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을 지키는 아이들 (김태호 장편소설)

별을 지키는 아이들 (김태호 장편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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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개보다도 못한 인간은 우리도 필요 없다. 이제 주인은 우리가 정할 거야!
이 작고 볼품없는 돌멩이가 뭐라고, 사람들이 저 난리인 걸까? 이름만 별똥별이지, 불이 꺼져서 빛나지도 않고 먹을 수도 없잖아?! 키우던 개들은 뒤도 안 돌아보고 버리면서 돌멩이 하나 찾겠다고 밤길을 헤매는 모습이라니……. 비록 버림받긴 했지만 한 번도 인간을 저버린 적 없는 개들, 인간보다 더 인간적인 그들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저자

김태호

저자김태호는1972년에충남대천에서태어났으며,대학에서서양화를공부했다.동화[기다려!]로제5회창비어린이신인문학상을받으며작품활동을시작했고,단편동화집《제후의선택》으로2016년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대상을,동화《산을엎는비틀거인》으로2017년열린아동문학상을받았다.그외에지은책으로《네모돼지》《제발소원을들어주지마세요》《삐딱이를찾아라》《아빠놀이터》등이있다.

목차

막무가내턱수염
별똥별
한숨이
탈출
할머니집
우주복아줌마
개닭이
하늘에서내린선물
별을찾아서
독구
들개들이가르쳐준별
목장갑과도사견
별을지키는아이들
오달고
진짜별
재회

출판사 서평

'인간보다더인간적인동물들’을통해생명의존엄을묻다!
동화[기다려!]로제5회창비어린이신인문학상을,단편동화집《제후의선택》으로제17회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대상을수상한김태호작가의첫청소년소설《별을지키는아이들》이출간되었다.‘동물의눈에비친인간세상을낯설고새로운방식으로그리면서,과감한상상력을통해묵직한메시지를전한다’는호평을들어온작가답게,이번작품에서도‘유기견’에대한이야기를전복적인시선과날카로운문제의식을담아절묘하게그려냈다.
《별을지키는아이들》은저마다아픈사연을간직한채한데모여살게된유기견들과그들을혼자서돌보는할머니가사는허름한보호소인근에별똥별이떨어지게되면서벌어지는기막힌사건과갈등을현실과환상을넘나들며그린일종의우화이다.생명을도구로,혹은유희의대상으로이용하다가소모품처럼내팽개치는인간의잔혹한일면을보여주는가하면,버림받은동물을돌보는선량한인물들과‘인간보다더인간적인동물들’의면모를통해우리가잃어가고있는‘인간성’이무엇인지에대해의미심장한질문을던진다.
무엇보다동물을보호해야하는약한존재로한정짓기보다는인간과동등한권리를가진생명체로바라보는작가의올곧은시선이담겨있는점이눈길을끈다.이러한태도는작품을단단하게떠받치는기둥인동시에,이야기결말부에서허를찌르는반전으로작용하며충격적이면서도짜릿한쾌감을선사하기도한다.차분하고간결하면서도감각적인문장또한이작품의매력포인트로,상황을앞질러나오는효과적인의성어는긴장감과생동감을부여해이야기를보다흥미진진하게해준다.

