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뚝 속으로 들어간 의사들 (일하다 죽는 사회에 맞서는 직업병 추적기)

굴뚝 속으로 들어간 의사들 (일하다 죽는 사회에 맞서는 직업병 추적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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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직업성 질환, 산업재해 발생 현장의 최전선에 있는 의사들의 목소리를 듣는다!
산업재해와 직업성 질환을 담당하며 이의 배경을 추적한 직업환경의학 의사들이 직접 그 과정과 소회를 낱낱이 밝힌 최초의 기록 『굴뚝 속으로 들어간 의사들』. 직업환경의학 의사들이 주목하는 것은 환자의 증상, 진단명, 질환의 치료뿐만이 아니다. 노동자들을 다치고 병들게 한 총체적인 환경, 즉 자본주의에서의 노동 환경과 과정을 필연적으로 들여다보게 된다.

이 책에 등장하는 산업재해와 직업병 사례들은 어느 의사의 회고로만 끝나지 않는다. 유해물질에 노출될 수밖에 없던 부실한 관리감독, 아픈 사람을 방치한 구멍난 제도 등 직업환경의학 의사들은 아픈 노동자들의 몸과 작업 현장을 보며 이런 사실들을 처절하게 깨닫고 있었다. 이러한 의사들의 증언은 우리 사회의 노동현실에 관한 생생한 고발이자 건강권과 생명권을 수호하려는 실천이 된다.
저자

강동묵

양산부산대학교병원직업환경의학과교수

목차

서문:당신은어떤일을합니까?

1장-산업재해혹은노동권을뒤흔든일곱개의장면
제일화학의기억:끝을알수없는죽음의먼지석면
터널끝어둠으로부터진폐병동까지:석탄광부이야기
마음을병들게한청구성심병원의일터괴롭힘
간을망가뜨린독성물질,죽음을막지못한건강검진
도시철도기관사의정신질환도직업병입니다
‘골병’의현장을바꾼두원정공노동자들
아픈노동자대우자동차이상관,죽음으로항변하다

2장-오늘,우리시대의산업재해:죽음의공장,‘관계자외출입금지’
열사병,그리고저열한제도에쓰러진조선소의청년
숨겨진산업재해들,위험을방치하고생명을무시한범죄
작업중지권:얼마나위험할때일을멈춰도될까?
건강진단의모순:예방하려다배제되는불편한진실
산재노협활동가남현섭의삶과죽음

3장-소리없는살인자,직업병:당신은고장난쓰레기가아닙니다
위험한첨단전자산업,삼성반도체피해자들과의10년
돌먼지속에서살아온사람들
죽거나혹은나쁘거나:유산과기형아출산
조리급식노동자의골병이말하는것
영혼까지팝니다:감정노동의맨얼굴
과로사와과로자살:열심히일한당신,죽는다
우울한사회,죽음을향해달려가는노동자

4장-안전의외주화:불안정노동자의불안전노동
그때도있었고지금도있는수은중독
태국노동자집단앉은뱅이병을일으킨노말헥산
메탄올중독사건:법의사각지대에서시력을잃은파견노동자들
현장실습이라불리는어린노동자착취의굴레

에필로그:굴뚝밖으로나온노동자들

출판사 서평

“아픈건당신잘못이아니라일때문입니다.”
직업과질병의관계를파헤치는탐정,직업환경의학의사들의이야기


산업재해와직업병을넘어일하는사람의건강을관리하는직업의학과유해한환경으로인한건강장해를예방하고치료하는환경의학을직업환경의학이라한다.따라서직업환경의학의사는환자의직업과작업환경에가장관심이많은사람이다.그들은가까운곳에서노동과정과일터환경을꼼꼼히들여다보고일하는사람이왜아픈지,일하는곳의유해요인은무엇인지,일하는방식을어떻게바꿔야할지연구하고조언한다.그래서이들이환자를만나고,그들의이야기를끌어내고,직접현장을조사하고,아픈원인을진단하는과정은마치노련한탐정이끈질긴수사로범인을밝혀내는과정과도같다.직업환경의학의사를찾아오는환자의사연이나사회적으로문제가된직업병사건들이워낙안타깝고허망할정도로심각하기때문에이를파헤치는것은때로의사들에게무겁고고통스럽다.이책은산업재해와직업성질환을담당하며이의배경을추적한직업환경의학의사들이직접그과정과소회를낱낱이밝힌최초의기록이다.

