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의 첼로 (민순혜 수필집)

내 마음의 첼로 (민순혜 수필집)

$14.44
Description
민순혜 수필집『내 마음의 첼로』. 저자 민순혜의 수필 작품을 담은 책이다. '사진작품', '사진사의 빛과 그늘', '그림 한 점', '빨간 뿔테안경', '복사꽃 피는 계절', '영어반 수다쟁이들' 등을 수록했다.
저자

민순혜

저자민순혜는대전에서출생하였다.
2010년『시에』로등단하였다.

목차

책을펴내며·04

제1부오후의단상
팝콘한봉지의유혹·13
장뇌삼한뿌리·17
나의스마트폰·22
사진작품·26
사진사의빛과그늘·30
그림한점·34
빨간뿔테안경·39
복사꽃피는계절·44
영어반수다쟁이들·49
여동생·54
나의외국어혼돈스토리·58
첫인상·62
닥터김·66
유카리나선생·70
김연옥약사의펀펀(FunFun)색소폰연주·74
선택의어려움·78
빗·82
봄이오면·86
겨울문학기행·90
행복한산책·95

제2부내마음의첼로
눈오는날·101
두물머리·106
가을날,은행나무아래에서·109
그해변·114
인도음식점‘뉴타지마할’·119
북촌갤러리·123
한편의시·127
가인이혜자시인·131
가슴에새긴전화번호·135
환청(幻聽)·138
그는오선지에여행아이콘을그린다·142
말한마디가가져다준행복·145
어느교포학부모의충고·149
불편한관계·153
그남자·156
한강세빛둥둥섬에서·160
스승·164
태풍(颱風)을넘어·168

제3부그리움의초상
라플린(Laughlin)·175
필라델피아여행기·180
호놀룰루의추억·184
남태평양연안·189
문화의차이·194
낯선풍경·199
스페인을다녀와서·204
오사카에서의2박3일·209
대한해협(大韓海峽)을건너며·214
히지초(日出町)의아침·219
하노이하롱베이·223
옌타이부채·227
배려·230
훠꿔(火鍋huoˇguo ̄)·234
양꼬치와빠이주·238
해돋이여행·242

