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 기와집 (일본군 위안부가 된 한국 여성 이야기)

빨간 기와집 (일본군 위안부가 된 한국 여성 이야기)

$14.80
Description
역사가 할퀴고 간 식민지 조선 여성들의 상처와 발자취를 더듬다
『빨간 기와집』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였음을 최초로 밝힌 배봉기 할머니의 증언을 통해 한국의 여성들이 일본이 저지른 전쟁 속으로 어떻게 들어가게 됐는지 꾸밈과 과장 없이 솔직하게 보여주는 책이다. 저자가 배봉기 할머니를 처음 만난 건 1977년 겨울이다. 이후 10년에 걸쳐 만남을 거듭하면서 70여 시간분의 녹음테이프로 담았고, 이 책은 할머니의 가슴시린 증언과 저자의 치열한 사료 조사 및 취재를 바탕으로 엮어내었다.

식민지 한국사회에서 가난한 집의 딸로 태어나 ‘일하지 않고 돈을 벌 수 있는 곳’이라는 말에 속아 자신도 모르게 위안부의 길로 들어서게 된 할머니. ‘대일본제국’의 신민으로 오키나와에 끌려가 ‘빨간 기와집’이던 위안소에서 성노예가 되었다. 1972년 오키나와가 일본에 재귀속되면서 불법 체류자로 강제 퇴거 대상이 되자, 체류허가를 얻기 위해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위안부로 오키나와에 끌려왔다는 사실이 밝혀진다. 그리고 특별 체류 허가를 받는 대가로 ‘전 위안부’의 증언자로서 전면에 나서게 된다.
한 사람의 인생을 보면 그 사람이 살던 시대의 역사를 엿볼 수 있다. 이 책을 통해 만난 배봉기 할머니의 삶에서는 식민지 한국사회, 전쟁, 딸들의 굴레가 보인다. 식민지 한국의 여성들이 어떻게 일본의 군 위안부 피해자가 되었는지, 그 전쟁 속에서 인권을 유린당한 그들의 고통이 얼마나 깊었는지 알 수 있다. 그러므로 우리는, 전쟁은 끝났지만 할머니들의 보이지 않는 전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음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저자

가와다후미코

저자가와다후미코川田文子는1943년일본이바라키현에서태어났다.1966년에와세다대학문학부를졸업한뒤국제정보사?際情報社에서일하다1977년부터는작가로활동하며《바로어제의여자들つい昨日の女たち》,《여자들의자장가女たちの子守唄》,《류큐코의여자들琉球弧の女たち》,《훗코씨보육원을달린다:현대보육에대한고찰ふっ子さん保育園をはしる:現代子預け考》,《황군위안소의여자들皇軍慰安所の女たち》등을펴냈다.일본에서군위안부실체를처음증언한고배봉기할머니를만난뒤로군위안부피해여성들이말하는진실을세상에알리는데힘을쏟고있다.

목차

머리말과장도,꾸밈도없는최초의증언…5

1.방랑의세월
만남…14
소녀시절…23
흥남에서오키나와로…49
빨간기와집…71
전쟁…94
황군皇軍의신발…124
도카시키섬으로…141

2.세섬에설치된위안소
도카시키섬…156
하츠코의체험?징용병의도망?가즈코의그후
자마미섬…219
아카섬…253

3.신례원으로
신례원으로…274

해설근대화의미로속으로…306

출판사 서평

배봉기할머니의삶에서는식민지한국사회,전쟁,딸들의굴레가보인다.식민지한국의여성들이일본이저지른전쟁속으로어떻게끌려들어갔으며그전쟁속에서인권을유린당한그들의고통이얼마나깊었는지를가슴으로알수있다.전쟁이끝나고70년가까이세월이흘렀지만“우리는아직전쟁이끝나지않았습니다.”라고말하는일본군‘위안부’생존자들의절규가배봉기할머니의삶에절절하게스며꿈틀거리고있다.
윤미향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상임대표

