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가 트시다 (큰누나 외 9명의 가족들이 휴대폰 문자로 주고받은 이야기)

어머니가 트시다 (큰누나 외 9명의 가족들이 휴대폰 문자로 주고받은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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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어머니가 트시다』는 수의사이자 축산전문 공무원인 저자가 어머니를 요양원에 모신 2015년 5월 7일부터 2017년 6월 11일까지 약 2여 년의 기간 동안 어머니와 주고받은 전화 통화 내용과 10명의 가족들이 휴대폰 문자로 나눈 이야기를 담았다. 10명의 가족은 저자와 큰누나를 비롯한 칠남매, 두 명의 형수, 저자의 아내를 말한다. 저자는 이 책에서 ‘치매’라는 말 대신 ‘트셨다’라는 말을 일부러 만들어 사용한다.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치매에 걸렸다’라는 표현을 받아들이지 않고 새로운 용어를 만든 이유에 대해 저자는 “아직 정신이 멀쩡할 때가 대부분이고 어쩌다가 혼돈이나 망각 상태가 일어날 뿐인데 무슨 큰 병에라도 걸린 것처럼 치매에 걸렸다고 단정 지어버리는 것은 이제까지 자식들을 제 몸보다 더 아끼며 키워내느라 고생하신 어머니에 대한 자식 된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저자

나병승

저자평산(平山)나병승은1961년생.수의사출신의공무원이다.
농촌가정의3남4녀중여섯째다.돌아가신아버지는귀공자형이셨고현재요양원에머물고계시는어머니는젊었을때요즘말로뇌섹녀이셨다.저자는테니스와독서가취미이지만진짜취미는‘공상에빠지는것’이다.신세대들의온라인세상이인터넷이라면그의온라인세상은공상이다.게으름을좋아하고재미를탐한다.또틈만나면우리나라도많은사람들이그렇게살수있는나라가되어야한다고주장하다가옆사람들한테종종핀잔을듣곤한다.그런데타분야면모르겠지만그가평생동안전념해온축산분야는얼마든지가능하다고생각한다.우리가우리서로의재능을알아주면되고,자존감을조금만더높여주면가능할것같다고여긴다.모전자전이랄까.어머니도그의말에맞장구를치신다.당신이살아오신시골환경과더비슷해서인지수의사인저자가하는일에관심이많으시고자연스레막내아들의이야기에귀를기울이신다.저자는어머니와대화를많이나누는남자다.또한“여자한테자식은곧권력이란다”라고어머니가가끔하셨다던이말을저자는최근에야비로소실감한다고한다.이를증명이라도하듯어머니는자식이책을낸다며수정해달라고미리갖다준원고뭉치를머리맡에가지고있으니든든하더라고말씀하셨다.그리고당신이주인공인이원고뭉치를가지고있으니주위사람들이대하는것도다른것같고,부러워하기때문이란다.어머니는저자의이야기에가장잘귀기울여주는최고의애청자이고저자는그런어머니가심심하시지않게하기위해오늘도이야깃거리를궁리한다.

목차

프롤로그
이천십오년오월~십이월
이천십육년일월~유월
이천십육년칠월~십이월
이천십칠년일월~유월
에필로그

출판사 서평

요양원에모신어머니와자녀들이휴대폰문자로나눈이야기가한권의책으로담겨져나왔다.

도서출판㈜컬처플러스가펴낸[어머니가트시다]는수의사이자축산전문공무원인저자가어머니를요양원에모신2015년5월7일부터2017년6월11일까지약2여년의기간동안어머니와주고받은전화통화내용과10명의가족들이휴대폰문자로나눈이야기를담았다.10명의가족은저자와큰누나를비롯한칠남매,두명의형수,저자의아내를말한다.

저자는어머니와이삼일에한번씩은꼭연락하는습관덕에형제에게어머님소식을전해주는소식통으로역할한다.어느새저자의형,누나도벌써환갑을넘기고일흔을바라보는나이라칠남매중막내인저자가연락병노릇을자청한셈이다.

