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적 마음 (김응교 인문여행에세이 1996~2009)

일본적 마음 (김응교 인문여행에세이 1996~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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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그동안 보지 못했던 일본의 민낯을 드러내다!
시인이자 문학평론가인 김응교 교수의 일본 인문여행에세이. ‘예술’, ‘독서’, ‘사무라이’, ‘야스쿠니’ 총 4장 속에서 와비사비, 하이쿠, 우키요에, 마쓰리, 무라카미 하루키, 사쿠라, 사무라이, 야스쿠니 신사 등 한국인이 가장 궁금해 하는 일본인의 마음을 섬세하게 소개한다. 일본 어디를 가더라도 보다 깊게 보고 느끼고 분석할 수 있도록 돕는다.
왜 일본사람은 찬란한 벚꽃을 보며 죽음을 떠올리고, 단순하고 밋밋한 내용의 영화 '철도원'을 보며 한없이 눈물을 흘리는지, 왜 사소한 일조차 목숨 걸고 하겠다고 습관처럼 말하며, 대를 잇는 장인이 많은 것인지, 하루키는 일본인의 무엇을 대변하고, 그들은 어떻게 신을 만들었고 왜 반성을 모르는지 그들의 문화를 통해 알아본다.
저자

김응교

시인,문학평론가.수락산시냇물가에가만앉아있기를좋아하는저자는시집『부러진나무에귀를대면』,『씨앗/통조림』과세권의윤동주이야기『처럼-시로만나는윤동주』,『나무가있다-윤동주산문의숲에서』,『서른세번의만남-백석과동주』를냈다.평론집『좋은언어로-신동엽평전』,『그늘-문학과숨은신』,『곁으로-문학의공간』,『시네마에피파니』,『일본적마음』,『韓國現代詩の魅惑』(東京:新幹社,2007)등을냈다.번역서는다니카와슌타로『이십억광년의고독』,양석일장편소설『어둠의아이들』,『다시오는봄』,오스기사카에『오스기사카에자서전』,일본어로번역한고은시선집『いま、君に詩が來たのか:高銀詩選集』(사가와아키공역,東京:藤原書店,2007)등이있다.2017년동아일보에〈동주의길〉,2018년서울신문에〈작가의탄생〉을연재했다.CBSTV〈크리스천NOW〉MC,국민TV에서〈김응교의일시적순간〉진행,MBCTV무한도전등에서강연,KBS〈TV,책을보다〉자문위원으로있었다.유튜브〈김응교TV〉에영상을가끔올린다.현재숙명여대교수,신동엽학회학회장으로있다.

목차

1부.예술
▲와비사비미학
그윽한집과초가지붕
다도의은근한멋
하이쿠,생략의멋
영화,침묵과정지의아름다움
와비사비와동양문화

▲근대의첫장,풍속화우키요에
근대사회의첫장,풍속화
성의자유화혹은상품화
카츠시카호쿠사이
일본만화의시초,호쿠사이만화
호쿠사이와자포니즘

▲거대한소리의물결,산쟈마쓰리
도쿄의여름은소리로온다
마쓰리로가는길
아사쿠사는쉬지않고말한다
아사쿠사에는복이떠돈다
사람도신이된다
일본의3대축제축제는어디에있는가

▲일본축구대표팀의상징,까마귀
숙명혹은괴기담의미학
어디에도까마귀
기적의까마귀


2부.독서
▲일본시의비밀,마쓰오바쇼
일본시의비밀:7·5조와암시의힘
하이쿠,암시의힘
쓸모있는과거,7·5조

▲오스기사카에
놀면서‘일범일어(一犯一語)’

▲아시아적신체,양석일
모든차별은신체에대한표현에서
아시아적신체
용산적신체
다시미친개이야기

▲치유와단독자의하루키놀이공원
하루키와여행하기
하루키시뮬라크르
완전한가공,라이팅전체주의
엄마이미지
혼자말,무의식의세계를쓴다
하루키문학의장치들
하루키문학의음악들
가장일본적인문학
치유와단독자,힐링의문학

