씩스틴

씩스틴

$14.23
Description
계엄군 총 ‘씩스틴’은 왜 광장에 남았을까?
광장에서 길어 올린 평화와 연대, 그리고 희망의 메시지!
작가는 가해자와 피해자의 단순한 대립 구도를 벗어나 개인의 행동을 결정짓는 내면 변화와 세세한 결들을 깊이 있게 그려냄으로써, 피해자인 시민들의 저항과 아픔을 더욱 호소력 있게 드러내는 한편, 가해자의 고백과 증언 역시 우리 사회에서 존중받아야 하며 그것이 화해와 연대로 나아가는 길임을 보여 줍니다. 그것은 바로 5·18 민주화운동의 정신인 민주주의를 더욱 성숙한 단계로 끌어올리는 ‘평화와 상생’의 길이기도 합니다. 가해와 잘못을 인정하는 것에서 폭력은 멈추며, 그곳에서 화해와 평화가 시작된다고 믿습니다.
저자

권윤덕

20년전그림책『시리동동거미동동』작업을위해제주를처음찾았다.제주의바다,돌담,자연,아이와해녀의모습을생생하게담아많은이들에게사랑받았다.제주와의인연은그이후로도계속이어져전시와강연을하기도하고,제주4·3사건을담은책『나무도장』을2016년펴냈다.2019년과2021년에는‘세계자연유산마을,그림책을품다’프로젝트를위해제주에머물며함덕초등학교선인분교어...

출판사 서평

계엄군총‘씩스틴’은왜광장에남았을까?
광장에서길어올린평화와연대,그리고희망의메시지!


작가는가해자와피해자의단순한대립구도를벗어나개인의행동을결정짓는내면변화와세세한결들을깊이있게그려냄으로써,피해자인시민들의저항과아픔을더욱호소력있게드러내는한편,가해자의고백과증언역시우리사회에서존중받아야하며그것이화해와연대로나아가는길임을보여줍니다.그것은바로5·18민주화운동의정신인민주주의를더욱성숙한단계로끌어올리는‘평화와상생’의길이기도합니다.가해와잘못을인정하는것에서폭력은멈추며,그곳에서화해와평화가시작된다고믿습니다.

《나무도장》의작가권윤덕이새로운시각으로그려낸광주5·18그림책
올해로서른아홉번째를앞두고있는‘광주의오월’.마흔번째가다되어가도록아직광주의오월은아프고시립니다.5·18민주화운동과정에서헬기를이용한사격이있었다는사실과계엄군의성폭력사실이추가로드러나면서진상을제대로규명하기위해제정된‘5·18진상규명특별법’은제대로시행되지않고있고,그와중에이미법적·역사적으로평가가끝난5·18민주화운동을두고‘북한군이광주시민들을선동해일으킨폭동’이라고왜곡하거나‘5·18유공자는괴물’이라고폄훼하는사람들이존재하는게현실입니다.진상규명은커녕5·18민주화운동에대한몰이해와왜곡이난무하는한5·18민주화운동과정에서희생된민주영령과유가족들의아픔과상처는현재진행형일수밖에없을테지요.‘광주의오월’을끊임없이얘기할수밖에없는까닭이기도합니다.
평화를품은책에서는그동안‘오월의상처’를함께나누고다시평화와인권의길로나아가기위해광주5·18그림책(최유정의《나는아직도아픕니다》,홍성담의《운동화비행기》)을꾸준히펴내왔습니다.그럼에도‘광주의오월’은여러측면에서다양하게다루어지고,더욱진전된시각으로새롭게들여다볼필요가있습니다.

권윤덕작가의《씩스틴》은신군부세력의민주화운동탄압과유혈진압에맞서죽음을무릅쓰고항거한‘5·18민주화운동’을새로운시각으로그려낸그림책입니다.5·18민주화운동당시가해자의입장이었던계엄군총‘씩스틴’이시민들의힘을느끼면서그동안갖고있던신념이흔들리고무너져내리는과정을통해시민들의저항과민주주의에대한열망을더욱설득력있게그렸습니다.5·18민주화운동의상처와아픔을딛고,밝고화사하고희망이넘치는그림책으로재탄생된것이지요.
작가는씩스틴이마음의갈등을느끼면서시민과함께하기로결정을내리는과정까지내면의변화를시적인글과풍부한상징을통해독자들로하여금더깊이있게해석하고더새로이상상하도록이끕니다.면지무늬부터총의무늬,스피커에서퍼져나가는색동빛원과차도위의노란중앙선,광장과하얀씨앗망울이상징하는것들을하나하나세심히읽어나가다보면,그림책이주는무한한상상력과또다른감동의세계로흠뻑빠져들게될것입니다.

