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임을 묻다 : 세월호참사 10년, 우리는 책임을 물었고 국가는 책임을 묻었다

책임을 묻다 : 세월호참사 10년, 우리는 책임을 물었고 국가는 책임을 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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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세월호참사 10년, 우리는 책임을 물었고 국가는 책임을 묻었다


기다리지 않아도 봄은 또 왔습니다. 교복을 입고 수학여행을 떠났던 아이들은 어느새 스물여덟 청년이 되었겠지요. 영정 사진 속 아이의 미소가 얼마나 달라졌을지 상상조차 어려운 세월이 흘렀습니다. 그사이 잊지 않겠다던 약속은 봄비 젖은 벚꽃처럼 시들었습니다. 이 정도면 충분하지 않냐, 더 뭘 해줘야 하냐는 질책의 목소리는 커졌습니다. 세월호참사 책임자들은 대다수 무죄판결을 받았습니다.
304명이 죽었는데 대체 무슨 이유로 책임자들에게 죄가 없다고 하는지, 피해자들과 국민은 세월호참사의 정부 책임을 물었는데 왜 검찰과 사법부는 불기소와 무죄판결로 정부의 책임을 묻어 버리는지 화가 났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함께 판결문을 읽기 시작했습니다. 판결문을 통해 우리가 확인할 수 있었던 것은 현재의 조사와 수사, 사법 체계만으로는 대형참사의 정부 책임을 묻기에 너무나 부족하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선조위와 사참위 보고서들도 읽었습니다. 두 조사기구는 모두 세월호 침몰 원인에 합의하지 못했습니다. 다수 언론과 정치인들은 세월호참사로 304명이 희생된 이유보다 세월호 선체가 침몰한 원인에 더 집중했습니다. 어렵게 밝혀낸 수많은 조사 성과들은 외면하고 진상규명은 유가족들의 떼쓰기 요구였을 뿐이라 비난하기도 했습니다. 속이 상했습니다. 그래서 세월호참사 이후 10년 동안 밝혀진 것들이 무엇인지, 앞으로 무엇을 어떻게 바꾸어야 하는지 우리가 직접 정리하기로 결심했습니다. 100분이 넘는 긴 시간 동안 국가의 구조를 기다리던 아이들이 공포와 절망 속에서 외쳤을 질문에 우리는 대답해야만 했습니다.

2014년 4월 16일 세월호의 아침으로 돌아가기 위해 선내 CCTV를 보고 또 보았습니다. 살아있는 아이의 모습을 다시 만났습니다. 어찌나 반가웠던지 온종일 화면 속 아이의 모습을 반복해 보면서 온 식구가 함께 웃었습니다. 그리고는 목포 신항에 달려가 세월호 선체 안에서 아이가 걷던 복도와 계단을 걸었습니다. 아이가 앉아 있던 로비, 아이가 누워있던 방, 아이가 드나들던 매점이 있던 자리에서 그날의 모습을 떠올렸습니다. 출입구까지 몇 걸음이면 갈 수 있었을지 수십 번 자세를 바꿔 걸음 수를 세었습니다. 보고서에 기재된 시간대별 세월호의 기울기 각도와 침수 시각을 수없이 확인했습니다. 그렇게 우리는 아이들의 목소리로 질문을 던졌습니다. 그리고 그 질문에 답하기 위해 밝혀진 사실들을 시간순으로 다시 엮었습니다.
지면의 한계로 인해 지난 10년 동안 밝혀진 수많은 진실과 기록들을 모두 담지 못해 아쉽습니다. 또한 여전히 남겨진 미해결과제들이 많아 세월호참사의 진상을 온전히 밝히지 못한 것도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지난 기록들을 살펴보면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세월호 승객들을 모두 살릴 수 있었던 기회가 너무나 많았고, 살릴 수 있었던 시간도 무척 길었다는 것을. 그 사실을 꼼꼼하게 확인하고 정리하느라 꼬박 3년이 걸렸습니다.

