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첫 소년 (손택수 시집)

나의 첫 소년 (손택수 시집)

$10.00
Description
『나의 첫 소년』은 《호랑이 발자국》, 《목련 전차》 등으로 우리에게 친근한 손택수 시인의 첫 청소년시집이다. 이 시집은 손택수 시인만의 감성으로 우리가 평생 가슴에 품고 살아야 할 ‘질문’이 무엇인지 묻는다. 그는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질문이 머릿속에서 콸콸거리던 자신의 소년 시절을 출발점 삼아 청소년들에게 ‘지금’, ‘자신의 노래’가 무엇인지를 들여다보자고 손을 내민다.
저자

손택수

저자손택수는담양강쟁리에서태어나부산으로이주한뒤지독한향수병을앓았다.콧속으로들어오는영산강강물의비릿하고맵고찡한느낌을잊지않기위해세숫대야에코를박고있는아들을보다못한부모님이혼자서귀향하는걸허락한다.돌아오긴하였으나떠나온가족생각에눈물짓던그때이미나는서러운짐승이었다.영산강에미역감고놀다두번죽을뻔하고다시부산으로왔다.마라토너가되고싶어서비가오나눈이오나항구의골목길을뛰어다니다가이번에는교통사고를당했다.지금도그후유증으로왼쪽다리와오른쪽다리의길이가0.8센티미터쯤차이가난다.그이후로줄곧기우뚱거리고있다.별[辰]과노래[曲]가하나가된농(農)자를업으로삼고싶었는데꿈이좌절되면서그만시를쓰게되었다.유년시절의실향과실패와실연이시를쓰는힘이라고생각한다.
1998년『한국일보』신춘문예(시)와『국제신문』신춘문예(동시)에당선되며작품활동을시작하였다.시집『호랑이발자국』,『목련전차』,『떠도는먼지들이빛난다』등을냈다.신동엽문학상,오늘의젊은예술가상,임화문학예술상,노작문학상등을받았다.

목차

제1부눈이삐다
나무의꿈
반성문
문제아
학생부
우정의온도
눈이삐다
응
호모파베르
도둑일기
공터
프리지아글라디올러스빼빼로데이
푸른색으로부터푸른색을풀어주자
검정의감정
나무와나무는
떠나지않는여행자
쓸모없는녀석
포옹

제2부고양이의시간
고양이의시간
소로향연필
냉이꽃한송이때문에
연두의나이
억몇천만년하고년을더산소년
나의친구뚱보
지구별과대망상가연합
사물들
악기들
웃는돌
모든별은혼자서반짝인다
겨울별
천문대
안좋은날씨는없어
별

제3부나의첫외박
집중
거지이야기
나의첫외박
내마음의쿤타킨테
소년
소년
소년
소년
소년
흔들의자
너에게
장래소망
봄은자꾸와도새봄
기도만을위한기도
수피아여자중학교의히말라야시다에게
흰둥이생각

시인과시인의대화│손택수·박성우
시인의말

출판사 서평

내안의첫소년을만나떠나는여행
손택수시인의첫청소년시집

『나의첫소년』은『호랑이발자국』,『목련전차』등으로우리에게친근한손택수시인의첫청소년시집이다.이시집은손택수시인만의감성으로우리가평생가슴에품고살아야할‘질문’이무엇인지묻는다.그는아무짝에도쓸모없는질문이머릿속에서콸콸거리던자신의소년시절을출발점삼아청소년들에게‘지금’,‘자신의노래’가무엇인지를들여다보자고손을내민다.시인의안내하는내안의소년을만나는여행을함께하는동안우리는머리보다가슴이먼저반응하는시,눈앞에그림이그려지는시를만날수있다.여행을마칠때쯤이면내가품고살아야할질문,내가슴속의‘별’이무엇인지생각해보게될것이다.손택수시인의『나의첫소년』은2015년부터꾸준히출간된청소년시시리즈‘창비청소년시선’열번째권이기도하다.

