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산 이은상과 대통령

노산 이은상과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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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가고파’의 시인은 진정 무엇을 추구했을까?
친독재와 민주주의 사이에서 보이는
노산 이은상의 이중성은
상상을 훌쩍 뛰어넘은 수준…그 원인은 대체 무엇일까

고등학교 시절부터 좋아했던 노산의 작품이 기교에만 능하고 진실을 외면한 글이 아니길 바라면서 마산에 있는 「가고파」 시비 순례를 시작했다. 둘러보면 둘러볼수록, 찾아보면 찾아볼수록 이은상 인물 탐구는 흥미진진하였다. 그를 통하여 김성숙, 정인보, 이윤재, 안확, 최남선, 이광수, 조지훈, 안기영, 현제명, 홍난파, 김동진, 박태준, 윤이상 등을 알게 되었다.
글을 쓸 때는 중요한 부분에 대해서 종적으로 당시의 시대적 배경을, 횡적으로 노산이 관계 맺은 인물들이 어떤 분인가를 살펴보았다. 노산이 가장 영향을 많이 받은 분은 환산 이윤재이고, 해방 후의 어려운 시절에 감싸주신 분은 운암 김성숙이다. 이 두 분은 별도로 정리했다. 이승만, 박정희 대통령 시절에는 이선근, 윤치영과 각별한 관계였다. 이분들과는 체제 내에 적극 참여한 것은 같았으나 그 방식은 서로 달랐다. 일제강점기의 눈부신 활동에서는 최남선, 이광수와 함께했으나 그들과도 다르다.
성장 과정과 학생 시절, 일본 유학 생활과 가족관계를 제외하고는 어지간히 살펴보았다. 집필은 충무공, 조선어학회, 친일문제, 국토순례, 대통령과의 관계, 시조, 비문, 노래 그리고 단체 활동 등 아홉 분야로 나누어서 작성했다. 해방 후에 초점을 맞추어 대통령과의 관계를 중심으로 책을 펴내는 이유는 가장 논란이 많은 부분이기 때문이다. 가능한 한 있는 그대로의 다양한 모습을 살펴보려고 노력했다.
친일과 항일을 구분하지 않을 정도로 중요한 것을 노산은 추구하였다. 그 해답을 다른 곳이 아니라 노산, 스스로에게서 찾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왜냐하면 작품은 아름답고, 독재 부역은 사실이기 때문에 각각 떼어놓은 상태에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작품과 독재 부역이 하나라는 생각에서 출발해야 훌륭한 시조시인이며 청년운동가인 노산이 독재 부역을 한 이유를 찾을 수 있다.
책을 읽으시는 분들 중에는 너무 노산을 부정적으로 본다는 분도 있을 거고, 지나치게 좋은 점을 강조한다는 분도 있을 수 있다. 글쓴이는 두 가지 상반된 의견이 모두 맞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노산의 이중성은 일반인의 상상을 훨씬 뛰어넘고 있기 때문이다.
가장 단순한 원칙을 지키고자 했다. 좋은 건 좋다 하고, 나쁜 건 나쁘다고 한다는 원칙이다. 글쓰기는 가치판단과 감정을 가능한 자제하고 사실만을 나열하고자 했다. 이 책은 글쓴이의 독창적인 저서라기보다 기존의 연구 문헌에 의지하면서 노산이 저서를 통해 직접 어떤 말을 하고 있는지를 살펴보고자 했다. 아무쪼록 이 책이 문학, 문학인과 권력의 바람직한 관계를 생각하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되기를 바란다. -서문에서
저자