이 책이 나오기까지 함께해 준 모든 분께 감사드립니다. 초안을 읽고 귀한 의견을 주신 분들, 바쁜 일정에도 선뜻 추천사를 써주신 분들, 시도 때도 없이 던졌던 질문에 언제나 친절히 답해주셨던 분들, 누구보다 지난 10년간 피해자들 곁에서 함께 진상규명을 외쳐 주셨던 수많은 국민들 덕분에 이 책이 나올 수 있었습니다.
이 책을 준비 중이던 2022년 10월 29일, 이태원참사로 우리는 159명의 소중한 국민을 잃었습니다. 세월호참사 당시 박근혜 정부처럼 윤석열 정부는 이태원참사의 진상규명을 가로막고 있습니다. 박근혜 정부의 최후가 윤석열 정부의 미래가 될 것입니다. 진실을 감추는 자들이 침몰할 뿐, 진실은 결코 침몰하지 않습니다. 그때까지 우리는 이 싸움을 계속할 것이고, 마지막 한 조각의 진실이 밝혀질 때까지 포기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다시 봄이 왔습니다. 부디 사랑하는 가족을 빼앗긴 참사 유가족들의 마음에도 곧 봄이 오기를 소망합니다. 이 책을 읽어주시는 여러분의 공감과 연대가 그 봄을 앞당길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2024년 봄날에 『책임을 묻다』 저자 일동

저자

김광배,김미나,장훈,정부자,오현주,오지원,이정일,한주현

저자:김광배

건우아빠

416안전사회연구소사무처장

전416가족협의회사무처장



저자:김미나

건우엄마

전416가족협의회회원조직부서팀장



저자:장훈

준형아빠

416안전사회연구소소장

전416가족협의회운영위원장



저자:정부자

호성엄마

416가족협의회추모분과장



저자:오현주

작가

전『416단원고약전』발간운영위원

전416의목소리(팟)작가겸진행자



저자:오지원

변호사

법률사무소법과치유

전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원회사무처장



저자:이정일

변호사

전세월호선체조사위원회사무처장

전민변세월호참사대응TF팀장



저자:한주현

변호사

법무법인(유한)정진

전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원회조사관

목차


프롤로그
추천의말|아이들에게바치는세월호참사10주기보고서

1부―선사와선원
준형이이야기
선사,무조건많이싣고대충묶어라
안개속으로출항
침묵의눈CCTV와차량블랙박스
승객안전보다선사의이윤
세월호는열린배였다
선원,나만살면된다
어어,안돼.안돼.안돼
힐링펌프가작동하지않습니다
빨리튀어올라와!
현재자리에서절대이동하지마시고대기하여주시기바랍니다
아,저기봐라.기관부먼저탈출한다

2부―해경
건우이야기
해경,그걸내가왜해야해?
최초신고“살려주세요”
제주해경
해경본청사고인지
목포해경서상황실문명일
3009함목포해양경찰서장김문홍
진도VTS
서해지방해양경찰청장김수현
해경청장김석균
123정장김경일
헬기들
청와대와해경지휘부의구조방해
123정,사고현장에도착했지만
항공구조사들
해경지휘부가흘려보낸골든타임
국가는외면했다
거짓기자회견

3부―청와대PART1
건우엄마이야기
청와대7시간
청와대국가안보실최초보고서
승객구조보다중요한대통령보고
상황인식이없으시구나
쌓여만가는대통령비서실의상황보고서들
국가안보실은전원구조가오보임을알았다
은밀한회의
박근혜의엉뚱한질문
버려진약속

4부―청와대PART2
호성엄마이야기
청와대,진상규명방해의컨트롤타워
청와대로갑시다
청와대는재난컨트롤타워가아니다
해경수사는막고유병언수사는키워라
감사원의청와대감사결과‘사건불성립’
피해자와국민의탓이다
때그시절
실시간보고했다는거짓말
「국가위기관리기본지침」도마음대로고쳤다
애국세력을동원해좌파세력을척결하라

5부―기무사와국정원
건우아빠이야기
기무사와국정원,피해자를사찰하고감시하라
기무사의피해자사찰
신분을숨기고위장하라
누구를위한군인인가?
미수습자수색을빨리종결시켜라
국정원의활약

6부―세월호특조위
준형아빠이야기
세월호특조위조사활동방해
세월호특별법은국난을초래할것이다
세월호특조위위원선출에관여하라
특조위를세금도둑으로몰아라
특조위설립을방해하고감시하라
정부시행령안을통과시켜라
대통령조사를막아라
경찰청도나서라
국정원의특조위조사방해
보수단체총동원령
특조위는강제종료특검은자동폐기

7부―검찰의수사와기소
2014년검찰수사결과
2017~2018년,촛불집회로드러난사실
2019년세월호참사전면재수사요구
세월호참사특별수사단
대형참사의정부책임을수사할능력도의지도없는검찰

