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사회적 가족

반사회적 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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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모순적이면서 양가적인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가족을 둘러싼 물음에 두 명의 페미니스트가 답하다!
누구도 의심하지 않았던 가족의 반사회성을 여실히 폭로한 페미니즘 고전 『반사회적 가족』. 한국에서 37년 만에 원제 그대로 출간된 이 책에서 미셸 바렛과 메리 맥킨토시 두 명의 페미니스트는 가족에 대한 신선한 관점과 치밀한 분석으로 정상 가족의 환상을 뒤엎는다. 가족을 둘러싼 통상의 관념과 달라 다소 충격적일 수 있지만, 두 저자의 논의를 따라가다 보면 책의 제목의 의미가 또렷해진다.

저자들은 이 책에서 가족이 지니는 부와 빈곤의 세습기구로서의 성격, 가사노동을 통한 여성 착취, 사적 공간이라는 미명 아래 벌어지는 개인에 대한 억압 등의 문제를 지적하며 반사회적 가족의 실체를 폭로한다. 가족의 반사회성은 단순히 가족의 현재적 형태가 지닌 비민주성에 머무는 게 아니라, 가족주의 이데올로기를 통해 전체 사회를 가족화 한다고 이야기하면서 오히려 진정으로 보호해야 할 가치라면,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독점할 게 아니라 더 넓은 사회적 차원에서 확산 공유될 수 있도록 전체 사회를 변혁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저자들은 이성애적 성관계의 특권화, 혼인관계에서 출산만 허용하는 사회적 규범, 가족에 양육과 교육의 배타적 책임과 권한을 부여, 남성 가장과 여성 주부라는 성역할 구분 등이 모두 가족주의의 자장 안에서 비롯된다고 지적하는데, 이와 같은 두 저자의 통찰을 통해 안정과 보호의 상징인 가족이 전체 사회를 어떻게 황폐화하고, 해악을 끼치는지 깨닫게 된다.
저자

미셸바렛

(Mich?eBarrett,1949~)
런던대학교퀸메리칼리지현대문학및문화이론교수.사회이론가이자페미니즘이론가이며,버지니아울프전문가로서의이력을가진그는1979년버지니아울프연구의새로운전기를마련한선집을편저했다.1980년대에는마르크스주의사상과페미니즘의관계에천착했으며,이시기대표적페미니즘이론가로자리매김하는계기가된『현대여성의억압』Women’sOppressionToday(1980)을출간해유럽전역에번역소개됐다.한편이데올로기와담론연구등포스트구조주의의이론적논의발전에도기여했으며,1991년에는『진리의정치:마르크스부터푸코까지』ThePoliticsofTruth:FromMarxtoFoucault를출간했다.1975년부터런던시립대학교사회학과에서강의하기시작했고,1993~95년에는영국사회학회회장을역임했다.2000년부터퀸메리칼리지영문과로이적해제1차세계대전의사회문화사연구등문화사적프로젝트를활발하게진행하고있다.대표저서로,『이론의상상력:문화,글쓰기,말,사물』ImaginationinTheory:Culture,Writing,WordsandThings(1999),『제1차세계대전과포스트모던의기억』TheGreatWarandPost-modernMemory(2000),『스타트렉:인간의경계』StarTrek:TheHumanFrontier(2000),『사상자수치:다섯명의남자는제1차세계대전에서어떻게살아남았는가』CasualtyFigures:HowFiveMenSurvivedtheFirstWorldWar(2007)등이있다.

목차

초역판역자서문(1993)

저자서문

1장가치에대한질문
1.정치적맥락
2.가족의호소력
3.가족화된사회
4.자연에맞서다?
5.가족가치와좌파

2장반사회적가족
1.상속
2.개인주의=가족중심주의
3.감옥으로서의사생활권
4.여성의일
5.작은권력과사회적권력
6.성해방
7.가족이얻은것과사회가잃은것

3장당대사회의분석
1.가족을해체하기
2.주체성과권위

4장변화를위한전략
1.두가지일반목표
2.개인적정치학:선택의문제
3.쟁취할사항들
4.가족의자리에무엇을둘것인가?

