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형의 숲 - 평화징검돌 10 (양장)

인형의 숲 - 평화징검돌 10 (양장)

$16.08
Description
1986년 체르노빌 원전 사고와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는 인류 역사상 최악의 원전 사고로 꼽힙니다. 그 피해와 후유증은 지금도 여전히 계속되고 있지요. 원전 사고가 일어나 막대한 양의 방사능이 유출되면 원전 가까이에 사는 사람들은 방사능을 피해 하루아침에 정든 고향과 집을 떠나야 합니다. 한식구처럼 지내던 반려동물도 데리고 갈 수 없습니다. 방사능을 피해 피난 간 주민들은 다른 지역 사람들에게 차별과 배척을 당하기도 합니다. 금방 돌아올 줄 알았는데 30년이 지나도 집에 돌아갈 수 없습니다. 어느 날 갑자기 나와 가족에게 이런 일이 일어난다면 어떨까요.
이 그림책은 바로 우크라이나의 체르노빌과 일본의 후쿠시마가 아닌 우리나라에서 그와 같은 원전 사고가 일어난다면 어떻게 될까 하는 걱정과 두려움 섞인 상상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이젠 숲이 되어 버린 출입금지구역에 홀로 남겨진 인형의 담담하면서도 슬픈 독백을 통해 인류 공동체의 생존과 연결된 원전의 위험성과 환경 문제를 되돌아보는 그림책입니다.

저자

장재은

대구에서태어나홍익대학교애니메이션과를졸업했습니다.애니메이션회사에서일하다가창작공동체A에서그림책을공부했습니다.《인형의숲》은글을쓰고그림을그린첫그림책입니다.

출판사 서평

원전사고가남긴고통과슬픔,소중한존재와의이별

한적한바닷가마을,이제는아무도살지않아숲이되어버린출입금지구역에자동차두대가들어섭니다.이따금숲의동물과식물을조사하고연구하러오는사람들이지요.낯익은차소리가들릴때마다인형은귀를쫑긋세웁니다.혹시그아이가온건아닐까하고요.어렸을때친자매처럼매일붙어지냈던그아이,동그란얼굴에단발머리의순하디순한아이였습니다.그아이와헤어진지도어느덧30년이훌쩍지났지만,인형은단하루도그아이를잊은적이없습니다.

이숲은평범해보이지만아직도방사능수치가높아서,이곳에오는사람들은꼭보호복을입고마스크를써야합니다.머물수있는시간도정해져있지요.오래머물면방사능에피폭되어위험하거든요.숲에서자라는동물도,식물도함부로만지거나먹어서는안됩니다.겉으로는멀쩡해보여도방사능때문에유전자가훼손되거나변형돼있으니까요.방사능은눈에보이지않아서더무섭습니다.그래서‘보이지않는적’이라고도하지요.그렇기에인형은날마다그아이를기다리면서도,한편으로는이위험한곳에아이가오지않기를바라기도합니다.한때는그토록평화롭던바닷가마을이어쩌다가이처럼무섭고위험한곳이돼버렸을까요.

30년전,이마을근처에있던원자력발전소에서사고가발생했습니다.사고로화재가나서엄청난양의방사능이유출되었지요.원자력발전소에서반경10킬로미터내에살고있는마을사람들에게즉각대피령이떨어졌습니다.그아이도인형을꼭끌어안은채식구들과구호소로대피할버스에올랐습니다.하지만한식구나다름없는인형과고양이는군인들의제지로버스에함께탈수없었지요.방사능에오염되어서‘방사능덩어리’나마찬가지였으니까요.

그때까지만해도인형은원자력발전소의연기만그치면곧아이와마을사람들이집으로돌아올거라믿었습니다.그래서트랙터가방사능에노출된농작물을갈아엎고,군인들이가축들을쫓는전쟁터같은제염작업현장을뚫고집으로가서아이를기다렸지요.제염작업자들은방사능에오염된흙은물론마을사람들이두고간물건들도검은주머니에쓸어담아마을한쪽에쌓아두었습니다.몇번신지도않은새운동화,가족사진,장난감들….누군가의소중한일상과추억이담긴물건이었을테지만,이젠방사능쓰레기에지나지않았으니까요.

설상가상으로군인들은집집마다남겨진가축들을찾아살처분하기시작했습니다.방사능에오염된동물들이마을밖으로나가면다른곳까지오염될까봐미리손을쓴겁니다.한식구로의지하던고양이마저군인들이쏜총에맞아구덩이속에파묻혀지고말았지요.발전소의연기가그쳐도돌아오는사람은아무도없었습니다.그후로방사능오염물질이담긴검은주머니는쌓이고쌓여검은산을이루고,아무도살지않는바닷가마을은온갖잡풀과덩굴과나무로뒤덮여점점거대한숲을이루었지요.그렇게30년이흘렀습니다.인형은지붕에둥지를튼갈매기의강한생명력을보면서,어쩌면그아이가돌아올날이가까워진건아닐까희망을품어봅니다.언젠가는보호복을입지않고마스크를쓰지않아도,이곳에서그아이와함께살수있는날을꿈꿔봅니다.과연인형은그토록그리워하는그아이를만날수있을까요.

인형의시선으로원전의위험성을다룬그림책

이그림책은인형의시점으로본원전이야기입니다.작가는왜사람이아닌인형의시점으로원전이야기를한걸까요.출입금지구역에는사람이살수없기때문입니다.체르노빌은원전사고가일어난지40년이다되어가는데도여전히방사능수치가높아원자력발전소에서반경30킬로미터가출입금지구역입니다.그곳이다시사람이살수있을만큼회복되려면10만년이될지100만년이될지알수없습니다.

인형은담장위에서마을에드나드는제염작업자들과과학자들을지켜보면서,원전사고이후마을의변화를관찰합니다.자기역시이미방사능에피폭되었다는사실도알고있습니다.때문에설령그아이가자기를찾아온다해도아이를따라함께갈수없다는사실또한알고있지요.자신이있을곳은오로지이숲밖에없음을인형은누구보다잘알고있습니다.결코떠날수도없고,떠나서도안되는숲,바로‘인형의숲’말이지요.

이그림책은원전사고가왜일어났는지보다는원전사고로인해어떻게사람들의소중한일상이파괴되고,또어떻게서로에게소중한존재들이헤어지는아픔을겪고있는지에더주목합니다.어쩌면시공간을초월한인형의목소리로들려주는이야기이기에담담한듯하지만,절제된슬픔이오히려독자들의마음을울립니다.특히그림책뒷부분에‘그아이’일지도모를30대연구원이30년전자신이떨어뜨린신발한쪽주변에나있는토끼풀을엮어인형의머리를묶어준뒤떠난장면에이르면인형의슬픔과외로움이더처연하게느껴지지요.

우리는이미체르노빌과후쿠시마원전사고라는큰재앙을겪으면서,지구상에완벽하고안전한원전이란존재하지않는다는것을알고있습니다.이젠숲이되어버린출입금지구역에홀로남겨진인형의가슴시린이야기를통해인류공동체의생존과연결된원전의위험성과환경문제를한번더되돌아보는계기가되었으면합니다.

*인증유형:공급자적합성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