저자는어머니와통화한내용을휴대폰을통해가족들에게공유하고가족들은저자와어머니에대해휴대폰문자로이야기한다.비록디지털사회의상징이라할수있는휴대폰을통해의견들을주고받지만거기에는따뜻한아날로그사랑이숨쉬고있다.

저자는이책에서‘치매’라는말대신‘트셨다’라는말을일부러만들어사용한다.일반적으로사용되는‘치매에걸렸다’라는표현을받아들이지않고새로운용어를만든이유에대해저자는“아직정신이멀쩡할때가대부분이고어쩌다가혼돈이나망각상태가일어날뿐인데무슨큰병에라도걸린것처럼치매에걸렸다고단정지어버리는것은이제까지자식들을제몸보다더아끼며키워내느라고생하신어머니에대한자식된도리가아니라고생각하기때문”이라고말한다.

또한치매초기상태에서는정상인들과별다른차이없이사고와대화를할수있는데도불구하고인간의정신에대해치매라는사형선고를내리는것은한개인에대한인격존중이아니라는판단에서다.
이때문에저자는일반인들이치매징조가일어난때부터치매가본격화되기전까지의상태를‘트시다’라고명명했다.즉,‘치매에걸렸다’가아닌‘트셨다’라는개념을갖고부모님과어르신들을바라보면자칫치매라는판단으로인해잃어버릴수있는대화의시간을고스란히되찾을수있다는것이다.

치매가본격화되면가장크게문제가되는것은기억력장애이다.저자는기억력이아직까지는살아있는‘트신상태’인어머니와많은일상의소소한이야기를나눈다.그리고이야깃거리가없을때는소재를찾기위해한참을고민한다.저자역시공상에빠지는것을좋아라하는데흔히현장에서이야깃거리를발견한다.그러는사이에이야기는가족사를넘어사회의단면을보여주기도한다.

축산공무원으로바쁜나날을보내던저자는어느날,문터기라는닭을만나게된다.조류독감이라는광풍이휘몰아치는현장에서살아남은문터기는축산공무원에게잡히지않으려고도망치다꽁무니털이다빠져버린닭이다.죽음의현장에서불사조처럼생존한이닭을저자는생사의요령과기본을터득해버린놈이라는뜻에서문터기(文攄基)라고이름지어준다.

우리나라사람들이값비싼외국브랜드만선호할게아니라자기나름대로문양을만들필요가있다고이야기하는저자는이러한문터기의닭벼슬모양을본떠자신의문양을만들어야겠다고생각한다.또한그는이렇게각자가각자의로고를활용해명품을만들면우리나라의명인들도다시금살아날것이라고주장한다.
그런가하면저자는13세기고려와몽골간의전쟁에서힌트를얻어말과드론을결합한‘날뛰기’라는경기를만들어세계적인경기로만들어보면좋겠다고생각하며어머니에게드론을아시냐고일부러여쭙기도한다.어머니는“공중에서날아다니는세숫대야만한것이아니냐?”며왜물어보냐고반문한다.그러면막내아들인저자는‘날뛰기’라는경기에대해자세히설명하고어머니는아들이생각하는날뛰기경기가세계적인경기로잘커질수있도록열심히기도해주겠노라고응답한다.

이처럼어머니는저자의이야기에가장잘귀기울여주는최고의애청자이고저자는그런어머니가심심하시지않게하기위해오늘도이야깃거리를궁리한다.이와같은이야기꾼저자덕분에독자는마치자신의어머니와이야기를나누는듯한느낌도받을수있다.

최근들어점점치매로고생하는가정이늘고있다.노인들에게는암보다더무서운병이라고불린다.누군가는장수가행복이아닌재앙이라고도말한다.치매는당사자와가족모두가괴로운병이다.이제치매는개인과가정의문제를넘어사회전체의공통과제로떠오르고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자료에따르면치매로병원을찾은환자는2009년약21만7,000명에서2013년약40만5,000명으로4년만에87%가증가했다.2017년현재우리나라의치매인구는73만4,000명에이른다.2025년에는무려100만명,2043년에는200만명에이를것으로전망한다.

