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유럽 근현대사

동유럽 근현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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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서유럽 중심의 역사관이 낳은 무지와 왜곡을 넘어 ‘사이에 끼인 땅’ 동유럽 바로 알기
동유럽은 ‘사이에 끼인 유럽’으로 일컬어지곤 한다. 유럽, 아시아, 아프리카 대륙이 만나는 3중의 문명 교차로인 이 지역은 한반도가 그렇듯이 그 지정학적 중요성으로 인해 열강들의 각축장이 되어왔다. 동유럽과 우리의 근현대사는 쌍둥이처럼 닮았다.
이 책은 동유럽 근현대사를 핵심과 주요 흐름으로 간명하게 정리했다. 굴곡진 근현대사의 전초가 된 오스만제국 및 합스부르크제국 지배(19세기 이전)에서부터 시작해, 19세기 서유럽 열강들의 간섭과 침략, 1차 세계대전 후 신생국가들의 수립이 다민족 지역인 동유럽에 끼친 영향, 2차 세계대전 후 소련의 사회주의 체제를 이식받는 과정에서 생긴 부작용 등이 오늘날까지 어떻게 이어지고 있는가를 차근차근 풀어낸다.
오늘날 동유럽에서는 민주주의와 평화의 장으로 거듭나기 위한 개혁의 바람이 활발히 불고 있다. 민주화는 한 나라 차원만이 아니라 동?서유럽 국가 간, 동유럽 국가와 유럽연합 간 관계 등에서 복합적으로 이루어져야 하는 목표다. 열강의 각축장이었던 역사의 결과로서 여전히 갈등의 불씨를 안고 지금을 살아가고 있는 우리가 그들의 행보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저자

오승은

오승은
한국외국어대학교이탈리아어과를졸업하고,이후같은대학통번역대학원에서한국어-영어통번역을전공했다.졸업후4년동안영어통역사로일하면서영어가가진헤게모니에막연한반감을느껴,영미문화가아닌다른언어권의문화를공부하고싶었다.때마침베를린장벽붕괴이후교육부에서시행한동유럽지역국비유학생시험에응시하여선발되었다.원래는세르비아에있는베오그라드대학에서세르비아문학을공부할예정이었으나,1991년유고슬라비아전쟁발발과그에따른유엔제제조치로국가간교류가금지되어유학행선지를런던으로바꿨다.서유럽의중심지런던에서동유럽을공부하면서,‘서유럽에의해만들어지는주변부동유럽’이라는문제의식에서서히눈뜨게되었다.런던대학교슬라브.동유럽대학(SchoolofSlavonicandEastEuropeanStudies)에서〈1971년크로아티아봄〉으로석사학위를받았고,런던대학교킹스칼리지(King’sCollege)에서〈크로아티아민주연합과크로아티아민족주의〉로박사학위를받았다.귀국후‘동.서유럽간불평등’이라는문제의식을바탕으로,포스트식민주의관점에서동유럽체제이행,포퓰리즘,민족주의를연구하고있다.함께쓴책으로《서양사속빈곤과빈민》,《포퓰리즘과민주주의》,《평화를만든사람들:노벨평화상21》,《유럽바로알기》등이있다.

목차

동유럽지도

서문:낯선동유럽역사
1.동유럽역사라는공백
2.‘후진’동유럽?

선행연구:서구중심역사관극복으로서의포스트식민주의
1.서구보편적역사주의의문제점
2.포스트식민주의역사서술과서발턴동유럽
3.민족주의와동유럽:민족국가와종족성의관계

1장.제국의각축장이된문명의교차로(6~19세기)
1.동유럽은어디인가?
2.동.서기독교의각축사이에서(6~15세기)
-동.서기독교의개종경쟁과키릴문자의탄생
3.가톨릭제국과이슬람제국의대결(16~19세기)
-합스부르크제국의중동부유럽지배
-절대주의제국의통치와중동부유럽의보수화
-오스만제국의발칸유럽지배
-민족­종교공동체통치
4.제국지배의지속적인영향

2장.열강의4파전과민족투쟁(19세기)
1.열강들의각축과동유럽민족운동의태동
2.‘동방문제’와발칸민족운동의성공
-동방문제
-4파전
3.중동부유럽의1848년혁명과실패
-귀족민족운동의한계
-실패한1848년혁명
4.제국지배의유산과민족국가