제2판저자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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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가족같은’공간을꿈꾸는전쟁터같은회사,지옥같은사회

미디어속가족은대개삭막한무한경쟁의세계에서인간적유대와조건없는사랑으로운영되는유일한안식처로그려진다.웹툰‘미생’속대사처럼“회사안은전쟁터고,회사밖은지옥”인신자유주의시대에,가족만큼은내영혼과육신의고난을위로해줄최후의보루로기대된다.그러나기대와달리현실의가족은미디어가재현하는모습만을띠고있진않다.TV예능프로그램에선자녀를돌보고엄마대신살림을살뜰히챙기는자상하고도부유한아빠가‘슈퍼맨(이돌아왔다)’처럼등장하지만,모두가그런‘슈퍼맨’의가족일원으로살진않는다.한국성폭력상담소조사에따르면,현실에선성범죄피해자중약10%가친족남성에게성폭력을당한다.

또한이성애에기반을둔남녀부모와자녀들로이뤄진이른바‘정상가족’가족모델은한국에서도더는전형적이지않게됐다.2017년기준한국의전체가구유형중1인가구비율은27%로가장높은비중을차지했다.시대분위기를반영하듯,과거기업의구인홍보문구에자주등장하던“가족같은”이란수식어는이제“가‘족’같은”이라고불리며조소의대상이되기도한다.이처럼대중은점차‘가족’의실체에의문을품기시작했다.

그런데도여전히우리사회에서가족은국가정책은물론이고우리일상에지대한영향을끼친다.또그이름을무엇이라고부르든가족적관계를형성하고,가족안에서사는것이‘자연스러운’삶이라고여긴다.사회경제적이유에서건다른이유에건비혼이거나부모가되지않으려는(혹은될수없는)이들은‘정상적인’가족을구성하지못한결핍혹은미성숙의존재로여겨진다.도대체가족은왜애정과증오가교차하는공간이면서도,선망과선호의대상일까?가족에그토록집착하도록만드는가족이지니는호소력의원천은무엇이고,가족이전체사회엔어떤영향을끼치는가?

우리는왜이토록가족에집착하는가?

『반사회적가족』은우리에게모순적이면서양가적인감정을불러일으키는가족을둘러싼물음에두명의페미니스트가답한페미니즘고전이다.

책은우선우리사회에서가족이강력한호소력을지닌이유에대해“가족은현존하는사회관계의어떤조직에서도얻기힘든정서적?경험적만족을제공”하기때문이라고설명한다.“가족은다른곳에서는정당화되지않는감정적욕구표현의기회를제공한다.결혼이라는공유된친밀성과공동투자를위해서는얼마간의의존성과취약성이자연스럽고적절한것으로간주되는데,이는여성들뿐아니라남성들에게도마찬가지다.어린아이같은욕구의표현,어른답지않게드러내는취약성의표출은오래지속한결혼의특징인상호의존적결합을공고히하는것으로여겨진다.…그런욕구를다른방식으로는표현할수없게하는사회적압력,즉(결혼관계이외의)모든상황에서유능하고자기충족적인태도를유지해야한다는압력이강하게존재하는사회에서,이런명백한감정적욕구들의충족수단으로서결혼이갖는위력은더욱강해진다.”

저자들은정서적안정,상호의존과지지의공간으로서가족의존재를인정하지만,이모든욕구충족이결혼을통한가족에집중되면서다른문제를야기한다고비판한다.저자들은“(안온함과상호의존등)모든욕구가결혼으로만집중되는것은결혼에대한지나치게높은기대?그런기대는너무자주실망으로끝난다-를낳고,좁게규정된이성애적남녀결합이외의관계맺음과그정서적가치를격하하며정당성을박탈한다”며“이런특권화된의미가결혼에만부여된사회적상황에서사람들이결혼을위해너무나많은것을투자하는건놀라운일이아니다”라고지적한다.

저자들이보기에현재우리가접하는가족이란역사적으로나사회적으로구성된‘제도’이지만,우리는이를자연적이고생물학적으로주어진‘자연스러운것’으로받아들이기에가족은신성불가침의힘을갖게된다.특히저자들은‘자연스러운것’의경계를정의하고,그‘자연스러운것’바깥에있는독신,금욕생활,동성애등을‘부자연스러운것’으로비난하기위해많은사회적노력이투여된다고강조한다.