소외되고불완전한존재들의연대,완벽한가족으로거듭나다
오달고는온몸을찔러대는찬바람과씨름하며오늘도이차선도로위에서배를주리며주인을기다린다.검정구두를기다리는일말고는할수있는일이없기때문이다.그러나그마저도쉽지않다.낯선생선장수에게막무가내로붙잡혀어딘가로끌려간것이다.그렇게산길과논길을한참동안달려도착한곳은허술한나무담너머로개들의냄새와소리가잔뜩흘러나오는수상한시골집이었다.오달고는주인에게버림받은수많은개들과그들을돌보는어눌한말투의할머니가사는집에맡겨진다.그리고그날밤,뛰어오르면꼬리를물수도있을만큼가까운거리에서별똥별들이밤하늘에하얀발톱자국을남기며떨어져내린다.
그대로얼떨떨하게하룻밤을보낸오달고는겁도없이가파른뒷산으로탈출을시도했다가무시무시한외눈박이도사견독구를만나죽을뻔한뒤다시할머니집으로돌아온다.그리고걸걸한말투로호통을일삼는터줏대감호박씨를비롯해,자고일어나면기억을깡그리잊어버리는늑대개캔그레이트맥스장군이,닭장에서홀로돌멩이를알처럼품고있는진돗개개닭이등여러구성원들과만나면서조금씩그곳에적응해간다.그래도검정구두에게돌아가야한다는생각은변함없지만.
그러던어느날,할머니집너머에들어선아파트주민들의민원과항의로할머니와개들이뿔뿔이흩어질위기에처해있다는사실을알게된다.설상가상으로근처농장의닭들을물어죽이며투견훈련을하던도사견의잘못을얌전한개닭이가옴팡뒤집어쓰게되면서상황은더욱나빠진다.이를잠자코지켜보던호박씨는사람들이귀하게여기며밤낮없이찾으러다니는별똥별이야말로착한할머니를위해하늘에서내려준선물이라며,이를찾으러나설똑부러지는계획을세운다.그러고는덩치도크고힘도센늑대개와별똥별냄새를기억한다고호언장담하는오달고와함께별똥별을찾아나선다.
그과정에서덫에걸리기도하고들개들에게습격당하는가하면,멧돼지와맞닥뜨리기도하는등위험천만한사건들을겪고,천신만고끝에별똥별을발견하게된다.그러나안심하기엔이르다.이제는별똥별을탐내며접근하는인간들과경쟁해야하는최대난관에봉착하기때문이다.과연개들은별똥별을지켜내어바람대로할머니와함께살수있을까?
이처럼《별을지키는아이들》은세상으로부터매몰차게버림받고,함부로상처입고,주변부로내몰린이사회의소외되고불안전한존재들이,자기가가진전부를걸고서로를지켜냄으로써가장완벽한가족으로거듭나는이야기를담고있다.

생명에대한감수성을직관적으로일깨우는이야기
‘별똥별’이라는매개체는이야기를끝까지밀고나가는힘센동력인동시에,그자체로도상징적인의미를가진다.우주의서사를품고지구에불시착해가치를매길수없을만큼중요하게여겨지는별똥별처럼,‘생명’이라는것은그자체로모두귀중한존재라는깨달음을담고있기때문이다.호박씨가할머니에게하는질문이우리의마음을일렁이게하는것은그때문일것이다.이작품은사람들로부터귀한대접을받는별똥별과함부로버려져폭력혹은혐오의대상으로대해지는유기견이라는소재를절묘하게이어붙여생명의존엄을직관적으로떠올리게만든다.이와함께동물을대하는우리의그릇되고주제넘은태도또한통렬하게반성하게한다.

“할머니,그냥돌이잖아.그런데사람들이왜이렇게난리야?”
“세상에몇개없는아주귀한거니까.”
“할머니,나는세상에딱하나뿐인데……,왜버림받았을까?”
“…….”
“할머니만나려고그랬나?”-본문중에서

이외에작품에서개를그리는방식에도주목할필요가있다.단순히인간세상을풍자하고비판하기위해각각의개들을인격화하고역할을부여해이용하는것이아니라,개의본성과종별로다른특징을그대로살려이야기속에서생동감넘치게살아움직이도록풀어두었다는것이그렇다.작가의이런애정어리고도신중한시선은독자로하여금동물의입장에서세상을다르게바라보는기회를제공한다.
반려동물을키우는인구가천만명을훌쩍넘어섰지만,매년10만마리의반려견이버려지는게우리의현실이다.한때는누군가의소중한가족이었던이들은병이들어서,나이가들어서,또는생각보다키우기힘들다는얼토당토않은이유로손쉽게버려진다.동물을대체가능한소모품정도로인식하는‘생명에대한낮은감수성’이불러오는참상이다.‘동물을대하는태도를보면그나라의도덕성을가늠할수있다’는말이있다.약한존재앞에서그사회의민낯이여실히드러나기때문일것이다.이작품이이러한문제에관심을가지고인간과동물이더불어살아가는방법을곰곰이생각해보는계기가되길기대한다.

