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서연이 알아?

너, 서연이 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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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자기만의 방식으로 삶의 중심을 잡아 가는 여섯 명의 서연이가 보낸 별일 있는 하루!
혹시, 너도 서연이 알아? 집 나갔다 돌아온 엄마 때문에 마음에 돌풍이 이는 민서연. 벽 너머로 들리는 울음소리에 가슴이 콩닥콩닥 뛰는 이서연. 동생의 사고를 막으려고 간절하게 주문을 외우는 김서연. 문방구에서 도둑질하는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조서연. 매일, 조금씩 진짜 자기를 찾아가는 서연이 이야기, 들어 볼래?

『너, 서연이 알아?』에서는 '서연'이라는 이름을 가진 여섯 명의 아이가 등장한다. 성별도, 저마다 처한 상황이나 고민도 다른 아이들이 자기만의 방식으로 '진짜 자신'을 찾아가는 과정이 담겨 있다. 조손가정, 아동학대, 참사, 도벽 등이 아이들의 삶과 마음에 어떤 식으로 파고드는지 섬세하게 그려냈다. 공포나 판타지, 풍자나 생활동화 등 다채로운 형식을 사용하여 읽는 재미를 더했다.
저자

양지안

저자 양지안은 어린이책작가교실에서 공부하고, <애벌레는 알고 있을까?>로 MBC창작동화 대상을 받았다. 그동안 지은 책으로 《나는 커서 어떤 일을 할까?》 《왜 자꾸 짜증 나지?》 《천만의 말씀 만만의 콩떡》 《100점짜리 맹일권》 《우리 아빠는 택배맨》 등이 있다.

목차

돌아라 초밥, 불어라 바람
차가운 벽
어느 기억
주문을 외워
비교 여왕 만세
보았어

작가의 말

출판사 서평

저마다의 방식으로 ‘진짜 자기’를 찾아가는 아이들을 지지하다!
우리는 누구나 ‘이름’이 있다. 자기소개를 할 때 빠지지 않는 것, ‘나’라는 사람을 다른 사람과 구별 짓는 기호,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남들에게 가장 많이 불리는 나에 관한 단어……, 이것이 바로 이름이다. 하지만 너무 익숙한 나머지, 그게 특별하다고 생각하기란 쉽지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누군가의 이름을 안다는 것, 소리 내어 불러준다는 것은 적지 않은 관심이 필요한 일이다. 오죽하면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던 이가, 이름을 불러준 순간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된다’는 시구가 있을까? 이처럼 ‘이름’은 모음과 자음의 결합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닌, 우리의 존재 자체를 받아안는 글자이다.
《너, 서연이 알아?》에는 ‘서연’이라는 이름을 가진 여섯 명의 아이가 등장한다. 이름은 똑같지만 성별도, 저마다 처한 상황이나 고민의 종류도 다른 이들은 자기만의 방식으로 매일 조금씩, 진짜 자신을 찾아간다. 이 과정에서 아이를 지칭하는 보통명사 같았던 ‘서연’이라는 이름은 각각의 인물 속에 스며들어 저마다 다른 색채와 질감을 가지며 돋을새김한 것처럼 또렷한 개별성을 띄게 된다.
외할머니와 단둘이 살면서 막연히 그리워하던 엄마가 집으로 돌아온 뒤 마음속에 돌풍이 이는 민서연(<돌아라 초밥, 불어라 바람>), 벽 너머로 들려오는 아이들의 소리에 상상과 현실을 넘나들다가 기어이 끔찍한 진실과 맞닥뜨리는 이서연(<차가운 벽>), 시간을 되돌려 동생의 사고를 막기 위해 간절한 마음으로 거듭 주문을 외우는 김서연(<주문을 외워>) 등 여섯 명의 서연이들이 마주한 현실은 결코 녹록하지 않다.
작가는 우리 주변에서 심심찮게 일어나지만 현실을 핑계로 애써 외면하기 바쁜 사회적인 이슈들, 이를 테면 조손가정, 아동 학대, 참사, 도벽 등이 아이들의 삶과 마음에 어떤 방식으로 파고드는지를 차분하고 섬세한 필치로 그리고 있다. 그리고 이토록 다양한 소재를 생활동화, 공포, 판타지, SF, 풍자 등의 다채로운 형식을 빌어 짜임새 있게 그리고 있어 지루할 틈 없이 읽힌다.

