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 한 조각 - 기억숲 평화바람 4

구름 한 조각 - 기억숲 평화바람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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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기억숲 평화바람’ 시리즈의 네 번째 책. 제주 성산일출봉 앞 ‘터진목’ 죽음의 현장에서 아버지와 가족을 잃은 열한 살 소년의 상처와 그리움, 소년다운 천진난만함을 때로는 가슴 시리게, 때로는 재기발랄하게 그린 제주4·3 동화. 삶에 대한 강한 의지로 고단한 삶을 헤쳐 나가는 등장인물들의 면면이 흥미롭게 펼쳐지는 가운데 위로와 공감, 화해와 상생의 길로 나아가는 과정이 감동적으로 다가온다.
《구름 한 조각》은 제주4·3의 아픔을 시에 담아온 강중훈 시인의 가족사와 그의 시 〈구름 한 조각 손에 쥐고 혼자 달렸다〉를 모티브로 한 동화이다. 강중훈 시인은 여덟 살 때 아버지를 잃었다. 1948년 제주4·3사건 때 군인이었던 작은아버지가 부대를 탈영해 한라산으로 올라갔기 때문이다. 그때 한라산으로 들어간 사람들은 ‘빨갱이’라 불렸고, 가족 또한 ‘폭도 가족’으로 몰려 죽임을 당했다.
《구름 한 조각》은 어린 시절 성산일출봉 앞 ‘터진목’ 모래밭에서 아버지의 죽음을 목격한 한 소년의 이야기를 통해 제주4·3이 한 가족과 어떻게 연결되고 소년의 삶을 어떻게 이끌어 갔는지 소년의 삶과 눈으로 제주4·3을 바라보게 한다.
제주4ㆍ3사건 때 아버지를 잃은 고통과 상처로 아버지 꿈을 꿀 때마다 오줌을 싸면서도 밝고 꿋꿋하게 살아가는 열한 살 소년 대건이, 슬퍼할 겨를도 없이 가족의 생계를 떠맡은 채 고단하고 팍팍한 삶을 강인하게 헤쳐 나가는 엄마, 날마다 일하느라 학교를 못 다니면서도 배움의 뜻을 놓지 않는 야무진 금이 누나, 사랑하는 사람과 가족을 지키기 위해 자신을 버려야 했던 작은엄마, 정신이 오락가락해져서 온종일 죽은 남편과 아들 삼 형제를 찾아 헤매는 할머니……. 이들은 모두 4ㆍ3의 상처를 안고 살아가지만 슬픔과 고통 속에만 머무르지 않고 꿋꿋하게 삶을 헤쳐 나간다.
실제로 있었던 4·3 이야기를 모티브로 한 만큼 이야기가 실감 나고 생생한 데다, 작가의 진지한 문제의식과 상상력을 바탕으로 재창조한 이야기, 해학과 따뜻한 글쓰기가 덧보태져 ‘아픈 역사 동화’ 하면 떠오르기 쉬운 어둡고 무거운 작품이라는 인식을 거두게 한다. 성산과 오조리 마을 일대를 배경으로 아름답게 펼쳐지는 자연 풍경을 밝고 맑은 수채화로 담아낸 책 속 그림 또한 제주4ㆍ3 이야기를 처음 접하는 어린이 독자들은 물론 어른들까지 생생하게 책 속으로 빠져들게 한다.

북 트레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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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장경선

저자:장경선
역사책읽기를좋아하다보니《제암리를아십니까》《나무새》《김금이우리누나》《검은태양》《안녕,명자》《언제나3월1일》《소년과늑대》《우리반윤동주》등우리근현대사를다룬역사동화를많이썼다.다른나라의아픈역사에도귀를기울여《두둑의노래》《터널》《체트니크가만든아이들》등을썼고,최근에는《꼬마》《그여름의사할린》등그림책을펴내며평화와인권,상생의길을찾는글쓰기에힘쓰고있다.

그림:박승범
《구름한조각》을그리기위해여러차례제주를오가면서,아름다운섬곳곳에숨겨진슬픈역사를되새기며위로의마음을담아한장한장정성스럽게그렸다.그린책으로는《몽당연필이된마더테레사》《우리함께놀자》《옹기장수》《수궁가》《한국사사전》《천년의이야기를품은땅,경주》들이있다.

