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심히 인도 (하진희 인문 여행 에세이)

무심히 인도 (하진희 인문 여행 에세이)

$22.00
Description
비틀즈의 음악을 들은 수많은 서구인이 동경했던 인도
인도의 정신은 무엇에서 비롯되는가
인도미술사학자 하진희가 천천히 스미듯 함께한 인도 인문 여행 에세이
인도로 떠나 영감을 받았던 비틀즈, 비틀즈의 음악을 듣고 인도로 떠났던 수많은 서구권 사람들. 스티브 잡스 또한 갭이어 장소로 인도를 택할 정도로 동경했던 인도의 정신은 무엇이었을까. 궁극의 깨달음을 얻기 위해 1974년 인도를 방문했던 스티브 잡스는 후에 이렇게 회고했다.
“인도에 갔을 때보다 미국으로 돌아왔을 때 훨씬 더 커다란 문화적 충격에 휩싸였습니다. 인도 사람들은 우리와 달리 지력을 사용하지 않아요. 그 대신 직관력을 사용합니다. 그리고 그들의 직관력은 세계 어느 곳의 사람들보다 수준이 훨씬 높습니다. 제가 보기에 직관에는 대단히 강력한 힘이 있으며 지력보다 더 큰 힘을 발휘합니다.”
잡스가 애플로 복귀하면서 ‘Think Different(다르게 생각하라)’라는 광고 캠페인을 시작할 때에도 이 캠페인에 어울리는 인물로 ‘간디’를 모델로 삼았다고 한다.
저자

하진희

인도미술사학자.홍익대학교산업미술대학원에서직물디자인을공부했고,인도국립비스바바라티대학에서미술사학석사및박사를취득했다.제주대미술학과에서25년간후학을가르쳤고,현재는제주대스토리텔링학과대학원에서문화와신화관련강의를하고있다.
지금까지2,000여점이상의인도미술품을수집·소장하여제주대학교박물관,청계천문화관,충북대학교박물관,국립민속박물관,대구대학교박물관,제주도립미술관에서‘인도신화전’을개최했다.매해겨울이면인도산티니케탄을찾아가글쓰기를즐긴다.
《천상에서내려온갠지스강》《평화를부르는타고르의교육도시,산티니케탄》《인도민화로떠나는신화여행》《인도미술에홀리다》《아잔타미술로떠나는불교여행》을집필했고,《인도의신화》를번역했다.

목차

프롤로그
산티니케탄의하루

1.산티니케탄
산티니케탄,타고르가꿈꿨던평화의마을
나무그늘아래서공부하며행복한아이들
아침을여는새들의노래
타고르와의약속을지킨간디

2.사람들성향
그들의인내심을쏙빼닮은띡띠기
미안하다는말을하지않아도통하는사이
가족의가치를중시하는사람들
오래된물건도버리지않는사람들
신을숭배하는만큼물질을중시하는사람들
눈앞의이익을중시하는사람들

3.푸자,신과만나는삶
수백억명의신들과함께사는사람들
푸자의식과놀이
일상을지배하는푸자
고성방가가묵인되는푸자와축제
봄을맞이하는축제,홀리

4.인도의맛
고단한하루를마무리하는저녁식사
채식과비채식의공존
카리와카릴이커리가된사연
치명적인단맛,라사골라
중독성강한거리의간식

5.생활
작은것의소중함을아는사람들
자물쇠를채워야만안심
신의축복,몬순
결혼과지참금
다중적이미지의여성상
전통의상사리
알포나,신을위한그림

6.계급
삶속에녹아버린카스트
왕,신의선택을받은자
소를돌보는임무가주어진이들

7.힌두교
힌두교사원,인도문화의중심
힌두교의삼신
힌두교도들이가장사랑하는신들
바라나시,산자와죽은자의의식이이곳에서
세상을등지고자하는고행승들

8.유적지
에로틱한사원,카주라호
타지마할,천상의무덤
이상적국가를꿈꿨던아소카황제의야망
천년의세월이여기에,아잔타석굴
왕들의도시,분디와코타

9.예술
힌두여신도사랑한루이비통문양
인도고대문명을꽃피운아리아인
카마수트라,성의경전
카타칼리,팬터마임의시조
서사시《라마야나》와《마하바라타》
떠돌이가수,바울

에필로그
인도,그들만의세상

참고문헌

출판사 서평

《무심히인도》는인도국립비스바바라티대학에서미술사학석·박사를취득한인도미술사학자가30여년간매년한번이상인도를드나들며자연스레접한인도의문화와그들의정체성을관찰하고연구한인문여행에세이다.이작업은인도인의하루,표정,무언의의미등아주미시적인것에서부터일상속신,음식,계급,종교,건축물,예술에이르기까지점차시야를넓혀인도를통째로관통한다.

