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그러진 몸 (일하는 여성의 몸, 수치심, 연대에 관하여)

일그러진 몸 (일하는 여성의 몸, 수치심, 연대에 관하여)

$17.13
Description
“일하는 여성의 건강을 위한 페미니즘과 과학의 결합”
일터에 숨은 젠더 문제, 위험과 차별이라는 딜레마를 부수는 실천적 연구

여성의 노동은 왜 늘 과소평가되고 더 위험한가?
“여성 노동 환경 개선에 일생을 바친 저자의 설득력 있는 이야기”
“성 차이는 생물학적으로, 또 사회적으로 어떻게 성차별주의가 되었나?”
“가부장제를 유지하는 데 신체가 어떤 역할을 하는지에 대한 중요한 비판”

★★★★★
캐나다노동문제연구협회 Leo Panitch Book Prize 최우수도서
미국 독립출판사 북어워드 논픽션 부문 선정작
Foreword Indies Prize 여성학 부문 금메달

성별에 따른 건강 문제, 특히 일터에서 여성과 남성의 생물학적 차이를 어떻게 고려할 것인지에 관해 수십 년간 연구해온 페미니스트 생물학자 캐런 메싱의 신작이다. 저자는 전기통신, 조경, 간병, 청소, 서빙, 제조업, 돌봄서비스 등 다양한 직종의 여성을 만나 그들의 신체적, 정신적 건강 상태를 추적, 연구하고 남성 중심으로 설계된 일터 환경이 여성의 신체에 어떤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지 폭로한다. 여성의 몸은 남성과 다르기 때문에 남성의 신체가 기준이 된 많은 직업에서 여성은 더 불편하고 더 많이 다쳤다. 아울러 여성은 일터에서 늘 남성보다 더 낮은 평가, 어려운 진급, 적은 급여라는 상황에 처해 있었고 일하면서 차별과 성폭력에도 노출됐다.

평등을 위한 투쟁과 여성의 건강 보호를 어떻게 조화시킬지에 관한 저자의 끈질긴 모색은 과학적 엄격함과 여성주의적 신념의 결합으로 나타난다. 여성이 남성과 무슨 일이든 똑같이 할 수 있다는 주장, 일터에서 성별의 생물학적 차이는 중요하지 않다는 주장 대신 모든 노동자는 안전하고 건강하게 일할 수 있어야 하며, 특히 더 위험한 상태에 놓인 여성 노동자의 평등과 건강을 위해 일터를 바꿔야 한다는 성찰이 그것이다. 저자는 여성의 몸과 ‘차이’에서 오는 수치심에서 벗어나 일과 관련된 위험을 직시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서로를 보호하고 연대하며 권리를 찾는 것이 일터를 여성의 몸과 삶에 더 적합한 곳으로 변화시킬 방법이라고 제안한다.
저자

캐런메싱

KARENMESSING
캐나다몬트리올퀘벡대학교생물학과명예교수로노동조합및여성단체와함께여성노동자건강에관해연구하고있다.인간공학과유전학을전공했고성별관점에따른직업건강분야의국제적전문가다.여성건강을다룬연구와저서로캐나다훈장(OfficerLevel),미국산업위생협회의WilliamP.Yant상등여러학술상을받았으며,『일그러진몸』으로노동문제연구협회(ACETS)의LeoPanitch상,미국독립출판사북어워드논픽션부문,ForewordIndiesPrize여성학부문에서수상했다.지은책으로『반쪽의과학』,『보이지않는고통』등이있다.

목차

한국의독자들에게
서문

1부수치심과일터
1장여성노동자의침묵을깨는시간
2장보건의료현장의수치심과침묵
3장여성주의적개입이여성에게상처를준다면?

2부차별받는몸
4장보이지않는여성노동자의몸
5장같은가,다른가,아니면연구가부족한가?

3부일터바꾸기
6장변화를실현하다
7장두려움이라는용에맞서는일
8장페미니스트사업주가여성주의적인간공학개입에함께한다면
9장연대

4부직업보건학의변화를위하여
10장과학이제대로다루지않는2등신체
11장여성의고통을이해하는일
12장기술적인것은정치적인것이다
13장함께앞으로나아가기

감사의말
옮긴이의말

출판사 서평

직장내성평등과건강중하나를선택해야하는가?
남성에맞춰설계된작업장에서침묵당한여성노동자들

여성노동자에게성평등과건강은동시에이룰수없는것처럼보인다.남성과여성에게똑같은일이주어졌을때여성은더무리하고더많이다쳤다.하지만남성의일과여성의일을분리하면여성은성차별과성별고정관념의피해자가된다.생물학자,인간공학자이자페미니스트인노학자캐런메싱은여성과남성의생물학적차이를인정해야한다고말한다.성별차이를무시함으로써일터평등을강제하려는노력이진정한평등을가져오는건아니라는것이다.젠더문제에뒤따르는딜레마를극복하는것은남성중심으로설계된일터시스템을바꾸고,여성노동자스스로‘다른’신체에서오는수치심에서벗어나위험에대항함으로써가능하다.저자는이를입증하기위해다양한직종에서벌어지는여성의신체에관한과학을서술하고여성의업무상재해를초래하는여러문제를기록했다.