스스로를 책임지면서 삶의 중심을 잡아 가는 아이들의 모습을 그리다
《너, 서연이 알아?》는 평온하고 익숙한 일상 속으로 불쑥 찾아오는 낯선 문제들 앞에 마주 선 아이들이 스스로를 책임지면서 삶의 중심을 잡아 가는 모습을 담백하게 그리고 있다. <돌아라 초밥, 불어라 바람>의 민서연은 자기를 외할머니에게 맡겨 두고 집을 나간 지 십 년 만에 불쑥 돌아온 엄마 때문에 마음이 복잡하다. 막연한 기대와 달리 엄마가 어색하고 낯설기만 하지만, 엄마의 진심을 마주하고는 조심스럽게 작은 바람 하나를 품게 된다. 엄마의 오랜 부재에 원망과 미움으로 응답하기보다는 이해와 포용으로 조심스럽게 다가서는 아이들의 깊이를 알 수 없는 넉넉한 마음을 뭉클하게 그리고 있다.
<차가운 벽>의 이서연은 24시 분식집에서 일하는 엄마를 기다리며 혼자 까무룩 잠드는 나날을 보내던 중, 벽 너머에서 들리는 아이들의 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아이들을 자신의 상상 속으로 불러들여 외로운 시간을 채워가던 어느 날, 벽 너머에서 소름 끼치는 울음소리가 들려오고, 이것은 결국 끔찍한 진실을 찾는 단서가 되는데……. 우리 사회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아동 학대 문제를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풀어낸 작품으로, 우리가 외면할수록 그 무게와 책임은 오롯이 아이들에게 지워진다는 서글픈 진실의 민낯을 보여 준다.
<어느 기억>의 최서연은 나이에 맞지 않게 마법을 진심으로 믿는 아이로, 유일한 친구는 전학을 온 승혁이뿐이다. 사실 승혁이는 과거 여행으로 잃어버린 기억을 되찾기 위해 미래에서 온 소년이다. 승혁이는 무심코 따라나선 서연이와의 여행에서 잃어버린 기억을 되찾고, 서연이의 배려 덕분에 마음의 상처가 조금씩 아물게 된다. SF적인 설정에 인간관계에 대한 빛나는 성찰이 자연스럽게 녹아든 작품으로, 자기보다 남을 더 걱정하는 인간의 따뜻한 마음이 얼마나 기적 같은 일인지를 느끼게 해 준다.
<주문을 외워>의 김서연은 자신과는 성격이 정반대라 늘 답답하고 안쓰러웠던 쌍둥이 남동생 서준이를 교통사고로 잃는다. 슬픔에 젖어 있는 와중에 책 대여점에서 온 전화를 받고 서준이가 빌린 <주문을 외워>라는 책을 발견한다. 그러고는 동생을 구하기 위해 간절한 마음으로 주문을 외우다가 놀라운 사실을 깨닫게 되는데……. 참사라는 소재를 조심스럽고도 현실적으로 다룬 작품으로,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들고 싶을 정도로 내면에 상처를 입은 우리들의 마음과 바람을 판타지적인 설정을 빌어 다시금 환기시키는 이야기이다.
<비교 여왕 만세>의 송서연은 ‘남들보다 나아야 한다는 신조로 사사건건 비교만 일삼느라 나라가 망하는 줄도 몰랐던 비교 여왕’ 이야기를 맛깔난 입담으로 전한다. 얼핏 전래 동화나 명작 동화 같은 이야기를 깔깔 웃으며 듣다 보면, 저도 모르게 등골이 오싹해질 만큼 적나라하게 현실을 풍자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특히 비교 여왕의 눈에 들기 위해 진실을 왜곡하고 거짓을 일삼으며 무능력으로 소일하는 관료들의 행태와, 그들에게 휘둘리는 비교 여왕의 모습은 묘하게 현실적이다. 아이들의 눈에 비친 우리 사회의 모습이 얼마나 불합리하고 우스꽝스러운지를 확인해 볼 수 있는 작품이다.
<보았어>의 조서연은 문방구나 편의점에만 가면 뭔가에 홀린 듯이 물건을 훔치는 도벽이 있다. 결국 반 전체에도 소문이 날 만큼 상황이 심각해지지만, 서연이의 친구인 찬하만큼은 포기하지 않고 집요하게 서연이를 따라붙으며 진실이 무엇인지 거듭 되묻는다. 덕분에 서연이는 진실을 마주할 용기를 내게 된다. 서연이의 마음과 상황을 2인칭으로 서술하는 기법을 통해 반전의 묘미 또한 누릴 수 있는 작품으로, 우리가 막다른 골목에 내몰렸을 때 손을 내밀어 주는 우정의 힘이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 생각해 보게끔 만드는 이야기이다.