더욱이100세시대,고령의노인이초고령의노인을부양해야하는시대이다.젊은자식도시간이지나면부모가되고더나이가들면노인이된다.이런시대에서저자역시자식으로서어머니를요양원에모시며사랑과슬픔이교차하는순간을맞이했었다.

우리속담에‘장병(長病)에효자없다’는말이실감나는때다.하지만저자의효도법을알고나면불가능한일도아니다.재미난이야깃거리를찾고휴대폰으로어머니와대화를나누며어머니의정신건강을챙기는저자의모습은우리에게치매초기대처법을가르쳐주기도한다.이책역시어머니에게읽을거리를마련하기위해출판하게됐다.

노모를모시고있는사람이라면한번쯤읽어볼책이다.

[책속으로추가]
이렇게해서책전반부는우리일곱형제자매들과며느리셋등열명이공유한메시지들을,후반부는우리아이들의앨범속에사진과함께끼워놓았던수십개의쪽지와편지중에서몇개를골라서엮어보았다.
표현내용은형,누나들께수시로전했던문자들을그대로옮기는것을원칙으로하고,필요한경우에만약간수정했다.성경을읽으시는것과함께,당신자식들의이야기를틈틈이즐겨읽으실어머님의모습을상상하며쑥스러움을딛고용기를내어본다.

또,우리와비슷한상황으로고민하고애태우시는분들께조금이나마동병상련의마음으로위로가되었으면하는바람으로이글을써보았으니,부족한글이나마어머님처럼너그러이이해하며읽어주시기를바란다.

이책을쓰며생각나는사람들이많다.평생우리형제자매들에게큰나무가되어준어머니와형제자매,형수들에게건강과행복을빌며옆에서뒷바라지해준아내와딸명진이,아들용준이에게도고마움을전한다.

아울러우리들의이야기에귀기울여주고정성스레책으로만들어준㈜컬처플러스강민철대표와고혜란이사,그리고이유경실장,음소형주임께심심한감사의말을전한다.

2017년초여름김천에서
평산(平山)나병승씀

[2016년9월22일목요일]내용중에서
“복많이받아라!”고하시기에,
일부러,
“어머니가주시는거죠?”라고하니,
“하느님이엄마한테주시고엄마가자식들한테주제!”
라고하시네요.

아기가엄마뱃속에서10개월을있다가세상에나오는것은어마어마한것이라네요.그보다더귀한것은아무것도없다고하십니다.

사람은말할것도없고동·식물도마찬가지라네요.
동·식물에도귀가달렸다면서
절대그들이듣기싫어하는소리를하면안된다고말씀하십니다.
식물에게“너는왜그리안크냐?”
동물에게“이노무개새끼,이노무소새끼!”라며함부로대하면안된다고강조하십니다.

[2017년1월14일토요일]내용중에서
“사람이이세상에서사는시간은안개가빨리없어져분것처럼너무나도짧단다.그리고수이알지?수이….죽을때입는옷….거기에는주머니도없단다.죽을때는아무것도가져갈것이없응께….이잠깐사는세상을얼마나올바르게잘살아야겄냐이?”