전점석

우산(愚山).1951년대구출생.31년간몸담았던YMCA를퇴직한후에2011년8월부터경남일보칼럼「경일포럼」을매월게재하고있으며2018년수필「이름짓기」가한국작가제55회신인작품상을수상했다.2020년5월뉴스통신진흥회가주최한제2회탐사·심층·르포취재물공모에「친일·반공·독재,그계보의변신을추적한다」가가작으로입선했다.「인물추적이은상」을《피플파워》2017년12월호부터2019년12월호까지2년간게재했다.「거창민간인학살사건」을《거창한들신문》에2019년6월20일부터6회,제주4·3학살의박진경대령에대해《남해시대》에2020년5월21일부터3회연재했다.5·18민주화운동기록관의《기억과기록》2019년12월호에「5·18앞에서느끼는부끄러움」을,광주전남작가회의의《작가》2020년제26호에「1980년의광주상무대와대구50사단헌병대」를,한국기독교장로회총회『회보』2020년1월통권606호에「80년대신문을오려붙여서복사하는교회청년들」을,《샘》지2020년4월호에「돌들이일어나꽃씨를뿌리고」를,경남도민일보2022년2월8일자에「해안의용군과해상인민군사건」을게재했다.2017년8월칼럼분야회원으로경남작가회의에,2019년4월한국작가회의에,2019년11월진해문인협회에가입하여활동하고있다.2020년10월10일아름나라가시행하는세번째아름나라문화상,2021년경남민예총공로상받았다.
지은책은『일할때도주인,일하고나서도주인』(1988년),『진주에서지역운동하기』(2002년),『창원에서지역운동하기1,2』(2011년),『친환경건축이지구를살린다』(2013년),『지속가능한지역사회』(2015년),『진해근대문화유산의재발견』(2018년).엮은책은『인간답게살자』(1985년),『자유상상의나래를펴라』(2017년).

목차

「가고파」에서「새길론」까지9

1.「가고파」를사랑하는마산시민15
마산시내에있는「가고파」시비를찾아서17
신중현과베토벤은음악만할줄알았던게아니다25
시의거리에서맑은영혼을담은시를만나고싶다27

2.한국청년운동협의회활동과가고파시비보존결의대회31
1962년,첫번째휴전선종주를다녀와서31
청우회중앙본부제2대~10대회장으로17년간활동35
반탁,반공투쟁으로8개청년단체들이모인대한청년단40
1963년,10년만에청우회로부활44
「가고파」시비보존결의대회의후원단체인건국회46

3.해방직후광양건준부위원장,호남신문사장49
이은상,광양건국준비위원회부위원장으로추대49
전남건국준비위원회최흥종위원장,전남인민위원회박준규위원장52
미군정으로부터호남신문관리권을받은사장박준규,부사장이은상56
이은상사장취임이후친미성향으로돌아선호남신문59

4.한독당전남도당위원장,여순사건김지회신원보증63
김구의건국실천원양성소에강사로참여64
여순사건과한독당계열의오동기,송욱,이은상66
여순사건신원보증문제로물러난이은상의서울,부산생활71
6·25전쟁이끝난후호남신문의재건을위해노력74
국립전남대학교후원재단이사장으로활동77

5.이승만단독정부반대,민주공화당입당거절한운암81
바위처럼서있는운암김성숙을존경하는노산81
운암을향한추모시,추도사와묘비문,묘비명도작성한노산86
운암은민주공화당입당을거절,노산은창당선언문을작성88
지조보다중요한노산의‘새길론’과강력한‘지도자론’91

6.이승만대통령후보지지와4·19학생혁명기념탑비문93
이순신같은분이라고이승만대통령후보지지유세94
조지훈의지조론과천관우의노산에대한실망98
4·19정신을계승했다는박정희장군에의해기념탑건립103
피끓는젊은이를노래한노산의「학생의노래」106
이승만대통령의장례식에서노산이쓴조사를대독108

7.이승만대통령,김구주석과노산이은상111
시조「목이그만멘다」와헌수송「송가(頌歌)」113
계속대통령하려고사사오입개헌한이승만을찬양117
백범조가(弔歌)1949년,백범추모시조1950년119
3·15를불상사라고한노산121

8.「피어린六百里」,1962년첫번째휴전선종주125
휴전선이국경선으로굳어져가는600리128
휴전선을다녀온후청년운동에앞장서다134
노산이생각하는분단의원인과분단극복방안136

9.『기원』,1980년두번째휴전선종주143
평화를위하여죽을때까지반공청년운동에매진145
굳어져가는휴전선을찾은두번째종주146
이승만시절평화통일은위험한용공사상147
평화통일을말할수없던시절의북진통일149

10.박정희대통령과함께현충사를성역화153
노산은충무공기념사업회1955~61년,1972~82년회장153
현충사는성역화,탄신일은국가기념일157
박정희역사관은식민사관에서이순신의신격화로161
박정희대통령은세종대왕과이순신을합해놓은인물166