목차

작은엄마/다시떠난작은엄마/바쁜할머니/송정아와고방울/소싸움이뭐가좋다고/보고싶은아버지/배신자송정아/담이아방/1원하르방/잘려나간폭낭/구름한조각손에쥐고/뒷이야기/작가의말

출판사 서평

‘기억숲평화바람’시리즈의네번째책.제주성산일출봉앞‘터진목’죽음의현장에서아버지와가족을잃은열한살소년의상처와그리움,소년다운천진난만함을때로는가슴시리게,때로는재기발랄하게그린제주4·3동화.삶에대한강한의지로고단한삶을헤쳐나가는등장인물들의면면이흥미롭게펼쳐지는가운데위로와공감,화해와상생의길로나아가는과정이감동적으로다가온다.
《구름한조각》은제주4·3의아픔을시에담아온강중훈시인의가족사와그의시<구름한조각손에쥐고혼자달렸다>를모티브로한동화이다.강중훈시인은여덟살때아버지를잃었다.1948년제주4·3사건때군인이었던작은아버지가부대를탈영해한라산으로올라갔기때문이다.그때한라산으로들어간사람들은‘빨갱이’라불렸고,가족또한‘폭도가족’으로몰려죽임을당했다.
《구름한조각》은어린시절성산일출봉앞‘터진목’모래밭에서아버지의죽음을목격한한소년의이야기를통해제주4·3이한가족과어떻게연결되고소년의삶을어떻게이끌어갔는지소년의삶과눈으로제주4·3을바라보게한다.
제주4·3사건때아버지를잃은고통과상처로아버지꿈을꿀때마다오줌을싸면서도밝고꿋꿋하게살아가는열한살소년대건이,슬퍼할겨를도없이가족의생계를떠맡은채고단하고팍팍한삶을강인하게헤쳐나가는엄마,날마다일하느라학교를못다니면서도배움의뜻을놓지않는야무진금이누나,사랑하는사람과가족을지키기위해자신을버려야했던작은엄마,정신이오락가락해져서온종일죽은남편과아들삼형제를찾아헤매는할머니…….이들은모두4·3의상처를안고살아가지만슬픔과고통속에만머무르지않고꿋꿋하게삶을헤쳐나간다.
실제로있었던4·3이야기를모티브로한만큼이야기가실감나고생생한데다,작가의진지한문제의식과상상력을바탕으로재창조한이야기,해학과따뜻한글쓰기가덧보태져‘아픈역사동화’하면떠오르기쉬운어둡고무거운작품이라는인식을거두게한다.성산과오조리마을일대를배경으로아름답게펼쳐지는자연풍경을밝고맑은수채화로담아낸책속그림또한제주4·3이야기를처음접하는어린이독자들은물론어른들까지생생하게책속으로빠져들게한다.

열한살소년의눈으로제주4·3을보다!
2년전어느날,경찰·군인과함께무장대의토벌작전을벌이던무시무시한서북청년단이대건이할아버지네집으로들이닥친다.군대를탈영해한라산으로올라간작은아버지때문에작은아버지와함께살던할아버지와할머니,작은엄마가빨갱이,폭도가족이되어경찰서로끌려간다.한번끌려가면살아돌아오기힘들다는데,웬일인지식구들은열흘만에풀려난다.그리고얼마뒤작은엄마는울면서집을뛰쳐나간다.
작은엄마가서북청년단을따라집을나간그해늦가을,아버지와할아버지,작은아버지와막내작은아버지는터진목모래밭에서죽임을당한다.숨어지내던아버지가무슨일인지선생님처럼하얀와이셔츠를입고이발을하러이발소로갔던날,동네이장님의밀고로경찰에붙잡혀끝내터진목에서죽은것이다.
그사실을아는지모르는지집을나갔던작은엄마가2년만에웬아기를둘러업고대건이네집을찾아온다.할머니는원수의씨앗까지달고왔다며작은어머니를내쫓아버린다.터진목에서남편과아들을모두잃은뒤로2년가까이단한번도방을나온적이없는할머니였다.방밖으로는나왔지만정신이오락가락해진할머니는옛일을까마득히잊고날마다할아버지와아버지,작은아버지,막내작은아버지를애타게찾으며온동네를헤매다닌다.
아버지가죽은뒤로엄마는슬퍼할겨를도없이가족의생계를떠맡게된다.어떻게든먹고살아야하고,여전히‘폭도가족’으로서눈총과감시를받으며가시밭길을헤쳐나가야한다.입을꾹다문채웃지않는엄마,비양심적인짓을하면한치도용서하지않는단호한엄마,새벽에는물질로,낮에는호미질로,밤에는재봉질로하루종일일만하는엄마가무섭지만대건이는안다.엄마가마을사람들의부탁을한번도거절하지않는데다재봉질로나눔을실천하며올곧게살아가는사람이라는것을.
대건이는서울에서전쟁을피해피란온정아에게서놀라운비밀을알게된다.할머니한테내쫓겨돌아간줄만알았던작은엄마가정아네집에서숨어지낸다는것이다.그러던어느날,작은엄마의남편인서북청년단이불쑥나타나작은엄마를찾으며행패를부린다.며칠이나작은엄마를찾지못한서북청년단은화풀이로대건이네집200년묵은팽나무를도끼로찍어쓰러뜨린다.
작은엄마는그이튿날무사히배를타고제주를떠났다.놀랍게도배를구해준사람은이장님이었다.아버지를경찰에신고한이장님이이번에는작은엄마를구해주었다.더놀라운것은그동안작은엄마를정아네집에숨겨주고,서북청년단이차츰차츰포위망을좁혀오자작은엄마를이장님집에숨긴사람도엄마라는사실이다.등잔밑이어둡다고이장님네라면뒤져볼생각조차안할것을이용한것이었다.

