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 이후, 사회 : 참사 다음의 삶과 권리를 위하여

재난 이후, 사회 : 참사 다음의 삶과 권리를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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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재난 세대’의 간극을 다독이며 참사를 제대로 마주 본 치유의 연구”
“비극적 참사에 압도되지 않고 응전하고 도전하는 치열한 사유”
학술 연구를 통해 사회 문제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며 사회운동과 연대해 온 젊은 연구자들이 이태원 참사 2주기를 맞아 재난 참사를 재구성하고 재난 이후의 사회를 전망하는 글을 펴냈다. 여러 학자의 이론을 우리 사회의 재난 참사와 접목하여 재난을 둘러싼 지배적 담론을 비판하는 동시에 재난의 곁에서 사회를 재구성하기 위해 필요한 사유들을 모아낸다.

이의 배경에는 세월호 참사 이후 본격화한 재난 사회운동이 반신자유주의 운동과 더욱 긴밀하게 연결되어야 한다는 저자들의 공통된 문제의식이 있다. 애도, 기억, 참사, 인정, 취약성, 유가족, 재난, 안전 등 재난 사회운동이 새롭게 사회화한 많은 개념이 반신자유주의의 정세적 지형 위에서 배치되고 결합하면서 그 구체성을 획득할 것이고, 그래야 삶의 차원에서 재난 사회운동이 자리 잡을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자들이 역사, 철학, 사회, 문화 이론을 빌어 말하고자 하는 재난 이야기는 결국 재난 참사의 희생자, 생존자, 유가족을 온전히 애도하고 지지하고 연대하자는 것, 또한 “삶을 비루하게 만드는 만큼 죽음 역시 쓸모없는 것으로 만드는” 신자유주의와 맞서자는 외침이다.
저자

김현준,백선우,전주희,정정훈,조지훈

저자:김현준
서교인문사회연구실연구원.계간《문화/과학》편집위원.대학안팎에서과학기술·정치·문화사회학을연구하며강의하고있다.지은책으로『한국현대사와개신교』(공저),『태극기를흔드는그리스도인』(공저)등이있다.

저자:백선우
서교인문사회연구실연구원.독일관념론과맑스주의,비판이론을공부하고있다.최근에는악셀호네트의인정이론을중심으로현대사회의인정과무시의문제에관해연구하고있다.

저자:전주희
서교인문사회연구실연구원.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회원.마르크스주의와페미니즘을공부하며,노동자의위험과시민의위험이교차하고분절되는다양한현상과원인을탐구하고있다.『마지막일터,쿠팡을해지합니다』,『고전,국가를상상하다』,『굴뚝속으로들어간의사들』,『우리는왜이런시간을견디고있는가』등을동료와함께썼다.

저자:정정훈
서교인문사회연구실연구원이자계간《문화/과학》편집위원.한국예술종합학교등에출강하고있다.지은책으로『인권과인권들』,『군주론:운명을넘어서는역량의정치학』,『세월호이후의사회과학』(공저)등다수가있다.

저자:조지훈
서교인문사회연구실회원.연세대학교비교문학협동과정에서박사과정을밟고있다.수행성이론,데리다의사상,시각문화를공부하고있다.〈수행성이론에서허구적발화의문제〉,〈수행성의시간적형식:버틀러의수행성개념에서시간의문제〉,〈이미지의영도를개념화하기〉,〈롤랑바르트의아마추어적실천〉,〈콜트콜텍투쟁에서예술-노동의결합양상〉,〈장뤽고다르의전쟁이미지〉등을썼다.

기획:서교인문사회연구실
서교인문사회연구실은마포구서교동에있는젊은연구자,활동가들의모임이다.교육제도와학술제도의안과밖을가로지르며독립적인연구와활동의공동기반을창출하고,새로운사회와삶의형식을만드는학술운동을꿈꾼다.seogyo.net

목차


프롤로그:재난이후,쏠의십대그리고경진의이십대_전주희

1장재난과통치:(신)자유주의적위험관리인가상호의존성에기초한체제전환인가_정정훈
1.리스본대지진과근대적통치
2.자유에기초하여국가를통치하기
3.자유주의적안전장치와재난관리
4.상호의존적존재로서개인들과체제전환
5.출구:안전할권리에서체제전환의전망으로

2장인정이론의관점에서본재난참사유가족운동_백선우
1.들어가는말:아무도책임지지않은참사
2.호네트의인정이론
3.인정투쟁으로서재난참사유가족운동
4.죽음에대한사회적인정

