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로 가는 나무 (황구하 산문집)

바다로 가는 나무 (황구하 산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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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세상 속으로 더 깊이 들어가기 위한 절절한 삶의 방편
황구하 시인의 첫 산문집 『바다로 가는 나무』가 ‘시와에세이’에서 출간되었다. 이 산문집은 2018 한국출판문화진흥원 우수출판콘텐츠제작지원사업 선정작으로 필자가 현재 살고 있는 경북 상주지역의 역사, 문화, 자연 등 사람의 무늬, 삶의 풍경을 철학적 사유와 문학의 정서로 생생하게 담았다.

「바다로 가는 나무」로 명명한 “상수리 고목은 언제나 있는 그대로 침묵의 말씀을 들려줍니다. 그것은 자신과 삶을 꿰뚫어보게 하는 양심의 부름과도 같은 것인데요. 있는 그대로 말을 걸어오는 태초의 물소리입니다. 세인의 습에 빠져 살고 있음을 질책하는 호통”(「바다로 가는 나무」)인 것이며 “많이 걷고 많이 달리는 것은 어쩌면 작고 낮은 곳, 백원역 장처럼 느려서 비껴난 세상 속으로”(「사람의 속도」) 온전히 들어가는 것이라고 하듯 현실 삶을 반영하는 성찰을 보여준다.

“세상이 달라졌습니다. 가난의 품격이 참으로 가난해졌습니다. 못 먹던 시절의 암울함 너머 따뜻한 기억을 떠올릴 새도 없이 먹을거리가 넘치고 넘쳐납니다. 웰빙이다 건강식이다, 보리밥이다 잡곡밥이다 하면서 쌀은 오히려 처치곤란으로 남아돌아 그야말로 ‘꿔다 놓은 보릿자루’ 신세로 전락하고 말았”(「밥」)다고 무너진 농촌 현실을 통탄하는가 하면 “당신은 자식 앞에서 결코 어둡지 않았습니다. 가을볕처럼 온힘을 다해 식구들 비춰주느라 정작 자신은 스스로 돌볼 새가 없었던 게지요. 생각해보면 세상 모든 엄마는 형체도 없이 참으로 큰 이름”(「그리움 한 권」)이라며 시인은 사람과 세상을 향한 너른 품과 따뜻한 시선을 갖고 있다.

또한 “스스로가 스스로의 길을 넓혀가는 것이지 결코 길이 스스로를 넓혀주지 않는다”며 “수행과 치유 그리고 오만과 겸손이 일가(一家)를 이뤄야”(「자네 지금 어디에 있는가」) ‘문학과 학문’이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다는 창작과 학문의 자세를 피력하는가 하면 “모든 사람이 더할 것 없는 완전한 본성을 가지고 태어난다는 믿음, 존재하는 모든 것을 차이나는 그대로 다 인정하는 소재 선생의 정신이 뜨겁게 다가옵니다. 참으로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이 부처요, 이 세상사람 모두 꽃이 아니겠”(「양명학의 불을 당기다」)는가 자문하며 “옛길을 더듬고 옛사람의 발자국을 따라가는 길은 어둡고 둔탁한 걸음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과거는 결코 죽은 게 아닙니다. 오히려 진지하고 생생하게 ‘지금, 여기’ 살아있는 현재인 동시에 미래”라며 “향토의 역사와 문화를 가슴으로 터치하는 일은 정체성을 찾아가는 숭고한 일”(「그림도 그리세요?」)임을 강조한다.

“닫히고 막힌 걸 열어주고 뚫어줄 때가 평화입니다. 얽히고설킨 걸 풀고 서로에게 마음이 흘러야 화목입니다. 진심으로 섬기고 모셔야 사랑입니다. 사람과 사람, 특히 자기 자신과도 마찬가지”(「가난한 집 살림살이」)라는 시인의 사유는 “책을 정리하려고 시작한 일이 사이사이 옷장, 서랍장, 주방까지 이어져 온 집안을 들썩 뒤집어 털고 덜어냈습니다. 마음공부가 따로 없었습니다. 이제는 책의 더께만큼 덜어내며 사는 것, 책을 허물고 스스로의 삶을 체현하는 것, 또 하나의 소망”(「책의 더께」)이라는 대목에 이르면 ‘심학’을 전공한 철학자의 품새를 느낄 수 있다.

이렇게 시인이 발로 뛰며 직접 자료를 찾고 현장을 답사하며 기록한 글과 소박한 사진은 향토문화역사의 가치를 호방하고 재치 있게 보여주는데 문학과 철학적 심안으로 만나는 사람과 마주침의 풍광은 지금 여기 뜨겁게 살아가는 우리에게 조화로운 삶, 생명의 환희, 삶의 철학과 지혜를 안겨준다.
저자

황구하

저자황구하
충남금산에서태어났다.영남대학교대학원철학과(동양철학전공)박사과정을수료하고2004년『자유문학』으로등단하였다.시집으로『물에뜬달』,『화명』이있다.

목차

작가의말·04

제1부
늦은감의풍경·11
바다로가는나무·22
형을공경하고동생을사랑하고·34
참말로좋은날·45
그리움한권·56

제2부
연밥따는노래·69
공갈못,또하나의우주·77
세상을살리는납설수(臘雪水)·86
밥·96
자네지금어디에있는가·106

제3부
느릿느릿설렁설렁·119
허허씨와예술촌·130
양명학의꽃불을당기다·138
사람의속도·148
가난한집살림살이·159

제4부
그림도그리세요?·171
낙강에달띄우고·178
누에의꿈·187
아버지밥상·196
책의더께·206

출판사 서평

황구하시인,충청도금산에서시집와상주사람보다더상주사람이된사람.소탈함과따뜻함으로세상을끌어안고살아가는사람.“남장사상수리나무그늘이넘쳐물소리에닿는”것을보고,“맑은새소리가낙엽을타고내려앉는”것을들을줄아는사람.마침내는“모든마음은결국나에게서출발하고나를넘어결국나에게로돌아오는것”이라는깨달음에이르러“침묵으로환”해진철학자.
낙동강칠백리의출발지상주땅풍광속에깃들어살던사람들,사는사람들,다녀간사람들을황구하시인은일일이호명하였다.소재노수신,창석이준,상주예술촌의작가들,소설가성석제,시인의스승권태을,그리고함께손잡고시를짓는도반들….먼역사속의인물들이남긴분명한흔적을찾아나서는가하면상주땅의현재를살고있는상주사람들의고난과사랑을섬세하게기록하였다.
『바다로가는나무』는“까치밥몇개매단채겨울수행에드는”감나무의‘철학’을보다가도“감깎는기계에손이먹힌”사람의참혹한‘현재’를생각하는사람의이야기다.“요모조모챙겨주지못”한,시집간딸에대한그리움에젖는사람의울음이다.『바다로가는나무』에는“뜨끈뜨끈한밥한숟갈공손히받들”기위해“밥을안치”는여자의시(詩)와,상주땅사람들은물론세상모든사람들과나누기위해마련한,철학자의넉넉한사랑이차려져있다.
도남서원에서만난장대비가순식간에강가모래밭을지우고강물이되어흘러가듯이시인이상주에서만났고또만날모든사람들의뜨거운이야기가상주땅바깥까지흘러흘러서퍼져갈것이다.공갈못노래가입에서입으로전해져왔듯이시인의노래또한입에서입으로전해질것이다._김주대(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