직업성질환,산업재해발생현장의최전선에있는이의사들은“굴뚝속으로들어가질병을번역하는수고로운번역가들”(전주희)이다.그들이주목하는것은환자의증상,진단명,질환의치료뿐만이아니다.노동자들을다치고병들게한총체적인환경,즉자본주의에서의노동환경과과정을필연적으로들여다보게된다.그래서이책에등장하는산업재해와직업병사례들은어느의사의회고로만끝나지않는다.유해물질에노출될수밖에없던부실한관리감독이있었고,아픈사람을방치한구멍난제도가있었다.사람의생명보다비용절감과이윤을중시했고,노동자를쥐어짜는시스템과노조탄압에다수가무관심했다.직업환경의학의사들은아픈노동자들의몸과작업현장을보며이런사실들을처절하게깨닫고있었다.따라서이의사들의증언은우리사회의노동현실에관한생생한고발이자건강권과생명권을수호하려는실천이된다.

공장의유해물질과근골격계질환,과로와스트레스,백혈병…
병들고다치는한국사회노동현장에관한생생한다큐멘터리


1장‘산업재해혹은노동권을뒤흔든일곱개의장면’에선산업재해와노동안전보건운동의역사에서회자되는사건들을다뤘다.특히1990년제일화학방직공장의‘죽음의먼지,석면’보도에주목해2006년공장주변주민들을수소문하고,그들대부분이폐병을앓고있다는사실을사회에드러낸것은2009년석면생산금지까지이끌어낸중요한사례다.이는환경성석면질환을파악하지못하고있었다는자괴감을넘어,피해자들을지원하고석면의유해성문제를사회적의제로끌어올린전문가들의노력이있었기에가능했다.이외에도진폐증을앓는광부,가학적노무관리에의한최초의집단정신질환사례,유해화학물질중독,기관사공황장애와자살,근골격계질환의산재신청사례등이후의직업병논의와산재인정여부에중요분기가된사례를가려실었다.참담한역사가단절되지않고현재까지문제가되고있다는점을똑바로지적하며사회의역할을주문하는서술도새겨읽어야할부분이다.

수십년전에일어난일이아닐까착각할만큼현재의산업재해를다룬2장의내용은뼈아프다.한여름조선소에서쓰러진20대청년의죽음은심근경색때문이아니라열사병으로기력이없는상태에서구토물이기도를막았기때문이었다.공장안에서지게차에치인노동자는회사가이를숨기고119구급차를돌려보낸탓에빠른조치를받지못하고숨졌다.‘산업재해가발생할수있는급박한위험’상황에서‘작업중지권’을쓸수없어유해물질을알지못하고계속일하거나에어컨실외기를수리하다추락하고만다.산업재해추방운동을하던활동가가파쇄기에휘말려세상을떠난사례도변화가더딘노동환경의굴레를보여주는듯하다.의사가들어간‘관계자외출입금지’인공장안에선그들을죽음에이르게한필사의노동이벌어지고있었다.고인의작업환경을되짚어보며‘죽음이후’에대처할수밖에없는의사들은‘일때문에죽었다’는결론을끌어내기까지현장점검과분석,연구등그들만이할수있는방식으로노동자를추모한다.