▲그로테스크리얼리스트,메도루마?
그로테스크리얼리즘

▲『만엽집』과『세상의중심에서사랑을외치다』
『만엽집』과일본현대문학
만엽집의연시


3부.사무라이(侍)
▲사쿠라에대한명상
죽음의문화에대한메모
눈부신죽음의꽃,사쿠라
명예에죽고사는사무라이문화
사요나라‘그렇다면’의철학
일본문화의한원점,죽음

▲수치의문화
부끄러움보다는죽음을택한다
죄의식과부끄러움
수치심을잃어버렸을때
부끄러움을찾는사람들

▲사무라이의자손
칼에숨겨진일상용어
사무라이의역사
츄신구라,사무라이의이념
의리와긴장의사회

▲가부키,츄신구라
가부키로보는복수사건
츄신구라의매력


4부.야스쿠니(靖國)
▲정로환의정체
정로환의역사
야스쿠니신사에진열된정로환

▲야스쿠니를아세요?
246만5,000명의신
윤봉길이죽인일본의신
가미카제인간어뢰,소년특공대
야스쿠니(靖國),평화의나라?
끓는마그마는보이지않는다

▲야스쿠니신사와사카모토료마
박물관이야기사카모토료마와야스쿠니신사
시바료타로의일본판오리엔탈리즘
사실과공생의자존심

▲야스쿠니신사,해결될수있는가
야스쿠니의단일민족주의

고맙습니다/매혹에대한탐구

출판사 서평

왜일본사람은찬란한벚꽃을보며죽음을떠올리는가.
왜단순하고밋밋한내용의영화'철도원'을보며한없이눈물흘리나.
"잇쇼켄메이"왜일본사람들은사소한일조차목숨걸고하겠다고습관처럼말하며,
어째서대를잇는장인이많을까.
하루키는일본인의무엇을대변하는가
야스쿠니신사,그들은어떻게신을만들었고,왜반성을모르는가.

체념의문화
피할수없을때,단하나의선택은받아들임뿐
받아들이기어려운대상이자기문화속에들어왔을때‘숙명’으로받아들이는것은일본인의생활방식중하나다.지진같은재해의비극도‘숙명’으로받아들인다.폐쇄된좁은공간에서어떤숙명도피할수없을때,단하나의선택은‘받아들임’인것이다.어느나라보다많이발달되어있는괴기담시리즈도일본의이런특성에기반한다.‘무섭다’는호기심이일상에스며든결과이다.헤어질때쓰는인사말인‘사요나라〔左?なら〕’라는말속에도체념의철학이깔려있다.‘사요’는즉‘그렇다면’일뿐이다.‘현실이그렇다면그대로이사실을솔직히받아들여헤어집시다’라는의미인것이다.
에도시대의화가호쿠사이가그린「후카쿠36경」을보면,후지산도삼킬듯이덤벼드는파도에마구흔들리는세척의생선잡이배가있다.배에탄사공들은피할수없는거센파도앞에납작엎드려있다.거역할수없는운명을대하는자세다.이런풍경은자연과재해에맞대응하는일본인의집단심리를그대로담아내고있다.
오늘날이들의집단정신을엿볼수있는것은마을축제인마쓰리(祭り)다.일본인스스로도뭐라설명할수없는이흥분의공통분모는하나의제의가주는동질성의힘,피의힘이다.1억의수다스러움은미코시〔神輿:가마,수레〕로상징되는집단정신으로모아진다.한편,집단적인힘이자신들의울타리를벗어났던지난날,무시무시한이기와차별의결과를낳았음을우리는기억한다.

죽음의문화
목숨걸고일하고죽음은가볍게
지진이빈번한일본이란땅은죽음과친해질수밖에없는자연적배경이다.그래서일까.일본사람들은눈부시게만개한벚꽃을보면서도죽음을생각한다.

