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사람들은왜이렇게큰무덤을만들었을까?
삼국사기,삼국유사의애매모호했던구절들이살아나와
여행은경주시외버스터미널에내려“우선걸어볼까.”로시작해봉황대,대릉원으로향한다.신라사람들은왜이렇게큰무덤을만들었는지그역사적배경을살펴본다.능의외형을보았으니그다음은그안에담긴보물을만나러국립경주박물관차례다.신라인들의유별난황금사랑과금관을확인한후,우리에게김춘추로더익숙한태종무열왕릉으로향한다.근처조선시대때진흥왕,진평왕,헌안왕,문성왕이라이름붙여진능들이진짜가아님을슬쩍고증한다.“더분명히말하자면지금껏신라고분을충분하게감상한눈으로바라보면현재법흥왕,진흥왕,진지왕,헌안왕,문성왕이라이름이붙어있는산위의여러고분들에서왕릉의권위가전혀느껴지지않는다.”고단언한다.결국조선시대눈으로맞춘무덤일뿐이라고.
택시를타고간다음장소는황룡사.신라3보라불리는세가지신라대표보물중두개인장육존불과황룡사9층목탑을자세히살핀다.장육존불의유일한단서인거대한나발(부처머리카락)을확인하고9층목탑에담긴성골왕들의불법수호의식을확인한다.신라하면떠오르는대표적인유물들인석굴암,석가탑,다보탑,성덕대왕신종,금관등등은신라삼보(新羅三寶)에해당하지도않으니신라의미적수준이얼마나대단했는지상상조차쉽지않다.
첨성대와동궁,월지의야간경주프로그램을오랜만에감상해볼요량으로돌아가는고속버스표를반납하고다음날동시간대표로바꿈으로써여행은24시간이충전된다.
여행의하이라이트문무대왕릉
삼국중가장힘없던신라가삼국을통일할수있었던이유는무엇일까?
둘째날은아침일찍버스를타고바다에위치한대왕암으로이동한다.1970년대이전까지문무대왕의묘가괘릉으로알려졌던숨겨진이야기며,삼국사기의문무왕기록,최치원비문및삼국유사를바탕으로한여러학자들의주장을정리하여대왕암이라는바위가문무왕의장례지임을확인하는과정도전한다.하지만정작경주김씨문중에서는여러고증에도불구하고지금의문무대왕릉을인정하지못하고5년간의토의를거친후에야괘릉의주인을문무왕에서원성왕으로바꾸고대왕암을문무대왕릉으로비정하게된이야기를꺼낸다.“확실히위대한영웅의웅대한유언을보잘것없이작게만드는재주가조선시대에는있었나보다.”라는일침과함께.
저자는신라의삼국통일에큰관심을갖고있는듯여행의하이라이트를문무왕에맞춘다.문무왕은신라진골과가야진골의피가섞인인물로혈통면에서불리한점은있었으나아버지인태종무열왕덕분에당나라수도를다녀온경험이있는세계적인식견을지닌채태자가되었다.뿐만아니라외삼촌인김유신과함께백제정벌에도참가하여5000결사대의계백을물리치고백제수도를점령하는전투까지직접눈으로확인한군사적경험을갖춘준비된인물이었다.당나라와수차례전투중패하여한시가급한상황이되자시간을벌기위하여왕의존엄을버리고당나라황제에게참회의표문을보내어당나라의공격을일시정지시키고그틈을빌어반격의준비를충실히다진다.결국문무왕의표문이거짓임을알고다시한번침입한당나라군대를대소성에서깨부수며대승리를거두는대목에서여행은정점을찍는다.뒤끝작렬인당나라지만초강대국당나라를물리쳤다는자부심으로가득한신라를제후국서열1순위로대접하게된다.
중국과맞서싸워여러번통쾌한승리를거두었던고구려,귀족적인미감으로신라뿐아니라가야와일본에까지문화를전달했던백제,이러한강국들을제치고신라가최종승리한이유가궁금했던저자는문무대왕릉에이르러그해답을찾아낸다.이견대에올라문무대왕릉을바라보며문무대왕의아들인신문왕의효성에감정을이입해본다.죽어서도용이되어나라를지키겠다는뜻으로수장을요구한문무왕,문무대왕릉은단순히바다위에있는능이아니라국경선에위치한능이었다.문무대왕릉은바다에위치한바위섬으로땅에서불과200m떨어진곳에위치하고있다.왕의묘를수장한다는생각의반전,게다가신라왕릉의규모를염두에둔다면문무대왕릉은당시의관념에서상당히벗어난것임에틀림이없다.만파식적이야기와함께감은사를둘러보며문무왕이한국역사에서상당히저평가되었음을한탄하며이주제에강한의욕을보인다.
석가탑과다보탑의의미는불국사를이해하는핵심
불교세계관의독자적확장을이룬통일신라의자부심을엿보다
불국사로돌아오는길은여의치않다.버스를타고오다중간에서내려택시로이동해교통비와시간을절감한필자는불국사가개인사찰인지,국가사찰인지를살펴본다.그동안평지에지은황룡사,분황사와달리산에사찰이자리잡기시작하는단계를보여주는불국사,그곳에서익숙하게보아오던석가탑과다보탑의의미를다시금짚어본다.
석가탑은세계에서가장오래된목판인쇄물인무구정광다라니경이발견된탑으로도유명한데,과거에는무구정광탑,서석탑이라불렸다.무구정광불법이란탑을수리내지는중수하는것만으로도탑을세우는것과같은공덕을쌓는다는의미로,이는수많은신자들에게경제적부담을덜지우면서도불사에참여할수있도록하여불교신앙에대한접근성과지속성을동시에확보할수있었던묘안이되었다.이런점에서무구정광대다라니경이탑안에들어간석가탑은왕과귀족의신앙을넘어신라불교의대중화를선언하는탑이기도했다.반면다보탑은한반도에처음만들어졌던탑의형태인목탑을돌로다시금재현함으로써탑의기원을찾는분위기를연출하였다.결과적으로다보탑과석가탑을통해신라불교세계관의확대,그리고탄탄한족보를이야기하고싶었던것이다.인도와중국으로부터부처의말씀(다보탑)을신라가받아들여불교가시작되었으나,결국신라인들은자신의것으로이를완성(석가탑)시켰다는이야기다.
여기에인도의석굴사원을석굴암으로까지스토리텔링으로연결시키면,중국의목탑을다보탑으로,신라의불법완성은석가탑(3층석탑)으로해석할수있겠다.즉인도-->중국-->신라로이어지는불법이동을김대성은불국사를통해한반도에서보여줄수있는불교세계관의확장의최종본으로표현했달까.과거로부터현재까지를불국사한자리에서선보였던것이다.
한반도에서보여줄수있는불교세계관의확장에있어단연최종본을김대성은불국사와석굴암건축을통해보여주었다.이는신라가자신의세계관을세련되게건축물로표현할정도로최고의문화적전성기를맞았던것임을의미하며나아가강대국이었던당나라까지이겨낸자부심이만들어낸독자적세계관의자신감있는표출이기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