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의 글쓰기 (혐오와 소외의 시대에 자신의 언어를 찾는 일에 관하여)

여성의 글쓰기 (혐오와 소외의 시대에 자신의 언어를 찾는 일에 관하여)

$13.80
Description
혐오와 소외의 시대, 자신의 언어를 찾는 여정!
지난 십여 년간 기자 생활을 하며 꾸준히 글쓰기 훈련을 해온 이고은의 한때는 면구스러웠던, 그러나 더는 누추하지 않은 고백을 담은 『여성의 글쓰기』. 경향신문 정치부와 사회부에서 일하며 대한민국의 갖가지 사회 구조적 문제들을 마치 자신의 고민인 양 떠안고 살았던 기자 이고은은 육아를 이유로 사표를 낸 후, 이제껏 알지 못하고 보지 못했던 완전히 다른 차원의 문제와 마주하게 되었다.

적지 않은 시간 사회적 노동을 이어오며 크고 작은 도전과 성취를 이루었건만, 두 아이의 엄마가 되면서 핍진하게 쪼그라들었다. 저자가 할 수 있는 일이란, 이전과 마찬가지로 글을 쓰는 것뿐이었다. 인생의 항로가 바뀌는 경험에서 저자는 분투했고, 이를 벼리고 벼려 자신만의 온전한 언어로 빚어낸 것이 바로 이 책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글쓰기에 필요한 일종의 태도와 마음가짐에 관한 생각을 시작으로, 기자 생활을 통해 쌓아둔 사유와 고민을 진솔하게 풀어냈다. 또한 경력단절여성이 되면서 본격적으로 글쓰기의 힘에 대해 절감한 바를 적으며 잃고, 무력함에 빠지고, 좌절하면서도 저항하며 일어서고자 했던 크고 작은 경험이 글쓰기에 미친 영향에 관해 썼다. 후반부에서는 개인을 넘어 사회적 존재로서의 우리가 글쓰기를 통해 얻을 수 있고, 또 꿈꿀 수 있는 희망을 강조했다. 각 장이 끝날 때마다 ‘어떻게 쓸 것인가’를 주제로, 글쓰기에 유용하다고 생각하는 나름의 기술을 정리하며 글쓰기 숙련기술자로서의 내공을 아낌없이 담았다.
선정내역
- 2019 올해의 우수출판콘텐츠 선정작
저자

이고은

세상이움직이는방향,속도,온도를느끼면서살고싶어기자가됐다.경향신문사회부와정치부에서전형적인신문기자로살다가,온라인저널리즘을연구하면서‘기자DNA’가변형됐다.불친절하고,오만하며,독자를전혀고려하지않는기성언론의방식으로는변화된뉴스소비시장의독자들을충족시킬수없음을깨달았다.
두아이를낳은후에는여성으로서의자신에대해사유했다.기자명함이사라지고‘경력단절여성’이되어버린경험을글로쓰고자했고,비영리단체정치하는엄마들의창립에함께했다.현재팩트체크전문미디어뉴스톱NewsTrueorFake에서사실과맥락을중시하는기사를쓰고자노력하고있으며,각종라디오시사프로그램에패널로출연하고있다.그동안쓴책으로는《잃어버린저널리즘을찾습니다》,《요즘엄마들》,《정치하는엄마가이긴다》(공저)등이있다.

목차

들어가는말

1장자아를찾아가는글쓰기
언어를갖는다는것
자신과대화하십니까?
나를확장하는글쓰기
이야기로구성되는기억과삶
나만의특별함을찾아서
#1.어떻게쓸것인가:구조와흐름

2장진실을찾는글쓰기
‘그림그리듯’쓰기위하여
‘기레기’의시대
질문하지않는사회
사실은어디에있는가?
뉴스를읽고시대를읽다
남성사회의여성기자
#2.어떻게쓸것인가:호흡과리듬

3장결핍과충족의글쓰기
태어난여성,길러진여성
‘자기만의방’을찾아서
소외된자의낮은눈높이
간절함에서꽃피다
글쓰는여성의힘
분노하고울고일어서다
세상밖으로나온여성들
#3.어떻게쓸것인가:정확성과표현

4장사회,연대,글쓰기
자본주의사회의글쓰기노동
개인과사회그리고목소리
정치적글쓰기가아름다운이유
이타적글쓰기
글쓰기로짓는연대의그물망
남성을생각하다
우리모두의존엄함을찾아서
#4.어떻게쓸것인가:시작과끝맺음

나가는말
참고도서
이책을응원해주신분들

출판사 서평

“흩어진아이들의놀잇감사이에서노트북을열었던
이고은이당신을응원한다.”_엄지혜(《태도의말들》저자)