씩스틴의고백,나는처음으로‘사람’을쏘았다
책속의주인공인‘씩스틴’은세상에갓나온M16소총입니다.특수부대에서교육과훈련을받고광주에서폭동을일으킨‘빨갱이폭도’를소탕하라는임무를완수하러광장으로가지요.시위자는간첩,빨갱이,폭도들이고뒤에서그들을조종하는불순세력이있다고교육받은씩스틴의눈에는광장에모인사람들이모두사회를혼란케하는‘빨갱이폭도’로보입니다.강경하게진압하라는명령에따라씩스틴은골목끝까지쫓아가폭도들을해치웁니다.적과의용감한총싸움을기대했던씩스틴에게는맨손의폭도를해치우는것이시시하기만합니다.
그런데어찌된일인지그토록가차없이작전을수행했는데도폭동이사그라들기는커녕더많은폭도들이광장으로몰려나옵니다.최루탄을마구퍼붓고장갑차로위협해도물러서지않고오히려더강하게뭉쳤지요.파도처럼밀려오는시위대가계엄군을에워싸자씩스틴은점점초조하고불안해집니다.그래서총알이지급되고발포명령이떨어지자한치의망설임도없이그들을향해총을발사하지요.잠시적막이흐르는가운데서서히아스팔트바닥위에고꾸라져있는할아버지모자가눈에들어옵니다.곧이어어느학생의책가방에서쏟아져나온필통,으스러진검은안경,널브러진베이지색구두한짝들이보입니다.씩스틴은자신이처음으로쏜대상이‘사람’이었음을어렴풋이느끼기시작합니다.

씩스틴의저항,발포명령을거부하다
그런데폭동이완전히진압되었다고여긴순간,몇사람이“민주주의만세!”를외치며광장으로튀어나옵니다.문방구아저씨,가구공장,청년,교련복을입은학생이쓰러집니다.몇사람이달려나와쓰러진사람을데려가고,또다시몇사람이광장으로달려나옵니다.발포와다시달려나오는상황이거듭됩니다.죽음을무릅쓰고달려나오는사람들을보면서,씩스틴은명령에따라그들을향해총을쏘면서도사람들이제발다시달려나오지않기를간절히바랍니다.마음이점점흔들리면서자신이겨누고있는사람들얼굴도마구흔들립니다.급기야는그들이자신의총열속으로빨려들어와내딸을,트럭에실려간내친구들을,장사나온우리엄마를,회사간우리신랑을못봤냐고차갑게묻는환청까지들려옵니다.곧이어씩스틴의눈앞에크림빵을손에든어린여자아이와교련복을입은채끌려간학생들,시장에서채소팔던푸근한아주머니,갓결혼한새색시와새신랑의행복했던일상이떠오릅니다.그제야씩스틴은자신이적으로여기고무차별적으로발사한사람들이‘빨갱이폭도’가아니라실은소중한일상이있는평범한사람들,바로‘시민’이었다는사실을뚜렷이깨닫게됩니다.그진실을깨닫는순간,씩스틴은이제더이상시민들을향해총을쏠수가없어총알을허공으로날려버립니다.발포명령을거부한것이지요.

광장에서피어오른민주주의,하얀씨앗망울
잠시후,계엄군총에맞아쓰러진학생의핏물위에서작고하얀망울이하나둘피어오릅니다.무기처럼딱딱하지않고솜털처럼부드러운하얀씨앗망울하나가가까이날아와씩스틴의총열안으로슬며시들어옵니다.계엄군의무자비한집단발포에일부시민들이스스로무장을하고거센저항을이어가자,계엄군은도심외곽으로퇴각하기에이릅니다.씩스틴은갈등을느끼며머뭇거립니다.“계엄군이광장으로다시쳐들어올거야.헬기와탱크까지몰고밀려올거야.”씩스틴의망설임과두려움을읽은씨앗망울이말합니다.“그래도광장에는시민들이점점많아질거야.그것이우리의무기야.”결국씩스틴은씨앗망울과함께광장에남기로결심합니다.