작가는작은아버지로인해대건이네가족이위험에빠지고결국엔가족학살이라는비극을겪는과정과그비극속에또한번희생된작은엄마의기구한사연을결합하여제주4·3의아픔을극명하게보여준다.또한제주4·3이한가족과어떻게연결되고소년의삶을어떻게이끌어가는지,소년의삶과눈으로제주4·3을바라보게한다.이해하기힘들고팍팍한현실이지만,그래도삶은살아내야하고고통은마주해야함을입체적인등장인물들의삶과면면을통해생동감있게전달한다.고통과위기속에서가족과이웃의연대는더욱굳건해지고사회적인힘을얻게된다.그럼으로써작가의말대로‘아픔이약’이되고,위로가되고,사랑이된다.이작품이가족학살이라는비극을그리면서도마냥무겁거나어둡지만은않고때로는위로가되고,공감이되고,따뜻하게느껴지는까닭이여기에있다.

용서와화해,상생과평화로가는길
대건이가그토록고대하던운동회날이돌아온다.작은엄마가무사히탈출하자시름을던대건이네가족과정아네는즐거운마음으로가을운동회에참석한다.
대건이는4학년달리기에나선다.달리기미션이적힌종이쪽지를집어드니‘아방손잡고달리기’라고쓰여있다.아버지가없는데무슨수로아버지손을잡고달린단말인가.식구들이왜안달리고서있느냐며어서달리라고재촉한다.
“아방이없어요.아방이없어요.”
대건이는팔꿈치로눈물을쓱훔치고는하늘을올려다본다.뭉게구름에서삐져나온구름한조각이다가와마치기다렸다는듯“대건아,아방이다.”하고말하는것같다.대건이는얼른오른팔을쭉뻗어구름한조각,아버지손을잡고달린다.아이들은벌써골인지점에다다랐는데,운동장이어찌나넓은지뛰어도뛰어도끝이없다.자꾸눈물이나온다.왼팔로눈물을쓱쓱훔치며혼자달리고달린다.
그로부터70년이라는시간이흘렀다.오래전일본으로떠난작은어머니의딸담이가노시인이된대건이를찾아와작은어머니가세상을떠나면서남긴유언을전한다.작은어머니와자기를용서해달라고,오래전에아버지가아무잘못도없는사람들에게지은죄를용서해달라며무릎을꿇고대신빈다.
‘누가누구를용서해야하는걸까.누가가해자이고피해자인가.어쩌면작은어머니야말로그날의비극이낳은가장큰피해자가아닐까.사랑하는사람을살리기위해자기를버린작은어머니.그러니오히려우리가작은어머니에게용서를빌어야하지않을까.지켜야했지만지켜주지못했다고.’
“작은어머니잘못도아니고,담이,당신잘못은더더욱아닙니다.”
노시인대건이는머리를조아리고흐느끼는담이의손을잡는다.담이와맞잡은손등에눈물이뚝떨어진다.

작가는제주4·3의소용돌이속에서국가폭력과개인폭력의피해자였던당사자가가해자의아내가될수밖에없었던작은어머니의삶을큰축에놓고이제어린소년의눈과노년의눈을대비시켜제주4·3을바라본다.아버지의비극적죽음으로인한상처와절절한그리움을운동회날‘아방손잡고달리기’라는이야기로독자들을실컷울게만든작가는70년이흐른‘뒷이야기’에선작은어머니와딸담이의이야기로우리에게남겨진숙제에대해묻는다.제주4·3이가야할용서와화해,상생과평화의길은어디쯤와있느냐고.그래서아직제주4·3은끝나지않은역사이고,그렇기때문에더더욱제주4·3을뜨겁게기억해야한다고말이다.

*인증유형:공급자적합성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