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락된 도시의 여자 (1945년 봄의 기록 | 양장본 Hardcover)

함락된 도시의 여자 (1945년 봄의 기록 | 양장본 Hardcover)

$18.04
Description
그날 독일에서 벌어진 무수히 많은 여성의 끔찍한 집단적 운명을 이야기하다!
전쟁에서 여성이기 때문에 겪어야 했던 고통에 대한 기록 『함락된 도시의 여자』. 2차 세계 대전이 발발한 1939년 당시 베를린의 인구는 432만 명이었다. 전쟁이 계속된 6년간 피란과 참전으로 인구는 계속 줄어들었고, 1945년에는 270만 명의 민간인만이 베를린에 남아 있었다고 추정된다. 그리고 그중 200만 명이 여성이었다. 2차 세계 대전이 끝을 향해가던 1945년 봄, 베를린은 여자만 남은 도시가 되어 있었다.

자신의 몸이 전쟁터가 되었던 익명의 여성들의 생생한 증언을 담은 이 책은 1945년 4월 20일부터 러시아군이 도시를 점령하고 연합군이 베를린을 두고 협상하기 전인 6월 22일까지의 기록을 담은 일기로, ‘베를린 집단 강간 사건’의 일면을 보여준다. 2차 세계 대전 당시 러시아군을 포함한 연합군이 독일 여성을 대상으로 한 집단 강간은 심각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후 조사에 따르면, 독일 전체에서 최대 100만 명의 여성이 강간을 당했으며, 베를린에서만 9만 5천 명에서 11만 명의 피해자를 낳았다.

폭격으로 집을 잃은 후 전선으로 떠난 전 직장 동료의 다락집으로 거처를 옮긴 저자는 그곳 책꽂이에서 노트를 발견하고 일기를 쓰기 시작했다. 4월 27일 금요일, 러시아군이 길모퉁이를 돌아 들어오기 시작한 날, “그 일”이라는 불분명하게 지칭된 사건이 처음으로 일기에 등장한다. 8주의 기록에서 거의 매일 등장하는 “그 일”은 ‘강간’을 뜻한다. 베를린 함락 당시를 치밀하게 그려낸 역사적 기록이자 여성이기에 겪어야 했던 이중의 고통에 대한 증언을 통해 2차 세계 대전의 독일인 피해자의 생생한 모습을 마주하게 된다.
저자는 자신의 고통 앞에서, 그리고 타인의 고통 앞에서 언제나 한 발 물러나 현실을 직시한다. 자신이 독일인임을 몇 번이고 되새기면서 나치에 잠깐 가담했던 자신, 공산주의에 매료되었던 자신을 회고하며, 일개 개인이 짊어져야 할 역사의 무게를 받아들이려 애쓰는 저자의 모습에서 홀로코스트와 침략 전쟁을 반성하는 독일 정부의 “모두가 유죄는 아니지만 모두에게 책임이 있다.”는 태도가 개개인의 성찰이 바탕에 깔려 있다는 것을 확인하게 된다.
저자

익명의여성

서울대학교독어교육과를졸업하고같은학교대학원에서박사학위를받았다.독일마부르크대학에서독문학을공부했으며,서울대강사등을거쳐현재전문번역가로활동하고있다.옮긴책으로는《술꾼》,《홀로맞는죽음》,《뮌히하우젠남작의모험》,《황태자의첫사랑》등50여권이있다.

목차

독일어판출판사서문

1945년4월20일-1945년6월22일일기

독일어판출판사후기
한국어판출판사후기
2차세계대전1945년주요사건

출판사 서평

2차세계대전이끝을향해가던1945년봄,
‘여자만남은도시’가된베를린
한여자가이때의베를린을일기로남기다
전쟁이발발한1939년당시베를린의인구는432만명이었다.전쟁이계속된6년간피란과참전으로인구는계속줄어들었고,1945년에는270만명의민간인만이베를린에남아있었다고추정된다.그리고그중200만명이여성이었다.베를린은‘여자만남은도시’가되어있었다.
한여자가이때의베를린을일기로남겼다.베를린동쪽에서피어오르는화염이눈에보일만큼동부전선이성큼다가온1945년4월20일부터러시아군이도시를점령하고연합군이베를린을두고협상하기전인6월22일까지의기록이었다.
일기에따르면,저자는“창백한금발의여자”이자“출판사직원”(20쪽)이다.폭격으로집을잃은후전선으로떠난전직장동료의다락집으로거처를옮겼고,이곳책꽂이에서노트를발견하고일기를쓰기시작했다.