8부―법원의판단
선사와선원재판
해경재판
청와대고위관계자들재판
판결유감

에필로그

출판사 서평

추천사

열번째봄입니다.시간이흘러도아픔과그리움은지워지지않습니다.가슴시린시간을버텨오신유가족들께연대의마음을보냅니다.참사의진상규명은치유와회복의첫걸음입니다.온갖훼방속에서도진실을위해모든것을바친건유가족들이었습니다.세월호의아이들,희생자,유가족들에게우리는많은빚을졌습니다.참사가반복되지않는안전한나라를만드는것은남은우리모두의책임입니다.4월16일,그날의약속을잊지않겠습니다.끝까지함께하겠습니다.
-김동연(경기도지사)

올해4월16일은세월호참사10주기다.준형,건우,호성등숨진학생들의부모들이쓴『책임을묻다』의한쪽한쪽에는피눈물이배어있는듯하다.필자들은세월호참사발생후선원들과해경은어떻게행동했는지,그리고청와대,기무사,국정원등국가권력이어떻게움직였는지,검찰과법원은어떤판단을했는지를촘촘히기록하고있다.새삼10년전텔레비전화면에서침몰하는세월호를보며치밀었던분노가다시솟아오른다.세월호참사후진상규명과전사회적차원의방지책이미진했기에이태원참사가일어났다고생각한다.세월호는현재진행형이다.
-조국(조국혁신당대표)

2019년특수단단장인임관혁검사는“백서를쓰는심정으로모든의혹을철저히조사하겠다.”고했지만,검찰의백서는백지를묶은종이뭉치에불과했다는혹평을피할수있을까?이책은세월호참사10주기를맞아‘가만히있으라’는권력의경고에도불구하고,참혹한시대에살아남은자로서의책임과의무를다하고자하는이들이국가를대신하여쓴백서이자징비록이다.
-임은정(검사)

2014년4월16일,304명을앗아간세월호참사와‘침몰한진실’을인양하기위해지난10년간한국사회가걸어온길을기록한책이다.세월호가왜,그렇게빠르게침몰했는지,청와대와해양경찰이얼마나무능하게구조골든타임을흘려보냈는지,그리고그잘못을감추기위해서행정부가얼마나집요하게진상규명을방해하고피해자를감시했는지,그런데도검찰과법원이얼마나무책임하게면죄부를남발했는지낱낱이파헤쳐냈다.‘아이들에게바치는세월호참사10주기보고서’만큼이책을적확하게설명하는표현은없을듯하다.세월호참사와그후실패를거듭해온진상규명의과정을마주하는일은고통스럽다.그러나나는이책을손에서끝까지놓지못했다.그것이별이된아이들앞에서우리가되뇌던‘잊지않겠습니다.기억하겠습니다.’라는약속을조금이나마지키는것이라믿었기때문이다.다시우리곁에찾아온4월16일,그10년전다짐을떠올릴당신에게이책을권한다.
-정은주([한겨레]기자)

10년이흘렀습니다.우리천사들학교도졸업하고군대도다녀왔을텐데요…교복입은아이들만보면마음이아파오는것은그대로입니다.국가는왜구조하지않았을까요?의문도그대로입니다.세월호가정치적이라고합니다.선거에영향을미친다고합니다.가만히있으라는말도그대로입니다.

10년이지났습니다.아직도세월호참사피해자가족들은방송국앞차디찬길바닥에서눈비를맞고있습니다.그때는교통사고라더니이제는세월호를논하지도말라고입을틀어막습니다.10년이지났습니다.진실을알아야합니다.책임을물어야합니다.하지만아직도우리사회는가만히있습니다.아이들에대한미안함도부끄러움도그대로입니다.
-주진우(기자)

책을덮고도유난히마음에남는구절이있다.승객탈출업무에나선선원은숨졌고,도망간선원은살았다는사실을정리해둔일지다.‘구조’와‘도주’로나뉜세계에선,해야할일을한사람만희생당했다.선원만이아니다.고위공직자가,대통령이,국가가책임자자리에서내뺐다.그래서우리는세월호참사를겪고감히아이들에게어른들의말을들으라고할수없게되었다.그럼에도여기,온몸으로그세계에저항하며앞으로나아가려한이들이있다.세월호참사유가족들과변호사들이수사·재판기록을바탕으로지난10년을치열하게복원해놓았다.깊은감사를전한다.
-김은지([시사IN]기자)