★2019년우수출판콘텐츠제작지원사업선정작

“나는글쓰는사람입니다”
더는누추하지않은사뿟한고백에관하여

여기,입에머금는것만으로도가슴이벅차오르는여섯글자가있다.《여성의글쓰기》는지난십여년간기자생활을하며꾸준히글쓰기훈련을해온저자이고은의한때는면구스러웠던,그러나더는누추하지않은사뿟한고백을담은책이다.고립되고옹졸해진마음들이잔뜩날이선채로자기보다약한존재를겨누는반지성의사회에서이고은은자신의뭉근하고끈질긴경험을토대로존엄함을지키는첫걸음으로서의글쓰기에관해말한다.
책은“나는글쓰는사람입니다”라는절절한크기의첫문장으로독자를맞는다.글을쓴다는것은대관절무엇이며,우리에게이고역의행위가필요한이유는무엇일까?나아가다른무엇도아닌‘여성의글쓰기’는그과정에서어떤역할을감당할수있을까?스스로‘알파걸’이라고믿었던이고은은남성중심적인크고거대한질서아래에서어떻게든살아남고자버텼지만,임신과출산그리고육아를경험하며무너지고만다.여성이라는정체성때문에겪는소외와배제,차별로인한고통을그제야피부로느끼게된까닭이다.“인간이란직접경험하지않은일에대해서는완전한성찰을얻을수없는한계적존재”라는사실을깨달은순간,책의문장들은태어났다.《여성의글쓰기》는혐오와소외의시대,더많은이들이자신의언어를찾는여정에함께하도록이끈다.

“제대로살기위해,나는써야만했다”
글쓰기노동자가‘나의언어’를찾기까지

〈경향신문〉정치부와사회부에서일하며대한민국의갖가지사회구조적문제들을마치자신의고민인양떠안고살았던기자이고은은육아를이유로사표를낸후,이제껏알지못하고보지못했던완전히다른차원의문제와마주한다.적지않은시간사회적노동을이어오며크고작은도전과성취를이루었건만,두아이의엄마가되면서핍진하게쪼그라들었다.
이고은이할수있는일이란,이전과마찬가지로글을쓰는것뿐이었다.“왜세상은나에게만,여성에게만포기를향한선택을강요하는것일까.”그런그에게글쓰기는가장갈급한일이요,유일한해방이었다.자신안의불편한감정에귀기울이고그이유를찾는일은생각보다복잡다단했지만,간신히붙잡은단어들이휘발되어사라져버리기전에이고은은쓰고,쓰고,또썼다.다행히일간지기자생활을하며붙은‘글쓰기근육’이있었기에어려운일은아니었다.인위적인환경에서다져진기술이었지만,글쓰기근육은그를살게하는힘이되었다.다만이고은은얼마지나지않아,기자로서의글과이후의글에결정적차이가있음을깨닫는다.‘나의언어’였다.그는“자기만의언어를갖는일은삶을되짚고성찰하고돌파해가는일이며,삶을주체적으로살아내기위해가장절실한과제”(23쪽)라고말한다.글을통해자신의삶을직시하고,수용하고,넘어서고자하는이고은의움직임을읽는순간,우리도덩달아마음을들썩이게된다.그간절함과긴요함을아는까닭이다.

“기자생활을하면서나의언어로‘내글’을써보지못한회한은뒤늦게나를재촉했다.펜을놓고자아가사라져버리는기분이극에달할무렵,나는어떻게든나의언어를찾아야겠다고생각했다.언어를잃어버린삶은기록되지도,기억되지도않을것이라는공포가엄습했기때문이다.삶의무게가나를짓누르고소리내어말할목소리를잃어버렸다고느낄때,내안의모든것을더듬어나의언어를끄집어내고자애썼다.”(23쪽)