출판사 서평

아침나절늦장을부리다가서둘러집을나섰다.다른날에비해좀늦었지만여느때처럼걷기로하고걸음을빨리했다.한참걷고있는데길가에서팝콘을튀기고있던여자가다가와서미소띤얼굴로팝콘을한봉지건넸다.나는급히가던길이어서그냥지나치려다가엉거주춤받았다.팝콘봉지가불룩하고금방튀긴것이어서맛있어보였다.
아침을먹기전이어서출출했던참에팝콘을꺼내먹으면서봉투를둘러보았다.그녀가상냥하게말했다.
“저희는H교회에서나왔어요.매주금요일에팝콘을나눠드리고있어요.”
“아,네.”
나는대답을하고가던길을바삐가려고발을내딛는데그녀가재차말했다.
“우리교회에꼭한번오세요.우리교회는바로저길건너편에있어요.”
“네?아!네.”
내가다시가려는데그녀는자신이그교회사모(師母)라고했다.수줍은듯이말하는그녀의모습이아침햇살에반사되어우아하고이지적으로보였다.옆에는신도인듯한여자서너명이커다란프라이팬에팝콘을튀기고있었다.도란도란이야기하면서서있는모습이마치내가어릴때친구들과이야기하며놀던모습을보는듯했다.
나는문득그녀를돕고싶은충동이느껴졌다.그녀를도와서교회에서봉사하고싶은마음이솟구치는것이었다.사실그곳은작은동네에비해교회가많은편이다.그래선지길에서전도지와사탕,튀밥봉지등을자주받는편이지만나는전혀관심이없었다.때로는길을막고서서종이컵에차를따라주면곤혹스럽기조차했었다.그런데오늘아침그들은교회전도활동이기보다는동네이웃아주머니처럼정겹게느껴졌다.그런내마음을눈치챘는지사모는볼펜을꺼내면서내연락처를물었다.그러나나는“하느님의뜻이있다면교회에서만날수있을거라”고말하고급히그자리를떠났다.불현듯‘여호와의증인’이된절친했던친구생각이떠올라서였다.
그친구는어려서부터나와한동네에살면서초등학교부터고등학교까지같은학교에다녔다.그녀는대학교를졸업하고곧바로서울에있는외국인회사에취업했다.그리고얼마지나지않아서결혼했다.그당시그녀는맞벌이부부로외견상행복해보였다.그러나결혼생활은불행의연속이었다.괴팍한남편의성격때문이었다.남편의폭력을견디다못한친구가번번이이혼을결심했다가도그때마다화해를자청했던건외아들의장래가걱정되어서였다.아들을편모슬하에키웠다는말을듣고싶지않았다고했다.
그런데어느날친구의표정이밝았다.그녀가서울에살고있어서친정이있는대전에와야차라도한잔나누던터였다.그날도친정에왔다면서차한잔하자고해서만났는데전에없이환한표정이었다.나는반가운마음으로말했다.
“너,남편하고사이가좋아졌구나!”
그녀는그렇다고하더니,그러나그분이아니었다면절대로불가능했을거라고아리송한대답을했다.나는문득‘애인이생겼나?’라는생각이들었지만설령그녀가불륜관계에빠졌다해도그녀를탓할생각은추호도없었다.남편의잦은폭력으로온몸에피멍이들어서울던그녀였기에말이다.그런데뜻밖에도그녀는‘여호와의증인’이된것이었다.어려운일이있을때마다도움을주던이웃집아주머니가‘여호와의증인’으로친구를교회로인도해서였다.
그녀는내가별로놀라지않자안도의한숨을내쉬는듯했다.사실나는다른건차치하고라도그녀의외아들병역의무가걱정되었지만입을다물었다.그녀는증인이되고나서남편을더욱이해하고사랑하게되었다고입에침이마르도록말해서였다.그녀의남편도그녀를좇아서교인이되었다고했다.그녀는결혼한후처음으로그때가가장행복한가정생활이었다고말했던것같다.그런데얼마후그녀가이혼했다는말을듣고깜짝놀랐다.매사트집을일삼는남편이시간이지나자종교에도예외없이사사건건따지다보니또싸움이돼서급기야이혼을결심하였다고했다.“증인도이혼해?”라고되묻고싶었지만친구의창백한얼굴을보고있으려니차마말이안나왔다.
사실성격은본인이고치지않는이상어쩔수없을게다.친구는남편과바로재결합을하였지만얼마안가다시이혼했다고했다.그후소식이끊겼다.타지에사는오빠가친정부모님을모셔갔기때문에친구는대전에올일이없었다.몇년전여고동창이우연히그녀를보았다고했는데어떻게살고있는지알수가없다.그녀외아들의병역의무가여전히궁금하기는했지만.
나는가끔그친구를떠올리곤한다.암흑같은캄캄한동굴속을헤매던그녀한테한줄기빛과같았던이웃아주머니의친절함이결국그녀한테무엇이되었는지.오늘아침나역시배고플때팝콘한봉지를전해받던감동과같은걸까.
―「팝콘한봉지의유혹」전문

[추천사]

민순혜수필가의글은일상에서건져올린작은소품들의화려한외출이다.때로는화사하게때로는슬프거나아름답게그려내는능력이돋보인다.이면의느낌과또다른형태의삶을보여주면서독자에게는또다른질문을던지기도한다.함께할것인지아니면멀리서떨어져관찰할것인지.다양한질문들속에는낡고칙칙한것에서반짝이는햇살을,눅눅한빗방울에서피아노소리를,때로는슬픈눈물을감춘안타까운웃음을마주하기도한다.세상에대한호기심과주변에대한예민하고예리한촉각들은독자의감성을자극하는데충분하다._박권수(시인)

작가의글은일탈에서벗어나무덤덤한필체로그의경험을써내려간다.여행을통하여자연과새로운세상을경험하며삶의지혜가엿보이는소탈함도함께.호놀룰루,일본의히지초등을여행하면서시작된우연한만남은여행의활력소가되고,무한한감성을지닌민순혜작가의글은나에게또다른설렘으로다가온다.낯선지방의이국적인풍경과그곳에서의순수한만남,우연한해프닝등을담담한필체로써내려갈때작품을읽는독자로하여금자신도그곳을여행하고있는것같은즐거운착각을불러일으키는것같다.나또한좀더넓은세상을보고느끼게되어서다.그녀는평소필내음(충남의대문학모임)문학동인회에참여하여동인들과함께음악적,감성적이미지의다양한소재에대한영감을공유한다.동인으로서이작품들속에서의다양한소재는나로하여금시적영감과자유로운인간관계에서오는새로운희망을접하게되어건조한삶에활력을불어넣기도한다.고인물은썩듯이여행은인간이세상을보는또다른눈이다._김기범(대전테크노성모외과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