“나는내안의소년에게로끝없이귀환하려한다.”
교과서수록시「흰둥이생각」을쓴손택수시인의첫청소년시집
손택수시인은『호랑이발자국』,『목련전차』등으로우리에게알려진중견시인이지만,사실늘청소년곁에있었던시인이기도하다.청소년들은이미교과서에수록된시「흰둥이생각」으로손택수시인을먼저만났다.시인은잡지『청소년문학』의편집위원이었기도하고,청소년도서를집필하거나기획하기도했다.지금도전국곳곳학교에서강연을하며청소년들을만나고있다.그렇기에청소년들을향한시인의애정은각별하다.손택수시인은청소년들에게“자꾸와도새봄인봄처럼/태어나고다시태어”(「봄은자꾸와도새봄」,98~99쪽)나자고,자기안에소년·소녀를잃지말자며이시집을보낸다.
손택수시인은1~3부48편의시를통해우리모두가잊지않고지향해야할소중한‘가치’가무엇인지그려보인다.그것은혼자눈물흘리다본별이기도하고,어른들이꾸지람하기딱좋은쓸모없는질문들,또어린시절철없던제모습을돌아보며느끼는부끄러움이기도하다.그것들은‘쓸모없는것’,그래서‘아무도읽지않는시’가되기쉽지만시인은하늘과별의아름다움을볼줄아는마음에서내안의괴물을물리칠힘을얻는다.

“(소년소녀들의시사詩史에)언감생심졸작들을얹어볼생각을한것은,직접적으론세월호참극을겪으면서학생들앞에서기가너무부끄러웠기때문이었어.학교에특강을가면학생들눈을보기가힘들었어.학생들이다세월호학생들로보였던거야.이번시집의「소년2」이나‘지금의노래’란부제를단연작들이그영향에서나온작품들이라고하겠네.말하자면,그런경험속에서내가그동안잊고지낸내안의소년을불러본거야.내안의소년을잃어버리면서내가얼마나망가졌는지,괴물이되어가고있는지를알겠더군.아름다운사람들은왠지자기안의소년을잃지않고살아갈것같아.우리의‘오래된미래’,소년은그러니까적어도내겐간단없이화두로삼고지향해야할어떤가치같은것이지.이것이청소년시,아니시의미래이기도하다는생각을했어”
―「시인과시인의대담―손택수·박성우」에서(119~110쪽)

소년,나다운‘나’를찾다!
내안의첫소년을찾아떠나는여행
소년은시인이되기로작정하고태어났다.“바위산을보면하늘로오르는흰고래”를떠올리는소년(「쓸모없는녀석」,34쪽)은땅속에서만자라는나무와하늘위에서만사는새와과대망상가연합(「지구별과대망상가연합」,50~52쪽)을결성해골방에가만앉아여행을떠난다.이떠나지않는여행자는결국엄격하게쓸모를따지는이세상이강물과모래를아름다움이아니라돈으로밖에여기지않는다는무서운비밀을깨닫고만다.

잘하는건없어요.취미요?글쎄요,그냥숨어있기를좋아해요.단칸방도너무헐거워서어릴땐장롱속에들어가있을때가많았죠.지하철에가면노숙자아저씨들도종이박스속에들어가잠을자잖아요?그분들처럼집에서도노숙을한셈이죠.하지만어른들이돌아올때쯤이면깨어났어요.혼자서하루를보내는아이의외로움을호소하거나징징거리는궁상을떨긴싫었거든요.
―손택수,「소년4」부분(88~89쪽)

난떠나지않는여행자야
한자리에가만히서서
돌하나,나뭇잎하나를
찬찬히지켜볼래
돌멩이의주름은어떻게생겼을까
이주름은어느바위
산에서떨어져나올때의흔적일까
주름따라산도가고강도가고
돌멩이를쪼던바람도따라가보는거지
나뭇잎속의무늬는
지문같고지도의등고선같아
나는어디로든갈수있지
―「떠나지않는여행자」부분(32~33쪽)

