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있는 곳이 세상이다

네가 있는 곳이 세상이다

$10.07
Description
『네가 있는 곳이 세상이다』는 채경식 시인의 시를 모아 엮었다. 시인의 시의 주조를 이루는 것은 사랑과 죄의식, 그리고 가족이다. 스스로 ‘애정 조절 장애’가 있다고 고백한 채경식 시에서 사랑은 아픔이다.
저자

채경식

저자채경식은1968년부산에서태어나충주에서자랐다.성균관대학교화공과를졸업했다.행소문학회에서뒹굴었다.
과거에주사파,알코올조절장애,다수의여성사랑,애절조정장애.
현재는교묘한전술적타협으로착하게살고있음.양심조절장애.

목차

작가의변/005

Ⅰ아프다그리운건아프다
빈잔/015
구두/017
그대에게/018
감사/020
모순/022
낮술/024
취함/025
그리움/026
울고싶은날/028
내가내게/030
희망/032
눈물의신/034
바람/036
빛/038
사랑/039
네버랜드/040

Ⅱ내가바라는세상은
친구에게-푸쉬킨답가/043
내가원하는세상/046
비상/048
계단/050
나/052
장자의꿈/054
나의꽃/056
마음/058
단풍/060
추억/062
생각의단편/064
집으로가는길/066
나의행복해지는방법/068
하루일이끝나고/069
여행자/070

Ⅲ나에겐죄가있어
말/073
다음세상에서/074
엄마와가방/076
신과기도에대한생각/078
속죄/080
하나-창으로바다를보며/082
벌레/084
거짓말/086
관심/088
즐거운작별/090
아름다운사람/091
걱정하지말아요/092
노안/094
회상/096
위로/098
집으로/100

Ⅳ별이거울이되어
내게로비추면
부끄러움/103
나의아내/104
너와의시간/106
출근/108
아내/110
남편/112
작은맹세/115
잡다한소망/118
사랑이오는시간/120
신의사랑/122
예쁜여자의걸음/124
어느술집/126
거리에서비오는날/128
결의/130
작은우울/131

펴낸이의말/132

출판사 서평

불안한얼굴로세상떠돌다詩를만나다

부유浮遊.채경식을생각하면떠오르는단어다.둥둥떠다님.정처없이세상을떠돈다는것.대학시절문학회의친우경식이는나이오십에접어든지금도떠다닌다.터잡지못하고불안과냉소속에세상을떠돌던그는방외인이다.세상을아웃했든,세상에서아웃당했든어쨌든아웃사이더이다.
대학1학년의여름방학,충주가집인그는명륜동캠퍼스의칙칙하기만한동아리방에서기식했다.거기서영등포의조그마한기계공작소,소위마찌꼬바라불리는공장에일을나갔었다.두달내내일해받은돈으로등록금을마련하나싶더니경식이는엉뚱하게도하프를샀다.혼자만지작거리더니어느새연주를했다.재주는참좋은친구였다.작곡도하던친구였다.그런데한달도안돼도둑맞고말았다.그시절대학캠퍼스동아리방에는도둑이자주들었다.그럼에도별다른낙망의기색이없었다.먹을것못먹고사놓은고가의악기를잃어버렸어도천하태평이었다.
80년대의대학가는민주화운동과함께민중운동과의연대가활발했다.우리는지역의노동운동에지원을나가기도했다.노조를와해시키려고위장폐업을한어패럴(의류업체)공장에서폐업철회를요구하는투쟁이있었다.노조에서는학생들에게지원요청을했다.경식이와나도거기에참여했다.투쟁지원이라고해도서너번방문해같이밥을먹고토론하는정도였다.그런데경식이는달랐다.한달여간공장에서먹고잤다.그런데경식이는노조의골칫거리가되었다.여성노동자가대부분인봉제공장에서소수남성노동자는술먹고개기는경우가많았다.경식이는그불량남성노동자들과함께매일술마시며늦은밤공장에들어와냄새를풍기며자기일쑤였다.노조투쟁의기강을흐리는불량감자였던것이다.오죽하면착실한조합원들이제발좀학교로돌아가라고내게하소연할정도였다.
그런데경찰이농성을강제해산시키려고진압작전에돌입했을때경식이는남성노동자들과함께경찰에맞서다연행됐다.나도그자리에있었는데여성노동자들은나를에워싸며보호했다.겁많은나는싸움한번제대로못한채웅크리고있다가연행됐다.시간이한참흘렀지만지금도얼굴이화끈거린다.
십년가까이학교언저리에서지내던경식은세상으로나왔지만정착하지못한채불안한얼굴로떠돌았다.그런그가문학회의카톡방에시비슷한것을올리기시작했다.아포리즘비슷한낙서도올렸다.그의글에는세상에정착하지못하고겉도는아웃사이더의냄새가짙게배어있다.생활인의냄새가나지않고이성의흔적을찾기힘들다.감상과감성이도드라진다.그럼에도카톡방에올라오는생활인친구들의일반적인수다와는다른뭔가가있었다.
생각해보자.쓸모있고적응잘하는인간이시를쓰겠는가.착실한우리사회인다수가소위말하는‘대리인생’을살고있지않은가.사회와타인의욕구를대리해돈을벌고,지상의쪼그마한집한칸속에복작이며살고있지는않던가.
미문으로유명한문학평론가김현은그래서문학이란하나쓸모없는것이기에쓸모있는것이라고하지않았던가.열심히살고는있지만돌아보면한낱미망迷妄에불과한것에빠져헛되이분망奔忙한것은아닌지.문학이란것은가끔존재의의미없음을생각해의미있게만드는역설때문에존재하는것은아닌지.

