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라스와 그리스 (그리스성에 대한 문화사적 고찰)

헬라스와 그리스 (그리스성에 대한 문화사적 고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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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헬라스와 그리스』는 서구인들이 서양 문화의 근원으로 여기고 있는 그리스 문화의 역사적 전개 과정을 비서구인의 시각에서 분석한 책이다. 저자는 근세 서구인들의 시각을 통해서 이상화되거나 거부되는 과정에서 ‘고전’ 그리스와 ‘비잔티움’ 그리스, 그리고 오스만 투르크 제국의 지배로부터 벗어난 이후의 ‘현대’ 그리스가 각각 분리된 존재로서 인식되어 온 그리스 세계의 성격을 통시적으로 고찰하고, 전체 서양 문명의 흐름에서 그리스인들이 어떠한 위치에 서 있었으며, 이들의 자의식이 어떻게 변화되어 왔는지를 분석하고 있다. 그리스 테살로니키 아리스토텔레스 대학에서 선원근법의 기원을 주제로 한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한 저자는 지금까지 그리스 미술과 문화에 관한 다수의 저서를 잇달아 발표해 왔다.
저자

조은정

저자조은정(曺恩晶)은국립목포대학교미술학과부교수로재직중이다.서울대학교미술대학서양화과에서학사와석사과정을마친후그리스테살로니키아리스토텔레스대학교역사와고고학부에서선원근법의기원을주제로한논문으로박사학위를취득했다.
KoreanPainting:FromModerntoContemporary,1945-1980s(Hollym,2015),『혼자읽는세계미술사1,2』(다산초당,2015,공저),『서양미술사전』(미진사,2015,공저)등의저서와『그리스미술』(예경,2004),『로마미술』(예경,2004),『상징과비밀,명화를만나다』(예경,2006)등의역서가있다.
최근의연구논문으로는「게인즈버러의영상상자와18세기광학장치에관한연구」(조형교육,2016),「고전기그리스사회의가족개념과이미지」(미술사학보,2015),「리시포스의사례를통해서본그리스조각의개인양식과논란들」(미술사학,2014)등이있다.

목차

서문6

I.그리스성에대한연구방법론17
1.쟁점과전제들22
1)1차자료와2차자료의관계23
2)지역적,시대적범주26
2.그리스성의이원적공존34
1)서유럽사회바깥에선그리스36
2)포스트비잔티움그리스사회와고전고대의그림자45
3.고전이미지의재구성과재해석53
1)현대도상해석학과르네상스적그리스55
2)미노스문명의원숭이와황소60

II.고전그리스의원형을찾아서69
1.그리스조각의양식사적패러다임에대한고찰73
1)로마시대복제본과근세서양미술사학75
2)복원,보수,재창조83
3)플리니우스의‘카논’과‘시메트리아’90
2.고대문헌자료와고대복제품의추적103
1)원본과복제본105
2)로마인들의상고적취향과고전적취향116
3.고전고고학과고전미술사학123
1)푸르트뱅글러의리시포스125
2)고전고고학과고전미술사학의분화132
3)현대그리스고고학계의성장과민족주의140

III.마케도니아인들의헬레니즘149
1.펠라,뉴아테네152
1)펠라히드리아와파르테논페디먼트의도상156
2)마케도니아사회의아테네문화168
3)마케도니아의아테나여신175
2.베르기나대봉분과알렉산드로스왕가180
1)베르기나대봉분의구조와시대배경182
2)마케도니아무덤벽화와기원전4세기대가들193
3.‘위대한’알렉산드로스와마케도니아의영광205
1)알렉산드로스에서알렉산드로스까지207
2)헬라스화하기215

IV.로마속의그리스219
1.로마저택의헬라스문화224
1)그리스주택과로마주택구조225
2)옛취향과새로운취향239
2.테살로니키:고전고대와비잔티움의교차로256
1)자유국제도시258
2)갈레리우스의도시계획과궁전복합체유적265
3)북부그리스와고대의유산275

V.투르코크라티아시대그리스미술281
1.베네치아의그리스조합과크레타화파289
I)크레타화파의‘그리스양식’과‘라틴양식’291
2)베네치아의그리스정교회미술309
3)정교회미술시장과서유럽취향318
2.민속화된비잔티움과서구화된헬라스326
1)카스토리아의포스트비잔티움교회미술328
2)그리스계몽주의와이오니아화파의고전주의347

VI.다시유럽의경계선안으로367
1.일리우멜라트론과신고전주의자들의꿈371
2.현대그리스미술에나타난문화적자의식382
1)파르테니스와‘30년대세대’화가들383
2)과거그리고현재의그리스인들394

참고문헌400
그림목록405
찾아보기413

출판사 서평

우리가알고있는그리스의이미지는어디에서왔는가?