나는틀림없이쓸모없는녀석
창문밖나비에한눈을팔다가핀잔이나듣는녀석
쓸모도없이나는어떻게사나
점수도되고양식도되고돈도되는
쓸모로가득찬세상
쓸모없는나는적어도
강과바위와나무를망치는일은하지않아야겠는데
모가나서모래알처럼반짝이는
순간들을영영
잃어버리는일은없어야겠는데
―「쓸모없는녀석」부분(34~35쪽)

이비밀앞에소년은결심한다.“너는너의섬이되어라/나는나의섬이되겠다”(「모든별은혼자서반짝인다」,62~63쪽).그리고소년은자기만의호흡으로자기삶을,세상을살핀다.나무는뭔가가되려고하지않아도,아무렇게나자라도나무라는사실을알았기때문이다(「장래소망」,96~97쪽).이소년은별과눈맞춤하고,별과함께흐르기에외롭지않다(「겨울별」,64~65쪽).자기안의소년을찾은시인은내안의소년을찾는것이우리가희망을잃지않는일임을당부한다.

“시를읽다보면눈앞에보이는것처럼그림이그려져요.”
손택수시인,청소년시에서정을더하다
『나의첫소년』을읽다보면시마다그림이그려진다.이가득시글거리는거지와의겸상을하게된소년은그상황을참을수없어밥상을발로차버린다(「거지이야기」,74쪽).또너는왜그렇게눈치가없느냐며부모님이등을떠미는바람에집을나선후같은처지의친구와만나착잡한눈빛을나누며별을세던밤(「나의첫외박」,76쪽)을잊을수없다.30년이지난후에야어린시절자신이까마귀라놀려댄친구가사실은연탄을배달하며사람들의겨울을지켜왔음을알고부끄러움을느낀다(「내마음의쿤타킨테」,78쪽).이처럼시인이그려낸그림은따뜻하면서도시큰하다.

전봇대
강아지의화장실.서낭당돌무지처럼종량제봉투가무덤을이루기도한다.월세방있음,직원구함,강아지를찾습니다,광고판도되고게시판도된다.등이켜지면방범순찰대원의플래시.전봇대에기대흐느껴우는사람에겐더없는치유력을가졌다.그때전봇대는어떤위로의말도없이그저그의곁을지키며서있을뿐.그의울음이그칠때까지말없이하늘을지켜보고있을뿐
―「사물들」부분(53~57쪽)

학교를졸업한지30년.
사진작가와함께취재차연탄보급소를찾았을때였다.
그곳은우연히도내가소년시절을보낸마을부근이었다.
수소문끝에찾아간연탄보급소는근동에유일하게남은보급소였다.
40년이넘었다는이보급소는그연륜도연륜이지만
부녀가함께운영하는것으로더유명했다.
“갸가,어렸을때부터참착했제.학교만마치면집에와서아버지연탄수레를안밀었나.
이동네사람들치고그집딸내미도움없이겨울난사람없을끼다아마.하모,지금도독거노인들한테는한장당쪼매씩싸게배달한다카더마.그집문닫으면큰일이다아이가.”
마침생탄을말리고있던그녀앞에서나는뚝,얼어붙고말았다.
‘말순이말순이쿤타킨테말순이손톱밑에까마귀가까옥까옥’
볕좋은날생탄을말려놓아야불이잘타고무게도400그램정도줄어든다고,
그래야유독가스도덜하다고,조근조근들려주는그녀앞에서
나는고개를들수가없었다.우리의겨울을지켜준손톱밑탄재가
서른해전처럼나를바라보고있었다.
―「내마음의쿤타킨테」부분(78~81쪽)

『나의첫소년』은눈앞에서펼쳐지는장면을놓칠수가없어첫행부터마지막행까지찬찬히읽어가게된다.머리보다가슴이먼저반응하고그다음을상상한다.차라리“좀더낡아서아예묵은상태로발효되어버리자.”는고집을부리겠다는손택수시인만의목소리가이시집에도아낌없이녹아들어청소년시에서정을더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