11.신사임당을존경하는박정희와이은상169
사임당과율곡의영정은이당김은호가그렸다170
10만양병설을주장한율곡의어머니,신사임당171
무려6판을거듭한『사임당과율곡』173

12.영남대학교설립은이은상과이후락의작품177
무리한시설투자로경영난에봉착한청구대학177
조윤제는학교문제를정치권력에게가져갔다고힐책179
같은날,각이사회가합병을결의하고,합동이사회열어최종의결181
영남대교가는이은상과김동진의작품185

13.대통령의입각권유를거부한사람들189
3선개헌을앞둔1968년,국민교육헌장제정작업에도참여189
입각권유를거부한게유신시대에저항(?)194
앞장서서유신과유신정권을찬양한노산과문인들196
1인독재시대에위험을무릅쓰고어둠을밝힌문인들198
한글전용정책수립과세종대왕기념사업회활동200

14.비통한심정으로쓴박정희대통령묘비문205
비통함과존경을담은박정희대통령비문과조가205
30년친구박정희를위한시인구상의진혼시209
똑같이충무공을존경하는박정희와이은상212
자유민주주의를위한민주공화당창당선언문초안작성215
노산이선택한언론,교육,문화국민운동218

15.전두환의대통령당선을축하한노산223
쿠데타로권력을장악한전두환의대통령당선을경하하였다223
이선근,조병화,서정주,김춘수,이병주,천금성225
불과1년5개월이었던국정자문회의위원229

16.1947년대도론과1961년새길론235
노산이노래하지않은강과산이없을정도235
노산은『대도론』에서좌우익의폭력을염려했다238
친일과항일을구별하지말자는노산의『새길론』240
나라를구한이순신장군에게서배웠다는『새길론』243
민주주의를이야기하면서,현실에서는독재자를옹호하는이중성245

출판사 서평

문제적문인이은상을입체적으로인식할수있도록돕는책

뛰어난시조시인노산이은상은언제나논란이따라다니는문제적인물이다.한편에서는누구도따라올수없는탁월한시인임을앞세우며인간적으로나사회적으로도아무잘못이없는인물이라고한다.
다른한편에서는이승만에서박정희에이르기까지철저하게권력의편에서서독재를옹호함으로써민주주의를질식시켰다고보고있다.나아가그의문필활동까지지배자를위하는이데올로기로작동했다고비판한다.
그런데논의는더이상나아가지않고이렇게상반된주장이맞부딪히는지점에서멈추는경우가대부분이다.이은상을옹호하든비판하든저마다자기관점에맞추어관련사실에대해해석하면서자기얘기만되풀이하고마는것이다.
지역에서지역운동을오랫동안벌여온전점석작가의〈노산이은상과대통령〉은상반된주장을아우르는한편그한계를뛰어넘고있다.어느한쪽에치우치지않고노산의생애전반을빠짐없이폭넓게살펴봄으로서그에대한전면적인이해에이르고있다.
해방직후전남광양에머물던때부터광주에서신문사사장을하던시절의행적,여순사건에서보인그의태도는널리알려진일일수도있다.하지만6.25전쟁을겪으면서형성된그의정신세계와이후반공청년단체회장시절의사상은새로운사실로다가온다.
세종대왕숭모활동과한글전용정책,이순신장군영웅화와아산현충사성역화사업,이율곡과그어머니신사임당선양사업에나선행적도크게알려진것은아니다.이런과정에서일반국민들의정신세계에큰영향을끼친것도새롭다.전문연구자들은아는일이라해도평범한독자들에게는그렇다는얘기다.
결과적으로이은상은민주주의를말하면서동시에독재를찬양했다.어떤사람들은노산을두고소신도줏대도없이자기이해와편의를좇는기회주의자로치부하기도했다.하지만전점석작가에따르면이은상은그런기회주의자가아니었다.
노산이은상의이중성은분명한사실이지만그이중성이노산의정신세계에서는한뿌리에서나온것으로아무모순없이공존하고있었다는것이다.반공과통일을지상과제로삼았고이를이룩하기위해서는대통령이강력한지도자라야한다고보았다는것이다.
노산이은상을비판하든옹호하든,전문연구자이든일반애호가이든그의진면목을있는그대로보고제대로이해하고자하는이들에게한번읽어보시라고권할만한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