[2017년2월3일금요일]내용중에서
현재의어머니상태에대해서저는‘치매’또는위치매(僞癡?)라는용어대신‘튼’이라는형용사를사용해보려고합니다.그래서‘환자’라는용어사용도고려해볼필요가있을것같고요.따라서언제까지일지는모르겠지만어머니의현재단계는‘치매환자’라는용어가적절치않을것같네요.
치매노인이아니라‘튼노인’
치매상태가아니라‘튼상태’
치매환자가아니라‘튼사람(?)’으로표현하면어떨런지요?
‘늬어머니(마음이)좀트신것같더라/트셨더라’라든지,
‘우리어머니(마음이)좀트신것같아요/트셨어요’라는표현이좋을것같아요.
어제저녁돌덩어리처럼단단하고얼음처럼차가웠던귀한떡덩어리를오물오물입에넣고있으니언젠가“우리감처럼달고맛있는감이없더라!”고하시던어머니말씀이절절히이해되네요.떡이참말로고소하고,또단단하니까오래먹을수있어서든든하고좋네요.수확도별로없고맛도맹숭맹숭한그감나무에온갖품을들인다고어머니한테투덜거렸던지난일들이몹시후회되고요.혼자계신어머니가그걸드실때는허기질때도있었을것이고…,
드실때마다아버지생각을하실때도있었을텐데말이죠.
언젠가간병인아줌마의아들결혼식때문에제가몹시짜증을내었지요.
그분은왜어머니같은노인분들에게청첩장을주시는지요?
어머니는왜혼자가시면서길을잃어버리시는지요?
무슨축의금을그리도많이주시는지요?등등….
이런과거의여러일들을지금생각해보니어머니의입장을충분히이해한다면지극히당연한것들이었습니다.
지금어머니의상태를‘치매’라고단정지어버린다면너무가혹한것같습니다.
또상당한배려가필요한분에게정상상태의사람을대하는잣대를대버려도가혹한것같습니다.
그래서곰곰생각해보니‘트다’라는표현을쓰면어떨까하는생각이들었어요.
제심정으로는‘트이다’라는표현도쓰고는싶지만차마그렇게할수는없을것같고요.왜냐하면‘트이다’는‘(생각이)트이다’에서처럼대단한의미를갖고있는것같으니까요.
그러나‘트다’는긍정적인의미와부정적인의미를동시에다가지고있는것같아요.
‘(동이)트다,(사이를,뭔가를)트다,(뭔가가)터지다’는긍정적인의미로받아들여지고,‘(살이,피부가)트다’는부정적인의미로받아들여지네요.
어머니의사고(思考)가이제야새로트인것은아니겠지만,늙기전하고비교해서뭔가는달라지셨다고,트셨다고생각이됩니다.
예를들면옛날에는누군가가어머니에게좀부당하게언행을하더라도대부분은속으로만삭이며받아들이셨는데,지금은과감하게어떤때에는무지막지하게표현을하신다는거죠.
그래서뭔가트인것인지,아니면터진것인지….
설명을정확하게는못하겠는데두단어가버무려진일종의뭔가비슷한상태를연상하게된답니다.
그리고‘(살이,피부가)트다’처럼어머니뇌의해부학적상태가연세가드셨으니이젠튼실하지는못할것이라고어느정도는수긍이되니까요.
현재의어머니상태가치매와는별개라고생각되지만예상되는코스는결국은그곳이겠지요.
그래서이단계를모든사람들이최대한이해하고배려해줄때,어머니의삶이오랫동안아름답게유지될수있을것같아요.
반대로그것을잘모르고대하게될때,당사자의존재감은말할수없이초라해질것같아요.
당사자의고통이최대한짧도록우리모두잘이해하고오지게버텨보는것이죠.

[2017년2월12일일요일]내용중에서
리트머스시험지가특별한것이아니네요.
사람얼굴이이토록‘슬픈리트머스페이퍼’일줄은
오늘처음알았습니다.
이곳도완전한곳은아닌가봐요.
가위와실과바늘을사달라고해서마트에들렀습니다.
그것을들고너무좋아하시네요.
또문방구코너가보이니볼펜도챙기자고하십니다.
형광펜으로만성경책에칠하시는것을알기에,
볼펜이왜필요하냐고여쭈니,
“늬가책쓴것을고칠라믄볼펜도있어야겄냐안….
빨간색하고파란색하고두가지를사라,다해서네개!”
라고하셔서,
두개면되지않느냐고말씀드리니,
“잃어버릴것에대비해야지”라고하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