인도여행은위험하고인프라가부족하다는평가가있음에도불구하고,독보적인볼거리와다양한먹거리로중국·유럽과함께배낭여행의끝판왕으로정의되기도한다.알면알수록이질적이고이해불가하며때로는엉뚱하고우습기까지한인도는모순으로가득해기피하는여행국으로언급된적도있다.
이런모순덩어리세상이바로그들의삶인것처럼보이지만다시들여다보면그반대의역설이존재한다고저자는말한다.그것은우리의삶에서진짜중요한것이무엇인지를생각하게만든다.그리고우리와다른모습들을단순히‘틀림’이라규정할수없음을,더나아가우리가추구해야할진정한행복이무엇인지를되물어무심히나를되돌아보도록인도한다.

아무것도아닌것들이주는위로
진짜즐거운것은무엇인가

저자는매년겨울이면산티니케탄으로떠나한두달을지낸다.인도에머무르지않는동안에는하루에도수백번씩인도를생각한다.저자는“나의인도여행은그렇게대단하고신나고진기한세상을보러떠나는여행이아니다.”라고먼저고백한다.

그가인도에서즐기는것은그저아무생각없이걷고,기차를타고,새소리를듣고,아무것도하지않고,친구도만나지않는그런것들이다.해질무렵걸으러나가공터에서아이들이떠드는소리에기분이좋아지고,작은서점에들러읽을줄도모르는뱅골어동화책을펼쳐본다.협동조합에가서짭짤한콩과자를사거나,맘에드는천을끊어양장점이라부르기에는너무초라한곳에서옷을맞추기도하고,마치아는집을찾아가는것처럼씩씩하게걸어서동네탐방을한다.이런것들을즐기기위해그먼길을간다.스미듯그들속에무심히머물고싶을뿐이다.그것으로족한곳,인도!

고단한삶의아이러니
진짜행복한사람은누구였을까

인도사람들에게아직도계급제도가존재하는지묻는것은그다지의미가없다.돌아오는대답은뻔하니까.요즘같은세상에무슨계급이냐고말이다.하지만상위계층과봉사계층간에묵인된오랜생각과행동들은마치잘짜인씨실과날실의관계처럼견고하게존재한다.

돈과권력이아니라혈통에의해불평등이생겨났다는점에서인도는오늘날여타국가의현실과다르지만,최상위계층인브라만중에서도가난한이가있고,상위계층에게봉사하는수드라일지라도정작이들은직조,금속,목공,석공,향신료,보석,농사등다양한분야가운데한가지의전문가들이어서계급과는상관없이번영을누리기도한다.인간의생각을행동으로옮겨무언가의미있는것을만들어내는수드라계층은낮은계급임에도인간본성의발현을통해완성되어가는삶을살아간다.가장낮은계급에게가장의미있는임무를준것이나마찬가지다.아이러니가아닐수없다.

19세기초인도서남쪽마이소르주에서30년이상거주한프랑스신부뒤쇼수아는인도가다양한인종과언어와전통을지녔음에도평화를유지하며,물질적부가사회를움직이기보다는전통의숭배를중시하는이유는바로카스트때문이라고주장했다.

신의세상에서사는사람들
삶에정답이있을까?

인도사람들에게현실에서가장중요한것은신과의만남,그리고자기자신이다.수천년을카스트의제약아래서살아야만했던인도사람들은그고단한삶을기댈존재가필요했고,필연적으로신을통해위로받기를원했다.인도사람들을보면오늘도신과의만남인푸자없이할수있는일이란거의없다.그들은브라만의축복없이는한발짝도앞으로나아갈수없다.오늘도14억인도사람들은수백억명의힌두교신들과함께살아간다.신이그들과함께살아가는것이아니라그들이신의세상에서사는것같다.

힌두교도에게가장신성한경전리그베다는3000년이상을이어져온신에대한찬가를집대성한것이다.서양학자들이그것을책으로엮기전까지는오랜시간동안브라만계급에의해구전으로이어졌다.기원전1500~기원전1000년에조성된리그베다와힌두교문학의몸체가기록되지않은채브라만에의해암송으로만이어져온것이다.그야말로청동기시대사람들이신에게바쳤던제식이지금까지도그방식그대로하루도빠지지않고이어지고있는곳이인도다.심지어문자가존재하던시대에도신에대한찬가는기록되지않았다.

인도사람들이자신들의오래된신화와고대의농사법하나까지도잊어버리지않고기억하는것은모두생활속에서그대로변함없이이어져왔기에가능하다.그래서수확량이많은새로운농사법을배우는것에대해별다른흥미를갖지않는다.

한편서양학자들은인도사람들의삶속에녹아있는퍼즐조각들을찾아서인도라는거대문명의실체를확인하고싶어했다.그래서많은노력을들였다.하지만정작인도사람들은자신들의과거에대해서는그다지큰관심을보이지않는다.이찰나같이짧은생을과거의퍼즐이나맞추면서보내기는싫어서다.그렇기에서양인들이그렇게애쓰며인도의역사를,철학을,문학을정리하려고하는것이인상적이거나고맙다고여기는생각자체가아예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