사쿠라가만발할때술한잔들고
사쿠라가질때함께죽노라
(하이쿠의한구절)

죽음의문화를확고히다져놓은것은사무라이문화다.사무라이는‘배를주릴망정명예에죽고사는것’을좌우명으로삼는다.사무라이문화,곧칼의문화는오늘날까지도변용되어곳곳에스며있다.‘잇쇼켄메이(一生縣命)’라는말은한국말로의역하면‘열심히’라는뜻이다.원래는‘주군의영지를목숨을걸고지킨다는말’이었는데,그게더확실하게‘자신의생명을걸고열심히일한다’로바뀌어사용된다.전국시대때,한영주의밥에서머리카락한올이나왔을때,벼락같은소리가떨어지자마자요리사의머리가베어졌다는말이진짜처럼전해져내려온다.어찌밥한그릇에목숨을걸지않을수있겠는가.‘잇쇼켄메이’는오늘날그장소가회사든학교든가정이든공장이든목숨을걸고일한다는의미가되었다.
일상적으로봐도죽음에대한이해에는차이가있다.서양에서죽음은다시살아나는부활의이미지를갖고있다.한국의경우는최소한원래의장소로돌아간다는의미가있다.반면일본인은사망을‘나쿠나루모노〔失亡:없어지는것〕’라고한다.그야말로끝나는것이다.
일본문화물의클라이맥스는종종‘아름다운죽음’으로미화되곤한다.아름답게미화된죽음,큰것을위해서는죽어도된다는생각이이들이만든문화물곳곳에스며있다.뿐만아니라사람들은일상에서문제해결의한방법으로자살을택한다.이렇게일본이라는나라에서는종종죽음으로문제는묻히고더큰거짓말로서보존되어왔다.
이죽음의문화는1869년에세워진야스쿠니신사에이르러정점을차지한다.일본을위해싸우다죽은군인들부터2차대전때죽은250여만명의혼백이신으로모셔진것이다.죽어서신이된다는명예앞에서전쟁에서기꺼이죽음을선택하였다.
문학평론가인저자는무라카미하루키에대하여‘치유와단독자,힐링의문학’이라평하고있다.1960년대후반일본에서진행되었던진보운동은실패로남았고,그실패로생긴결핍과결여속에서발표된《노르웨이의숲》은곧치유와힐링의대상이되었다.하루키의소설은마취제,콜라,비타민이된다.특히상처를확인하고넘어서는과정은독자의마음을울린다.최근에와서는일본인이제대로조우하지못하는역사적인죄의식과아픔앞에서게하고,치유의기회를부여한다.일본의소설가요시모토바나나가자신이소설을쓰는이유에대해자실을막기위함이라고한것처럼,하루키의소설역시진실이무엇인지헷갈려하는그들을치유하는도구가된다.
하루키의문학에서뚜렷하게돋보이는주제는단독자(Singularity)에대한깊은성찰이다.실패로인하여죽음을택하는것이아니라,아무리외롭고고독하더라도혼자살아간다는것의의미에대해깊이접근한다.영리하고빈틈없는무라카미하루키의소설은잘계산된놀이공원을연상시키지만,죽음이아닌치유와힐링으로공감받는다는점에서의미가있다.

