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좋은것보다싫은것투성이다.
그중에서도제일싫은건단연코‘개’다!
어느날,생각지도못한강적이나타났다.
늙고못생긴개한마리가굴러들어온것도모자라,
사람보다더한대우를받으며내자리를위협할줄이야.
개만도못한아들취급은이제사양할거다!
그런데그개가자꾸만신경이쓰이는건왜일까?
그까짓개하나때문에내인생이흔들리는게싫다!
세상만사에삐딱한중학생봉필중의웃픈권리투쟁기!
간략한소개
볼품없는개한마리가불러들인세상살이의오묘한참맛!
《오늘떠든사람누구야?》로제3회비룡소문학상우수상을,《영웅이도영웅이필요해》로제22회눈높이아동문학대전대상을수상하며주목할만한신인작가로부상한윤해연작가의첫청소년소설《그까짓개》가출간되었다.‘뛰어난언어감각과삶에대한치열한탐구로문학의경이를맛볼수있는작품을써낸다’는평가를받으며문단에신선한바람을몰고온작가답게,이번작품역시탄탄한서사위에부려진개성적인캐릭터들이물을만난듯이퍼덕이며활기차게새로운이야기를펼쳐보인다.
《그까짓개》는세상만사에삐딱한중학생봉필중과그의가족이어느날갑자기볼품없는늙은개‘참치’를키우면서벌어지는범상치않은이야기를그린성장소설이다.참치가불러들인수상한사건과웃지못할해프닝은가족들이각자감추고있던비밀과진심에까지가닿으면서,전혀예상치못했던반전과함께삶의중심을꿰뚫는깨달음을전해준다.
주인공필중이가세상을바라보는시각은‘겨우그만한정도의’라는뜻을가진‘그까짓’이라는단어로요약할수있다.자기보다잘난동생에대한콤플렉스,위태로운가정환경에서오는불안감,점점자신과는다른종족이되어가는듯한친구들과주변의변화에서느끼는소외감등은필중이의마음에일종의방어막을만들어‘대상’을애써과소평가하며자신의마음을지키고자하는욕망을부추긴다.하지만‘참치’와의만남으로인해그동안허투루보아넘기던것들,일부러외면했던타인의슬픔과아픔을똑바로바라볼수있게되면서,칙칙한흑백이었던세상이총천연색으로바뀌고필중이의하루하루는보다특별해진다.
애써과소평가해왔던소중한것들의진가를확인하다!
세상은좋은것보다싫은것투성이고,중간이라곤없으며,인생은늘바라는것과반대라고생각하는까칠한중학생봉필중에게세상만사는불공평하고시시하기만하다.11개월터울이라는이유로자기를형취급도하지않는되바라진동생봉필서에게날마다무시당하는것도자존심상하고,뻑하면회사를그만두는바람에집안의공기를무겁게만드는무능력한아빠도한심하기짝이없다.‘지겹다’는말을입에달고살아서더욱지겹기만한엄마의잔소리는흘려듣는다치더라도,이사간뒤로갑자기잘사는척,공부에목숨건척하며다른종족이되어버린구절친기성이만큼은괘씸해서용서할수가없다.게다가눈치없고끈덕진옆집재동이형도지난세월동안쌓인정이있으니매정하게모른척하기엔양심에찔린다.그런데여기에다늙어서볼품없는개한마리까지난데없이끼어들다니…….
참치통조림을좋아한다고이름이‘참치’가되어버린못난개는집에오자마자가족내서열상위를버젓이차지한다.필중이는집도지어주고,때맞춰밥도주고,산책도시켜줘야하는성가신개를대체왜키우는지이해할수가없다.또개가싫다고하면야만인이나냉혈한으로다짜고짜손가락질하는세상의일방적인시선또한껄끄럽기만하다.무엇보다굴러들어온늙은개가지극정성으로대우받으면서아들인자기의자리까지위협하자불만이차곡차곡쌓인다.가벼운심술로사사건건트집을잡으며매사에참치탓을하면서도어쩐지개가자꾸만신경이쓰이고궁금해진다.
그러나참치가오고부터건물이층돼지갈빗집과의갈등이심화되고,산책을나섰다가개를도둑맞을뻔한사건이벌어지는것도모자라,참치를싫어하는아빠와이를막아서는엄마가싸우다가이혼직전의위기까지가는등분란이끊이지않는다.위태로운시기를가까스로넘긴듯했지만돌연참치가쥐약을먹고죽는사건이벌어지고,이제가족들은참치를죽인범인을찾기위해의심의눈길로주변을탐색하기시작한다.이과정에서필중이는믿기힘든진실을마주하게되는데…….
