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금 바이러스 (양영길 시집)

궁금 바이러스 (양영길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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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궁금 바이러스가 작렬하는 열여섯 살 꿈틀대는 머릿속을 들여다보는『궁금 바이러스』. 이 시집은 별일 없이 사는 것처럼 보이고, 그래서 별 생각 없어 보이는 아이들이 ‘라이브’ 방송을 시작하면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보여 주는 청소년시집이다. “공작새 꼬리는 왜 부채처럼 생겼어요?”, “바퀴벌레에 바퀴가 있냐, 없냐?”, “연은 만들면 꼭 날려야 해요?” 등 엉뚱한 질문을 던지는 이 시집의 주인공은 우리를 순간 ‘멍!’ 하게 한다. 이전에 미처 몰랐던 세계로 데려다 놓는다. 엉뚱하고 이상한 궁금증을 마구 발산하는 시를 읽는 동안 청소년들은 저마다 자기만의 생각에 빠져 들게 된다. 그러다 마침내 ‘지금-여기’에 있는 내가 꽤 근사하다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다. 1~4부에 수록된 63편은 따옴표로 인용한 듯 고유한 색깔을 뿜어대는 아이들의 말을 생생하게 담고 있다.
저자

양영길

저자양영길은청소년기를말더듬이로지냈다.더듬는게싫을땐아예입을다물어버렸다.중학교는도시로갔는데말을잘못하는촌놈이라고‘oldbaby’라는별명이붙었다.말대신쓰는것을좋아했다.시를써서보여줄때마다유치하다고놀리는친구들이많았다.
교과서에실린시에시비를걸고싶어졌다.학생들이참고서없이도이해하고공감할수있는시는없을까.왜참고서는하나같이똑같을까.왜시쓰는것은가르치지않는것일까.쓰고즐기는것이먼저인데시험만잘보면잘가르치는것이되었다.교과서시를비트는시를써오다가청소년이주체가되는시에관심을갖게되었다.
1991년『중앙일보』신춘문예에당선되었다.『바람의땅에서서』,『가랑이사이로굽어보는세상』등의시집을냈다.

목차

제1부되게귀여워요
되게귀여워요
장기를배우다
허밍선생님
사투리
먼나라에서온옆짝친구
말도안돼
아빠의가구조립
할아버지와모래시계
폭포와분수
담쟁이
새됐다
연만들기
공작새꼬리와선생님수염
코끼리코돌기
시래기된장국을먹다
오목대결

제2부내그럴줄알았지
질문있어요
엄마의고병
고병이란
헌법소원내고싶어요
젊은시인
벌레가되라고
‘비’의상상력
할아버지와한마리새
팔없는할아버지
내그럴줄알았지
할아버지의눈물
그래서어쩌라고
우물안개구리
개새끼가뭐예요
혼날줄알아
오징어날다

제3부궁금바이러스
궁금바이러스1
그땐그랬지
사춘기의시작
썸을끝내다
남자친구가생겼다
마술은왜걸려
궁금바이러스2
새신발을샀다
쿨하게보내줄게
궁금바이러스3
학생회장선거
짱뚱어
명심보감을썼다
백지장이뭐지
서로에너지가되었다

제4부그런내가싫었다
처음면도하던날
시간에길을내다
사하기인가
한송이구름
나는청개구리띠다
헌혈을하다
외식하는날
나는시인이다
나의혈액형은
거울속에는
시험울렁증
착한아이
꿈꿀시간이없어졌다
멍때리기대회에서
그런내가싫었다
나는오늘도멀미를한다

해설│오연경
시인의말

출판사 서평

핑퐁처럼오가는너와나의말,
세상모든것에말을걸준비가된녀석들

청소년기를학교갔다가집에오고다시학교가는별다를것없는태평한시절이라여긴다면오산이다.『궁금바이러스』에는훈계나조언을시작하려는어른들에게‘바보같은질문짓’을멈추지않는청소년들이있다.어른들눈으로보면쓸데없이궁금한게많은놈이지만사실이아이는세상모든것에말을걸준비가된,제뜻대로살아갈‘멋진놈’이다.
1~4부에수록된63편은따옴표로인용한듯고유한색깔을뿜어대는아이들의말을생생하게담고있다.자기만의전략으로세상에나갈준비를하는이라이브방송과함께하는동안청소년들은자신의‘오늘’이,‘지금’이얼마나소중한지알게될것이다.

“그런데올챙이도개구리를알리가없잖아?”
궁금바이러스가다시꿈틀대기시작했다

한아이가눈을동그랗게뜨고묻는다.“엄마,/나우물안개구리가되는거싫잖아./그런데,왜나를엄마의우물에가두려고해?”(「우물안개구리」),“우리머리와몸이서로싸우면누가이길까?”(「궁금바이러스1」),“넌왜가르마를왼쪽으로탔어?”(「궁금바이러스3」),“나에게‘착하다’는말은무엇일까.”(「착한아이」).