3장사회적문화투쟁의장으로서재난참사의외상:재난참사와외상의문화정치학_김현준
1.들어가며:재난과고통의질문
2.고통과외상을사회문화적실재로서이해하기
3.‘사회없는’재난과‘문화없는’외상이해의한계
4.공적,정치적책임과책무성의투쟁으로규정되는재난과외상
5.나가며:재난참사의고통을우리사회의문제로끌어오기위하여

4장10.29이태원참사에서법적책임의정치적확장:세편의탄핵의견서를중심으로_조지훈
1.행정안전부장관탄핵기각이후,계속되는국가의법적책임부인
2.탄핵기각결정문비판:헌법재판소가보여준법적책임회피의수사학
3.법적책임의정치적확장:행위책임에서결과책임으로
4.애도가능성의평등으로서의생명권에대한요구
5.나가며:약속의위반,국가의헌법에대한거짓맹세앞에서

5장10.29이태원,재난은어떻게서사화되었나:국가주의재난서사비판_전주희
1.재난을부정하는재난서사
2.실패의봉합과국가주의재난서사의반복
3.국가주의재난서사의작동실패?애도의등급화와피해자혐오
4.재난‘이후’의사회를위한조건

6장피해당사자의권리로부터모두의안전권을_전주희
1.재난이만든‘두번째시민’
2.‘대표불능’상태의재난피해자와보편적안전권의실종
3.세월호와이태원사이:안전권입법시도와실패
4.대항적생명정치와보편적안전권을위한저항권


참고문헌

출판사 서평


“‘재난세대’의간극을다독이며참사를제대로마주본치유의연구”
“비극적참사에압도되지않고응전하고도전하는치열한사유”

재난참사이후의사회에서어떻게살것인가
이론과현실을넘나드는재난뒤의성찰

학술연구를통해사회문제에적극적으로개입하며사회운동과연대해온젊은연구자들이이태원참사2주기를맞아재난참사를재구성하고재난이후의사회를전망하는글을펴냈다.저자들이다룬국가통치,유가족운동,외상과고통,법적책임,재난서사,안전권등재난과관련된의제들은재난참사가끊이지않는와중에차분히들여다보지못했거나유예했던문제들이기도하다.연구자들은여러학자의이론을우리사회의재난참사와접목하여재난을둘러싼지배적담론을비판하는동시에재난의곁에서사회를재구성하기위해필요한사유들을모아낸다.

저자들이재난을이야기하기위해인용한학자들은푸코와데리다부터주디스버틀러와낸시프레이저까지폭넓다.이의배경에는세월호참사이후본격화한재난사회운동이반신자유주의운동과더욱긴밀하게연결되어야한다는저자들의공통된문제의식이있다.애도,기억,참사,인정,취약성,유가족,재난,안전등재난사회운동이새롭게사회화한많은개념이반신자유주의의정세적지형위에서배치되고결합하면서그구체성을획득할것이고,그래야삶의차원에서재난사회운동이자리잡을수있다는것이다.연구자들이역사,철학,사회,문화이론을빌어말하고자하는재난이야기는결국재난참사의희생자,생존자,유가족을온전히애도하고지지하고연대하자는것,또한“삶을비루하게만드는만큼죽음역시쓸모없는것으로만드는”신자유주의와맞서자는외침이다.

그리고“함께참사에대한이야기를천천히계속쌓아갈수있으면한다.참사이야기는너무슬프지만은않게계속되어야한다.앞으로의핼러윈은이전과절대같을수없지만,그래도여전히즐거울수있는날이길바란다”(배경진)는말처럼,살아남은인간이자앞으로도재난과함께살아가야할우리가존엄하고안전한삶을계속영위하고자하는바람이기도하다.

재난이전으로돌아가지않기위한사유들
폭력적위기관리체제를넘어설사회적인정과실천의방법

국가권력이재난을책임지고수습한최초의사례는1775년리스본대지진이다.이로부터재난은정치적의미를지니고통치의주요수단이되었다.정정훈은1장에서근대국가통치와재난이맺는관계,자유와재난의관계를다룬다.푸코가말한최적화된국가관리,즉통치성이경제적자유주의와결합했고,이자유주의통치성의핵심기술은위험을적절하게관리하는안전장치였다.신자유주의질서에서국가는개인의행동양식이기업의이윤추구원리에따르도록유도했고,신자유주의적안전관리는억압적이고폭력적인양상을보인다.저자의이러한논의를통해근대적재난관리가자본주의체제의폭력성과억압성에기초하고있음을알게된다.저자는인간의취약함때문에상호의존성이필요하다며자본주의를넘어서는체제전환,사회주의에대한새로운구상과이것이민주적인재난대응에어떤의미가있는지서술했다.

