸하는 과정은 개체들 간의 경쟁만으로 설명될 수 없으며, 그 간극을 집단 간의 경쟁에 대한 분석이 메워줄 수 있다고 보는데, 이 과정에서 핵심적인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것이 바로 전쟁이라고 강조한다. 국가는 전쟁의 압력에 대한 반응으로 진화했고, 협력의 규모가 커진 국가를 결속하는 힘은 제도와 문화 양쪽에서 ‘공진화’했다고 이야기하면서 슘페터의 ‘창조적 파괴’ 개념에 빗대어 전쟁을 ‘파괴적 창조’의 과정이라고 설명하며 협력의 진화, 전쟁의 파괴적인 면과 창조적인 면, 평등이 진화해온 궤적 등을 풀어내고자 한다.
저자가 이 책에서 전쟁으로 인간사회의 진화를 분석하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전쟁을 지지하거나 찬양하는 것은 아니다. 인간사회의 진화가 흘러온 방향에서 전쟁의 역할을 엄밀하게 지적하고 분석하면서, 결국 전쟁을 끝내기 위해서도 전 세계적인 규모의 협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설파한다.
저자

피터터친

1957년모스크바에서태어났으나1977년소련에서추방된아버지와함께미국으로이주했다.뉴욕대학교에서생물학을전공한후듀크대학교에서동물학으로박사학위를받았다.현재코네티컷대학교의생태및진화생물학부,인류학과,수학과의교수이며,옥스퍼드대학교인류학과의연구교수다.
터친은이론생물학자로서연구를시작했지만,그의학문적성과는주로‘역사동역학(Cliodynamics)’이라는역사에관한사회과학연구에집중되어있다.역사동역학은복잡계과학과문화진화를이용하여역사상의제국들과근대민족국가의역할을연구한다.그의문제의식은주로‘역사상제국의멸망을설명하는일반적인메커니즘은무엇인가’그리고‘대규모국가와제국이애초에어떻게발달하게되었는가’라는질문에천착해있다.다시말해인간집단을한데모으는사회적힘은무엇이며이는어떤조건에서실패하게되는가라는이러한질문에터친은다수준문화선택론이라는이론적틀을사용하여답하고있다.
『네이처』,『사이언스』등의저널에200편이상의논문을발표했으며,2004년에는가장많이인용되는연구자가운데한명으로알려지기도했다.저서로『전쟁과평화그리고전쟁(WarAndPeaceAndWar)』(2005),『장기순환주기(SecularCycles)』(2009),『불화의시대(AgesofDiscord)』(2016)가있다.