엄마!
‘올챙이개구리적모른다’가맞을까?
‘개구리올챙이적모른다’가맞을까?

‘개구리올챙이적모른다’가맞지.그치?
그런데올챙이도개구리를알리가없잖아.
‘올챙이개구리적모른다’도맞잖아.그치?

사실엄마심정,나잘이해안돼.
말을하지않고참았다가는그냥폭발할것같아서
“그래서어쩌라고?”한마디했더니
엄마속을긁는다고버럭했잖아.
나급실망해서아무대답도못했어.

엄마가이야기하는거
다억지같고강요같았어.

엄마,나아직은올챙인가봐.
?「그래서어쩌라고」전문


서술형평가를망쳤다.
‘사공이많으면배가산으로간다’의뜻을서술하는문제였는데
‘여러사람이힘을합치면불가능한일도이룰수있다’라고썼는데
부분점수도인정해주지않았다.
이의제기를했다.
틀린이유를설명해달라고찾아갔는데
공부한게아니라고했다.

그래도틀린건아니잖아요.배운것에갇혀있는것보다낫잖아요?
공부한것에너무갇히지말라고하셨잖아요.
이미알려져있는생각의틀,상상의틀을뛰어넘으라면서요.
?「백지장이뭐지」부분

이시집에는청소년들이속으로만삼켰던질문들이가득하다.어른들은이물음에어떤답을할까?바보같은소리하지말라고무시하거나속긁는다며버럭화를내는순간청소년들은입을꾹다물고‘바보같은질문’을속으로삼킨다.이시집을읽는청소년들은“맞아,사실은나도궁금했어!”공감하다어느새마음속깊이감춰두었던자신의궁금바이러스가다시꿈틀대는것을느낄수있을것이다.

‘안된다’는말을자꾸들어도,꿈꿀시간이없어져도
내시간에는내길을내겠다
학년이높아질수록청소년들은꿈꿀시간을빼앗긴다.“아니,함부로아무꿈이나꿔서도안되었다./시험이먼저였고/내신이먼저”(「꿈꿀시간이없어졌다」)가되는삶을강요받는다.어른들이자주잊는사실이있는데,보편적인삶을거부하는것은청소년들에게도두렵긴마찬가지이다.

나는박수쳐야할때를
제대로알지못한다.
그냥남들이칠때따라치면되지만
나는그게싫었다.
내가치고싶을때치고
남들이치지만내맘에안들때는
열중쉬어하고싶었다.

그런데,그게내맘대로안되었다.
그런내가싫었다.
―「그런내가싫었다」부분

그럼에도이시집에등장하는청소년들은“한조각구겨진휴지처럼어딘가에/뒹굴고있을나의구름/아,나의꿈”(「한송이구름」)을다시찾기위해애쓴다.내의지대로행동했을때만이내심장이뛴다는것을알기에이제내시간에길은나스스로내겠다고외친다.너와나사이에번져가는궁금바이러스는엉성하고어설픈것,그렇지만결코뻔하지않은자기삶을발견하게한다.

나는내생각이없이살아온것같았다.
이제내생각을즐길수있었다.
혼자서내생각을품고있으면
빼앗겼던내생각을도로찾은기분이었다.

얼굴에는거드름피운시간의흔적처럼
뾰루지가여기저기솟아났다.
―「시간에길을내다」부분

▶‘창비청소년시선’소개
‘창비청소년시선’은전문시인이쓴청소년시를발굴하고정선해내는본격청소년시시리즈이다.지금까지총8권의‘창비청소년시선’이나왔다.앞으로도‘창비청소년시선’은청소년시의다양한폭과깊이를가늠하며청소년들곁을지킬조금은위태롭고조금은삐딱한노래들을찾아나갈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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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성하고어설픈것,그러나뻔하지않은것을고민했다.고만고만함으로부터멀리도망치고싶었다.너무멀리도망쳐서“이런것도시냐?”라는이야기를듣고싶었다.천천히한두편읽다가문뜩자기만의생각에빠지게하는시,읽다가자기도비슷한생각을했던기억을더듬어보게하는시,생각나는사람을떠올리게하는시.그런시로읽혔으면하는바람으로청소년이주체가되는시를엮었다.
-「시인의말」에서

이시집에한아이가산다.나이는열대여섯살정도,가끔여자인척할때도있지만개구쟁이남자아이의냄새가물씬풍긴다.선생님한테“되게귀여워요.”라고말하는가하면할머니한테“개새끼가왜욕이에요?”라고진지하게묻기도하고,여자친구한테는“마술은왜걸려?”라고대놓고물어본다.
아이들의말은‘라이브’다.우리는이라이브방송을들으면서아이들에게필요한것은하늘에서일방적으로내려주는말씀이아니라스스로사다리를만들도록도와줄대화라는것을알게된다.그들은지금“날일(日)자로”,“눈목(目)자나밭전(田)자로”,때로는“다이아몬드전략으로”(「오목대결」)세상에나갈사다리를궁리중이니까.
-오연경(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