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짓것 (이정록 시집)

까짓것 (이정록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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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창비청소년시선’ 아홉 번째 이정록의『까짓것』은 공부보다는 다른 쪽에 관심이 더 많은 청소년들의 이야기를 담은 청소년시집이다. 어른들은 청소년들이 대학 입시와 공부에 관심을 가지길 원하지만 청소년들에게 공부는 중요하지 않다. 청소년들은 자신의 모습을 말하고, 자신의 진로를 고민하고, 자신의 사랑을 노래하기를 원한다. 청소년들에게 중요한 것은 어른들의 시선이 아닌 나를 나답게 하는 것, 바로 ‘나’를 찾는 것이다. 시인은 그런 아이들의 이야기를 59편의 시에 담았다.
저자

이정록

저자이정록은여섯살에초등학교에들어갔다.동네의잔주먹을피해조기입학했으나,더많은떼주먹이기다리고있었다.꼴찌에외톨이였다.하지만하굣길에는아이들이상냥해졌다.내책가방에몰래잔돌을넣기위해서였다.어머니가그잔돌을모아추녀밑에깔았다.“큰애덕분에큰비가와도마당이파이지않겠네.”어머니는혼내지않으셨다.어머니같은사람이되고싶었다.중학교1학년때,스승의날교내글짓기대회에서원망의글짓기로입선을했다.국어선생님이고마워서매일국어사전을쓰다듬었을뿐인데성적이오르기시작했다.미술을하고싶었으나냉철한아버지의반대로무산됐다.고등학교입학만도과분한축복이었다.상과,문과,이과를옮겨다녔다.어쩌다가학급글짓기대표선수로뽑혀서내키지않는글쓰기를일삼았다.공장에다니는누님한테서만해한용운시집을선물받았다.사랑스러운‘님’이란말에빠져서고등학교2학년때부터시인을꿈꾸기시작했다.
열아홉번의낙선끝에1989년『대전일보』,1993년『동아일보』신춘문예에시가당선되었다.시집으로『의자』,『정말』,『눈에넣어도아프지않은것들의목록』,산문집『시인의서랍』,어린이책『똥방패』,『대단한단추들』,『지구의맛』등을냈다.윤동주문학대상,김달진문학상,김수영문학상을받았다.

목차

제1부미리말하랬잖아
미리말하랬잖아
생활기록부
쏠림
빵셔틀
교문
번데기
징계가좋다
인간담배
소변기사용법
좋은날이니까
잠꼬대
문제아

제2부물로본다
벌레

속이허해서
오늘은집에들어갈게요
플라타너스나무아래에서
높임말
슬픈종착
독도에서쓰는편지
개살구

물로본다

제3부가출의내력
도둑
영어회화
악취미
버르장머리
인형장례식
가출의내력
까짓것
집으로왔다
아버지의청춘가
홍두깨에꽃이핀다
도둑과경찰

제4부청춘연하장
첫사랑
우울증
애송이
속울음
청춘연하장
자존심상한날
네가있어야
나는네가맨나중이다
별볼일많아졌지
이름을불러줄때까지
사랑
양파
내가축구공을사랑하는이유

제5부나를이루는것들
공터
자살바위
한그루
고양이
여행

가슴우리
누군가울면서너를바라볼때
작은램프
역지사지
모기향
나를이루는것들

해설│류수연
시인의말

출판사 서평

“까짓것,청춘인데뭔들!”
나를이루는것,나를나답게하는것

『까짓것』은공부보다는다른쪽에관심이더많은청소년들의이야기를담은청소년시집이다.어른들은청소년들이대학입시와공부에관심을가지길원하지만청소년들에게공부는중요하지않다.청소년들은자신의모습을말하고,자신의진로를고민하고,자신의사랑을노래하기를원한다.청소년들에게중요한것은어른들의시선이아닌나를나답게하는것,바로‘나’를찾는것이다.시인은그런아이들의이야기를59편의시에담았다.입시라는테두리너머에서일반적이지않은시선을받으며녹록하지않은‘오늘’을사는아이들의모습이아프게다가온다.그러나그가운데특유의발랄함을가득담고있다.이정록시인의『까짓것』은‘창비청소년시선’아홉번째권이다.

“단단한무릎으로파도를맞이하라.”
이정록시인이보내는청춘응원가
어른들에게청소년은항상‘학습하는자’로인식되어왔다.하지만『까짓것』에서청소년들은공부보다는다른쪽에걱정과관심이더많다.어른과아이들의소통은그렇게어긋난다.그런아이들에게어른들은그들의잣대를들이대문제아로규정한다.그래서청소년들의목소리는아프고시리다.
『까짓것』은위트와해학이넘치는이정록시인의청소년시집이다.시인은잘알지도못하면서어른들의시선으로청소년을평가하는현실을우회적으로꼬집는다.나아가33년동안아이들과함께뒹굴었던경험을바탕으로‘오늘’을사는청소년들에게위로와희망을건넨다.어른들의편견과선입견에놓인청소년들,진로를고민하는청소년들,가정문제로방황하는청소년들,사랑하고이별하는청소년들의목소리를시집곳곳에담았다.청소년스스로그들내면의목소리를듣길바라고,주변을걷어내어자신의본모습을찾길바라는시인의응원이함께한다.