3장.혼돈의첫번째민족국가건설과‘3중’의2차세계대전(1919~1944)
1.1차세계대전종전과무기력한독립
2.베르사유협정의결함과만성적민족갈등
3.먹구름드리운출발
-영토분쟁
-서로다른입장을가진민족들의공동국가
4.폭풍우의도래:나치독일과‘패자민족’의결탁
-독일의재부상과뮌헨협정
-‘패자민족’의복수전이일으킨3중의전쟁

4장.무기력한좌회전:사회주의­민족국가건설과붕괴(1945~1993)
1.사회주의,민족주의,국제주의
2.사회주의­민족주의와사회주의­국제주의의충돌
-스탈린주의통치(1945~1953)
-탈스탈린화를향하여(1956~1968)
-탈스탈린주의개혁시도
-스탈린주의고수
3.사회주의정체기(1968~1989):실패로끝난사회주의사회계약
4.유고슬라비아와체코슬로바키아의분열

결론:세번째민족국가건설(1989~)과극우민족주의의도전
1.체제이행이라는사기극
-서유럽에의한신식민지배
2.우파포퓰리즘의부상
3.DiEM25:유럽의민주화와서유럽중심의역사주의극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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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생소한이란성쌍둥이,‘사이에끼인땅’동유럽
-서유럽중심의역사관이낳은무지와왜곡을넘어
지금껏우리에게동유럽은거의알려지지않았다.최근에독특하고낭만적인분위기의여행지로각광을받기시작한정도다.국내에출간된동유럽역사서는거의없다시피하고,‘아름다운자연과건축물’이나‘유럽의화약고’같은피상적인이미지들만주로소비된다.
이러한무지와피상적이미지는동유럽에대한편견과오해를낳곤한다.‘서유럽보다100년,50년혹은20년뒤떨어졌’고‘유럽연합을통해이제야낙후성을극복하고번영의길로접어들기시작한지역’인‘후진적2등유럽’이라고치부하는경향이있다.이는서유럽중심의세계관과역사관이우리에게내화되어있기때문이다.대개서유럽이세계의중심이라는시각에서서유럽역사를‘세계사’라고칭하듯,‘서양사’역시동유럽의역사는배제되어있다.동유럽을제대로알아가는과정은곧반쪽짜리서양사를온전히채워가는일이기도할것이다.
동유럽사전공자인저자오승은은이처럼국내에잘알려져있지않고왜곡된동유럽과동유럽역사를제대로소개하고자이책《동유럽근현대사》를썼다.저자가보기에우리가동유럽에관심을가져야하는이유는더있다.바로그질곡의역사가우리와매우비슷하다는점이다.한국사가강대국사이에끼여살아남고자투쟁한역사였듯,동유럽사도대제국과강대국사이에끼여생존권과주권을지키기위해몸부림쳐야했던생존투쟁의역사다.동유럽을부르는독일어별명‘사이에끼인유럽(ZwischenEuropa)’은그런동유럽의지정학적위치를잘표현해준다.

내게동유럽은한반도의‘이란성쌍둥이’같은곳이다.…우리와비슷한역사를겪어온동유럽사람들에게‘2등유럽’이라는낙인을찍는다면,그것은‘잘사는’서쪽이웃편을들어,자기와비슷한처지의형제를‘못산다’고비웃는왜곡된자화상이투영된것이아닐까.
나는동유럽역사의모든것이정당하고옳기만하다는얘기를하거나그들의입장을옹호하려는것은아니다.다만그들이외세의침략속에서얼마나많은슬픔과고통을겪었을지헤아려보았으면한다.…세계에서한국만큼동유럽의역사적질곡과아픔에공감할수있는나라도많지않을것이다.-〈서문〉에서(26~27쪽)