“한여름의열기를고스란히품은강철구조물에열을또가하고,온갖거추장스러운보호구와장비를걸친채로이십대장정의몸을쪼그리고구부리고비틀어야만작업이이루어지는것이다.고인의작업현장을되짚어보고건조중인선체에서빠져나오는길은마치지옥도에서벗어나는길인듯했다.(...)다행히산재로인정되었다.적지않은의미가있다.먼저젊은조선하청노동자의외로운죽음이업무와관련된것이었음을입증한것이중요한의미다.남겨진가족들에게아주작은위안이라도될것이다.한편으로직업환경의학의사로서의보람을일깨운일이기도하다.”(류현철)

굴뚝위에함께서서노동권과생명권을직시하는의사들,
병든사회의민낯을고발하다


‘소리없는살인자,직업병’을다룬3장에선작업장내유해물질뿐만아니라‘골병’을유발하는노동강도,스트레스와자살로이어지는심리적질환사례들을서술했다.“좀이상하다”고생각했던10년전의최초의문으로부터고황유미씨의산재인정을받기까지무려10년간삼성반도체집단백혈병발병문제를제기한의사이자활동가의기록도담겼다.이책에드러난여러직업병/직업성질환의원인이단일한유해물질인경우도있지만복합적인경우도많아이를다각도로파헤치는의사들의노력이특히주목된다.간호사들이연쇄적으로유산과기형아출산을겪으며‘제주의료원괴담’으로불린사건의진상을조사한의사는항암제흡입이나전리방사선노출뿐아니라장시간노동,스트레스까지다양한원인을찾고있다.“분명한‘주범’을찾을순없지만,시간,장소,사람의공통점을가진역학관계에서유산과선천성기형이증가했으니유력한‘공범’들이있다고본것이다.”(김인아)조리급식노동자의근골격계질환을다룬부분에선이들의노동이차분한요리가아니라중량물운반과반복작업,끓는기름이튀는건설현장과같다고묘사해우리가외면했던노동의수고로움까지공감하게한다.

노동자들이겪는심리적문제와정신질환도여러꼭지에서다뤄진다.이제는일상의용어가된‘감정노동’의문제를비롯해업무스트레스와우울감을야기하는혹독한일터환경은노동자를자살이나과로사로내몰기도한다.가히‘죽음을향해달려가는사회’라할정도로직업적요인에따른심리적문제의심각성이곳곳에나타난다.의사들은그들이죽지않았을수도있는환경을아쉬워하며우리의‘너무힘든시간’을지적하고있다.“통신업체에서일하던청소년노동자의자살은이제막사회진출을준비하는청소년이경험하기엔너무힘든감정노동이원인이되었다.파업투쟁중이던노동자의자살,해고위협에놓인노동자의자살,월300시간이넘는노동을하며며칠동안퇴근하지못하고일했던게임개발업체노동자의자살.이들의유서엔죽지않고는지옥처럼힘든삶을벗어날수없을거란절망이담겼다.노동자에게이런삶이계속되는한죽음의행렬을막으려는노력도공허해질수밖에없을것이다.”(김형렬)

4장에는용역?파견노동자,이주노동자,청소년노동자와같은불안정노동자들의직업병사례가실렸다.안전까지외주화된가장위험하고열악한작업환경에서전구생산설비를철거하다수은에중독되고,노트북컴퓨터를닦다앉은뱅이병에걸리고,휴대전화부품을만들다눈이멀고,현장실습나가취업한직장에서자살하는이들의이야기는최근의일이자완전히해결되지않은일들이라는점에서탄식을자아낸다.안전과인권이무시되는현장에서아슬아슬하게생존의길을찾고있는이들약자에게더가혹한구조를보는의사들의시선은날카롭다.“기본적인인권감수성이없어도너무없다.개인의문제는아닐것이다.다른사업장에비해잘해주었다는대목에서알수있듯이대부분의사업장에서이주노동자의사람으로서의권리를무시하는것이당연한일이었다.이런끔찍한수준이바로우리사회의평균이다.“(이혜은)