이책은세월호참사피해자유족들과변호사들이참사이후10년간의모든사건관계자료들과수천장에이르는판결문을피해자의관점에서새로읽고검토한후압축하여다시쓴기록이다.이책에실린내용중피해자학생들의목소리를빌어참사당시상황을생생하게전달하는부분,자식을잃은유족이비할바없는아픔속에서도진상을밝히기위해끝없이노력하고투쟁하는부분은다시읽어보아도여전히마음을아리게하고,깊이공감할수밖에없게만드는힘이있다.누구나알다시피세월호참사의정확한원인은아직밝혀지지않았고,참사당시의잘못된정부의대응이나구조적상황은여전히반복될우려를낳고있다.이책이세월호참사로실종된우리사회의안전망을제대로다시세우는데기여하리라믿는다.
-이석태(전세월호참사특별조사위원회위원장)

원고를받고나서며칠동안은책목차만보고책내용을읽을수없었습니다.목차를보니대강어떤내용인지짐작이갔고,그래서더읽기가힘들었는지도모릅니다.그런데책을읽자고마음을먹고읽기시작하니금방읽게되었습니다.책을읽으면서4·16세월호참사특별조사위원회(세월호특조위)의비상임위원으로,가습기살균제사건과4·16세월호참사특별조사위원회(사참위)의위원장으로일했던때가자꾸떠올랐습니다.특히세월호특별법을제정하기위하여국회를드나들었던기억과세월호특조위시절의청문회준비과정에서힘들었던순간들이스쳐지나갔습니다.

이책은주로세월호참사와관련한정부의책임에대한글입니다.글쓴이들이밝힌바와같이세월호특조위,선체조사위,사참위등의조사기록과검찰의수사기록그리고형사사건에대한법원의판결문을분석하여독자들이쉽게이해할수있도록해설한책입니다.이책에는선사와선원,해경,청와대,기무사와국정원,4·16세월호참사특별조사위원회,검찰,법원등많은사람들과국가기관들이나오며,등장하는사람들이수를셀수없을정도로많습니다.그러한기관과사람들이얽히고설켜서만든실뭉치를꼬이거나끊어지지않게풀어내는것은생각보다훨씬어려운일입니다.그런데이책은너무나도쉽게그실뭉치를풀어냈습니다.

우리사회에서2014년4월16일어떤참사가있었고,그동안무엇을밝혀냈는지,앞으로의과제가무엇인지를시간순으로일목요연하게잘정리하였습니다.이를위하여조사위원회들과검찰등이결과물로내놓은내용및도표와그림을적절하게인용하고있습니다.준형이와건우이야기가희생자의당시상황을눈에보이듯보여주고,건우엄마와호성엄마,그리고건우아빠와준형아빠이야기가피해자의절규와우리모두에게하고싶은말을절절하게보여줍니다.
이책은세월호참사에관심이있는누구라도쉽게읽을수있습니다.하지만이렇게읽기쉽게쓰기위하여글쓴이들이얼마나애를썼을지생각하면무겁게읽어야만하는책입니다.감사할따름입니다.
이책은희생자와유가족의이야기로각장을시작하고있습니다.이새로운방식을통해쉽게끝까지읽을수있었습니다.무엇보다사참위보고서에서느끼기어려운피해자의간절하고도생생한목소리를느낄수있었습니다.안전한사회를바라며잘못한사람에게응분의책임묻기를원하는평범한국민의입장에서볼때이책은사참위에서만든보고서보다훨씬더세월호참사를쉽게이해할수있게정리되었습니다.이책을통해지금도억울해하는피해자의눈물을닦아주고,참사가남의일이라고만생각했던국민들의시각이바뀔수있기를바랍니다.
-문호승(전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원회위원장)

2004년인도양쓰나미가삼켜버린19만명의생명이세계를향해그러했듯이,2014년세월호참사가앗아간304명의생명이‘한국에서재난에대처하는일은곧인권의문제’라는것을알려주었음을사람들은잘모릅니다.세월호참사가가습기살균제참사와더불어법원이인정하는생명의가치기준을획기적으로높여놓았다는것을사람들은거의알지못합니다.세월호참사가재난대응에대한많은안전기준을바꾸고,심리치료등피해자지원분야에서크고작은긍정적인변화들을가져왔다는것을사람들은제대로인식하지못합니다.

그리하여304명의소중한생명과생존자들,그리고피해가족들의희생을통해바로우리의인권이확장되고,우리생명의가치가높아지고,대한민국의안전기준과피해자에대한지원수준이달라져이미너무도많은선물을받았다는것을사람들은더더욱잘모릅니다.