저자가인터뷰한여성통신기술자들은공구벨트에서사다리까지모두남성표준신체에맞춰진작업도구때문에일하는데어려움을겪었고,이는실제로더많은업무상사고로이어졌다.여성과남성이같은업종에있을때보통여성이더높은사고율과재해율을보였는데조경업에서여성의사고는남성의2~3배였다.중공업의경우여성의재해는남성보다36퍼센트많았다.다양한신체특성이고려되지않은작업장에서적응하기힘든여성들은심지어공공연한적대감과일터괴롭힘,성폭력을겪으며남성위주의현장에서떠날수밖에없었다.책에등장하는사례에서이들이속한노동조합도여성조합원들을적극적으로지원하지않았다.

‘남성처럼’일하고자열심히노력했지만실패한여성들은자신들의위험을털어놓기꺼렸고차별을겪는다는사실도강하게부정하는경향이있었는데저자는이지점에주목한다.“우리대부분이젠더차별이라는이름을붙이는걸극도로두려워한다”라는것이다.‘남성의직업’에접근하기위해모든여성이많은장애물을극복하고인내심과집요함을발휘했다.모욕과적대를겪으면서도안정된일자리와승진을위해문제를언급하기주저한다.저자는여성이남성과똑같지않다는걸받아들였을때모든차이가열등함으로보인다는맥락에서이를시인하기어려움을인정하면서도여성의신체가계속해서‘제2의몸’으로대우받지않으려면구체적인변화를도모해야한다고주장한다.그것은여성이라는이유로당하는공격에이름을붙이고위험에맞서싸우는것이다.

성별직무통합의함정
더많이일하고더많이다치는여성노동자

저자가연구에참여한병원의간병노동자직무는육체적노동강도가낮은여성의일과노동강도가높은남성의일로구분되어있었다.남성간병인은공격적인환자를제지하거나환자를옮기는일을했고,여성간병인은환자의옷을입히고씻기거나식사를돕는일을했는데이곳에서도여성의업무상사고율은남성보다30퍼센트높았다.직무관찰결과여성은남성보다더많은육체적작업을수행했고평균적으로남성보다육체적고충이훨씬심했다.다른연구인병원청소노동자사례에서성별직무분리가노동자의건강에미치는영향을살펴보니직무의남녀구분이육체적작업활동의차이와일치했다.가벼운직무를하는사람들의자세는무거운직무를하는사람들보다더다양하고더심하게뒤틀렸다.작업활동의성별구분이보고된통증과피로도에서의젠더차이와일치한다는점을확인한연구팀은청소업무에서성별분업폐지를제안했는데이는뜻밖의결과를낳았다.

성별직무분리가폐지된지10여년이지나저자가확인해본병원현장은여성노동자에게좋은환경이아니었다.여성청소노동자비율이37퍼센트에서23퍼센트로감소했고많은고령의여성노동자가병원을떠났다.훈련,장비,또는도구의변화가전혀없이남성의직무에진입한결과는여성의더많은업무상재해였다.여성청소노동자들은화장실청소처럼더허리를많이숙여야하고남성이꺼리는직무를여전히받아들이면서남성이하던중노동까지맡게되었으며,정부의임금균등화정책으로비용을절감하게된고용주들은젠더평등이라는명목으로직무통합을정당화했다.이연구를계기로저자는육체적요구도가있는업무에서성별분업을없애는것이여성에게좋은일인지고민하게된다.

성별직무분리가없는것처럼보이는현장,여성이다수인직업에서도성별분업이확립되어있었다.캐나다내서빙노동자의79퍼센트가여성인데,이여성들은잦은모욕과육체적통증에시달렸다.여성서버들은식당전체의상황과손님의상태,주방현황을더예민하게고려했고,소금과후추통보충과같은식당살림일을더많이했으며,남성서버보다분당걸음수가83퍼센트많았다.여성서버들은보폭의차이에도불구하고같은근무조남성의3배거리를걸었고이때문에발과발목통증이훨씬더심했다.같은식당에서같은직업을가진여성과남성이서로다른작업을할당받고,어느정도는다른방식으로신체를사용했으며,여성이더많은증상으로고통받은것이다.이는과자공장,의류공장,인쇄소,가금류가공공장등에서도마찬가지로나타났다.저자는여성의직업에대한육체적부담이그다지인상적으로보이지않는경향이있으며여성은자기일이어렵다고주장하는데어려움을겪는다고말한다.작업이다르다는사실이문제가아니라여성이하는일에대한존중의부족이문제라고지적한다.