“자연적인성질을가졌다고선전하는신개발품가루비누가실상은전혀그렇지않다는것이상으로,가족은전혀‘생물학적’이지않다.사람들은가족이생물학적재생산의자연적과정과밀접한연관을갖는다는단순한이유만으로가족을자연이발동한그무엇으로느낀다.그러나생각해보라.먹는행위는부인하기어려울만큼자연적이지만,누구도레스토랑이나식료품점을자연적이라하지않는다.이것은생물학적문제가아니라정치적문제다.”

따라서저자들은가족을고정불변의자연적이고본질적인그어떤실체로규정해서는안된다는점을강조한다.“가족은모든사회에서발견되는,영원히거기있는무언가로가정된다.그러나가족을어떤보편으로정의하더라도과연무엇이가족의본질인지는여전히불분명하다.인류학자들이기록한친족배치의다양성과변이들은가족에대한느슨한정의조차불가능하게한다.”

차별을재생산하고개인을억압·착취하는,가족

가족을둘러싼통상의관념과달라다소충격적일수있지만,두저자의논의를따라가다보면『반사회적가족』이라는책제목의의미가또렷해진다.저자들은2장(‘반사회적가족’)에서가족이지니는부와빈곤의세습기구로서의성격,가사노동을통한여성착취,사적공간이라는미명아래벌어지는개인에대한억압등의문제를지적하며가족의‘반사회성’을폭로한다.

우선저자들은현대의가족이‘계급제도’라며“사회계급이누대에걸쳐자신을재생산하는주요한방식은자녀의출산과양육을통한것”이라고비판한다.“우리가처한현실에서가족은사회적평형추역할을하거나계급과성별의벽을뛰어넘는유대를만들기는커녕그것이개선한다고하는분할그자체를창조하고재창조한다.가족은계급제도이며,우리에게첫번째계급지위를선사한다.아이들은각기노동계급이나유산자계급,혹은전문직이나자영업자,토지소유귀족이라는계층,혹은불안정하고실업상태인최하층집단의위치를가지고인생을시작한다.”

또한저자들은사생활권이라는명목아래외부세계에울타리를두른가족내에서발생하는폭력의문제도지적한다.1980년대영국에서보고된폭력범죄의25%는가족내에서발생하는아내구타였으며,한국에서도(2017년기준)강간피해자의약78%는친족등아는사람에게당한다.“역설적이게도여성들은안전과보호라는사적가정에대한바로그기대때문에집안에서의피해에더취약해지고,울타리밖타인에게호소하거나지원받을기회를박탈당한다.또여성들은누가따라오거나공격할까봐밤에혼자밖에나가는것을피한다.그렇게해서그들은그자체가위험한장소가될수도있는집이라는함정에빠진다.”?

가사노동을통한여성억압과착취는이미많은논자가제기한문제다.『반사회적가족』에서저자들은“(집안일이)가장억압적인것은피할길이없다는점”이라며“여성은취업이나결혼여부에상관없이,자녀유무에상관없이,이소명을담당할운명에놓여있다”고‘모성신화’와‘여성성’의사회적구축을통한여성억압을강조한다.“바느질과걸레질을하고,기저귀와침대보를갈고,적자가나지않게가계를꾸리는일은당연히여자의일로생각한다.여자들이그일을제대로처리하지못하면비난받지만,남자들이그일을하면칭찬받는다.”

반사회적가족과가족화된사회

이처럼가족은사회적차별을재생산하는기구이자개인,특히여성의인권을억압하고그들의희생을담보로유지되는‘반사회적’기구다.그러나가족의반사회성은단순히가족의현재적형태가지닌비민주성에있지않다.

저자들은책에서가족을생계또는경제적단위이자친족구조를뛰어넘는이데올로기적구성물로정의한다.가족을둘러싼이데올로기는가족내부구성원을지배하는동시에사회적으로확산해사회를‘가족화’한다.바로가족주의이데올로기의전사회적확산이다.저자들은가족주의를‘섹슈얼리티,재생산,교육에대한현시대정책의모든요소가연결된동력기관차’라고규정한자끄동즐로(JacquesDonzelot)의주장에동의하며,이성애적성관계의특권화,혼인관계내에서의출산,양육과교육의배타적책임자로서가족에의권한부여,남성가장과여성주부라는성역할구분등이이가족주의의자장안에서비롯된다고본다.