“왜말하지않았냐고요,언제나미리말했잖아요.”
어른들에게온몸으로던지는아이들의진솔한목소리
“왜말하지않았니?”라고묻는부모에게아이는자신이수많은언어로말해왔음을강변한다(「미리말하랬잖아」,10~11쪽).어른들은아이들의몸의대화를들으려하지않는다.어른들에게아이들의생활은단지기록되어야만할뿐이다(「생활기록부」,12쪽).어른들은꿈이깨질까봐멈칫거리는아이들을문제아로바라본다.문제아로바라보는어른들의시선에서아이들은문제아가아니지만문제아로자라기시작한다(「문제아」,30쪽).

실외조회시간에
사람이키워서는안될
개두마리에대해들었다
그건편견과선입견이라고했다
일견,맞는말이다
그런데우리가무슨돈으로
편견과선입견을분양받았을까
교과서나문제집에껴들어왔겠지
가슴과머리에개털이날린다면
그건분명어른들이버린개가쳐들어온거다
―「쏠림」부분(14쪽)

끝까지지키고버텨야할것을
둥글게말아꼭품고있다.
부레가꺼져서얼굴을덮는다.
오금이저린지다리를꼰다.
날개로는담요를만들어서덮는다.
―「번데기」부분(19쪽)

에그답이없어!문제덩어리수학책이
잠꼬대가득한사물함에갇힌다
줄을선잠꼬대들이빈식판으로
쏟아지는잠을받들고있다
이대로쭉가는게진로라고한다
아무래도대학입학은
침대나잠꼬대가좋겠다
―「잠꼬대」부분(18~19쪽)

아이들에게어른들의시선은편견과선입견일뿐이다.아이들은단지끝까지지키고버텨야할것들때문에자신들의날개로덮고있는것이다.아이들에게어른들이원하는진로,대학입학은잠꼬대와같다.아이들은날개한두쌍꺼내기위해꿈틀거리고(「벌레」,34쪽),부서질채비를마치고어디든날아가고자한다(「플라타너스나무아래에서」,41쪽).아이들은그저누군가자신을있는그대로보고자신의이름을불러주기를바란다(「이름을불러줄때까지」,84~85쪽).이시집에서는이렇게오늘날청소년들의진솔한목소리를오롯이담아내고있다.

“까짓것,청춘인데뭔들!”
주먹으로눈물쓱훔치는아이들의이야기
엄마와아빠가나때문에헤어졌다고생각하지만나는고갤떨구지않는다(「인형장례식」,58~59쪽).아무런대책없이아버지가떠나갔어도“까짓것”이라는입버릇과같은말을통해용기를얻는다(「까짓것」,62~63쪽).때로는주근깨많은얼굴이별볼일많은신비한얼굴이되는경험도해보고(「별볼일많아졌지」,82~83쪽),파도소리울먹이듯울어도본다(「속울음」,76~77쪽).텅빈머리에무엇이든채울수있다는가능성을발견하고(「공터」,92쪽),가슴우리에사랑을가득채운다(「가슴우리」,103쪽).누군가의울음을나의울음으로받아들일줄알고,서로가함께팔짱을끼며서로를비추는작은불빛이된다.그렇게아이들의초록빛청춘은점점여물고스스로성장한다.

쪽지글만남기고떠난아버지때문에
엄마가운다.여동생도운다.냉장고도운다.
까짓것,이라고말하려다가설거지하고
헛기침날리며피시방으로알바간다.
까짓것,돈은내가번다.
까짓것,가장을해보기로한다.
―「까짓것」부분(62~63쪽)

걸음을멈추고
무릎걸음으로다가가라.
울음은힘이세서너를쓰러뜨릴수도있단다.
마음의귀를부풀려서
또렷한문장으로울음을번역해라.
뚝!울음을멈추라고,다그치지마라.
네맘다안다고,거짓손수건을내밀지마라.
먹장구름으로는작은강줄기도막을수없단다.
바다에닿은강언덕처럼,단단한무릎으로파도를맞이하라.
―「누군가울면서너를바라볼때」부분(104~105쪽)

어둠이놀라서달아나지않을만큼만
네가너무환해서다른이가어두워지지않을만큼만
작은빛이되자네가네어둠을찾을수있을만큼만

달맞이꽃이움츠러들지않을만큼만
고무래나대빗자루가벌떡일어나도깨비가되지않을만큼만
박쥐가놀라서동굴로돌아가지않을만큼만

조그만불빛일수록둥글게출렁거리지
빛자리가자꾸흔들리는까닭은꺼지지않기위해서지
빛기둥을타고올라갈수는없지
높고밝은곳만으로밟고올라서지말자

내팔짱을낀사람이헛발을내딛지않을만큼만
서로의얼굴과어깨가든든하게보일만큼만
누군가와함께하면조금넓어질뿐높아지지는않지
―「작은램프」부분(106~107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