평등과여성의건강을모두지킬해법을찾아
생물학적탐구와정치적요구를아우르다

건강을연구하는수많은페미니스트와과학자가‘여성은태어나는것이아니라만들어지는것’이라며생물학이여성을정의하지않는다고주장한다.이들은성차별을우려하며,생물학적성차에대한강조가고정관념을조장하고,그래서불평등으로이어진다고본다.이에대해생물학자로서저자는이렇게질문한다.직무배치및직무설계와관련있는생물학적차이가있는가?그렇다면,그차이가여성의직업적건강에영향을미칠만큼크고중요한가?그차이가고려되지않는다면,모든직무가남성의생물학적특징만을고려해설계될것이고여성은병들거나다치게될거라는뜻인가?평등과여성의건강을지킬과학적해결책이있는가?저자는다양한입장과문제에관해사회적맥락을놓치지않으면서유전자성에서생물학적성으로의발전,생물학적성에서젠더가발전하는과정,남성과여성의신체적차이,유해요인노출에따라달리나타나는영향등생물학적메커니즘을근거로주장을입증해나간다.

차이를강조하는페미니스트와동일성을강조하는페미니스트모두가지금여성노동자의노동환경에변화가필요하다는데에동의할것임을전제하고저자가강조하는방향성은더많은정보,일터정책변화,여성연대의세가지다.여성의작업환경을향상하기위해더많은과학적이고기술적인지식이필요함은물론이고,고용주가다양성을책임지도록노조가강제해야하며,여성은자신의몸과요구에분명하게대처할수있도록모여야한다는것이다.성적차이를거부하는것도강조하는것도도움이되지않았던저임금여성노동자들이서로지지하고연대해권리를지키며변화를주장함으로써더넓은범위의신체에일터를맞추게할수있다.이어서이책은과학적이면서도정치적인문제,일터를어떻게바꿀것인가에관해연구자가개입할방법을끈기있게탐색한다.

가부장제의거대한카르텔에맞서기위한제안
차이를인정하기,수치심극복하기,연대하여싸우기

노동자건강을위해연구자가해야할역할과자세를계속고민해온저자는이책에서도인간공학자로서철저한관찰에따른객관적자세를유지하면서도노동자가작업재량을늘릴방법이나인간공학에페미니즘을적용할수있을지고심한다.그리고가금류가공공장에서여성노동자를대상으로칼연마방법을교육하고,재봉작업과우편분류작업에서여성노동자가작은작업물을더많이취급해부담이크다는사실을입증하거나,마트계산원과은행원처럼서서일하는여성노동자의근골격계질환을공론화하는등의개입사례를소개한다.공장이나저임금서비스직종에서여전히정치적힘이없는여성노동자를위해조직적대응이필요하다는점또한저자가강조하는부분이다.

저자가속한연구팀의이같은노력이순조롭지만은않았다.직장에서의성차별주의나젠더갈등을저자는불을내뿜는거대한용으로비유하며,용의얼굴을똑바로바라봐야한다고말한다.여성노동자건강을위한연구를시도할때마다고용주,연구기금지원단체,심지어일부노동조합과빚은마찰은어디에나공고하게존재하는성차별을절감하게한다.그러나저자는적극적으로노동조합을설득해파트너십을맺고,또는여성중심적사업장을찾아연구하며여성에게적합한노동환경,나아가더나은이익을얻을수많은개선점을찾아노동조합과경영진에게제안했다.비록모든노조나경영자가이를받아들이진않았지만,정책논의의장이열렸고용이내뿜는불길에‘물을뿌렸다’고저자는평가한다.

남성이대다수이던70년대에생물학교수가된저자에게여성연대는매우귀중한경험이자원동력이었다.2등신체,2등직업,2등의사회적역할을가진일하는여성들은건강연구에서도부차적인주제였다.대학에서여성교직원들이연대해직업환경연구를시작하고젠더와건강연구소를설립하기까지의과정은여성노동자일터건강을위한중요한조건으로이책이여성연대를강조하는배경이되었다.여성이수치심을극복하고,모순을직시하며,위험과공격에이름을붙여일치단결해맞설때건강한일터를만들수있다.

일터를변화시키기위해젠더를말하는것이때로분열을야기하고때로는해결로이끈다고해도,여러여성연구자가성/젠더문제를인식하고있고젠더평등과여성의더나은노동조건을위해일한다는점은분명하다고저자는말한다.결론적으로이책의주장은여성노동자가몸을더강하게만들수있는지와상관없이,일터가원래여성의신체그대로에환경을맞추는책임감을가져야한다는것,사람들이자신이가진젠더정체성이무엇이든숨길필요없이표현할수있어야한다는것,우리몸과우리의한계를정하려는것들에수치스러워하기를멈추고평등과건강을위해싸워야한다는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