따라서복지,주택등국가정책은개인보다는가족을주대상으로삼고,TV예능프로그램에는유명인의딸,아들부터엄마,아빠,자매와형제들까지주인공으로등장한다.특히한국의기업대표들은노골적으로가족주의이데올로기를소환해때론노동자들을탄압하고때론달랜다.지난2013년전국철도노조파업당시현장으로복귀하지않은조합원을향해당시코레일사장은“오늘까지돌아오지않은7,843명의사랑하는직원들을회초리를든어머니의찢어지는마음으로직위해제할수밖에없었다”고밝힌바있다.노동-자본의계급적관계에가족적위계관계가그대로투영된예는이외에도무수히많다.

저자들의성찰대로,이처럼우리는‘가족화’된사회에산다.(서류상)부양가족이있다는이유로빈곤한개인을국가의복지정책대상에서제외하고,‘가족임금’이란이름으로노동시장에서여성저임금을합리화하고,이성애중심의‘정상가족’에서벗어난동성애가구등은그나마‘서류상’가족도될수없어모든정책대상에서배제된다.복지제공의책임을개별가족에지우는것은사회적불평등을재생산하는주요방식이다.저자들은이모든것이가족주의에기댄‘사회의가족화’라는맥락에서이뤄진다고지적한다.이렇게볼때오늘날전체사회운영의기본단위는일반의인식과달리개인이아닌가족이라고할수있다.

가족에대한현대적분석에선흔히‘가족해체’가주요이슈로거론되지만,저자들의입장에서는가구구성의형태가변화할지언정‘가족주의’는여전히사회를지배하는강력한이데올로기다.특히이책에서저자들은가족의반사회적성격에대해비판적으로논하지만,단순히‘가족을해체하자’는식의주장으로나아가진않는다.오히려진정으로보호해야할가치라면,‘가족’이라는이름으로독점할게아니라더넓은사회적차원에서확산공유될수있도록전체사회를변혁해야한다는점을강조한다.

“우리가말하는필요와만족감-애정,안정감,친밀성,성애,부모되기등-은허위가아니다.우리는그것이병리적구성물이아닌인간적욕구라고본다.그러나현재그것이충족되는방식은만족스럽지도않고반사회적이다.…우리에게필요한것은대안적가족-오늘날가족이수행한다고여겨지는모든욕구들을충족할새로운형태의가구-을건설하는것이아니라,사람들의욕구를충족하는다른모든종류의방식,즉‘피는물보다진하다’라는가정에근거한방식보다덜취약하고덜부적합한방식을구축함으로써가족이조금은덜필수적이게하는일이다.그러나그것은또한새로운생활방식의실험을통해,그리고가족변혁이아닌가족을필요로하는사회를변혁시키는정치운동을통해달성되어야한다.”

『반사회적가족』에서저자들은가족이지니는반사회성을세밀하게분석하면서도,우리가취해야할실천적대안에대한고민을놓지않는다.저자들은책4장(‘변화를위한전략’)에서주택정책,사회보장제도,가족법등구체적정책차원의대안과비혼,생활공동체구성등개인이일상에서택할수있는‘생활양식의정치’를강조한다.

원제그대로37년만에재출간되는“반사회적가족”

『반사회적가족』은영국에서1982년처음출간됐다.초판이출간된지37년의세월이흘렀지만,이책의문제의식은21세기한국의현실과여전히공명한다.특히책의배경이되는30여년전영국과오늘날한국의현실은놀랍도록유사하다.가족관련통계만하더라도,당시영국의1인가구비율은23%,한국은2017년27%로비슷하다.또남녀간임금격차는당시영국과현재한국(2017년기준)모두63%로같다.

그뿐만아니라최근‘미투운동’등을통해확산한여성주의내부이슈들도유사한지점이많다.책에선영국의급진적분리주의노선의페미니스트활동가들이“남자와사는여자들을‘적을사랑하는사람’”이라고비난한사례가언급되는데,이는최근국내여성주의운동진영일각에서결혼한여성들을“가부장제부역자”로비판하는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