목차

추천의글

1장초사회성의퍼즐
-괴베클리테페부터국제우주정거장까지

2장파괴적창조
-문화진화는어떻게크고평화롭고부유한초협력사회를만들어냈을까

3장협력자의딜레마
-이기적인유전자,‘탐욕은좋은것’그리고엔론사태

4장경쟁하려면협력하라
-팀스포츠에서배우는협력의비밀

5장신은인간을만들었지만샘콜트는인간을평등하게만들었다
-초기인간은어떻게알파메일을제압했는가

6장인간의전쟁방식
-파괴적창조의힘으로서의전쟁

7장신격화된왕의탄생
-알파메일의반격

8장과두제의철칙
-왜권력은반드시부패하는가

9장역사의축
-차축시대의영적각성

10장인간진화의지그재그
-그리고역사의과학

감사의말

참고문헌

출판사 서평

협력은강력하다!
인간사회의역사에관한일반이론의탄생

인간사회의진화를추적하는시간여행

유발하라리는『사피엔스』에서7만~3만년전의인지혁명과함께“역사가생물학에서독립을선언”했다고주장한다.생물학이아니라역사적서사가호모사피엔스의발달을설명하는일차적수단이되었다는것이다.
하지만인지혁명이후에도사피엔스의진화는지속되었다.특히협력하는인간의능력은비약적으로진화하였고,이를기반으로인류는위대한기술적,경제적,사회적,문화적진보를이루어냈다.국제우주정거장(ISS)은15개국이합작하여이뤄낸프로젝트로,인류가협력에놀라울정도로소질이있다는증명이기도하다.
인간은어떻게이처럼협력하는능력을발전시켜왔을까?인간의행위를이기적인유전자를보유한인간개체들의이해타산과경쟁그리고갈등의측면으로만바라보는일반적인진화론에서는도무지설명이되지않는현상이다.서로가서로를잘아는수십명정도의사람들로구성된수렵채집사회로부터거의완전히남남인수백만,수천만명의사람들이집단을이루고있는현대사회까지,인간은어떤진화의과정을겪어왔을까?이책은초사회성(ultrasociality),즉큰무리를지어낯선사람들과협력할줄아는인간의능력이어떻게진화해왔는지그이유를밝혀냄으로써인간사회의역사를설명하고자한다.

‘파괴적창조’로서의전쟁,인간의협력을이끌다

침팬지나고릴라무리가우두머리중심의위계적인사회구조를갖고있는데반해,약20만년전에나타난것으로알려진현생인류는진화여정의초기에알파메일(지배자수컷)을제거했다.침팬지나고릴라집단에서는싸우는능력만으로지배위계가결정되었지만,인간남자는힘이세고공격적이라고해서멋대로약한사람들을지배하지못했다.무리속의다른이들이돌이나활과같은발사식무기로횡포를부리려는신흥강자를추방하거나살해할수있었던것이다.마치소년다윗이정확한돌팔매질로골리앗을쓰러뜨렸던것처럼말이다.그결과수렵채집사회의인간은놀라울정도로협력적이고평등한사회에서살수있었고,완력보다는연합이나제휴를위한사회적지능,즉협력하는능력을진화시켰다.
그러나농업이도입된이후불과수천년사이에인간은과거의평등주의를포기하고전제주의를받아들였다.정착지를기반으로부족간의전쟁은더욱격렬해졌고,전쟁에서지면살육당하거나살아남더라도정착지를떠나생존하기가어려웠다.참담한패배를면하기위해부족과마을은더큰규모의사회로결합해야했다.이런결합은동맹관계나좀더중앙집권적인군장사회로,나아가대규모국가로발전했다.고대국가에서통치자는신격화된반면,노예제는예사였고인신공양도일상적이었다.
재레드다이아몬드같은학자는『총,균,쇠』에서최초로농사를지을지역을결정한것은지형이었고그것이이후인간역사를엮어갔다고주장한다.즉,농업의시작이야말로문명의시작이라는것이다.그러나터친은농업이복잡사회로진화하는데필요조건이긴하지만충분조건은아니라고역사적실례를들어반박한다.국가를기능하게하는관료제나조직화된종교같은제도가만들어지려면커다란비용이든다.그런비용에도불구하고제도들이생겨난것은올바른제도를갖추지못한사회는경쟁력이떨어졌고소멸할가능성이컸기때문이다.여기서경쟁이란전쟁의형태로나타났다.만연한전쟁은더큰사회를선택하게하는힘으로작용했다.
흥미롭게도이런무소불위의권력을휘두르는전제군주를가능하게한것도전쟁,또이전제군주를몰아내고더평등한사회로다시한번방향을전환하게한것또한전쟁이었다.이것이기원전800년에서기원전1200년사이차축시대에나타난획기적인전환이다.조로아스터교,불교,유교와도교등보편적평등윤리를주장하는차축종교가발생하고이를통치이념으로삼는거대제국이등장한것이다.이런거대제국은기원전1000년경유라시아대초원에서나타난혁신적인군사기술,즉기마술이추동력이되어발생했다.이로써기원전500년을전후로몇백년동안군사혁명이곳곳에서일어나고전쟁이급증했다.전쟁에서이기기위해,또전쟁의결과로출현한이처럼전례없는규모의제국이붕괴하지않으려면이복합집단을묶어주는접착제가필요했다.이제국가는생존하기위해백성을탄압할여유가없었다.국가의생존이평민을무장시켜대군을만들수있느냐에달려있기때문이다.그런접착제역할을한것이바로차축종교로,이들종교의등장과함께평등주의윤리또한출현한다.