아이들의 이름을 힘차게 불러 주고 싶게 만드는 동화집
《너, 서연이 알아?》는 이름은 같아도 저마다 다른 삶을 사는 여섯 명의 서연이를 통해, 사람은 모두 같으면서도 전혀 다르다는 것, 동질성과 자기만의 개성이 공존한다는 것을 자연스럽게 보여 주고 있어서 오래도록 이야기를 곱씹어 보게 만든다.
또한 ‘안다’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의미 있는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기도 하다. 우리가 잘 알고 있다고 자신해 왔던 일 혹은 사람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줌과 동시에, 제대로 알기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을 때 비로소 의미를 찾을 수 있다는 깨달음을 전해 준다.
무엇보다 사회적인 이슈와 서글픈 현실을 자극적으로 보여 주기보다는 아이들의 눈높이에서도 충분히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도록 담백하게 녹여 내면서도 동화의 기본기와 미덕을 고루 갖추고 있어 더욱 미더운 작품집이다.
부끄러움을 모르는 뻔뻔한 세상에서, 어른들이 쉽사리 잊는 혹은 외면하는 문제에 고스란히 노출되어 있음에도, 의연하게 자신의 이름을 책임지며 자라는 모든 아이들의 이름을 힘차게 불러 주고 싶은 마음이 독자들의 가슴에 출렁이기를 바란다.

내용 소개

돌아라 초밥, 불어라 바람

외할머니와 단둘이 살던 서연이는 십 년 만에 엄마와 다시 만난다. 그동안 막연하게 엄마와의 재회가 눈물 바람일 거라고 기대해 왔지만, 두 사람 사이에는 못 보고 산 세월만큼의 어색한 거리감만이 느껴질 뿐이다. 그러나 서연이는 단박에 자신의 입맛을 알아맞히고, 외할머니를 핑계 삼아 자신에게 초밥을 사 먹이고 싶어 하는 엄마의 진심을 눈치채고는 마음 한편에 온기가 돌기 시작한다.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모르겠다. 엄마가 불쑥 집에 왔다.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모르겠다’는 말은 할머니가 자주 쓰는 말이다. 일주일 전에 엄마가 집에 왔을 때도 할머니는 그렇게 말했다.
“무슨 바람이 불어서 네가 여길 다 왔냐?”
할머니는 오래 살고 볼 일이라는 듯이 엄마를 위아래로 훑어보며 말했다.
“왜, 내가 못 올 데 왔나?”
엄마는 한마디 툭 내던지고 마루 끝에 털썩 앉았다.
우리 집 사정을 모르는 사람이 보면 할머니와 엄마가 자주 티격태격 다투는 사이인 줄 알 거다. 그러나 할머니와 엄마는 지난 십 년 동안 한 번도 다투지 않았다. 만난 적이 없으니까.
엄마는 걸음마를 겨우 뗀 나를 할머니에게 맡겨 두고 집을 나간 뒤로 십 년 만에 왔다. 엄마의 딸은 엄마를 알아보지 못했고, 엄마의 엄마는 딸을 소 닭 보듯 했다. ―8~9쪽에서

차가운 벽
서연이는 밤샘 근무를 하는 엄마를 기다리며 혼자 까무룩 잠이 들었다가 문득 벽 너머에서 들려오는 아이들의 목소리에 잠이 깬다. 배고프다는 웅얼거림을 듣고는 두 아이를 자신의 상상 속으로 불러내어 소꿉놀이하듯 놀고 공부하고 이야기를 나누기까지 한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벽 너머에서는 소름이 오싹 돋는 울음소리와 비명이 터져 나오고, 그날부터 서연이의 하루는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옆집 아이들에 대한 생각과 걱정으로 무거워지는데…….

“배고파.”
벽에 등을 붙인 채 까무룩 다시 잠이 들던 서연이는 깜짝 놀라 깼다. 처음에는 자기가 잠결에 흘린 말인 줄 알았다. 자기가 한 말이라 생각하고 보니 배가 고픈 것도 같았다. 학교에서 돌아와 바로 잠드는 바람에 저녁을 먹지 않은 터였다. 일어나서 뭘 좀 먹을까 하는데 또 들렸다.
“누나, 배고파.”
그제야 서연이는 자기가 한 말이 아니라는 걸 깨달았다. 소리는 벽에서 들려왔다.
“누나, 누나, 일어나 봐. 나, 배고파.”
서연이는 자기에게 하는 말이 아니라는 걸 알면서도 부스스 자리에서 일어나 앉았다.
‘옆집에 아이들이 사나 봐. 근데 왜 여태 몰랐지?’
생각해 보니 이사 오고 한 달이 넘도록 그쪽 벽에 그렇게 바짝 붙어 있었던 적이 없었다.
서연이는 아이 목소리가 다시 들리길 바라며 귀를 기울였다. 아무 소리도 들리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