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욕지옥

애욕지옥

$14.50
Description
“휘황찬 아크등 아래 뚜렷이 드러난 그 얼굴은
예상 밖에도 삼방에서 만났던 그 여자,
숙희라고 자칭하던 그 여자의 얼굴이 아니었다.”

전통적인 가치관을 지닌 학자 집안의 외동딸 숙희,
자유연애를 추구하는 부잣집 딸 애라,
사랑 앞에서 두 사람의 선택은 당대 연애와 인습의 폐해를 보여 준다.

[한국근대대중문학총서 틈]의 8권은 구인회 창립 일원인 이종명의 소설이다. 전통적인 가치관을 지닌 학자 집안의 딸 숙희, 자유연애를 추구하는 부잣집 딸 애라, 이들 여자고등보통학교 동창생은 사랑 앞에서 다른 선택을 한다. 그들의 이야기를 통해 작가는 연애, 결혼과 관련한 전통, 새 풍조를 보여 주는 동시에 인습의 폐해를 조명하며 나아가 인간과 인간 사이를 탐구한다.
저자

이종명

(李鍾鳴)
생몰년미상.문학가.1933년8월김기림,이효석,김유영,유치진,조용만,이태준,정지용,이무영등과함께문학단체‘구인회(九人會)’를창립했다.소설,평론등다양한글쓰기를했으며25편이상의소설과한권의소설집을발표했다.주요작품으로「노름군」(1925),「주림에헤메이는사람들」(1925),「오전백동화」(1927),「우정」(1928),「배신자」(1929),「우울한그들」(1932),「최박사의양심」(1932),「아마와양말」(1933),「소설가의안해」(1934)등이있다.

목차

죄의거리
파경(破鏡)
우울한사람
희생자
회한(悔恨)
사랑과죄
명암(明暗)
애욕지옥
해설:이종명과장편연재소설『애욕지옥』(김정화,선문대인문미래연구소전임연구원)

출판사 서평

1936년이후조선문단에서사라진구인회의이종명,
그가쓴통속소설이자탁월한대중문학『애욕지옥』
이종명은1930년대문학사에여러족적을남겼으나언제태어나죽었으며,고향이어디인지등생애에대한많은부분이불명확하다.특히우리문학사에서중요한자리에위치한구인회(九人會)의창립자들중한명임에도말이다.구인회는1933년이종명을비롯해김기림,이효석,김유영,유치진,조용만,이태준,정지용,이무영등이만든순수문학을지향하는문학단체다.1930년대만해도각종일간지나잡지등에는지속적으로이종명이글을투고하거나혹은그의이름이언급되었으며심지어그의소설『유랑』은영화화되기도했다.그러나1936년이후이종명에대한언급은조선의문단에서사라지고만다.이종명은25편이상의소설과한권의소설집을발표했지만현재는단한편의학술지논문만이그의작품을기억할뿐이다.
이토록특이한이력의이종명이쓴『애욕지옥』은1933년11월29일부터1934년1월30일까지〈매일신보〉에연재된소설이다.이작품에는두명의동창생이등장한다.전통적인가치관을지닌학자집안의외동딸숙희와자유연애를추구하는부잣집딸애라다.여자고등보통학교를졸업한이들은휴양지삼방에서우연히만나는데,애라가숙희를사칭하는거짓말을한영호에게하면서뜻하지않은사건이벌어진다.이로인해숙희가추문에휩싸여약혼자석진에게파혼당하는것이다.사랑앞에서두여성은전혀다른선택을하는줄거리만보자면이작품은전형적인통속소설의공식에머물러있다.


시대를뛰어넘는파격적이고섬세한표현기법과문체!
당대인습의폐해를고발하고나아가인간중심주의문학을시도하다
그러나『애욕지옥』은당시로서는드물게대중문학적속성을두루갖추고있다.소설초반부에숙희로가장한애라와영호의에로틱한장면부터중반부에죽은숙희가처녀라는사실을밝히기위해병원에서벌어지는일들의기괴함,처음에는순진한청년이었던영호가악인으로변해애라를스토킹하는과정에서보이는미스터리와스릴러적요소까지요즘소설과비교해도손색이없다.또한심리적불안감과소리를통한청각적공포를전달하는문체는소설이발표된시기를감안하더라도세련된표현기법이다.이외에석진이근무하고있는신문사등의배경에대한묘사도훌륭하다.
구인회구성원들은현대에이르러서도거장의반열에올라있는반면같은시대에문학활동을펼쳤던이종명을기억하는이는거의찾아볼수없다.그러나연애,결혼과관련한전통,새풍조를보여주는동시에인습의폐해를조명한『애욕지옥』을보더라도그는더할나위없이훌륭한대중문학작가였다.나아가인간과인간사이를탐구한‘인간중심주의’문학을시도한작가라고할수있다.


*〈한국근대대중문학총서틈〉소개
한반도에서한국어를사용하며살아가는우리는언어공동체이면서독서공동체이기도하다.우리는같은작품을읽으며유사한감성과정서의바탕을형성해왔다.그런데한편생각해보면우리독서공동체를묶기가그리간단하지만은않다.누군가는『만세전』이나『현대영미시선』같은책을읽기도했겠지만또다른누군가는장터거리에서『옥중화』나『장한몽』처럼표지는울긋불긋한그림들로장식되어있고책을펴면속의글자가커다랗게인쇄된책을사서읽기도했다.(…)그중에는우리문학사에서한번도거론되지않았던소설책들도적지않다.전혀알려지지않은낯선작가의작품도있고유명한작가의작품도있다.본격문학으로보기어려운이소설들은문학사에서는제대로다뤄지지않았던것들이다.-‘발간사’중에서

발간사에서이렇게밝혔듯〈틈〉총서는그간한국문학사에서제대로다뤄지거나거론된적이별로없었던대중소설을주로소개할계획이다.‘본격문학’의큰흐름들사이에서그간존재감을드러내지못하고잊혔던작품들중오늘날독자들에게소개할만한것을가려재출간함으로써근대문학사의군데군데빈틈을채워넣으려한다.특히일제강점기와그전후를아울러민중들에게읽히고상상력을자극했던작품들을발굴한다.과학소설,탐정소설,연애소설,무협소설등그장르도다양하게독자들의마음을사로잡았던작품들이다.일찍이학교에서배우거나들어본적없는소설들이지만당대대중들의정서에가장가까운욕망과상상력을생생하게드러내는이야기들임에틀림없을것이다.본총서를통해근대독서공동체의모습이조금더실체적으로드러나리라기대한다.
또한〈틈〉총서는다양한시각자료를통해당시의사회상을친절히소개하고자한다.소설의배경을이해하는데도움이되는도판을본문사이사이에배치한다.시대사적의의를짚어주는해제작업또한본총서의중요한부분이므로책의후반에는문학연구자의해설이함께한다.현장에서한국문학을연구하고학생들을가르치고있는연구자,교육자들로구성된기획편집위원회가선정부터해제,주석작업까지책임지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