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공단의 기억 : 뿌리뽑힌 사람들, 뿌리내린 사람들

창원공단의 기억 : 뿌리뽑힌 사람들, 뿌리내린 사람들

$20.00
Description
1974년에 창원공단이 설립된 이후
50년 만에 처음 기록한 휴먼 스토리
뿌리뽑힌 사람들의 아픈 상실의 기억과
뿌리내린 사람들의 벅찬 생성의 기억들
〈창원공단의 기억〉은 창원기계공업공단(현 창원국가산업단지)에서 울고 웃은 사람들을 추적한 결과물입니다. 경남도민일보가 지역 언론사로서 지역민과 공유하고 싶었던 공공의 역사이기도 합니다.
창원시는 한국 최초의 계획도시로, 산업화의 상징적인 공간 중 하나입니다. 특히 중공업 중심지 창원기계공업공단은 한국이 선진국으로 발돋움하는 데 크게 이바지했습니다. 그 과정은 산업사·도시사 차원에서 긍정적인 면만 다뤄졌습니다. 흔히 ‘신화’라고 표현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 이면에서 원주민들이 받았던 고통이나 공장 구석구석에서 일했던 노동자들의 이야기들은 오랫동안 잊혔습니다. 즉, ‘사람’ 이야기가 빠져 있었습니다. 이들이 가진 기억은 그 내용에 따라 창원이라는 도시의 정체성을 새롭게 규정할 수도 있는 구술 사료와 같습니다. 지자체·학계·지역 언론계가 공공의 기억으로 끌어올려야 하는 내용이지만, 안타깝게도 이제까지 누구도 이들의 기억을 적극적으로 발굴하지 못했습니다.
공단 건설 과정에서 이주하게 된 원주민 1세대들의 기억을 채록할 수 있는 시기는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더 늦기 전에 기록을 시작해야 했습니다. 공단 건설에 젊음을 바친 옛 기능공들 중 많은 이들이 ‘창원 사람’으로 남아 있다는 사실은 다행이었습니다.
책 내용은 크게 세 부분으로 나뉩니다.
처음은 공단이 들어서기 전 옛 창원지역에 살았던 원주민들의 생활과 문화를 밝혔습니다. 수십 곳의 자연마을이 있었지만, 지형적·문화적으로 당시의 생활양식을 대표할 만한 마을 몇 곳을 골랐습니다.
이어서 창원 땅이 공단용지에 수용되면서 원주민들이 반강제로 겪었던 고통을 파헤쳤습니다. 1974년 산업기지개발구역 지정 고시 이후, 동양 최장 8차선 도로였다는 기지대로(현 창원대로)가 깔리기 시작할 때부터 이들은 고향에서 쫓겨나기 시작했습니다. 국가는 이들에게 바둑판처럼 구획한 이주단지를 제공했지만, 땅을 생명으로 알고 농사일만 알던 사람들이 새로이 들어선 공단도시에서 살아가는 데는 어려움이 따랐습니다.
마지막으로 전국에서 창원공단으로 모여 이주민의 도시를 만든 기능공들의 삶을 추적했습니다. 원주민들의 한이 서린 땅 위에 새로운 사람들이 모여들어 꿈을 펼친 이야기입니다.
창원 사람들이 창원을 더 입체적으로 이해하는 데에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또한, 이 작업이 더 다채롭고 깊은 원주민·기능공 서사를 발굴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저자

이창우,강찬구

저자:이창우
역사가좋아역사학도의길을걸었지만,생계고민끝에기자가됐다.배운지식으로제일쓸모있게살아갈수있을것같았다.늦은나이에<경남도민일보>에입사한것은행운이었다.어느곳보다민주적인소유구조를가진언론사이고,필요한기사를제약없이쓸수있는몇안되는곳이기에.경남사람들의성원속에서보람있게일하는매일이새롭다.
지역신문기자의역할이현재에국한되지않는다는사실에만족하고있다.역사를배워서인지,마침경제부에발령받아서인지모르겠지만,창원공단의묻혀진이야기들을발굴하는임무를맡았다.덕분에역사학도일때도몰랐던역사의매력을안참이다.부산출신이지만,이제‘경남사람’이라말한다.

저자:강찬구
부산에서태어나고자랐다.명절에는울산을오갔다.경남은지도위에서,지인의이야기속에서만가까운곳이었다.첫언론사입사도전을<경남도민일보>로하면서가까워지나싶었지만,실패하고다시멀어졌던경남이다.그러다삼십대중반늦은나이에불현듯창원에기자로오게됐다.어쩌다온곳에서본격적인성인으로서,직업인으로서의삶과일을배워나가고있다.
철학에서문화연구,저널리즘으로분야를옮기며학교를다녔다.이것저것고루흥미를두는‘잘꽂히는’성격이지만뭘해내거나잘하는건없다.양서를싼값에사서읽지못하고쌓아올리는것이취미다.<어느대학출신이세요?>라는책에아주조금기여해놓고공저자로이름을올렸다.

