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의 교양 과학 (보통 사람들을 위한 석학들의 과학 해설)

시민의 교양 과학 (보통 사람들을 위한 석학들의 과학 해설)

$17.00
Description
기초에서 최신 이슈까지,
열두 명의 석학이 안내하는 과학기술 초보자 가이드
사회적 이슈들에 대한 균형 잡힌 시각을 갖추고
불확실하고 위험한 현재를 살아가는 데 필요한 힘을 길러준다

과학의 어려운 내용을 흥미롭게 설명해주는 책은 많지만, 과학기술의 시대를 살아가기 위한 기본 소양을 일러주는 책을 찾기란 어렵다. 이 책은 과학을 이해하는 가장 중요한 목적인 세상을 바라보는 합리적 사유의 방법을 배워, 사회적 이슈들에 대한 균형 잡힌 시각을 갖추고 불확실하고 위험한 현재를 살아가는 데 필요한 지식과 교양을 기르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 기획되었다. 우리에게 필요한 과학적 사고는 이것저것 따져보고, 다양한 의견을 비판적으로 검토하고, 비교해서 경중을 가려보고, 잠정적인 결론을 낸 뒤에 그것을 현실의 변화와 비교해보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과학적 사고를 통해서 우리는 과학의 효력과 확실성, 과학기술의 혜택은 물론, 과학의 한계와 불확실성, 그리고 과학기술이 낳는 골치 아픈 문제들을 이해하고 이 사이에서 균형을 잡을 수 있다. 이 책은 과학이 항상 옳다거나 과학을 숭배해야 한다는 생각을 경계하고, 사실과 진리를 얻어내는 것만이 과학의 역할이 아님을 일깨워준다.
저자

홍성욱,이상욱외

기획:홍성욱
서울대학교생명과학부/과학사및과학철학협동과정교수

저자:이상욱외

이상욱
한양대학교철학과교수

김홍종
서울대학교수리과학부교수

이명현
과학책방갈다대표

송기원
연세대학교생화학과교수

송민령
카이스트바이오및뇌공학과박사과정

정지훈
모두의연구소최고비전책임자

윤순진
서울대학교환경대학원교수

윤순창
서울대학교지구환경과학부명예교수

박범순
카이스트과학기술정책대학원교수

이두갑
서울대학교과학사및과학철학협동과정교수

박상욱
서울대학교지구환경과학부교수

목차

프롤로그|홍성욱|

1부과학의역사,과학의철학
01과학과기술,그리고그관계|홍성욱|
02과학철학1논리실증주의에서포퍼까지|이상욱|
03과학철학2쿤에서라투르까지|홍성욱|

2부우주의시작,문명의여정
04수학과문명|김홍종|
05천문학,우주와물질의시작과끝|이명현|
06생명과학,유전자재조합에서유전자가위까지|송기원|
07뇌과학과신경법학|송민령|

3부과학기술과사회
08인공지능의역사와미래|정지훈|
09에너지전환의쟁점과과제|윤순진|
10기후변화와미세먼지의과학|윤순창|
11재난과위험사회|박범순|
12규제과학과신기술|이두갑|
13과학기술정책의기초와맥락|박상욱|?

에필로그과학기술과민주주의와시민참여|홍성욱|
사진출처

출판사 서평

과학의시작과과학기술
사이언스(science)가자연에대한체계적인지식의의미로사용되기시작한것은19세기이후의일이다.17~18세기에도갈릴레오,뉴턴,라부아지에처럼우리가과학자라고부르는사람들이있었지만이들이하는일을과학이라고하지않고주로자연철학(naturalphilosophy)이라고불렀다.

과학과기술은아주멀리떨어져있었던활동이었다.식자층의학문이었던과학과달리기술은이름없는장인,즉엔지니어들에의해만들어지고개량되었다.우리는풍차의발명자가누구인지,수차를누가발명했는지,시계를누가처음만들었는지모르고있다.학자와엔지니어사이에는거의아무런교류나상호영향이없었다.기술자의사회적신분은그만큼낮았다.