자신의몸을전쟁터로만들수밖에없었던여성들의이야기
4월27일금요일,러시아군이길모퉁이를돌아들어오기시작한날,“그일”이라는불분명하게지칭된사건이처음으로일기에등장한다.앞으로계속될8주의기록에서거의매일등장하는“그일”은‘강간’을뜻한다.
여자들의안부인사는이제“당신은몇번이나…?”(200쪽)라는질문으로바뀌었고,러시아군인의무차별한성적폭력을비껴갈수있었던여자는거의없었다.저자는이렇게말한다.“지금우리는성폭력을집단경험으로여긴다.성폭력은이제사방천지에서일어나며심지어협상의대상이되어버렸다.”(181쪽).그랬다.독일정부의식량배급이끊기면서부터먹을것을줄수있는러시아군인과일부러동침하는여자들도많았다.저자또한반복되는강간을막으려생존전략을짠다.(84쪽)저자가러시아장교와관계를맺는데‘성공’할때면저자의동거인이된한중년여성(일기속‘미망인’)은은근히그녀의‘몸값’을계산하기도한다.(236쪽,281쪽)
2차세계대전당시러시아군을포함한연합군이독일여성을대상으로한집단강간은심각했던것으로알려져있다.전후조사에따르면,독일전체에서최대100만명의여성이강간을당했으며,베를린에서만9만5천명에서11만명의피해자를낳았다.이일기는‘베를린집단강간사건’의일면을보여주는생생한증언이자전쟁에서여성이기때문에겪어야했던고통에대한기록이다.

전쟁이망가뜨린삶을응시하다
저자는자신을돌보기위해글을썼다고고백하지만,후방에남겨진사람들의하루하루를냉정한눈으로관찰하고세세하게적고있다.
혈연으로묶인가족은의미가없어지고생존자공동체가생겨나고사라지는과정,독일인끼리도약탈을서슴지않을때의절망감,이웃의고통을외면하다가도문득용기가솟아타인을위해위험을감수하는기묘한순간,계속되는굶주림과먹을것에대한강한욕심,강간으로인한임신에대한불안,강제노역,거짓선전을일삼는정부를향한분노…전쟁전에그다지친밀하지않았던지인을찾아황량해진거리를걷고또걸어결국만났을때의희열.평시에는인간이느낄수없었던생소한감정이이일기에녹아있다.

침략국독일이차마꺼내놓을수없었던아픔
독일인피해자라는복잡함
2차세계대전의‘독일인피해자’라는위치가한개인에게얼마나복잡한문제인지일기에서도고스란히드러난다.독일여성을강간하려다장교에게제지당한한병사가“독일놈들은우리여자들을어떻게했나요?”라며반발하는것을글쓴이는가만히듣고있을수밖에없었다.또한“독일군이아이들을찔러죽이고,아이의발목을잡고머리를벽에내리쳐박살내버렸다”며따지는러시아병사도있었다.그것은‘나치친위대’의소행일것이며자신들의남편이소속된정규군은그랬을리없다고여자들은강하게부정한다.하지만글쓴이는자신의고통앞에서,그리고타인의고통앞에서언제나한발물러나현실을직시한다.“지금우리의정복자들은정규군이든나치친위대든그저‘독일인’으로간주할것이며,우리모두에게책임을지울것이다.”글쓴이는자신이독일인임을몇번이고되새긴다.나치에잠깐가담했던자신,공산주의에매료되었던자신을회고하며,일개개인이짊어져야할역사의무게를받아들이려애쓴다.
“모두가유죄는아니지만모두에게책임이있다.”홀로코스트와침략전쟁을반성하는독일정부의이러한태도는이일기를쓴여성과같은개개인의성찰이바탕에깔려있는것이다.

위작논란을거쳐비극의증거로
이일기는처음에는짧은글,약어,암시,단어,단편적인생각이마구뒤섞인것이었다.저자는이를1945년7월에타자로옮겨적으면서표현을다듬고나중에관찰하고생각한점을보완하며수정한것으로알려졌다.이렇게해서회색의군수용지에121쪽짜리원고가완성되었다.종전후저자의지인이었던독일작가쿠르트마렉(KurtW.Marek)이출간을설득했고,저자는익명을조건으로수락한다.그렇게1954년미국에서AWomaninBerlin이라는제목으로처음출간되었고,이후8개국언어로번역되어소개되었다.하지만전후의상처를보듬을여력이없었던독일에서는2002년에야출간될수있었다.
그사이에이일기의작성자가마르타힐러스(MartaHillers)라는사실이밝혀졌다.그녀는전쟁기간에사진기자로일하면서여러잡지에글을기고하기도했다.50년대에스위스인과결혼해이주한후로는공식적인활동은하지않았다.2001년에90세의나이로사망하기
몇년전,그녀는1945년에작성한원고를다시검토하고몇가지사소한교정을보았다.《함락된도시의여자》는마지막교정본을바탕으로출간된독일어판을번역한것이다.

여성의목소리로2차세계대전의비어있는페이지를채우다
어느날일기에글쓴이는“전쟁이후처음으로내가증인으로서자격이있지않을까하는생각도든다”하고썼다.역사의증인이되는데에무슨자격이필요할까.나치정권에협력했던고위관료중유일하게전범재판에서교수형을면하고회고록을남긴히틀러의건축가알베르트슈페어나,자신은아무것도몰랐고그저성실한청년이었을뿐이라고말한괴벨스의비서브룬힐데폼젤이상으로,자신의몸이전쟁터가되었던익명의여성들또한그시대의증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