“글쓰기는여성에게최적화된노동이다”
자신의언어를찾기위한전략과기술그리고의미

이어서이고은은지극히현실적이면서도매우희망적인명제를전한다.바로“글쓰기는여성에게최적화된노동”(18쪽)이라는것이다.글쓰기는억압받는삶에서비교적물리적으로자유로이행할수있는노동으로서,이는여성의한계동시에가능성에대한명제이기도하다.남성을기본값으로살아온인류의오랜역사에서모든여성은언제고자신의존재에대해질문하는숙명에놓인다.“남성에게언어는절실한문제가아니”라고그는말한다.이사회의언어는이미자신의것이기때문이다.자신의생각,논리,문제의식에대해일일이표현할필요도없고,남성으로서의삶에의문을가질일도없다.그러니지금보다더나은질서를모색할이유도별반없다는것이다.
반면여성은남성의언어로가득한이사회에서자신의언어를찾아헤맨다.“그언어란사회로부터소외되고지워진존재로서경험의기록이며,자신을배제하는체제에던지는질문”(147쪽)이다.이고은은냉엄한현실과거대한벽을인식할때면오히려막막해진적도있었지만,막연하게살아가는것보다는나의존재가훨씬분명해졌다고힘주어말한다.삶의방황,생활의혼란에서출발한질문의해답을,그는결국페미니즘에서찾았다.그도구는쓰고읽는글이었다.
인생의항로가바뀌는경험에서그는분투했고,이를벼리고벼려자신만의온전한언어로빚어낸것이책《여성의글쓰기》다.이고은은글쓰기에필요한일종의태도와마음가짐에관한생각을시작으로,기자생활을통해쌓아둔사유와고민을진솔하게풀어냈다.또한‘경력단절여성’이되면서본격적으로글쓰기의힘에대해절감한바를적으며잃고,무력함에빠지고,좌절하면서도저항하며일어서고자했던크고작은경험이글쓰기에미친영향에관해썼다.후반부에서는개인을넘어사회적존재로서의우리가글쓰기를통해얻을수있고,또꿈꿀수있는희망을강조했다.더불어각장이끝날때마다‘어떻게쓸것인가’를주제로,글쓰기에유용하다고생각하는나름의기술을정리하며글쓰기숙련기술자로서의내공을아낌없이담았다.

“우리의언어가세상밖으로꺼내져나올때,
아주미세한진동이일어난다”

이고은은충분하게주어지지않은밭은시간속에서도간절한집중력과진득한애정을쏟아꾸역꾸역글을써내려갔다.집안일과돌봄노동등일상시간대부분을누군가의보조자로서역할하는데써야했던그는“누구도나를필요로하지않는깊은밤,냉랭한새벽”이되면원고앞에앉았다.눈이가장피로하고,온몸구석구석이가장뻐근할때,그러나머릿속은가장또렷하고반짝였다.나의언어로자신의존재를확인하는그순간을,이고은은“즐거우면서고통스러웠고,괴로웠지만기뻤다”는말로갈음한다.‘들어가는말’에서도등장하는“글쓰기의고통과기쁨에대해말하고,나누고싶었다”는그의말은,독자를향한조심스러우면서도보드라운손짓과도같다.
책은‘여성의글쓰기’로시작해서,‘우리의이야기’로닫는다.이고은은말한다.“여성의성찰은실존적이지만열려있고,또자유롭다.땅에발을디딘채로저너머의새로운세계를꿈꾼다.이는생물학적성별을떠나,사실누구에게나내재된‘소수자성’의이야기이기도하다.”(9쪽)오랜시간,우리는남성이라는이름으로대변되는‘주류의언어’를빌려글을써왔다.그러니주류로부터비켜서있는수많은타자들의삶은자연스레소외되고배제되기마련이었다.이고은은엄마가되기전에는몰랐다.승자와패자를명확히가르는남성적질서,세상을주류와비주류로나누는이분법적사고에더익숙했다.애석하지만우리대부분의인식또한그러하다.남성중심적인질서아래에서오랫동안작동해온이사회가마지못해겨우,그것도‘젊고새로운세대의여성’만을위해털끝만큼내어준몫을두고싸우느라우리는허우적댔다.치열하고고된삶이었다.그러나역설적이게도이고은은바로이소외와배제의경험을통해어림짐작조차쉽지않은크고작게가난한무수히다양한삶과마주할수있었다.
목소리내기는모든변화의출발점이다.원하는것을분명하게꺼내어말하는일에서부터모든이야기는시작된다.책에는더나은삶을향한이야기,목소리,글이촘촘히담겨있다.쓰지않으면,말하지않으면아무것도바뀌지않는다.《여성의글쓰기》는우리가지금품은그마음을활자에고이담아내보내는일을살며시부추긴다.

[책속으로이어서]
누구에게나글쓰기는고독한일이다.그누구도나의글이어디로향해야할지,그러니까종착지는어디이며어디쯤에서끝맺어야할지에대해결정하지못한다.결론을향해나아가는일은오롯이작가의몫이며,글에불어넣는정신역시작가의고유한영혼에서비롯한다.그런의미에서솔닛의말처럼,작가로서의축복이란‘끈기’일는지모른다.홀로하는항해의끝을향해끈질기게견디고묵묵히버티며작업을이어가는힘이결국글을완성하는법이니까.얼기설기씨줄날줄로엮어놓은논리를계속해서촘촘히메우고,여기저기구멍난감성의빈공간을채워매끈한옷을지어내는것은꾸준하게그일에매달리는의지로부터시작된다.
_201쪽,글쓰기로짓는연대의그물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