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을 위해 죽다 (애플, 폭스콘, 그리고 중국 노동자의 삶)

아이폰을 위해 죽다 (애플, 폭스콘, 그리고 중국 노동자의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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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애플 제품을 생산하는 ‘전자 제국’ 폭스콘 공장의 노동 실태를 담은 르포다. 아이폰의 독점적인 최종 제조업체인 폭스콘은 경제대국이 되려는 중국 정부의 목표와 부합해 빠르게 성장했고, 중국 안에서만 40곳 이상의 제조단지를 운영하며 100만 명의 노동자를 고용한 거대 고용주다. 폭스콘에서 노동자 자살 사건이 연쇄적으로 발생한 것을 계기로 세 연구자가 중국 각지의 폭스콘 제조 현장에 잠입했고, 수년간 노동자들을 인터뷰해 공장 안 실상을 파헤쳤다. 저자들은 노동자들이 기숙사 건물에서 몸을 던지게 만든 잔혹한 노동환경을 폭로하며 각국 정부나 초국적기업들이 이에 관해 어떤 책임을 이행했는지 질문한다.

인적 비용을 최소화하면서 최고의 기술기업이 되겠다는 열망은 노동자들을 저임금과 장시간 초과노동, 폭력적인 규율과 억압의 환경으로 몰아넣었다. 농촌 출신 청년 노동자와 10대 인턴 학생들은 극심한 착취를 당하며 미래를 빼앗겼다. 그러나 중국 정부는 이를 묵인했고 폭스콘은 실태를 폭로한 언론사와 소송전에 나섰으며, 애플은 노동착취와 환경오염 등에 관한 질문을 외면하면서 여전히 ‘혁신’적인 세계 최고 기업의 지위를 누린다. 아이폰, 아이패드, 맥북이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왔다는 막연한 관념을 부수는 이 연구 작업은 눈앞의 전자제품이 어떤 고통으로 만들어졌는지 직시하자고 말한다.
저자

제니챈

JennyChan
홍콩이공대학사회학과조교수.사회학및현대중국학강사와옥스퍼드대켈로그칼리지연구원을역임하고,현재국제사회학회노동운동연구위원회부회장으로활동하고있다.CriticalSociology,ModernChina,RuralChina,CriticalAsianStudies,Asia-PacificJournal,NewLaborForum,NewTechnology등다양한분야학술지에다수의논문을게재했다.

목차

추천의말
표와그림목록

서문
1.어느자살생존자
2.폭스콘:세계에서가장큰전자제품제조기업
3.애플,폭스콘을만나다
4.폭스콘의관리
5.학생인턴들의목소리
6.지옥의업화
7.도시를배회하다
8.꿈을좇다
9.환경위기에직면하다
10.죽음으로가는길,데드맨워킹
11.파업과저항
12.애플,폭스콘,그리고중국노동자의삶
에필로그

감사의말
옮긴이의말

[부록1]우리의책웹사이트
[부록2]2010년중국폭스콘에서의자살과자살시도
[부록3]중국현지조사
[부록4]세계전역의폭스콘시설

주석

출판사 서평

아이폰은어디서어떻게만들어지나
자살방지그물이설치된어느공장의진실

애플은시가총액,브랜드가치,혁신과마케팅등에서세계최고의지위를누리고있는기업이다.애플의인기와영향력은전세계에널리퍼져있고아이폰,아이패드,에어팟,애플워치,맥북의신제품은출시될때마다세계적인화제가된다.매끈한신형아이폰을손에쥔소비자는기술력이집약된이작은기계가미국실리콘밸리에서태어났을거로상상하지만,애플제품의최대생산기지는다름아닌중국이다.중국의아이폰제조공장은아이폰13출시를앞두고20만명의노동자를새로채용했다.1974년에설립돼40여년만에세계전자제품제조분야에서선두주자가된폭스콘이야기다.대만의궈타이밍이세운이회사는첨단기술과경제측면에서최강대국이되려는중국의목표와부합해놀라운성장을이뤘다.

100만명에달하는폭스콘노동자들의대부분은농촌출신의청년들이다.부모세대의농민공과달리이들신세대는고향으로돌아가는것을목표로삼지않지만,도시에서집을구할가능성도없어심각한정체성위기를겪고있다.이에더해폭스콘공장의가혹한노무관리는노동자들을절망으로몰아넣었다.이책의저자들인세연구자가폭스콘에관심을갖게된계기는2010년의연쇄자살사건이다.그해폭스콘에서18명의노동자가자살을시도했고14명이사망했다.‘아이폰을위해죽다’라는말에는전세계소비자가최신모델을구매하기위해밤새워줄을서는수고를마다하지않는현상을가리키기도하지만,중국노동자들이속도와정확성에대한회사의요구를맞추기위해쓰러지고있다는의미도있다.