[책속으로추가]
하늘에서내린선물
오달고는할머니의주의가흐트러진틈을타서뒷산으로달아난다.자신을따라오는할머니를피해가파른산을잽싸게오르다가무시무시한외눈박이도사견과맞닥뜨리게된다.죽을뻔한위기를가까스로넘긴오달고는할머니품에안겨집으로돌아온다.그러나평화롭기만하던할머니집이인근아파트주민들의항의와민원으로인해내쫓기고뿔뿔이흩어질날만받아놓고있다는사실을새로이알게된다.별뾰족한수가없어갑갑해하던차에호박씨가문제를해결할방안으로직접별똥별을찾아나서자는제안을한다.

“별똥별을찾으면더좋은곳에서,더편하게살수있을거라고자원봉사자들이말했어.우리,별을찾자!”
“별이라고?하늘에점점이박힌별말이야?”
캔그레이트맥스장군이눈이커졌다.
“그래,그별이땅에떨어졌대.”
“작은점을어떻게찾아?아,반짝거리겠지?”
“그렇게작지않아.반짝거리지도않고그냥검정색돌멩이래.”
“검정색?근데불꺼진별을찾아서뭐하게?먹을수있는것도아니잖아.”
“몰라,돌인지별인지사람들한테는엄청중요한가봐.저거봐봐.”
때마침TV에서는까만돌을들고좋아서눈물까지글썽거리는사람이나오고있었다.
“저런거라면나도봤어.”
누군가끼어들었다.호박씨가고개를돌려보니오달고가꼬리를살랑살랑흔들고있었다.
“지난번에산으로도망갔다가분명저런돌을봤어.검은색돌이땅을움푹파고들어가있더라고.돌있는곳에내가데려다줄게.”
오달고가말했다.
“또도망가려고거짓말하는거지?”
호박씨가풋풋거칠게콧김을내뿜었다.
“돌을찾아주면,나같은건풀어줘도상관없잖아.”
“풀어준다니……,여기가무슨감옥이야?”
호박씨가코에주름을잡아가며이빨을드러냈다.누렇게썩은이빨이고작서너개밖에없어서조금도위협적이지않았다.
“검은색이라고다너희가찾는돌이아냐.독특한냄새가있다고!내코는그걸그대로기억해.날데려가든말든결정은너희가해.”-61~62쪽에서

들개들이가르쳐준별
개들은사람들이놓은덫과들개들의습격,멧돼지와의한판승부,투견꾼과의목숨을건대치등의사건사고를이겨내고기적적으로별똥별을찾는다.그러나별똥별을집까지가지고갈수있는방법이없어망연자실해한다.한편,투견꾼이일으킨소란으로인해사람들의관심을받게된개들은‘별을지키는아이들’이라는수식어가붙으며유명해진다.별똥별을가로채려는인간들의탐욕스러운손길은막아냈지만,예상치못했던위기가다시찾아오게되는데…….

어떻게해야할지앞날이깜깜했다.지친개들은말없이돌주위에하나둘쓰러지듯둘러앉았다.가을찬바람에몸을바르르떨었다.누가먼저말한것도아닌데개들은서로몸을바짝붙였다.캔그레이트맥스장군이가슬그머니꼬리를움직여떨고있는오달고의몸을덮어주었다.북슬북슬한털이몸을따뜻하게감싸주었다.오달고가쳐다보자캔그레이트맥스장군이는모른척고개를돌렸다.
“캔그레이트맥스장군아!자면안돼.잠들지말라고.”
호박씨가말했다.
캔그레이트맥스장군이는고개를끄덕였다.
긴침묵속에서개들은눈만껌벅거리며하늘을쳐다보고있었다.구름에달이가려졌다나왔다를반복했다.
“내이름은오달고야!오줌을달고살아서오달고.흐흣흣!”
뜬금없이오달고가혼자말하고웃었다.멍하니보던호박씨가갑자기크크크웃음을터트렸다.그러자캔그레이트맥스장군이와독구도웃음을참지못했다.개들은하늘을바라보며한참을웃어대었다.
구름사이로보이는하늘의별들은다시는떨어지지않을것처럼콕콕박혀수줍게빛나고있었다.-97쪽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