이책은서양문명의기원이자토대로받아들여지고있는그리스의이미지가어떻게형성되고수용되어왔는지를역추적하는여정이다.‘그리스’는우리에게친숙하면서도낯선존재이다.고대에헬라스로알려졌으며이후중세와근세를거치는과정에서그리스로불렸다가현대에와서다시헬라스라는이름을되찾은이문화권은역사학자들과예술가들에게무한한탐구의대상이었으며,이들에의해서끊임없이각색되고재구성된이미지는동시대의현실에지속적으로영향을미쳐왔다.

현대고전고고학과고전미술사학의토대가되었던것은바로이러한가상적이미지들이만들어낸양식사적틀이었다.서유럽고전주의자들에의해서이상화된고대헬라스의표상은비잔티움과포스트비잔티움시대동안정교회문화의전통을발전시켜온근세그리스인들이유럽사회에서타자화되는데결정적인요인이었지만,현대국가로독립하는과정에서는역으로정치적,문화적지지대가되었다.이책에서특히주목하는부분은그리스미술사에대한과거와현재의충돌,헬레니즘의중심과변방사이의관계,그리고근세그리스비잔티움문화와서유럽고전주의문화사이의상호작용이다.이들을통해서‘그리스’라는대상이서양문명에서차지하는위치뿐아니라한사회집단의문화에대한역사저술행위가지니는의미에대해서다시한번점검할수있기때문이다.

고전미술사에서고전고고학으로

‘그리스조각과같이아름다운몸’이라는상투적표현이말해주는것처럼고대그리스조각은서양미술사에서현재까지도자연주의와이상주의의전형이자교본으로받아들여지고있다.폴리클레이토스,미론,페이디아스,프락시텔레스등그리스고전기거장들에대해서플리니우스를비롯한로마시대저자들이남긴수사적묘사들은근세이후고전애호가들이다양한수준의복제품들을보수,복원하는기준이자근거로작용했다.그렇지만19세기말부터본격화된고전고고학의발전과더불어서고대그리스미술의실체에대한과학적접근이강조되자이러한복제품들은마치“다음층으로도달한다음에버려지는사다리와같이”여겨지기시작했다.르네상스시대와바로크시대동안강도높은보수작업이이루어진고대조각품들은유럽의유서깊은박물관들에서도복도나수장고로밀려나게되었다.그러나이들이고전미술사학의성장에기여한역할만큼은아무도부정할수없다.이들을통해서근세서양사회는고대그리스에대한애정을지속적으로키워나갔으며,덕분에현재고전고고학과미술사학이싹을틔우게되었기때문이다.즉근세고전주의와신고전주의의껍질속에서고전고대의실체가다시채워지고있는것이다.

이러한학문적흐름을대표하는두사례는고전수사학의전통을근세서양미술사학의시대구분기준으로발전시킨요한요아힘빙켈만,그리고헬레니즘과로마복제품을통해서아케익기와고전기그리스조각양식을역추적했던아돌프푸르트뱅글러이다.이들의학술적성과와방법론에대한고찰을통해서고전그리스의실체와허상으로형성된병렬적인고전미술사/고고학의구조를더욱분명하게이해할수있다.

헬라스,헬레니즘,로마

우리가한국인이라는자의식을강하게느끼는것은국내에있을때보다국외에있을때이다.이와마찬가지로고대그리스문화를더욱구체적으로인식할수있는대상은구심점이라고할수있는아테네사회가아니라그경계선상에머물러있었던마케도니아사회라고할수있다.특히마케도니아왕국이그리스세계의패권을장악했던고전기후반과헬레니즘초기의공공조형물들에서는고전기아테네문화에대한적극적인수용과선전을통해서과거‘이방인(바르바로스)’으로취급받았던마케도니아가그리스세계의적자로탈바꿈하는과정을살펴볼수있다.헬라스성을정치적헤게모니의도구로활용했던대(大)알렉산드로스와후계자들의전략은20세기발칸반도에서다시한번되풀이된바있거니와,‘헬레니즘’의개념을제시했던현대서구역사학자들의시각에서도발견되고있다.

기원전31년의악티움해전을기점으로헬레니즘세계는정치적관점에서볼때로마제국의경계선안으로완벽하게흡수되었다.그러나고대헬라스의전통은철학과문학,그리고조형예술분야에서로마인들에게큰영향을미쳤으며특히고전기미술의이상화된표현양식과알레고리적인도상들은로마황실의공식적인기념건축물과미술작품들에서중요한위치를차지하게되었다.이책에서는먼저비트루비우스의건축론과동시대주거건축을중심으로해서공화정말기부터제정초기까지로마귀족사회가그리스본토와헬레니즘왕국들로부터유입된새로운문화를수용하는방식을살펴보고,다음으로는동서로마제국의교차로이자국제도시였던그리스북부테살로니키의사례를통해서고전고대의유산이비잔티움시대와포스트비잔티움시대를거치는동안어떻게취급되어왔는지고찰한다.