목차

들어가는말6
창원산단의여명,발전신화의빛과그림자9
대통령결단앞서지역에서움튼중공업화노력23
마산바다건너주렁주렁포도영글던‘귀한’땅31
분지창원,역사와삶쌓이고흐른산과시내43
나락모티갈대밭의여름,어제처럼눈에선한59
새역사에밀려멀어진창원역사의큰줄기69
국가가원주민상처에포개얹은‘산업대동맥’83
문전옥답헐값에앗아만든첨단산업의땅97
포도송이영글던곳붉은황톳길만남기고109
바둑판구획에끼워넣은원주민의삶121
삶터와생업잃고투기광풍휘말려도시빈민으로141
실향아픔에서끝나지않았던이주의고통151
하고많은사연갈린길에도고향마을잊지못하고159
창원과원주민역사바로알고미래세대화합하길169
아픔으로녹이고염원으로깎은옛창원의두상징179
듬성듬성공장땀채워세운도시에꿈도피어나189
‘닦고조이고배우고익혀’창원과함께커온40년199
성냥갑아파트에서나눈끈끈한정207
공장밖마산서낭만과청춘보냈던근대화기수들217
문학으로물은‘산단은무엇인가’227
부록1.창원국가산업단지약사234
부록2.원주민마을편입약사238
부록3.원주민마을유적비일람241

출판사 서평

벌써남겼어야할공공의기억
창원공단50년만에기록하다

창원공단이설립된지내년이면만50년이된다.창원공단은대한민국의산업화를이끌고선진국대열에올려놓는주인공역할을톡톡히해냈다.대기업과중소기업은물론영세기업에이르기까지숱한기업들이무대에올라저마다자신이맡은배역을펼쳤다.

국가시책차원에서만들어진창원공단은말그대로깡촌이었던원(原)창원은우리나라최초의계획도시로,경남에서으뜸가는도시로탈바꿈시키는지렛대구실을했다.이로써많은사람들이전국각지에서창원으로와서크고작은기업에들어가자리를잡았다.그들가운데대부분은공업계고등학교를이제막졸업한젊은이들이었다.창원을제2의고향으로삼아청춘을보내고새로운삶을일구어새로운창원을만들어가는한편으로창원사람이되어갔다.

이렇게창원공단이우뚝서고개별공장들이젊은노동자들로채워져갈때그에가려제대로보이지않은사람들이있었다.오랜옛날부터창원에터잡고살면서농사를짓거나어로활동을해오다가공단설립과함께고향을떠나야했던원주민이바로그들이다.

그동안기록되어온것은창원공단의역사였다.무슨기업이들어섰고어떤물건을만들고원청과하청의관계가어떠하고연관산업이어디에어떻게존재하는지,고용된인원은얼마나되는지등등수치와도표또는통계로정리되는역사였다.그리고그것은창원공단과더불어울고웃었던이들의사람이야기는배제된역사였다.

50년이라는세월은결코짧은것이아니다.공단이만들어질때풋풋한노동자로공장에들어섰던이들은대부분70대에턱걸이를하고있다.집과논밭을내어주고이주했던원주민들은그노동자들보다연배가높다.그들의이야기를기록으로남기고역사로갈무리할시간이그다지많지않은것이다.

2022년한해동안창원공단으로말미암아뿌리뽑힌원주민들과그덕분에뿌리내린노동자들을찾아다니며그들의이야기를찾아다니며활자로담았다.그동안누구도하지않았던작업이었으므로사상최초의기록이라할만하다.

그동안백지로비어있던부분을채워창원공단의역사가좀더입체적으로구성될수있게되었다.무미건조한역사에생생하게실감되는내용을조금이나마더하게되었으니다행스러운일이다.이책이앞으로좀더다채롭고풍부한서사를찾아내는디딤돌역할을할수있기를바란다.

<들어가는말>

<창원공단의기억>은창원기계공업공단(현창원국가산업단지)에서울고웃은사람들을추적한결과물입니다.경남도민일보가지역언론사로서지역민과공유하고싶었던공공의역사이기도합니다.

창원시는한국최초의계획도시로,산업화의상징적인공간중하나입니다.특히중공업중심지창원기계공업공단은한국이선진국으로발돋움하는데크게이바지했습니다.그과정은산업사·도시사차원에서긍정적인면만다뤄졌습니다.흔히‘신화’라고표현되기도합니다.

하지만,그이면에서원주민들이받았던고통이나공장구석구석에서일했던노동자들의이야기들은오랫동안잊혔습니다.즉,‘사람’이야기가빠져있었습니다.이들이가진기억은그내용에따라창원이라는도시의정체성을새롭게규정할수도있는구술사료와같습니다.지자체·학계·지역언론계가공공의기억으로끌어올려야하는내용이지만,안타깝게도이제까지누구도이들의기억을적극적으로발굴하지못했습니다.

공단건설과정에서이주하게된원주민1세대들의기억을채록할수있는시기는얼마남지않았습니다.더늦기전에기록을시작해야했습니다.공단건설에젊음을바친옛기능공들중많은이들이‘창원사람’으로남아있다는사실은다행이었습니다.

책내용은크게세부분으로나뉩니다.

처음은공단이들어서기전옛창원지역에살았던원주민들의생활과문화를밝혔습니다.수십곳의자연마을이있었지만,지형적·문화적으로당시의생활양식을대표할만한마을몇곳을골랐습니다.

이어서창원땅이공단용지에수용되면서원주민들이반강제로겪었던고통을파헤쳤습니다.1974년산업기지개발구역지정고시이후,동양최장8차선도로였다는기지대로(현창원대로)가깔리기시작할때부터이들은고향에서쫓겨나기시작했습니다.국가는이들에게바둑판처럼구획한이주단지를제공했지만,땅을생명으로알고농사일만알던사람들이새로이들어선공단도시에서살아가는데는어려움이따랐습니다.

마지막으로전국에서창원공단으로모여이주민의도시를만든기능공들의삶을추적했습니다.원주민들의한이서린땅위에새로운사람들이모여들어꿈을펼친이야기입니다.

창원사람들이창원을더입체적으로이해하는데에도움이되었으면좋겠습니다.또한,이작업이더다채롭고깊은원주민·기능공서사를발굴하는계기가되기를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