인간사회의평등은Z형으로진화했다

위에서간략히살펴본대로인간사회의폭력과불평등은선형적으로줄어들지않았다.오랫동안평등한사회를이루며살던인간들은극도의불평등한시기를거쳤고,이는또한번의대전환을겪어노예제는불법화되고귀족들은특권을박탈당하는등다시평등한시대를열게되었다.즉,평등은Z자형태로,지그재그로진화해왔다.
흔히들‘이성의시대’로알려진17~18세기부터인권의개념이대두되었고그이전의인간역사는‘전제주의의시대’였다고알려져있지만,이는대단한착각이다.극심한형태의불평등과전제주의는이미차축시대부터후퇴하기시작했다.이에대한증거는그리스철학자부터구약의선지자나인도의포기자와중국의현인에이르기까지차축시대여러사상가들의저술에서얼마든지찾을수있다.

전제군주가다스리는고대국가를만든것도,그것을무너뜨려더좋고더평등한사회로대치한것도전쟁이었다.한마디로전쟁은파괴하면서동시에창조하는힘이다.터친은슘페터의‘창조적파괴’개념에빗대어전쟁을‘파괴적창조’의과정이라고말한다.초사회성의진화를추진하는것이폭력,즉서로전쟁을하는사회이고궁극적으로폭력을줄이는것역시초사회성이라는것이다.
터친은흔히집단선택론이라고알려진다수준선택론과문화진화론에의거해전쟁이협력의진화에어떤결과를가져왔는지설명한다.1970년대부터진화론은하나의유기체만이아니라사회의발전연구에접목되어변이와무작이적부동,선택같은생물학적진화의핵심개념이사회분석에도적용되었다.그리고이제는유전자와문화의공진화과정에대한수학이론인문화진화론으로발전했다.문화진화론은제각각인경제적,정치적,사회적하부조직의집합체가아니라서로연접된통합체로서사회를분석하는도구다.터친은이책에서이런문화진화론적분석을통해협력과전쟁이소규모사회에서대규모사회로이행하는데핵심적인역할을담당했다고설파한다.

조직내의경쟁이중요한가협력이중요한가?엔론사태의교훈

2001년12월,세상을충격으로몰아넣은사건이발생했다.흔히회계부정으로몰락한것으로알려진엔론이파산한것이다.<비즈니스위크>는엔론의파산에대해“누구의책임인지에대해서는한치의의문도없었다.그것은제프스킬링”이라는기사를내보냈다.제프스킬링은1997년에엔론의사장겸CFO가되고,2001년에CEO가된사람이다.
스킬링은엔론에‘실적평가위원회’라는시스템을도입했는데,엔론직원들은이를‘등수매겨내쫓기’라고불렀다.실적중심으로내부경쟁을극대화하는과정에서직원들간의분위기는살벌해졌다.화장실에갈때도컴퓨터를끄거나암호를걸었고,옆자리동료가자신의아이디어를훔쳐가지않을까전전긍긍했다.이런치열한경쟁의분위기는비윤리적인행위와재정적부정으로이어졌고,결국엔론의붕괴를초래했다.
공동의목표를이루려는집단이나사회가능력을갖추려할때그토대가되는것은협력이다.이것은국가같은정치조직뿐아니라기업에도해당된다.그러나스킬링이엔론에서한일은집단내의경쟁을극대화하는것이었고,그것은동료의뒤통수를치고상호불신을조장하는행위였다.다른말로,스킬링은직원들끼리협력하고상사에협조하고회사에도움을주려는분위기를완전히망가뜨렸다.그런그들에게어찌보면붕괴는피할수없는결과였다.