르네상스시대에들어서면서상황이바뀌었다.부를축적한엔지니어들은학문적활동을통해사회적지위를높이려했고,자연철학자들을통해실험이과학의핵심적방법론으로도입되었다.과학자들과엔지니어들이스스럼없이교류하기시작한계기는18세기말산업혁명이었다.지식인들은공학과기술의중요성을알게되었고,공학은중세장인들의모임인길드(guild)를벗어나면서도시에세워지던대학에자리잡게된다.

우리에게과학기술은무엇인가?
과학은새로운기술을만들어낸다.원자핵분열에대한연구는원자로와원자폭탄을만들어냈고,유전자재조합에대한연구는유전자변형식품을만들어냈다.반대로새로운기술은새로운과학을낳는다.증기기관이발명되면서과학자들은기관내에서일어나는현상에대해연구하다가열역학이라는새로운학문분야를개척했다.이제는과학에서만들어진지식이나현상에의존하지않는기술을찾아보기힘들고,역으로기술에의존하지않는과학도찾아보기힘들다.

철학자하이데거에따르면기술은인간이자연을바라보는방식을바꾼다.발전소와도로를건설하고전파를송수신하는기술은세상을재원(resource)으로바꾸었고,다시인간이세상을이해하고다루는방법을변화시켰다.그러나과학기술이이끈근대화는위험을초래하기도했다.구소련의체르노빌원전사고,한국의가습기살균제사건등은누구도그위험을예측하지못했고,돌이킬수없는피해를남겼다.기술이발달하고널리전파될수록위험은일상화되었고위험의규모도기술에비례해커졌다.

과학과과학기술은사회의산물이다
자연철학이종교적색채를벗으며과학이라는말이생겼고,과학이인간의목적에의해활용되면서과학과기술의접점이마련되었다.그로부터200년이지났다.지금의과학은기술과연결되어교류하고,넝쿨처럼엉키고,혼재된존재가되었다.수학과논리학이기반인인공지능은피카소의그림을따라그릴정도로발달했으며,생물학,의·약학,물리학이융합된생명과학의유전자정보해독은대중화되어그비용은이제100달러도들지않는다.

과학기술은사회의거울과같다.더이상실험실에틀어박혀호기심을충족하는과학자만을과학자라고할수없다.과장을보태생명과학연구자의절반은암을연구한다.전체사망원인중암의비율은5퍼센트가안되지만사람들이암을두려워하고정복하기를바라기때문이다.이처럼과학기술은사회를반영한다.현시대에는정부또한과학기술에깊게개입해있다.정부는어떤연구에자원을투입해야국가경쟁력을향상시킬지,해당연구가근본적지식을함양하는데에는얼마나기여할지고려하여예산을배분한다.

시민을위한교양으로서의과학
과학기술은현실의모든문제를해결하는만병통치약이아니다.또과학기술에대한평가와반성이오로지전문가들의영역인것도아니다.이제과학기술은모든인류의문제인동시에그책임을요구하고있다.기후변화를최소화하고미세먼지를줄이는데에도과학자뿐만아니라시민의과학적사고와교양이필요한것이다.에너지효율이높은제품,생산과정에탄소를덜발생시키는제품은우리가소비자로서움직여야하는이유가된다.납세자로서는원자력발전소의효용과위험을냉정히따져보아야하고,중독을개선하려면중독환자를범죄자로치부할것이아니라뇌를치료하는데실마리가있음을알아야한다.이처럼시민으로서우리는여러역할을취해야만과학의한계와문제점을마주하고과학을비판적으로바라볼수있을것이다.