2장에서백선우는인정이론의관점에서재난참사유가족운동을살핀다.재난참사희생자들의죽음이모욕당하고,유가족의목소리는무시되며,참사에책임지는사람이없는한국사회의현실에서유가족운동에대한지지가절실하다고보아,유가족운동과희생자들의죽음에대한사회적인정의의미를살펴본다.악셀호네트가규정한세가지인정형태인사랑,권리,사회적가치부여가폭력,권리부정,가치부정이라는무시를통해훼손될때주체는인정투쟁에나서게된다.저자는가장극단적형태의사회적고통인재난참사에서고통의사회적성격에주목하는방식과희생자들의유가족에주목하는방식으로인정투쟁의정당성을규명한다.아울러유가족들의인정투쟁이곧안전사회를위한투쟁이라며,이에대한연대가필수적임을강조했다.

재난참사에따른외상의문화정치학을다룬3장에서김현준은피해자,생존자,유가족이겪는고통과외상을들여다본다.그에따르면재난의고통은개인의병리나심리상태가아니라사회문화적관계와공적제도가만들어내는관계적이고사회적인감정이자사회적병리의반영이다.사회적시간을의미있게통과한재난은피해자와생존자에게위로를주고고통을경감시키지만,그렇지못한재난은그지난한과정에서고통을더욱가중시킨다.저자는문화적외상이론에따라외상을사회문화적현상으로이해하면서,재난을사회적사건으로정의해야고통을경감하는사회를재구성할수있다고주장한다.결국,외상에사회문화적의미를부여하기위한정치적실천이고통을치유하고인권을회복할수있다는것이다.

애도와투쟁을가로막는것은무엇인가
보편적안전권을위해대항적생명정치와연대하자

10.29이태원참사이후이상민행정안전부장관에대한탄핵청구가기각된사실은4장에서법적책임의정치적확장문제로다뤄진다.조지훈은생명권을지키겠다는국가의맹세가거짓임이드러난중요사례로서헌법재판소의탄핵기각판결을비판적으로다뤄우리사회에서재난참사책임분배의문제가어떤법적한계에봉착했는지드러낸다.이를위해10.29이태원참사시민대책회의에서제출한세편의탄핵의견서를분석했다.헌법재판소는재난안전법상사회재난의의미를축소해석하고법률위반여부기준을최소화하는식으로장관을변호했지만,시민대책회의의‘법률위반과관련된탄핵의견서’와‘생명권과관련된탄핵의견서’는이에앞서행안부장관의법률위반요소를상세히따지고나아가법적책임의확장을제시한바있다.이에따라저자는생명권보호에대한기대가좌절된결과자체에책임을물을수있어야한다고보았다.아울러‘유가족협의회의탄핵의견서’를통해희생자수습과정부대응과정에서반복된폭력을고발한다.

5장에서전주희는이태원참사가다뤄진방식을통해국가주의재난서사의형성과작동을비판한다.이태원참사는‘놀다가죽었다’라는사사화를통한국가책임의부정,전국민트라우마관리라는애도의의료화,주최자없는행사라며개인에책임전가등으로서사화되었다.저자는이것이재난에국가책임을부여하지않는방향으로위기를제어하고해결을회피하려는대응이상으로,국가가구조적이고체계적인폭력을재난피해자에게가하면서피해와가해의위치를역전시킨다고지적한다.이에따라세월호참사,대구지하철참사,이태원참사등재난시기에국가주의적이데올로기가포착되는여러서사형태를분석하고,이로부터대항적인재난서사의복원방도를찾아야한다는과제를제시했다.

마지막장은피해당사자의권리로부터모두의안전권을확보하기위한실천을조명한다.전주희는무시당하고시민성일부를박탈당하는유가족의현실을들어한국사회에서재난피해자의권리가작동하지않음을비판하고,유가족집단을포함한재난피해자의대표불능문제가보편적인안전권부재로나타난다고분석했다.이어세월호참사이후안전권에대한사회적논의와이를법제도에반영하려한실천들을소개한다.이는각각헌법개정,재난안전법개정,생명안전기본법제정시도로,비록실패했지만시민사회에서보편적안전권의문제를대중적으로제기했다는의미가있다.각제안의세부내용과그의미분석에이어살펴본‘4.16인권선언’은대항적생명정치와보편적안전권을위한저항의시도로다뤄진다.마지막으로저자는안전권이부재한현실에서안전권을실천하는운동이그어느때보다신자유주의에대항하는생명정치운동과결합해야한다고당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