역사에관한일반이론의탄생

터친의연구에서주목할점은인간사회의역학을문화진화라는틀로서바라보고그것을수학적모형으로분석하며데이터로검증해낸다는데있다.바로이지점에서터친은스티븐핑커가『우리본성의선한천사』에서개진한주장을비판한다.핑커는『선한천사』에서역사적으로인간사회에서폭력이엄청난폭으로,선형적으로줄어들었다고쓴다.그리고이폭력의감소는인간역사에서거의우연적인,핑커자신의표현을따르면‘외인성’의발전이수없이누적되어이뤄진결과라고주장한다.그러므로이러한변화를설명해주는단하나의통합이론은존재하지않는다는것이다.그런데바로이통합이론을제시하는것이바로터친이하고있는작업이다.특정한하나의제국이무엇때문에생성,쇠퇴,소멸되었는가가아니라제국일반은무엇때문에생성되고쇠퇴하며멸망했는가를밝히고자하는것이다.
핑커는방대한자료를제시하며역사상폭력의행위들을실증하지만정작폭력이줄어든이유에대해서는마지막장에서다루고있을뿐이며,폭력이감소한이유를결국인간개인의심리상태에서찾는다.그에게문화적,물질적환경변화는이런환경이개인의심리상태에미치는영향의측면에서만중요할뿐이다.반면터친은어떤집단이등장해서융성,쇠락,소멸하는과정은개체들간의경쟁만으로설명될수없으며,그간극을집단간의경쟁에대한분석이메워줄수있다고본다.그리고이과정에서핵심적인자리를차지하고있는것이바로전쟁이다.국가는전쟁의압력에대한반응으로진화했고,협력의규모가커진국가를결속하는힘은제도와문화양쪽에서‘공진화’했다.
역사에관한일반이론을세우기에는수학이제격이다.역사에서‘그냥그렇게된것’이라고눙치고넘어가는부분을양적으로입증가능한설명,즉과학적인방법으로제시하고자하는터친을위시한학자들의노력은역사동역학(Cliodynamics)이라는새로운학문영역을열고있다.역사의여신클리오(Clio)와변화를다루는학문인동역학(dynamics)의조어인역사동역학은역사거시사회학과경제사와문화진화론같은다양한분야의성과를종합해역사적동역학의모형을만들고실험한다.그리고이런모형을체계적으로검증할수있도록하는것이이들학자들이구축하고있는세샤트-지구사데이터뱅크(http://seshatdatabank.info/)다.고대이집트의필사와기록의여신에서이름을따온세샤트는수많은역사가들과고고학자들이보유하고있는과거인간사회에관한어마어마한양의지식을모으고체계적으로조직화한문화진화론의방대한역사적데이터베이스로,이를통해인간사회의진화에관한여러경쟁이론들이엄밀하게실증적으로검토될전망이다.

협력의진화,전쟁의종말

터친이전쟁으로인간사회의진화를분석하기는하지만그렇다고해서전쟁을지지하거나찬양하는것은아니다.다만인간사회의진화가흘러온방향에서전쟁의역할을엄밀하게지적하고분석할뿐이다.사실전쟁과협력은언뜻매우배치되는단어같지만서로뗄수없는역동적관계를맺고있어서,전쟁이협력의규모를키웠고그렇게커진사회의규모로인해폭력이줄어들었다.결국전쟁을끝내기위해서도전세계적인규모의협력이필요하다.터친은평화가단순히전쟁의부재가아니며능동적인수완을요구하는일이라고말한다.현대사회는경쟁에있어서도질적인변화를겪은듯하다.경쟁의수단이전쟁보다오히려경제로옮겨갔다고도볼수있다.여전히세계는전쟁에서자유롭지않지만,부를기반으로한경쟁이더중요해졌다는것또한사실이다.
이책에서터친의주장을간략하고거칠게요약해보자면,인간의탁월한협력능력은전쟁에의해추동되었다는것이다.터친은농업시대부터차축시대까지인간사회의궤적을추적하여전쟁이협력하는인간사회의진화를이끌어냈고그렇게규모가커진인간사회가궁극적으로전쟁을줄일것이라는낙관적인전망까지내놓는다.협력의진화,전쟁의파괴적인면과창조적인면,평등이진화해온궤적등을풀어냄으로써‘협력의과학’을이용해효과적인정책을제시하고사람들의삶을개선하는수단까지개발하는것이터친의야심찬포부다.

[책속으로추가]
이런종교는부족이나인종적기반을넘어서서보편적이며이민족의개종을적극적으로권장했으므로,다양한민족적배경과여러언어를사용하는사람들로이뤄진거대한신앙공동체를형성했다.보편종교는협력사회를확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