연구자들이2010년여름부터2019년12월까지중국12개도시의폭스콘제조현장을누비며조사한결과는놀라웠다.선전시폭스콘룽화공장에서추락해하반신이마비된톈위는저자들에게공장노동의실상을알렸다.생산일정이촉박할때24시간돌아가는공장에서휴일은월1~2일뿐이었고시간외수당을더한톈위의월급은1,400위안(약26만원)이었다.그마저행정착오로받지못했다.기숙사방하나에배정된8명은교제가어렵도록모두다른지역,다른부서사람들로구성됐다.전세계소비자들이아이폰4와1세대아이패드를초조하게기다리고있을때톈위는공장기숙사에서몸을던졌다.이후폭스콘의공장기숙사창문에는쇠창살이,건물사이에는그물이걸렸다.반복되는자살을막으려는조치다.

애플의최대생산기지폭스콘공장에서
기계보다빨리일하는‘전자제국’노동자들의삶

폭스콘의성장은미국과유럽및동아시아의거대기업들이해외로생산지를이전하고위탁하는세계적산업구조전환으로가능했다.1978년까지임금수준이미국의약3%에불과했던중국에서,노동비용이매우싼농민공의무제한공급은제조업,특히전자분야노동의주요원천이었다.폭스콘의저비용고효율서비스는다른제조업체들을빠르게추월했고신체건강한16세이상의남녀가조립라인에채용됐다.폭스콘이처음으로1,000억달러의매출을달성한2010년은노동자자살이폭증한때이기도하다.폭스콘창업자궈타이밍은혁신과효율,자동화기술과로봇생산을부르짖었지만,실상은정규직원이학생인턴과하청노동자로대체될뿐이었다.“중국을근거지로세계에발자취를”이라는폭스콘의슬로건에따라팽창한‘전자제국’은중국노동자들의희생으로가능했다.하지만아이폰이어떻게중국의폭스콘노동자들에의해만들어졌는지세상에알려진점은별로없다.

폭스콘에서는효율성뿐만아니라속도가매우중요하다.한노동자는“우리는기계보다더빨리일해요”라고말했다.전자제품생산과배송의촉박한일정,글로벌소비수요의급격한상승으로인해공급업체노동자는빠른작업속도와초과근무를강요당한다.2018년아이폰판매량은무려2억1,700만대이고첫출시이후10년간전세계에서10억대이상팔렸다.아이폰판매량이증가하면서갑작스레밀려온긴급주문으로폭스콘노동자들은자살충동을느낄정도로밤낮없이고되게일했다.하지만아이폰에서중국내인건비가차지하는비중은아이폰4소매가로보면549달러중10달러로고작1.8%다.(애플이가져가는수익은44%다.)폭스콘노동자들은월급으로어떤애플제품도살수없다.엄한규율과보안환경에서폭스콘노동자들은출근하며휴대폰을제출하고종일CCTV로감시당하며대화금지,웃음금지지시아래하루12시간,주당100시간이넘는중노동에시달렸다.

폭스콘노동자들은회사규칙에복종하도록훈련받으며CEO궈타이밍의말을잘따르면성과급과승진으로보상받는다는조직문화에잠식돼있다.생산할당량을채우지못하거나불량을내면“복종하라,복종하라,절대적으로복종하라”라는구호가담긴궈타이밍의어록을암기하는벌을받는다.2010년의연쇄자살사건에관해서도회사는“규모를고려하면중국의자살률과큰차이가없다”라는입장이었다.궈타이밍은악령을물리친다며공장에승려들을데려왔고취업응시자들에게심리테스트를이수하게했다.17번째자살사건이발생했을때폭스콘이연‘사기고양집회’에는2만명의노동자가나와‘궈타이밍사랑해’라고쓰인포스터를들고행진했다.회사의면책조항이포함된‘자살금지서약서’에서명하게하는해결책도고안해냈다.궈타이밍이좋아하는말은“가혹한환경은좋은것이다”이며2012년엔“100만마리의동물을관리한다는건골칫거리”라고노무관리의고충을토로했다.

시가총액세계최대기업의사회적책임은무엇인가
제조공장의노동착취와환경문제를외면하는애플

폭스콘이삼성전자,닌텐도,소니,화웨이처럼세계적인기업들의다양한전자제품을생산하는주요도급업체이지만,아이폰의독점적최종제조업체인폭스콘의가장큰고객은여전히애플이다.애플은2018년폭스콘의13배가넘는이익을냈다.독립적으로보이는두기업은제품개발과엔지니어링연구,제조공정,물류,판매및애프터서비스에서불가분의관계에있다.특히하드웨어와소프트웨어,디자인에통제권을쥔우세한지위를고려할때,애플은폭스콘과그노동자들의조건을설정하는데강력한주도권을쥐고있다.