《그까짓개》는시시하고하찮은존재였던개한마리에서비롯된다양한사건을통해‘그까짓’으로치부하고외면해왔던가족의민낯과대면한한소년의마음을투명하게보여준다.성가신존재였던참치가달리여겨지는순간,참을수없었던존재인동생봉필서의우직한의리를목격한순간,엄마와아빠가감추고있던외롭고도아픈비밀을마주한순간,그들은더이상‘그까짓’것이아니게된다.
자기마음만끌어안고살던필중이는타인의마음에관심을가지게되면서점차모든존재가가진‘진가’를발견하게된다.또한진실을마주하기위해서는용기가필요하다는사실을깨달음과동시에,세상을바라보는자기만의당찬시선또한가지게된다.독자들은필중이에게공감하고몰입하는동안자신의내면세계가더욱확장되는경험을할수있을것이다.
가족을재조명하고건투를빌어주는따뜻한이야기
필중이가족은평범하기그지없는우리네가족의모습과닮아있다.가족구성원들은가장가까운곳에있지만서로를제대로알지못하고,눈에보이는갈등이나고민은입에올리기민망해모른척외면해버리기일쑤다.가족의약점은곧내것인것만같아속상하면서도마냥싫고,걱정하는속내를들키고싶지않아어긋난표현으로상처를입힐때도있다.
그래서필중이가흩어져있던기억들을떠올려엄마와아빠가감추고있던비밀에한발다가가는순간느끼는감정또한낯설지가않다.《그까짓개》는이처럼가족이라는존재에게가지는우리의복합적인감정을공감가득한언어로형상화하고있다.
바보같은나는아빠를자세히보지않았다.늘아빠가못해준것만기억하려했다.투덜대고비웃었다.아빠가하는말을그냥흘려들었다.그렇게많은신호들이있었는데도,멍청이처럼알아채지못한것이다.-본문중에서
또한가족구성원을이해하기위해서는시간을들이고마음을써야한다는,우리가잊기쉬운인간관계를위한가장기본적인태도를환기시키기도한다.무엇보다“우리가가족이라서정말다행이라고생각해.”라는아빠의고백을통해,감당하기힘든현실에직면했을때그것을이겨낼수있도록해주는것은가족의사랑과응집력이라는것을다시금확인시켜주는따뜻한작품이다.독자들이이작품을통해서‘그까짓’이라는단어뒤에숨어소중한것들을애써과소평가했던어제에안녕을고하고,나와가족을다독이며건투를빌어주는오늘을맞이하길바란다.
내용소개
그냥개
까칠한중학생봉필중에겐가족은물론이고학교도세상도시시하고하찮기만하다.그런데어느날,자기만의쉼터였던옥상에늙고볼품없는개한마리가떡하니자리를잡는다.그까짓개가사람보다더극진한대접을받는것도마음에들지않는데,개를돌보아야만용돈을준다는엄마의일방적인통보까지받자안그래도싫은개가눈엣가시처럼여겨진다.
나는수학도싫어하고엄마잔소리도싫어한다.잘난척하는봉필서도싫어하고,무진장바쁜아빠도싫어한다.옆집재동이형도싫어하고,황사나불쾌한냄새,세상의온갖소음도싫어한다.그런데지금당장은멍멍짖는개가가장싫다.어떤멍청한개가내인생에불쑥들어와버려서다.
“뭐야?이런데서어떻게저런개를키워?”
참치가자꾸만내손등을핥는다.참치를향해“야!”하고겁을주자,꼬리를엉덩이밑으로말고는저만치도망갔다.
(중략)
참치는어제부로우리한테온똥개다.참치를좋아한다고참치란다.김치를좋아하면김치가될수도있다는얘기다.엄마의이름짓는수준이봉필서랑비슷하다.나는강아지도아닌다늙은개를데려왔을때부터마음에들지않았다.예쁜털이있는것도아니고누런털에처진눈,잘짖지도않는개를뭐하러키우는지모르겠다.―7~8쪽에서
시집못간돼지의슬픔
건물에사는쥐가참치의밥까지빼앗아먹는걸엄마가알게되면서이층돼지갈빗집인‘시집못간돼지네’와갈등이심해진다.냉큼엄마에게일러분란을만든동생봉필서도못마땅하지만,어디에서나타난쥐인지도모르면서대뜸화부터내는엄마의태도도이해할수없다.참치를키우면서일어나는사건은이뿐만이아니다.영재캠프에간봉필서는참치를잘돌보라며잊을만하면문자를보내화병을돋우질않나,산책시키러나갔다가줄을놓쳐낯선아저씨에게도둑맞을뻔하지않나,잘보이고싶었던요가선생님앞에서는망신을주지않나…….그까짓개한마리때문에얼굴붉힐일만벌어지지만,이상하게자꾸만녀석에게마음이가는이유는?까?
