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자를 신고 달리는

의자를 신고 달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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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사춘기를 맞은 몸과 마음의 변화, 지지고 볶는 학교생활, 좋기도 야속하기도 한 가족 등 기존 청소년시가 전형처럼 다루던 소재에서 폭을 넓혀 성장기 청소년의 마음속에서 피어나는 생각과 느낌, 그들이 세상을 보는 시선, 그들이 보게 될 세상, 그리고 청소년들이 더 넓은 세상을 경험할 수 있게 할 노래까지 두루 끌어안는 「창비청소년시선」 제1권 『의자를 신고 달리는』. 풋풋하고 발랄한 청소년의 일상, 혼란스럽고 갈팡질팡한 사춘기의 정서, 잊을 수 없는 청소년기의 경험, 참된 삶을 살아가고자 하는 고민 등을 담고 있다.
저자

나희덕

1983년서울에서태어나2008년『실천문학』으로등단했다.시집『당신의이름을지어다가며칠은먹었다』『우리가함께장마를볼수도있겠습니다』,산문집『운다고달라지는일은아무것도없겠지만』,시그림책『우리는안녕』을펴냈다.신동엽문학상,오늘의젊은예술가상,편운문학상,박재삼문학상을수상했다.

목차

강성은
소풍/자정의아이/십대시절/변해가네/오리걸음(시작메모)

김규중
세월호란/첫눈/습관/게임/어쩌라고(시작메모)

나희덕
나의고양이,다윤에게/하늘의별따기/마음과마음도/나와햄스터/청력검사(시작메모)

박일환
한대만때리면안될까요?/머리털/다용도/하늘이높은이유/수학시험지(시작메모)

박준
바이킹/눈을보고말해요/글로벌시대/소풍전날/시는지금,끝나야합니다(시작메모)

복효근
난파선위에서/우린중이다/공개수업/그날이후/번데기의5교시(시작메모)

손택수
의자를신고달리는아이/도둑일기/목장음악/몸이아픈물고기/딸꾹질낭송회(시작메모)

오은
꿈/돌멩이/웅크림/사람이라는병(病)/나는오늘(시작메모)

이응인
아름답다고/지금아니면/저자의동의/여섯살승현이/잊지마(시작메모)

최은숙
가만히,봄/나란히/목숨하나/무월(撫月)마을선희네/시쓰기(시작메모)

출판사 서평

창비가발굴·정선하는‘창비청소년시선’시리즈본격출간!
‘창비청소년시선’시리즈가본격출간된다.어린이와어른사이의점이지대에서질풍노도의시절을보내고있는청소년들에게는어른의시나동시와다른,청소년을위한‘청소년시’가필요하다.‘창비청소년시선’은390여권이넘는‘창비시선’을꾸려온창비가그내공을바탕으로청소년시의자리를제대로마련하고자기획한본격청소년시시리즈이다.‘창비청소년시선’은전문시인이쓴청소년시를발굴하고정선해나가고자한다.1,2권은각기열명의시인이쓴신작시를엮은시집이며이후3권부터는개인시집을중심으로출간할예정이다.
시리즈를여는1권『의자를신고달리는』과2권『처음엔삐딱하게』는청소년시장르의새로운개척을예고한다.1권의제목은손택수시인의시「의자를신고달리는아이」에서,2권의제목은이정록시인의시「삐딱함에대하여」에서따왔다.각시인들이내밀하게품고있는청소년과시에대한생각,이번작품을쓴소회를고백한아포리즘인‘시작메모’를함께수록해청소년독자와시의거리를좁혀준다.문학평론가김이구,오연경,청소년문화연대활동을하는국어교사박종호가함께엮었다.

‘창비청소년시선’시리즈를여는특별판1,2권,
20명시인이쓴총100편의신작청소년시
‘창비청소년시선’의시작을알리는1,2권에는모두스무명의시인이참여했다.이미빼어난청소년시로청소년들의전폭적인지지를받았던박성우(『난빨강』),박일환(『학교는입이크다』),청소년들이교과서에서자주만나던나희덕,남호섭,손택수,이정록,최은숙,교실에서오랜시간청소년들과울고웃으며함께지내온김규중,김남극,김성장,이삼남,이응인,복효근,조향미,하재일,2000년대이후등단해여전히청소년의감수성을간직한강성은,오은,이혜미,배수연,박준시인이‘창비청소년시선’의문을함께열었다.

‘청소년시’가무엇인지묻고,청소년시의폭을넓히다

“국어교사로살면서아이들에게시가무엇인지제대로알려주지못했습니다.교과서에실린시를해설해주고,시험문제를낸다음제대로맞히지못하면가차없이점수를깎았지요.그런다음집에돌아와서나혼자시를썼고,그걸묶어시집을내기도했습니다.
그러면안되는일이었다는걸깨닫고아이들을생각하며시를쓰기시작했습니다.시를써서아이들에게들려주고,그렇게함으로써시가교과서밖에도존재할수있다는사실을알려주고싶었습니다.“_박일환‘시작메모’(1권51면)

“우리가슴속에묻은단원고아이들과다행히세월호에타지않아살아있는아이들에게어떤시를읽혀야할까요.우리는어떤시를써야할까요?”_남호섭‘시작메모’(2권47면)