건강하고행복한일터를위해무엇을할것인가
‘고장난쓰레기’가아닌노동자로서의권리찾기


산업재해와직업병을예방하는방법은간단하다.안전수칙을준수하고작업환경을개선하는것,노동강도를낮추는것,아프면쉬거나치료받는것이다.간단한해법이쉬이지켜지지않는이유도쉽다.사람보다돈이중하기때문이다.대부분의산업재해와직업병은돈보다안전과생명을중히여겼다면사전에충분히막을수있는것들이었다.에탄올을사용한다고감독기관에신고하고실제론노동자들에게메탄올을취급하게한이유는메탄올이더싸기때문이다.이곳에서일한파견노동자들은메탄올때문에실명했다.하청의재하청까지내려오는과정에서철거용역노동자들은공장안물질이뭔지도모른채일하다수은에중독됐다.1인승무기관사들은2인승무체계에서보다공황장애비율이높고훨씬많이자살한다.삼성반도체의방진복은사람을위한게아니라제품을위한것이었다.비정규직과현장실습생들은가혹한작업환경을감내해야했다.더불어인력부족에따른노동강도강화와장시간노동,최소한의안전장치도없는일터등은모두직업환경의학의사들이사회전체를병들게하는‘주적’으로지목하는요인들이다.

이책의사례들을통해우리나라의산업안전보건체계와관리감독의허점도드러난다.독성간염을일으키는DMF(디메틸포름아미드)에중독된노동자는특수건강진단을받았는데도계속일하다사망했다.“몇번의기회를모두놓쳐버렸다.제때배치전건강진단을받고또제때에첫특수건강진단을받았다면어땠을까?처음간기능저하가확인된때에작업을중단했다면,하다못해다시병원을찾았을때라도일을그만뒀더라면결과는어땠을까.”(이혜은)이를계기로특수건강진단기관일제점검을벌인결과120곳중119곳에서법위반사항이발견됐다.이는의사들에게우리나라직업환경의학계의가장부끄러운역사로여겨지기도한다.

산재요양도중근로복지공단에의해치료중단요구를받자비관해자살한노동자도있었다.산업재해인정여부는여전히노동자들에게절실한투쟁중하나다.처벌수준이미약해기업의산업재해은폐시도는계속벌어지고,어느기업에선산재보험료를더내지않으려고공장안에서사고를당해죽어가는사람을담요로덮어두고숨겼다.시민사회는이런‘범죄’를막기위해‘중대재해기업처벌법’제정을촉구하고있다.특정한일의적임자를찾기위한취지의‘배치전건강진단’이현실에선오히려차별과배제를낳기도한다.저자는이와관련해“노동자건강진단은어떤사람을골라서쓸것인가가아니라어떤일을골라서해야하는가의문제”(류현철)라고지적한다.법에명시돼있지만사용이어려운‘작업중지권’도있다.‘산업재해가발생할급박한위험이있을때’라는모호한조건은차치하더라도,유해물질을다루거나아파트외벽에매달려야하는노동자들이일을거부하고산업안전보건법상의조치를요구하는것은불가능에가깝다.“현실에서작업중지권은자꾸사문화된권리가된다.작업중지권을실제로쓸수있고,써본적이있고,특히나이를통해사고를예방한경험이있는노동자는줄고있다.노동조합의노동안전보건교육에서도작업중지권은점차다루지않는주제가된다.이러면서작업을거부할수도있는위험한상황에대해우리의‘합리적’인판단은자꾸만무뎌진다.”(최민)

이처럼직업환경의학의사들의진단은환자의‘몸’에만머물지않았다.병든사회를관찰하고,분석하고,폭로했다.에필로그인‘굴뚝밖으로나온노동자들’(전주희)에서저자는환자가된노동자는생산능력을잃어버린‘산업폐기물’이아니라새로운정체성을획득한시민으로보았다.“직업병이란자본의기계시스템과인간노동의결합능력이약화되었거나잘못관계맺었다는신호”이므로고통을공유하고이를치료하면서사회적권리를획득한다는것이다.이과정에서만나는직업환경의학의사가노동자와의연결망이된다.스스로‘노동안전보건활동가’가되고자하는이의사들은다치지않고,병들지않고,죽지않고일하는데에서더나아가일을통해행복하고건강한삶을살수있도록일하는사람이온전한주체가되길바라고있다.

[책속으로추가]
아마수은중독에관한정보없이이런이야기를들었다면누구나괴이하게생각했을것같다.내가환자들에게서들은증상은‘미친모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