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머지 시간은 놀 것 (정원 가꾸는 서화숙의 킨포크살이)

나머지 시간은 놀 것 (정원 가꾸는 서화숙의 킨포크살이)

$14.00
Description
30여 년 맹렬 기자로 살아 온 서화숙이
부암동 마당에서 놀며 배운 행복
‘서화숙 칼럼’으로 문명을 떨친 한국일보 전 기자 서화숙이 맘껏 놀면서 살아보는 꿈을 부암동 마당에서 펼치고 있는 이야기를 담았다. 32년 동안 기자로 살면서 일을 쉬어 본 적은 아이 셋을 낳고 주어진 출산휴가뿐이었으니, 노는 것은 그가 오래도록 갈망해 왔던 거였다. 돈 주고 사는 것들은 가급적 줄이고, 제철 식재료로 삼시세끼를 간소하게 챙겨 먹으며, 좋은 것은 직접 만들어 쓰면서, 소슬한 시골 숲길과도 같은 정원을 가꾸며 놀이와 삶이 다르지 않은 일상을 꾸려 가는 이야기가 경쾌하게 펼쳐진다.
저자

서화숙

부암동의마당있는집에서산다.
식물을가꾸길좋아하고잘키워서마당에는37가지나무와39가지다년초,7가지덩굴식물이자란다.소슬한시골산길같은정원을꿈꿔서개쉬땅나무팥배나무참당귀할미꽃같은토종식물을많이심었다.북한산에서받아온씨앗으로키운산초나무가2미터넘게자라면서귀한긴꼬리제비나비를마당에서보고있다.동네사람들,지인들과식물을퍼주고나누며산다.동네리사이클가게에헌옷을주고씨앗을받아온다.
한국일보에서32년간기자로지냈다.문화부장,편집위원등을지내며2005년부터2014년까지‘서화숙칼럼’을썼다.2012년서울교통방송에서‘서화숙의오늘’을진행했으며,2013~2014년국민TV라디오에서‘서화숙의3분칼럼’을방송했다.당대의수구세력에대한논리적이고통렬한비판으로이름을날렸다.
『나야뭉치도깨비야』『뭐하니뭉치도깨비야』『월화수목금토일차분디르의모험』을쓴동화작가이기도하며,『행복한실천』『마당의순례자』『민낯의시대』『누가민주국가의적인가』를펴냈다.

목차

머리말

1장찬찬히살기로하다
저산을안보고어떻게살까
재봉틀
빨리요리하는법
손빨래헬스
맹물감기
중국인인가요?
메주를띄우며
비오는날은일하는날


2장식물과함께사람이오다
원주친구
잎이두꺼워지는시간
살려야고마움을안다
마지막동백
벌들의윤무
붉은노을
체리나무향기
수선화가가득한곳

3장헤르만헤세,타샤튜더가누린것
동네에서꽃얻기
양귀비의합법화를요청함
우단부인혹은마담벨벳
참당귀꽃을찾아서
‘초콜릿’의비밀
꽃구하는사람의심정
엉투기-엉겅퀴구하기투쟁기
여름의빛깔수국
장미에대한오해
원예가장수만세

4장나는정원에서논다
분홍과녹두,전통의미감
거인은저만알았을까?
마음과몸
쌀뜨물블루베리,응원해
장엄함을노래하라
담없는상추
탄닌염색
값지지만값싼
내가돈쓰는법

5장향기만이현재이다
은밀한정원
라임색꽃이던시절
상산의향
구부러진길을지나아스라한곳으로
도원으로가는문,개쉬땅나무
낙원의철쭉
레이차를만들며
향기만이현재이다

출판사 서평

부암동의킨포크라이프
그에게노는것의대부분은마당의식물을가꾸는일이지만,5만원짜리중고재봉틀을사서원피스도만들고,마당에지천으로떨어지는풋감으로감물염색도들이며,술을빚고메주까지띄워본다.나무한그루를심기위해뒷마당의시멘트를거칠게망치로두들겨깬다.평생펜만쓰며살아왔던그가몸을쓰는일을마다하지않는다.대부분의사람들이싫어하는비오는날을그가좋아하게된것은정원일을할수있어서이다.땀과비에흠뻑젖도록몸을움직이고나면가라앉았던기분도좋아지고뇌도따라서생기가돋는다.
놀면서지내다보니자신이잘하고못하는것,좋아하는것과싫어하는것을분명히알게되었다.돈과직업이매개되지않다보니좋고나쁜취향을분별하지않게되었고,단점또한약점이아닌어떤특성일뿐이라는것을알게되었다.나아가행복은모든것이충족된상태가아닌,어떤조건에서든감사함을찾을줄아는능력이라는것을깨닫게된다.