수치의문화
부끄러움은무사들을용감하게만들었고,명예를위해죽음을불사하게만들었다
일본인은‘스마마셍〔?みません〕’이라는말을참많이쓴다.이말은일본인의부끄러움의미학을대변하는일상적인용어이다.미안해하거나부끄러워하는마음은일본인들에게보편화되어아예육체화되어있다.서구의문화인류학자들은이런부끄러움의미학을일본인만의특징으로보곤하지만,사실동양에널리퍼져있는일반적인특성이자,유교권의국가에서는하나의덕목이기도하다.다만,일본만의특징은부끄러움보다는차라리죽음을택한다는극한의정서에있다.
일본인의부끄러움을만들어내는핵심을논할때,전통적인일본문화론에따르면일본인의인간관계에서가장중요한특성은집단주의다.가령,서양의죄의문화에대별되는일본인의‘부끄러움의문화’,계급적인사회를뜻하는‘종적사회’,응석부림을뜻하는‘아마에〔甘え〕문화’,철저한동료의식이형성되어야함께일하는‘나카마〔中間〕의식’,‘일본의특수한집단주의를강조해서말하는‘집단아(集團我)’라는개념등이사실은모두집단주의와연결되어있다.이집단주의를만드는데핵심적인역할을한것은바로‘무사도(武士道)’이다.무사가명예스럽게사는길은“수치를당하지않는것”이다.명예란곧수치스럽지않은것이고,불명예란수치스러운것이다.수치스러운일을당하면차라리스스로배를가르는‘하라키리〔腹’切り〕를택했다.부끄러움을아는마음은무사들을용감하게만들었고,명예를위해죽음을불사하는행동을만들었다.그것이일본인들에게일반화되면서태평양전쟁때군국주의와만났을때는살아있는부끄러움보다죽음을택하는,그들말로‘옥쇄(玉碎)’라는‘명예로운길’을택하게만들었다.
일본인이사죄를모르는배경에도수치의문화가자리잡고있다.태평양전쟁때군인위안부등에대하여다른나라사람들이‘죄’라고생각할때,일본의정치인들혹은일본이라는‘국가주의’를강하게강조하고자하는이들은이런일들을‘수치’로파악한다.이런불명예를스스로인정할수없으니숨기거나왜곡하고싶어한다.

야스쿠니신사
미화된민족적자존심에묻는다
야스쿠니〔靖國〕신사에진열되어있는정로환(征露丸).이약의역사는110년전으로거슬러올라간다.1904~5년에벌어졌던러일전쟁때,물이안맞아일본병사들은전쟁을하던중에복통을참아야했다.이때강력한살균력을지닌크레오소트를주성분으로하는정로환은병사들의배를치료해주는신의약이되었다.정로환은말그대로러시아를정복하는알약이었다.아직도일본은러일전쟁을조국방위전쟁이라설명한다.아시안을백인인종주의에서해방시키기위한전쟁이었다는왜곡아래정로환은야스쿠니신사에진열되어있다.
야스쿠니,이말은‘평화로운국가’라는뜻이다.일본어사전을보면,‘나라도진정(鎭定)할힘’이라고짧게나와있다.진정이란말은,‘눌러조용하게만들다’란뜻이다.야스쿠니신사는일본과세계를눌러조용하게만들어버리는상징물인것이다.이신전을만든메이지천황은평화를꿈에도그리워하며15년전쟁을일으켰고,히로히토천황은태평양전쟁을일으켰다.일본은전쟁에서앞장섰던군국주의자들이그대로있기때문에반성하지않는다.반성하면앞선정권을전부부정하는모순이생기기에,진정한반성은불가능하다.
야스쿠니신사에가면유슈칸〔遊就館〕이라는전시관이있다.유슈칸의입구에는한인물의초상화가걸려있다.사카모토료마〔坂本龍馬:1835~1867〕의초상화다.막부(幕府)가설립되고엄격한신분구조로나뉘어져있던무렵,료마는일본의근대화를이끈중추적인역할을한인물이다.그는넓은시야를갖고원활하게정권교체를실현시켰다.사카모토료마를일본인의뇌리에각인시킨사람은시바료타로이다.그가쓴《료마가간다》는제2차세계대전패전후일본인에게잃었던민족적자존심을회복시켜주었고시바료타로는‘국민작가’의반영에올랐다.유슈칸입구를장식하는사카모토료마의의미는곧‘시바사관’에있다.이는‘자유주의사관’과《새로운역사교과서》의탄생으로이어졌다.그러나법가의나라인일본은성공했고,유교의나라중국과한국은대정체를겪고있다는생각,이른바시바료타로의자세는‘일본판오리엔탈리즘’에지나지않다.국가주의는이들이말할때‘민족적자존심’이지만,타자로서볼때는배타주의혹은선민주의에지나지않는다.
이에첫째,우리는사실에근거한판단에기초한‘사실적인자존심’이냐하는잣대를물어야할것이다.둘째,그것이이웃나라와더불어역사의미래를위한‘공생의자존심’이냐하는문제를문제를따져보아야할것이다.유감스럽게도야스쿠니신사의민족적자존심은두가지모두에게서빗겨나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