헬라스와비잔티움의충돌과융합

15세기이후투르크제국의지배기간동안그리스인들은비잔티움문화의전통과서유럽화된고전헬라스문화유산사이에서지속적인갈등을겪었다.이러한갈등이증폭되어나타난사례는17세기크레타함락을전후해서베네치아사회로진출했던그리스정교회미술가들,그리고18세기이후본격화된그리스독립운동과정에서서유럽계몽주의의영향을적극적으로받아들였던그리스인문학자들과이오니아화파예술가들,그리고19세기초반현대국가로재탄생한이후오토왕정에서새로운아테네건설에주역이되었던서유럽신고전주의자들의유산과이후현대그리스미술가들의문화적자의식을대표하는‘30년대세대’화가들의작업이다.

이들가운데먼저근세베네치아사회내에건설되었던그리스이민자조합의성게오르기우스교회는포스트비잔티움시기크레타화파가받아들인서유럽양식의영향과갈등,그리고비잔티움과르네상스전통사이의역학관계를보여준다는면에서매우중요하다.반면에카스토리아지역의정교회미술은비잔티움의전통이후대로가면서민속화되는과정을보여주는데,이지역은팔레올로구스왕조시대비잔티움제국의세련된양식으로부터15세기이후크레타화파의영향을거쳐서17세기이후지역공방들을중심으로번성한민속양식에이르기까지다양한단계들이공존하고있다.

투르코크라티아(투르크인들의통치)동안그리스인들은헬라스로일컬어지는고전고대와점진적으로단절하게되었으며서유럽사회와도심리적,문화적으로거리를두게되었다.18세기에들어와서오토만제국으로부터의독립을본격적으로추진하는과정에서서유럽지식인들의지원을필요로하게되었을때서구사회로부터고전주의문화를역수입하게되었던것도이러한이유때문이다.파나기오티스독사라스를필두로한이오니아화파예술가들은서유럽으로부터역수입된고전주의를무기로삼아서그리스미술을‘근대화’하고자했으며,계몽주의인문주의자들은비잔티움그리스에의해서묻혀있었던고대헬라스와의연대감을동시대그리스인들과서유럽인들에게상기시키려고노력했다.

과거의역사는현재를만들어가는원동력이다

이책은그리스성이무엇인가라는질문에서출발했다.저자는고대로부터현대에이르기까지현재영어권에서그리스라고불리는지역에서만들어졌던조형문화유산을대상으로해서답을찾고자했다.그리스성에대한고찰을통해서확인된분명한사실은이문화권역의실체에대한사회구성원들의자의식과역사인식이고전고대와중세비잔티움이라는두시대적층위,그리고서유럽고전주의자들에의해서구축된가상적이미지와포스트비잔티움이후그리스사회가독자적으로구축해온실체사이의간극에의해서끊임없이도전을받아왔다는점이다.인류역사를통틀어서그어떤집단도그리스인들처럼고대의영광을무겁게지고있지는않을것이다.

과거의역사에대한자의식은포스트비잔티움시대그리스인들이자신들의정체성을지켜나가는토대였으며현대그리스인들의독립과국가성장과정에서도결정적인요소로작용해왔다.소위‘30년대세대’로불리는20세기초현대그리스미술가들의작업이단적인예이다.근세말그리스인들의정치적독립에중요한지지기반이되었던‘서유럽적그리스성’에대한성찰과자각은현대그리스인들에게나아갈방향을설정하는토대가되었다.이들은고대헬라스와근세비잔티움의문화전통을현대적으로재해석함으로써서유럽화단과구별되는그리스미술의독자적성격을키워나간주체로서지금까지도현대그리스미술에광범위한영향을미치고있다.

저자는지중해세계의패권을장악했던고전고대로부터현대유럽사회내에서신흥독립국가로재탄생하기까지오랜역사가운데서도시대적전환기와지정학적교차점들을포괄하려고했다.비록과거와현재를아우르는그리스성의총체적실체를온전히규명하지는못했다하더라도서양문명이시대적전환기마다그리스라는촉매를통해서어떻게문화적정체성을발전시켜왔는지,그리고그리스인들이자신의역사를개척하는데이러한문화적전통에대한자의식이얼마나중요한역할을해왔는지,그리스문화에관심있는독자들이이해하는데작으나마도움이될것으로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