식물과함께사람이오다
엔지오활동을하는저자의친구는경비를아끼기위해10년째모든일을혼자서한다.택배를부치려는데물량이너무많아,차를빌리려면써야하는4만5천원을아끼기위해눈이펑펑쏟아지는날짐수레를끌고우체국까지혼자다섯번을왕복해야했다.예순을넘긴여자가눈발에미끄러지면서수레를끌때아무리남을위해하는일이라할지라도누추한기분만은어쩔수없었을것이다.그런데추운날씨에도땀이날만큼힘들게수레를끌다보니매일같이노동하는사람들이떠올랐고그는그들에게감사하는마음으로일을마쳤다고한다.
이친구는식물을참잘길러서저자도제라늄의한종인구문초화분을얻었는데,독특한냄새로날벌레를잘쫓는다고구문초라는이름을얻은식물이다.실내에만둔화분을봄이되어밖에두었더니,햇볕을통으로받은구문초가어린새잎을빼고는타들어가기시작했다.그런데며칠을지나며보니새로난잎은아주두꺼워지면서향기도더진해졌다.두꺼워진잎은쉽게시들지않고더많은햇볕을받아들여더강한생명체로커간다.저자는구문초를통해행복또한갈고닦는능력이라는것을보여준친구를떠올린다.
그밖에도‘고고한빛’이라는뜻을가진고광나무를통해수도자와같은삶을사는친구를소개하고,여왕과도같은아름다운자태와향기를가졌지만잡초처럼강한생명력이있는수선화를보며돌아가신어머니를추억한다.식물에특별히관심이없거나잘모르는사람들도꽃과나무를기르며저자가교유한사람들의이야기와인상적인사건들을통해특정한식물에관심을갖게되는경험을할수있다.

타샤튜더,헤르만헤세는정원사였다
평생아름다운정원을가꿨던타샤튜더는92세까지살았고,빼어난정원사였던헤르만헤세는85세까지살았다.그들뿐만아니라정원사로유명한사람들은대부분오래살았다.왜그런걸까?정원을가꾸려면몸도쓰고머리도써야하므로건강관리가된다.게다가예쁜꽃들을보면서즐겁게하는일이니마음에도좋다.식물이잘자라고있는지점검하려면지난해보다꽃이더피는지,줄기는잘퍼지는지,열매가많이달리는지기억해야하므로기억력감퇴를예방해준다.토양을탐구하기위해화학과생물학에관심을갖게되고,광합성을위해서는빛이필수이므로기본적인광학지식도익혀야한다.무엇보다새로운종에대한호기심이넘쳐나야하고,갖고싶은식물을구하기위해서끈기있게정보를탐색하고발품을파는일도마다하지않아야한다.
그러나이모든것보다중요한장수요인은정원을가꾸는사람들스스로가오래살고싶어한다는점이다.그들은무슨꽃이어떻게피나궁금해서내일을,내달을,내년을기다린다.올해꽃을못보고열매가덜달린식물에는이런방법을써봤는데그게정말맞았는지내년에다시확인하고싶은사람들이정원사이다.

바로지금여기의축복을누리는삶
정원을가꾸는기쁨중으뜸은향기를누리는것이다.37가지나무와39가지다년초,7가지덩굴식물이자라는그의마당은늘향기로가득찬다.마당을가득채우는모란향,인동덩굴향,가까이가면느껴지는찔레향장미향,멀리있을때코끝을스쳐가는참꽃으아리의향,대추나무의매운냄새,회양목과제비꽃의분냄새등수많은향기들이정원의선물이다.
인간의두뇌는모습이나소리는상상할수있어도냄새는상상해내지못한다.오로지맡을때에만실재하는것이냄새이다.그래서냄새는꿈에도안나온다.그러니향기를맡을수있는바로그때그자리에있지않으면누릴수없는바로지금여기의축복이향기인것이다.
저자또한평범한인간이기에여전히과거의일로번민하고미래를걱정하는것을멈추지못하지만,꽃들의향기를맡을때마다현재가주는축복만은놓치지말자고다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