책속에서

과학과기술은테크노사이언스라고할정도로엉켜버렸습니다.과학없는기술이있을수없고,기술없는과학도존재할수없습니다.그렇지만자연현상을더근본적으로탐구하려고하는과학과유용한상품을만들려고하는기술의구분은아직도존재합니다.이둘은서로다른가치를가지며,서로다른목표를달성하기위해서,서로조금다른방식으로발전합니다.우리는균형과조화를맞춰가면서과학과기술모두를발전시켜야합니다.이것이과학과기술의관계에대한긴고찰에서우리가배울수있는교훈인것입니다. -33쪽
수학에서는변화속에서변하지않는것을대칭성이라말합니다.정육면체는뒤집어도정육면체입니다.스페인의알람브라궁전에가면벽에많은문양들이있는데,평면에사방연속인문양을만드는방법은본질적으로열일곱가지밖에없습니다.화학자들이크리스털을구조를이해하거나신소재를개발할때에도대칭성은중요한역할을합니다.현대물리학이발전하면서소립자나물질의본질을이해하려고노력한결과,결국은‘비물질’인대칭성이더욱본질임을알게되었습니다.나무의가지들이일정한각도로생기고,꽃들이일정한꽃잎수를가지고있듯,학자들은대칭성이매우중요하다는것을파악하기시작했습니다. 85~86쪽

2002년월드컵이나중요한시험에합격했을때처럼기뻤던순간을생각해보세요.가만히앉아서‘기쁘다’라고생각하면그것은기쁨이라고할수없습니다.참으려고해도자꾸웃음이나오고저도모르게소리를지르게되는상태가기쁨입니다.마찬가지로‘무섭다’라고생각하는데서그칠수있으면공포가아닙니다.몸이굳고냉정하게생각하기힘든상태가공포입니다.우울한데활기차게움직이는사람은없습니다.우울하면침대에서벗어나기가어렵습니다.이처럼몸과감정이긴밀한영향을주고받는다는사실에착안해서요즘에는약대신운동으로우울증을치료하려는경우도늘어나고있습니다.
-129~130쪽

앞으로의AI가풀어야할문제들이많습니다.많은수의문제들에포함된데이터들은불명확하고,추상적이고,모호성을가지고있으며수식도부정확합니다.이런와중에도비슷한것,일관성을찾아내야합니다.구체적으로는(인간에게편리한)일관성의범위를어디까지설정해야하는지의문제도있을것입니다.논리적으로는아무리옳더라도잘못된판단이나결정이있을수있다는것도인지해야하고,복잡한프로세스를거칠때정답이바뀌거나여러개일수있다는것도알아야합니다.이런문제들을제대로풀기위해서인간과컴퓨터가협력해야합니다. -164쪽

다른원전국가들과비교해보면우리나라원전의LCOE(균등화발전단가)가가장낮습니다.기술이뛰어나서그런것일까요?그렇다기보다는한부지에여러원전을한꺼번에지음으로써입지관련비용을절감할수있었기때문입니다.또공사기간이짧은데다,공기업인한국수력원자력에서건설비를차입할때정부가보증을해주었기때문입니다.핀란드는원전을세우려고했는데갑자기후쿠시마사고가나면서국가가안전기준을높였어요.
우리나라는선진국들에비해안전규제기준이낮아서관련설비비용이높지않고사회적·환경적비용을충분히반영하지않아서경제성이높게나오는것입니다.무엇보다사용후핵연료처분기술이아직없고처리시설부지도구하지못했는데사용후핵연료가계속발전소내임시저장시설에쌓이고있는것도문제입니다.이런상태에서원전을지속적으로지어서사용후핵연료를계속만들어내는것은상당히무책임하다고할수있습니다. -196~197쪽

우리나라에서민주화·근대화·산업화가동시에진행되던1980년대에,조영래변호사는재난의원인을밝히고책임소재를가리는일은단순히법적인문제만도아니고과학기술의문제만도아님을보여주었습니다.법적판단은과학적·공학적·의학적증거를최대한고려해야하지만,법정에서는종종이들증거가서로상충되고같은증거라도다르게해석될여지가많습니다.과학기술은재난을정의하고해석하는만병통치약이아닙니다.오히려변화하고있는세상,산업사회의그늘에서위험사회가만들어지고있음을직시하는것이과학기술을올바로사용하고법을올바로해석하는길이될것입니다. -226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