평화와연대,그리고희망의메시지
계엄군이물러간뒤며칠동안광장엔그어느때보다질서정연하고평화로운세상이펼쳐집니다.시민들이스스로조직을만들어계엄군과격렬하게맞서싸운현장을정리하고,부상당한사람들을돌보고,피를흘린사람들에게헌혈을하고,아주머니들은주먹밥을만들어나눠주었습니다.가게주인은음료수를내오느라바쁘고,여공들은시신을정성껏닦아주었습니다.어른아이할것없이자신이할수있는일을하고서로아낌없이나누었지요.민주주의정신을몸소실천하는시민자치제가실현된것입니다.씩스틴은그런사람들속에서작은씨앗망울들이눈부시게광장가득피어오르는모습을봅니다.가슴이벅차오릅니다.‘계엄군은나를지키고,나는계엄군을지킨다.’고굳게믿었던씩스틴은이제‘시민이나를지키고,나는시민을지킨다.’는확신을얻기에이릅니다.시민의생명을지키는본래임무를수행하게된것이지요.그리고씩스틴은알고있습니다.결국엔자신도씨앗망울속에서잠들어야한다는사실을…….

가해자와피해자의대립구도를넘어서다
작가권윤덕은몇년전광화문광장에서넉달넘게매주열린촛불집회를보면서이작품을구상했습니다.‘촛불혁명’이라일컬어지는이평화적인집회와대비시켜‘5·18민주화운동’을왜곡하고폄훼하려는사람들이여전히많았기때문입니다.그래서오늘날우리나라민주주의의밑거름이된광주시민들의저항과5·18의정신을새로운방식으로이야기해야겠다는생각이들었다는것이지요.국민의생명과재산을지켜야할국가와군인이어떻게그토록잔인한폭력을휘둘렀을까?누군가민주적인절차없이국가권력을장악하고폭력을휘두른다면국민은어떻게해야할까?인간의선한의지는어떻게생겨나는것일까?
작가는가해자와피해자의단순한대립구도를벗어나개인의행동을결정짓는내면변화와세세한결들을깊이있게그려냄으로써,피해자인시민들의저항과아픔을더욱호소력있게드러내는한편,가해자의고백과증언역시우리사회에서존중받아야하며그것이화해와연대로나아가는길임을보여줍니다.그것은바로5·18민주화운동의정신인민주주의를더욱성숙한단계로끌어올리는‘평화와상생’의길이기도합니다.가해와잘못을인정하는것에서폭력은멈추며,그곳에서화해와평화가시작된다고믿습니다.

은유와상징으로더확장된민주주의정신
일본군‘위안부’를다룬《꽃할머니》,제주4·3을그린《나무도장》에이은이그림책은현대사의비극,국가폭력을다룬3부작이라할수있습니다.앞의두권이국가폭력의피해자인일본군‘위안부’와제주4·3의아픔을간직한소녀의내력을깊이있고감동적인서사적이야기로풀어나갔다면,《씩스틴》은‘5·18민주화운동’이라는역사적사건의타임라인을그대로따라가면서가해자의입장과심리를시적이고간결한글로담백하게담아냈습니다.그런반면그림한장면한장면은대작에가까울정도로스케일이크고구석구석은유와상징이가득들어있어그림‘읽는’맛을더해주지요.
국가폭력을상징하는면지무늬부터씩스틴의내면변화에따라달라지는총의무늬,씩스틴의눈에비친사람들모습,스피커에서퍼져나가는색동빛원과선의청각화,도로위노란중앙선의자유로운흐름,하얀씨앗망울과광장의은유들을하나하나세심히읽어나가다보면,그처절하고치열했던5·18광장에서피어났던숭고한민주주의정신과연대,그리고희망의메시지를발견할수있을것입니다.그런소중한가치가‘하얀씨앗망울’처럼우리사회가득히눈부시도록피어올라,진정한평화의길로가는징검돌이되기를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