“그래서라니?쥐새끼가참치밥먹잖아.”
“잡식성이니까그럴수도있지.”
“넌어떻게그렇게말하냐?나쁜병균이라도옮기면어쩔건데?”
녀석은쥐가옮기는병에대해서줄줄이읊어댔다.식중독,유행성출혈열에이어서나온페스트는얼마나유명한지소설에도등장했다고한다.그간우리집에종종등장했던쥐들을봤을때와는전혀다른일장연설이었다.그연설이어설픈잔소리로끝났어야하는데녀석이일을크게만들고말았다.엄마한테쪼르륵달려가고자질을한것이다.
엄마가‘시집못간돼지네’로쫓아갔다.쥐때문에이층아저씨랑부딪치는게벌써두번째다.
“아,글쎄요즘에는못봤다니까요.”
아저씨가두른앞치마에피가묻어있었다.면장갑을끼고나왔는데거기에도피가배어있다.
“여기에있던쥐들이옥상에올라와서개밥을먹는다니까요!”
“그게여기에있던쥔지어떻게압니까?”―35~36쪽에서
어떤녀석은벌써어른이되었다
그새정이좀들었나했더니,참치가쥐를잡기위해놓아둔쥐약을먹고불시에죽는사고가생긴다.참치에게남다른애정을쏟던필서는큰충격을받고,엄마는길길이날뛰며이층돼지네가범인일거라고의심한다.필중이는필서와함께돼지네의쓰레기더미를뒤져쥐약을찾아내고,필서는돼지네의유리창에래커로‘나쁜새끼’라고대담하게욕을휘갈겨쓴다.그러나누구도범인으로단정할수없는와중에필서가아빠의책사이에서쥐약봉투를발견하고는최악의상황을상상하기에이른다.
“아빠가괜한오해하지말랬어.”
봉필서가나를빤히쳐다봤다.눈이벌겠다.
“넌안궁금하지?참치같은거어떻게돼도상관없지?”
“바보같은소리좀작작해.참치를좋아하진않았지만죽길바랄정도는아니라고.”
“그럼나랑범인잡자,응?”
녀석이눈을연신깜박거렸다.나오려는눈물을애써참고있었다.평소같으면울고불고난리가났을텐데.
“알았어,알았다고.”
나도모르게한숨이새어나왔다.
“진짜다.너약속했다.”
봉필서가다시한번다짐을받았다.-109쪽에서
그까짓개
아빠가참치를죽인범인일지도모른다는사실에충격을받은필서는가출을해버린다.다행히이모할머니로부터연락을받고필중이혼자필서를찾으러강원도로간다.그까짓개라고생각했던참치로인해필중이는필서의마음은물론이고,자신이하찮게여기던것들을다시금생각해보며저마다의미를가지는소중한존재라는깨달음을얻게된다.
봉필서는내가버린피규어를오랜시간동안간직하고있었다.어떤마음이었는지이제야얼핏알것도같았다.피규어를가지고봉필서와놀던기억이떠올랐다.순전히나쁜편이필요해서였다.늘나쁜편만했던봉필서는그래도의리를지킨셈이다.그게나쁜놈이든좋은놈이든한때는내편이었던,내가가지고놀던장난감에대한의리.봉필서의의리는이런거였다.참치의죽음에대한미안함,보고픔,내가키우던개에대한의리였다.
봉필서는참치에게도분노가있고,아픔이있고,기쁨이있다는걸알았다.우는걸알았고,웃는걸알았고,말하는걸알아들었다.봉필서가참치와나눈것들이무엇인지그땐알지못했다.녀석이참치한테얻은게위로였는지기쁨이었는지,아니면정말동생한테줄수있는사랑같은낯간지러운감정이었는지…….
이제야분명히알수있었다.봉필서가‘그까짓놈’이아니듯참치도‘그까짓개’가결코아니었다는걸.-151~152쪽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