그의시의주조를이루는것은사랑과죄의식,그리고가족이다.스스로‘애정조절장애’가있다고고백한채경식시에서사랑은아픔이다.

아프다그리운건아프다
그립다아픈건그립다
-?빈잔?中

사랑은소통이고,다른한편으론‘밀당’의게임이기도하다.애정조절장애인은게임을못한다.그저사랑에아프다.속절없이.그리고슬프다.

사랑하는데난
왜슬픈가

그대가나를사랑하는데
난왜슬픈가

내옆에네가있어
난왜우는가

눈발에차가워진내손을네가
호오호오하는데

왜찬바람쪽으로
창피해얼굴을돌리는가

너를보면난늘
내사랑이가난해보이고

-「그대에게」中

세상을겉돌며살았듯사랑도겉돌고뭔놈의죄의식이그리많은지모르겠다.

그늘진내입술은
낙엽이되어
나에겐죄가있어
너만이아니라고할수있는
그런죄가있어

-「속죄」中


부끄러움이많아져
자주얼굴을가린다

특히나바람이하늘을
맑게닦아

별이거울이되어
내게로비추면

붉어진눈가에서는누추한
비가내리고

[부끄러움]中

그가죄의식을느끼고부끄러움을타는것은세상과싸워나갈용기가없어서일까?모기와지렁이같은미물과자신을똑같은존재라고여기기때문일까?세상에서제일무능하고,겁많고,쓸데없는그이기에어쩌면가장평화로운존재일것이다.그런경식이는천진하다.

내가바라는세상은

노인은
남은시간을두려워하지않고

아이는어른이됨을즐거워하고

노인은
시간이다했음을행복해하는세상

짐승이
사람보다아래가아닌

사람이죽어간것들에게
미안하다고말하는
서로에게사과하는세상

-「내가원하는세상」中

세상을두려워하지만천진난만한‘애정조절장애인’경식이작년결혼했다.제나이반밖에안되는여름나라필리핀아가씨와페이스북을통해만났다.그의아내는‘애기’이기도하고“그런나의여자가/지금화가나있습니다/(…)/빌고또빌다가모자라면/꿈에서라도죽어야겠습니다”라고반성문을쓰게만드는호랑이기도하다.그를애기로볼수밖에없는노모와함께말이다.그의아내뱃속에는진짜‘애기’가있다.올여름이면볼것같다.그의소망은시집이많이팔려분윳값걱정안하는것이다.독자들의성원을....


최용범
『하룻밤에읽는한국사』저자
페이퍼로드발행인

출판사책소개
작가의변

신을사랑하나
신을알지못하고

주민등록증이있음에도
이름과주소가모호하고

자주누군가의유목민이다

개를사랑하지만
함께못해서

죽은개들에게
어두운하늘에눈편지나쓰고

나죽으면묶었던개끈으로
좋은저승인도해달라고청한다

노안의피로로
밥상머리에서자주
눈을감다가

노모에게욕을먹지만
밥을아주잘먹고

천국을꿈꾸면서날마다
지상에서의장수를

비종교적신에게
몰래기도한다

뇌물소시지받아먹은
집앞의고양이들은
나를잘알지만

그대에게나는
시든낭만의길거리남자다

괜찮다
내게도소수의열성팬들이있다

올여름불타는태양으로부터구조해준생사불분명한지렁이몇마리와

만취할만큼
피를빨게허락해준모기들

너무아름다워서꺾지못했던
북한산의들꽃들

이겨울지나면다돌아온다
돌아와미생의노래부를거다

여든이되어가는늙은소녀와여름나라에서온다람쥐공주

그리고공주뱃속에서
험한세상모르고
뜀박질하는애기다람쥐하나

그대는내이름을부를일없겠지만
그들이나를부르면
나는변을끊고라도달려가야한다

존재의이유는
스스로에게설명하기나름이다

난오늘이시간에적절한설명을
내게할뿐이다

내가탄시간의적토마가어떻게달릴지
나는모른다
그냥착붙어서갈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