2006년영국언론에서폭스콘룽화공장을‘아이팟착취공장’이라고폭로했을때애플은‘아이팟제조에대한보고서’를발표해“강제적인초과근무사례는발견되지않았다”고해명했다.그리고업데이트한공급업체행동강령에서“애플은공급사슬내의노동환경이안전하고,노동자가존중과존엄성을갖고대우받으며,생산과정에환경적책임이있음을보장하기위해최선을다하고있다”는내용을추가했다.이책은“애플은어떻게약속을이행하겠다는것인가?”라고질문한다.중국의노동법은주간40시간노동을규정하고,노동자가동의할경우하루3시간또는월36시간까지연장근무를할수있다.애플은공급업체행동강령을만들어표준노동시간을준수하라고말하지만실제로는노동조건을감찰하지않는다.2010년폭스콘공장의자살사건에관한질문에스티브잡스는“폭스콘은노동착취공장이아닙니다.폭스콘에가보면알겁니다.공장인데도,맙소사,그곳에는식당,극장,병원,수영장까지있어요”라고답했다.하지만완벽주의자스티브잡스는생전에폭스콘공장을방문한적이한번도없다고한다.애플이모든책임에서거리를두는동안노동자자살은계속이어졌다.

폭스콘이폐수를방류해지역사회에오염을초래했을때도애플은침묵했다.아이폰터치스크린공급사윈텍의‘노말헥산’사용으로노동자집단중독사태가발생했을때애플대변인은배상문제는물론해당사례에관한언급을거부했다.폭스콘청두공장에서시위에나선노동자들은임금문제뿐만아니라미세알루미늄분진등작업장위해성개선도요구했다.알루미늄분진은이후폭발을일으켜노동자4명의목숨을앗아갔다.노동자의화학물질중독으로인한고통,수질및중금속오염등공급사책임을우려하는부정적여론에직면하자애플은결국제품생산공정에서노말헥산과같은신경독성물질을제거하겠다고발표했다.그러나환경문제와관련해현장에서철저히모니터링한다는애플의주장과달리2018년에도맥북과아이폰부품을공급하는대만계업체가폐수를방류해지역의수로를심각하게오염시키기도했다.

애플의CEO팀쿡이2015년〈타임〉지가선정한세계에서가장영향력있는100명중한명이되었을때,그는“팀쿡의능력이애플에상상도못할수익성과더큰사회적책임을가져다줬다”라는찬사를받았다.시가총액1조달러를초과하며세계에서가장가치높은상장기업이되었으니‘상상도못할수익성’이맞다.그러나저자들은묻는다.“과장광고는차치하더라도,‘더큰사회적책임’에대해신뢰할만한증거가있는가?폭스콘노동자들은애플을어떻게바라볼까?”

중국정부의묵인과탄압에도불구하고
끊임없이이어지는노동자저항의불씨

중국의시정부도폭력적인작업장환경을외면한다.폭스콘이룽화공장의노동권침해를보도한기자두명에게명예훼손소송을걸었을때,선전시인민법원이먼저나서서기자들의계좌와자산을동결했다.중국의지방정부들이폭스콘과결탁해학생인턴십프로그램을남용하는것도문제다.폭스콘은2010년여름에만15만명의학생인턴을고용했다.직업학교를통해10대노동력이폭스콘으로끊임없이공급되고,학생들은공장에서직업기술훈련을받는것이아니라3개월에서1년까지일하며생산수요를뒷받침하고있다.인턴에관한법률조항을어기고월950위안(17만5천원)의저임금으로장시간노동하게한폭스콘의방식은지방정부의묵인아래이뤄졌다.지방정부는오히려폭스콘에학생을보낼직업학교를직접선별하고교통서비스를제공하는등인턴착취를장려했다.청두에서는정부가폭스콘채용을공식업무로정하기도했다.

경제성장과더불어중국노동자들의생활이어느정도개선됐다곤하지만,노동관계는여전히불안정하다.단결을가로막는법률개정이계속추진되고,노동자행동은사회질서를어지럽혔다는죄목으로해고되거나구속될위험이있다.그러나억눌린불만은끊임없이터져나오고있다.아이패드를만드는폭스콘청두공장에선2011년기숙사전기와온수공급중단에폭발한노동자들이소요를일으켰다.애플에서2세대아이패드출시를발표한날에는노동자들이노동조건개선을요구하며구내식당을점거했다.중국이파업에관한공식집계를공개하고있지않으나중국안에서노동자들의쟁의와시위는전반적으로증가하고있다.해고와블랙리스트등강한탄압에도불구하고발생하는폭스콘내태업이나저항은억압할수록더큰반발이일어나는노동현장을잘보여준다.중국노동자들의저항과조직화과정은그들자신의시,노래,편지등으로생동감있게그려진다.

〈타임〉지가2009년올해의인물2위로‘중국의노동자’를선정하며“세계의경제회복을이끌어인류의미래를밝게했다”라고논평했지만,실제로중국노동자들이치르고있는대가는참혹하다.애플을비롯한거대기업들의착취와이를방관,혹은조장하는각국정부들의태도는노동자들을죽음으로몰아넣고있다.이러한현실을폭로한이책에서우리는세련된전자제품이면의추악한진실을본다.아이폰의라이프사이클에내재한환경오염과노동부정의는노동문제,소비지상주의,환경재해등다양한분야의고민거리를던져준다.폭스콘노동자들의노동환경은물론기숙사나도시의셋방등주거환경,일상과심리상태에이르기까지면밀한인터뷰와분석은노동과환경에보다공정한태도는무엇인지,소비자이자세계시민으로서할수있는일이무엇인지에관해질문을던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