제국지배에서민족국가로,그굴곡진발자취를좇다
-핵심과주요흐름으로간명하게정리한동유럽근현대사
비교적길지않은분량의책은주로19세기부터20세기까지의동유럽근현대사를다룬다(2~4장및결론).그전에동유럽사가생소한독자를위해먼저기존동유럽사연구의오리엔탈리즘적관점을소개하고비판한(선행연구)뒤,전사(前事)로서19세기이전의역사를소개한다(1장).
역사적으로동유럽은유럽과아시아,아프리카대륙이만나는‘3중의문명교차로’였다.그만큼중요한지정학적요충지였기때문에동유럽은항상주변열강들의격돌무대가되었다.1장에서는이처럼‘사이에끼인’굴곡진역사의시초인동로마와서로마의분리,그리고동?서기독교의분리와대립으로거슬러올라간다.1123년간지속되던비잔틴제국(동로마)이1453년에오스만제국의침공으로무너질때까지동유럽정세는동?서기독교의대립구도속에서전개되었다.동?서기독교의대립은동유럽내에가톨릭문화와정교문화를발전시키는자극제가되기도했지만,그피해도컸다.15세기부터19세기이전까지는주로합스부르크제국과오스만제국으로양분되어지배를받았다.이는가톨릭과이슬람으로나뉜것이기도했다.19세기이전의이러한역사흐름은곧복잡하고굴곡진동유럽근현대사의바탕이되었다(1장‘4.제국지배의지속적인영향’(99~107쪽)참조).
2장에서다루는19세기부터,오스만제국이약화되면서발칸반도에권력공백이생기기시작했다.이에따라발칸의엘리트들은독립을이루기위한민족운동을일으켰고,한편으로유럽열강들은발칸지역을차지하기위해제국주의적지배욕을드러내기시작했다.
열강들은발칸사람들의독립열망은안중에도없었다.열강들은‘통치능력없는’발칸사람들에게발칸을맡길수없으며,러시아나합스부르크같은다른제국이지배해야한다고주장했다.여기서20세기초와2차세계대전직후의한반도가자연스레겹쳐진다.아무튼이러한독립전쟁과외교적간섭과침략,그리고합스부르크지배하의중동부유럽에서독립의열망으로일어났지만결국실패한1848년혁명등동유럽은혼돈의소용돌이에빠져들었다.
3~4장에서다루는20세기역사흐름의핵심은‘민족국가’건설이다.1차세계대전이끝나자동유럽사람들은꿈꾸던독립을이루었고여러신생국가들이생겨났지만,이는외부에의한것이었다.문명의교차로에위치하여다민족.다종교.다문화.다언어의공간으로발전해온동유럽의특수성을고려치않은채그어진국경선은또다른비극을잉태했다.민족주의를통해이룩하고자하는‘민족국가’수립이라는목표는자국영토라인식되는공간에사는다른민족에게는‘동화’나‘절멸’을의미했고,이는곧‘민족청소’라는집단학살로이어졌다.
2차세계대전후소련의위성국이된동유럽은사회주의를받아들여야만했는데,이역시민족주의로포섭.변형되어이식되었다.사회주의체제가붕괴되면서는유고슬라비아와체코슬로바키아가여러나라로쪼개지는등,20세기내내한국가내민족들사이에,그리고민족국가들사이에갈등과차별,대립이이어졌다.그리고이굴곡진근현대사는자본주의체제로이행중인지금도큰영향을미치고있다.

열강의각축장이아닌민주주의와평화의장으로
-지금,동유럽에서부는개혁의바람에주목해야하는이유
동유럽은20세기두번의세계대전과이후두번의체제이행이라는거대한변화의소용돌이를거쳤다.현재동유럽은체제이행의부작용,우파포퓰리즘의부상등의문제를안고있지만진정한민주화를요구하는개혁의바람또한거세게불고있다.크로아티아의젊은철학자스레츠코호르밧이주도하는‘유럽민주화운동25(DiEM25)’이대표적이다.
동유럽의진정한민주화를위해서는단순히동유럽민주주의발달만이아닌,16세기이후지속된동?서유럽국가간의불평등한관계라는근원적인문제가해결되어야한다.현재동유럽이겪는문제는서유럽주도의불평등한근대화가낳은문제들이누적된결과라고할수있기때문이다.지금동유럽에불고있는개혁의바람은기존서구의‘후진적인종족적민족주의’라는차별적시선과역사주의에대한근본적인비판과극복의지가담겨있기때문에중요하다.
민주화는한나라차원에서국민주권의완성만을의미하지않는다.동?서유럽국가간의관계,동유럽국가와유럽연합과의관계등에서도다면적이고복합적으로이루어져야하는목표라할수있다.동유럽은지금껏자신들을옭아맸던서유럽중심의인식에서벗어나문제의직접적인원인인서유럽과의진정한민주화를꾀하고있다.주변강대국들의각축장이아닌민주주의와평화의장으로거듭나고있는것이다.‘열강의각축장’이었던역사의결과로서여전히갈등의불씨를안고지금을살아가고있는우리가그들의행보에주목해야만하는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