쇠꽃이 필때 (류병구 시집 | 양장본 Hardcover)

쇠꽃이 필때 (류병구 시집 | 양장본 Hardc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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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류병구 시집『쇠꽃이 필때』. 대학에서 불문학과 유교철학을 공부하고 사진작가이기도 한 필자의 삶의 미학에 대한 끊임없는 탐구정신이 엿보인다. 시인은 특히 계절이나 절기에 민감하고 해박하여, 관련된 다수의 시를 감상할 수 있다. 또한 주로 꽃, 바람, 나무, 강과 같이 가공되지 않은 자연, 고궁, 사찰 등 유적지에서 찾아지는 오래된 시간, 유교, 불교, 가톨릭, 기독교 등 인류가 오래전부터 지혜의 원천으로 삼아온 종교들을 주로 다루고 있다.
저자

류병구

저자류병구는1940년청주에서태어나청주중·고등학교,한국외국어대학교불어과를졸업했다.같은대학원석사과정에서불문학,성균관대학교대학원석·박사과정에서유교철학을공부했다(철학박사).한국정신문화연구원(현한국학중앙연구원)을거쳐가천의과학대학교(현가천대학교)교수로,윤리학을가르치고정년퇴임했다.『직업윤리학개설』·『서구근세사에있어서중국사상의역할』등의저술이있고,『월간문학』을통해등단,시집으로『달빛한줌』·『쇠꽃이필때』가있다.

목차

자서시自序詩·04

제1부화전웃기

화전웃기·12
운염도·13
강남역1번출구·14
봄감별법·16
초록오월을벗기면·18
천수만,지금한껏·20
포구의봄·22
사이·23
새스승에게묻다·24
선유동·26
그대,그깊은울림·28
연꽃무늬수막새·30
노랑꽃창포·31
싸전골목·32
증평대장간·34
어떤노을·36
송이버섯·38
잇꽃·39

제2부쇠꽃이필때

쇠꽃이필때·42
진천농다리·43
장자학개설·44
화정역·46
내소사소슬빗꽃살문·48
동행·50
망종·51
기우제·52
울릉동백·54
숭어떼·56
깨꽃·57
유세차·58
창경궁돌담·60
레뒤갸르송카페·61
설적·62
윗세오름·63
봄덧·64
겨울대숲·66

제3부하지감자꽃

하지감자꽃·70
비젖는개심사·72
황산도·73
종부·74
단천정사에앉아·76
된더위·78
만추·80
앙코르,저미소·81
경계·1·82
경계·2·84
나풍·85
입동전후·86
테킬라·88
하지·89
낱말의특허출원·2·90
나목·92
눈내리는봉은사·93
미로·94

제4부애기사과나무분재

애기사과나무분재·98
늦가을·100
삼전도비·101
몽촌토성가는길·102
선자령개쑥부쟁이·104
격렬비열도·105
생각보다가까이·106
겨울신원사·107
엊그제·108
절에서색소폰부는수녀·110
니스,10월의밤·112
르와르강·113
개불알꽃·114
첫눈·115
겨울이헝클어진다·116

에필로그·118
해설절기의색과질감,아름답고나직한가락|마경덕·121

출판사 서평

“전통서정의나직한가락”
“빼어난언어직조력”

류병구시인이『달빛한줌』에이어,두번째시집『쇠꽃이필때』를내놓았다.대학에서불문학과유교철학을공부하고사진작가이기도한필자의삶의미학에대한끊임없는탐구정신이엿보인다.

시인은특히계절이나절기에민감하고해박하다.이시집의거의가절기와관련한글이다.나머지시편들도절후의흔적들이곳곳에배어있다.

대학로마로니에공원
앙상한나뭇가지몸살기가있는듯
지나던바람이맥을짚어본다

“태중입니다”

길건너학림다방에서
차한잔사주고싶은
이기분
와락

-「봄」전문

지나던바람이맥을짚어본다니…
자서시형식의프롤로그「봄」에서부터시선을끌어들이는요량이예사롭지않다.주변에서흔히접할수있는것들을자연적서정으로진지하게조명한다.

시가제기능을다했을때그파장은크다.
문학은정신적탐험이며,그중에서도시는보편적공감에의해독자와교감한다.
시인은주제저너머에존재하는다른무엇인가를끄집어내야한다.‘사유의힘’으로시인은‘시의호흡’을얻을수있다.

70편의시적소재는주로꽃,바람,나무,강과같이가공되지않은자연,고궁,사찰등유적지에서찾아지는오래된시간,유교,불교,가톨릭,기독교등인류가오래전부터지혜의원천으로삼아온종교들을주로다루고있다.

또한,이시편들에는어떤병든문명,추악한세계,사악한정신같은부정적계열의정신들이철저히배제된대신,자연과삶에대한깊은통찰,아름답고순수한사물과존재에대한사랑,시간과소박한일상에대한심미적인시의정신으로가득차있음을볼수있다.
우리가무심히지나친옛것들도고운우리말로어루만지고끌어안는다.그러면서때로는능청과익살스런언어로강렬하게붓질한다.

그리곤3D의풍경을시에서도구현하려시도한다.
절기에농담,색감과질감등을적절히입혀입체적,원근적사유가곳곳에충만되어있다.

허름한임종이었다

곡기를놓자장기까지죄적출당한
폐차들의집단묘원
삼우제도다지나고
그렇게끝인줄알았다

소임다하고웅크린위태로운능선
주검으로겹쌓은비장한철산은
되레농도의고름새가살아있는패턴

질감과형형색감이장악한
죽어서되핀쇠꽃동산이었구나

뭉큰한쇳내가자욱한유택

참새들이짓눌린더미위에앉아
꿈틀대는적막을쪼고있다

-「쇠꽃이필때」전문

장기까지죄다적출당한폐차장의폐차들,삼우제도다지나고그렇게끝인줄알았다는능청과,처참한죽음에도미학을잃지않는시인은자신만의독특한화법과절제된언어로특별한시세계를구축한다.

시인은잊혀져가는토속적인풍습,고유의순우리말과절기나전통등을현대시와
의접목을시도한다.익숙하고예스러운소재를외려‘새로운’것으로지어낸솜씨는대상과대상의숨결을자연스럽게이어주는빼어난‘언어직조력’때문이라고마경덕시인은분석한다.
그러면서우리말의아름다움을시어로재창조하고,섬세하게기록한이시집이훗날우리말자료로활용되어도손색이없을것이라고부연한다.

북촌의어느골목을따라가다발을멈추듯,책장을덮고잠시생각에잠겨야할지도모른다는말도덧붙인다.
『쇠꽃이필때』의시편에는경직되거나오만함이묻어있지않다.그저너그럽고차분하고온화할뿐이다.
자연의색질감,삶의조각,그립고아련함을이시집에서줍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