이책은세월호참사피해가족과그조력자들인저자들이오랫동안진상규명을위해노력하고관련자료를공동으로학습하고토론한소중한결과물입니다.이책은한순간한순간을기억해내고때로상상하며자료하나하나를꼼꼼히살펴삶에서시작해죽음에이르는과정을보여주고,죽음에서시작해수많은질문을던지고답하는과정에여러분을초대하고있습니다.이책의편찬에참여한이들이그과정을하나하나되돌아보며얼마나고통스러웠고,견디기어려웠을지상상하기힘듭니다.

세월호피해가족의글중이처럼한발짝더앞에다가서서던지는글은흔치않고,‘왜304명이희생되었으며그책임은누구에게있는가’라는질문을이처럼찬찬히정리해낸조력자들의글또한쉽게보기어렵습니다.

참사대응의전과정에서다양한입장과의견이있을수있습니다.우리는‘여기가끝이다’라고감히선언하지는말아야합니다.밖에서곁으로다가갈수는있지만‘공감한다’고거짓말하지는말아야합니다.피해가족들의시간은다르게흐릅니다.피해가족들은특별한사람들이아니라특별한상황에놓인보통사람들입니다.

2014년5월16일,촌각을다투며피해가족들의의견과생각의조각들을모으고모아정신없이피해가족의입장문을써내려갔습니다.저는그입장문의내용이아직도여전히피해가족들의,그리고이책저자들의마음이라고감히생각합니다.

“저희는인간의존엄성이존중되고,모든사람의안전이보장되는나라를만들고싶습니다.국가에대한믿음과사회에대한신뢰를회복하고싶습니다.참사로희생된수많은소중한생명들은오랜기간차디찬바다밑에서우리의치부를하나씩하나씩드러낸영웅들입니다.이들을단순한희생자,피해자로만들것인가,아니면영웅으로만들것인가는온전히살아있는자들의몫입니다.모두함께힘을모아주십시오.”
-황필규(전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원회비상임위원)

다큐멘터리[부재의기억]은‘기억’하기위한작은몸부림이라고생각했다.진상규명은잊지않는것에서시작한다고믿었다.29분은짧았다.흩어져있는진실의조각들은더모아지고,정리돼야했다.『책임을묻다』가그런책이다.반갑고고마웠다.수많은자료와마주하면서겪었을고통이고스란히전해져온다.현실을직시하겠다는다짐역시강렬하게느껴져온다.‘아이들에게바치는10주기보고서’인『책임을묻다』를읽으며대한민국이더단단해졌으면하는바람을가져본다
-이승준(다큐멘터리[부재의기억]감독)

세월호참사가일어난지10년이다되어가지만,진상규명과책임자처벌이제대로이루어지지않았다고다들이야기한다.하지만어떤부분이그렇느냐는질문에정확한대답을할사람은많지않을것같다.물론‘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원회’보고서를일독하고신문기사와방송을일일이찾아보면된다.이책은그수고를대신한다.읽고이해하기편하도록시간의흐름에따라무엇이잘못되었는지를차분하게설명한다.하지만이책을읽으면서세상에대한분노와,희생자를생각하며드는아픔이다시한번커지는것은어쩔수없이치러야하는비용이다.
-이철호(LA내일을여는사람들회원)

세월호참사가일어난지벌써10년,그동안우리사회는다양한형태의노력을통해서다시는그와같은참사가재발되지않기를소망해왔습니다.그러나세상의변화는그리호락호락하지않은것같습니다.잊지않겠노라는약속도세월의흐름에따라점차퇴색되어가고있습니다.생명이존중되고일상이안전한사회를만들기위한여러노력들도지지부진합니다.진상규명과책임자처벌의요구에대한결과는어떻습니까?특조위,사참위활동을통해어느정도진실에접근한듯보이지만,여전히풀리지않은의문들이산재해있습니다.책임자처벌의결과는더참담하지요.그러니이태원참사,오송참사와같은어이없는참사가연이어발생한다해도하등이상할것없는그런사회가되어버리고말았습니다.

그러나여기서절망하거나포기할수는없지요.언제나역사는절망을딛고일어선소수의남은무리로인하여진보한다는믿음이있기때문입니다.지난10년을돌이켜보면세월호참사희생자유가족들이야말로소수의남은무리역할을충실히수행해오셨습니다.자식을잃은고통속에서도오직진실을밝히고,책임자를처벌하고,더나아가안전한사회를만들기위해생업까지포기한채10년세월을헌신해오셨습니다.