‘창비청소년시선’을20명의시인이참여한특별판(1,2권)으로시작한것은청소년시의현재를보여주는한편으로청소년시의지평을확장하려는의도에서다.‘청소년시’는일차적으로청소년의일상과정서를청소년의목소리로노래하는시라는장르적성격이있다.몇몇시인들의‘청소년시집’이주목을받았지만청소년시는아직형성중에있는장르다.‘창비청소년시선’은그러한시를중심에놓고청소년시의자리를단단하게잡아주되,기존청소년시가주로학교·가족·친구등청소년들의일상에제한된것을넘어그폭을넓히고자하였다.청소년시가‘청소년이읽는,청소년이독자인시’라는점에주목할때,청소년의경험과정서를청소년의목소리로노래한작품으로만한정할것은아니다.따라서스무명의전문시인들은청소년의삶과정서뿐아니라우리사회,세계,역사,평화등을시의눈으로보고담아내청소년과함께소통하고교감하고자하였다.
‘창비청소년시선’은사춘기를맞은몸과마음의변화,지지고볶는학교생활,좋기도야속하기도한가족등기존청소년시가전형처럼다루던소재에서폭을넓혀성장기청소년의마음속에서피어나는생각과느낌,그들이세상을보는시선,그들이보게될세상,그리고청소년들이더넓은세상을경험할수있게할노래까지두루끌어안을것이다.‘나’와타인,우리사회와세상을보는눈을담으려는‘창비청소년시선’의노력은청소년시의폭을넓히고,청소년들이자연스레미래의시독자,미래의시인으로성장하도록감수성을계발할것이다.

꿈을찾아달리는청소년들의노래,청소년의마음을두드리다!

의자를신고말굽처럼따가닥따가닥
소리를내며달려보고싶다

의자는말하자면

키높이구두

이구두를신으면공기맛이달라지지
산에오른것처럼가슴이확트이지
_손택수,「의자를신고달리는아이」에서(1권74면)

지구본을선물받았다.
아무리골라도삐딱한것밖에없더라.
난아버지의싱거운농담이좋다.
지구가본래삐딱해서네가삐딱한거야.
삐딱한데다균형을맞추려니
넘어지고미끄러지고그러는거야.
_이정록,「삐딱함에대하여」에서(2권84면)

1,2권에실린100편의청소년시는풋풋하고발랄한청소년의일상,혼란스럽고갈팡질팡한사춘기의정서,잊을수없는청소년기의경험,참된삶을살아가고자하는고민등을담았다.색색빛깔의시들은나비가되기전까지는무조건참으라고강요하는것이아니라그시절만의고민과그시절만의이야기에귀기울인다.번데기에게는고치안의삶이치열한현재인것처럼,시인들은“되는게하나도없”(박일환,「다용도」)는청소년들의‘지금’이“빅뱅이전의숨죽인우주”(이삼남,「교실」)이자소중한보물이힘겹게,힘차게꾸려지는‘현재’라는점을놓치지않는다.

한시간내내초롱초롱놀다가
쌤,공부너무많이해서머리에열이나요
맞다,우리가열을내서날씨가이래더운갑다
그래요,지구를생각해서도오늘은그만해요
그녀석들통통거리며펌프질해대면
시들새들잦아들던교실은
봇물튼무논처럼와글와글깨어난다
_조향미,「팔딱팔딱와글와글」에서(2권104~105면)

나는친구들과잘지내요.
우린새로운세상에서여행을계속하고있어요.
잠시도가만히있는법이없지요.
가만히있으라고하는어른들도없구요.
물론시험걱정도없는세상이죠.
그동안하고싶었던일들마음껏할수있고
좋아하는것도마음껏먹을수있어요.
그러니제걱정은그만하고잘지내세요.
말괄량이소녀가이렇게활짝웃고있으니까요.

다윤아,오늘은꼭가도록할게.
사랑하는아빠,엄마,언니가기다리는집으로.
오늘은바로내생일이니까.
_나희덕,「나의고양이,다윤에게-단원고2학년9반정다혜생일에」에서(1권32~33면)

아름다운사람은머문자리도아름답다지만꼭아름답지않아도사람이머문자리는따듯합니다비밀스럽게숨겨왔던우리의엉덩이는열선(熱線)이놓인비데가아니라도신도림역화장실두번째칸같은곳에서따듯하게뒤섞입니다늘깨끗하고싶은우리의입은포장마차의어묵간장종지를찍으며짭짤하게뒤섞이고,이렇게앞뒤가뒤섞인우리의힘은너희와싸울힘이아니라너희를우리로만드는힘이라는것을신도림역화장실두번째칸에앉아생각합니다시가더길어지면나와엉덩이를섞을다음사람이따듯하다못해뜨거울수있으니아쉽지만시는지금,끝나야합니다
_박준「시는지금,끝나야합니다」전문(1권58면)

공부대신게임이더재미있고,시험과엄마잔소리는질색이다.하지만청소년들은무작정싫다고만하는‘아이’가아니다.제나름의시각으로세상을볼줄안다.‘창비청소년시선’1,2권은세월호,밀양송전탑등우리사회의갈등들도시로옮겨와청소년들과함께들여다본다.이는학교,친구,가족등을주로다루어온기존청소년시의지평을확장해서사회속의자아를일깨우는것이다.“포장마차의어묵간장종지”에서“짭짤하게뒤섞이고”,“이렇게앞뒤가뒤섞인우리의힘은…너희를우리로만드는힘”이라고낮은목소리로말한다.여기실린시들은청소년을성장과미래,입신출세라는시각에서바라보는어른들도굳어진마음을열고자한다면함께읽어야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