과장도,꾸밈도없는최초의증언
배봉기할머니(1914~1991)는자신이일본군위안부였다는사실을처음으로밝힌주인공이다.가난한집의딸로태어나남의집살이를전전하던중에‘일하지않고돈을벌수있는데’,‘나무밑에누워입을벌리고있으면저절로바나나가떨어지는데’가있다는‘여자소개꾼’의말에속아자신도모르는새위안부의길에들어섰다.
‘대일본제국’의신민으로서1944년가을도카시키섬으로끌려가‘빨간기와집’이던위안소에서성노예가되었으며패전후일본에서잘려나간오키나와에서아메리카세상이라불리던시대를살았는데,1972년에오키나와가일본땅으로복귀되자불법체류자취급을받고강제퇴거대상이되었다.3년의유예기간안에신청하면특별체류허가를내주는조치가취해져배봉기할머니는그것을신청했다.그래서출입국관리사무소담당관의취조를받았다.그과정에위안부로끌려갔다는사실이밝혀진것이다.말하자면,특별체류허가를받는대가로‘전위안부’의증언자로서전면에나서게된것이다.
배봉기할머니는‘칼로목을콱찌르고싶은심정’을참고살았다.때로언론을기피했다.뼈저리게호소하고싶은것이없었다면몇년에걸쳐반복된취재작업을견디지못했을것이다.배봉기할머니의이야기는70여시간분의테이프로남았다.
《빨간기와집》은과장없이,꾸밈도없이배봉기할머니의고지식할정도로솔직한증언에힘입어만든작품이다.

기억해야하는삶,끝나지않은이야기
눈밝은독자라면《빨간기와집》에서이상한점이보일것이다.언론을통해최초의위안부증언자로‘배’봉기할머니가알려졌는데,저자가할머니의고향을찾아가서확인한호적에는할머니부친의이름이‘최’부기로있기때문이다.저자가어처구니없는실수를저질렀다고오해할수있지만,이의도적인오기에는그간말하지못한사정이있다.일본이라는국가가저지른범죄행위를세상에드러낸배봉기할머니는바로일본땅에살고있었다.한국에서도위안부할머니들이당당히고개를들고산지얼마안된다는사실을생각하면,배봉기할머니가느꼈을불안과두려움을충분히짐작할수있다.지금은모두고인이되어사실대로밝히지만,《빨간기와집》을처음출간할무렵저자는배봉기할머니와그가족에대한보호장치로‘성姓’을감출수밖에없었다고한다.
그렇다면이책이처음나온1987년이래세상이얼마나달라졌을까?위안부할머니들이일본대사관앞에서여는수요집회는1992년에시작되어1100회를훌쩍넘긴지금까지끝을보지못하고있다.피해당사자인할머니들이살아있는데도일본은사죄와배상은커녕역사를부정하는억지를쓰고있다.전쟁이끝나고70년가까이흘렀지만할머니들의전쟁은아직끝나지않은것이다.우리가배봉기할머니의삶을반드시기억해야하는이유다.

힘없는이들에게강요된전쟁:오키나와집단자살사건과군위안부
배봉기할머니가끌려간오키나와는2차세계대전당시일본에서유일하게지상전을겪은곳이다.미군이상륙한1945년3월부터약3개월동안벌어진전쟁에서희생된사람이약20만명이고,그중오키나와주민이15만명이다.당시오키나와인구의3분의1이희생된것이다.이어마어마한희생중에는‘집단자살’이라는믿지못할사건도있다.
명예나충절을위한죽음을뜻하는‘옥쇄玉碎’를완수하라는군사령부의명령,미군에게잡히면능욕과잔혹하게죽임을당할거라는불안이수많은사람을자살로이끈것이다.섬사람들을보호하기위해서도위안부가필요하다는말에군위안소의설치를받아들이고집과땅과농작물과노동력을내준오키나와사람들중수백명이목숨까지바친사정을보면,배고픔이라도면하고싶다는바람밖에없이순종하며살다전쟁의참혹함을온몸으로겪어야했던위안부의처지와다르지않다.
배봉기할머니를비롯해군위안소과관련된사람들의목소리가차곡차곡담긴《빨간기와집》은단순히‘일본으로끌려간한국인위안부’의이야기만들려주는것이아니다.전쟁의상처가국경을넘어,힘없는사람들에게더참혹하게남는다고말하고있다.군위안부문제에우리가,전인류가관심을기울여야하는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