이책은이들의헌신덕분으로세상에나오게되었습니다.특히몇몇유가족들은수천장의판결문과사참위보고서들을함께읽고의견을나누어이책의방향과골격을잡았다고합니다.따라서이책을읽으면그날참사의원인과과정,이후진상규명,책임자처벌에관한우리사회의민낯을일목요연하게볼수있고,더나아가우리에게남겨진과제가무엇인지를바로깨닫게해줍니다.그런의미에서이책은지난10년동안그들이부여안고싸워온투쟁의보고서요,결과물이라해도과언이아닐것입니다.

이제곧세월호참사10주기를맞이하게됩니다.매년그래왔던것처럼우리사회곳곳에서별이된304명의영혼을기억하고추모하는일에성심을다할것이고,다른한편으론10년이란긴세월동안곳곳에서슬픔과고통을견디며살아온유가족들을위로하고격려하는일에도최선을다할것입니다.더나아가일상이안전한사회를만들기위해더욱헌신하겠습니다.
-김광준(416재단이사장)
『책임을묻다』는다양한내용을담고있습니다.방대한자료들을정리한자료집성격도있고,피해가족의고통을전하고있기도합니다.그리고참사초기부터가족들과함께한여러연구자의성과도담겨있습니다.수많은재판의판결문등을분석하여세월호참사가진행된시간별상황,해경지휘자들의무능,무책임,정권핵심권력자들의무책임한모습등을보여줍니다.책임을져야할당시권력자들과책임을물어야할사법부가얼마나무책임한가를보면서,분노하지않을수없습니다.

『책임을묻다』는꼭필요한때에나왔습니다.세월호참사10주기가되면서지난성과와한계에대해질문을받습니다.10년동안피해가족들과시민들이진상규명과책임자처벌을외쳐왔는데어떤성과가있느냐가핵심입니다.이에대해416연대를비롯해관련단체에서도소책자로만들었지만,소책자라는분량의한계도있습니다.10주기를앞두고성과와부족한점을집중해서다루는자료집이필요했습니다.그런데필요한때에『책임을묻다』가발간된다고하니다행입니다.

『책임을묻다』가한줄기빛이되고희망이되기를기대합니다.사참위는‘명확한결론을내리지못해송구하다.’고사과하면서활동을마쳤습니다.조사기구는피해가족들과시민들의간절한염원과피나는노력의산물이었습니다.가족과시민들의노력이그렇게미완의결론으로끝이났으니참담했습니다.그러나사참위가남긴방대한자료들을통해미완의결론을정리하고앞으로나아갈수있게되었습니다.이책에동의할수없는분들도있을것입니다.그럼에도이책은최종결론을향한첫걸음입니다.앞으로『책임을묻다』가민간연구의좋은도약대가되리라기대합니다.

『책임을묻다』는공적조사기구이후진상규명작업의좋은사례가될것입니다.사참위이후에는시민들이중심이되어진상규명을하게될것입니다.민간연구자들은서로협력하여소기의성과를일구어내야합니다.그성과에기초해서공적조사기구의추가조사작업을다시시도할수있게될것입니다.그리고다른재난참사에관한연구로이어질것입니다.지금은민간연구가필요한시기입니다.다양한입장도중요하지만공동협력이더욱절실합니다.민간연구자들이서로협력하여진상규명에한발짝더다가갈수있기를기대합니다.
-박승렬(416연대대표)

10년이지났다.세월호만뭍으로끌려나왔을뿐바뀐것은많지않다.우리가이제라도침몰과실패의이유를조금이나마알게된것은기억의풍화작용과힘들게싸우면서결코물러서지않은유족들과시민들의노력덕분이다.참사를조사하고수습하는과정은세월호를닮았다.수습과정은침몰의연속이었고,방해와은폐의작업은집요했다.수습하는데는오합지졸었으나,무마하는데는일사분란했다.수많은재판이‘혐의없음’으로결론지었으나,그것은여전히‘의지없음’의다른말일뿐이다.세월호참사는세월의힘에무너질수없는기억이다.봄이오고꽃이필때마다다시살려내야할기억이다.그러려면끊임없이기록하고말해야한다.그서글프고도아픈싸움의기록이여기에있다.
-이상헌(국제노동기구(ILO)고용정책국장)

이책은유가족들의비통한목소리로만든세월호참사보고서다.그들은‘내아이’들을호명하며각자도생의길로내몰린현시대우리모두를소환한다.기억하는자만이진실과정의를말할수있다.
-한상희(참여연대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