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고딩 아빠다 (정덕재 시집)

나는 고딩 아빠다 (정덕재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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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내 고딩 시절이 아빠의 시가 될 줄 몰랐다”
고등학생 아들과 아빠의 일상을 담은 유쾌한 청소년시집

『나는 고딩 아빠다』는 고등학생 아들과 아빠의 현실 이야기를 담은 청소년시집이다. 시인은 청소년기 아들을 지켜본 경험과 아들이 들려준 이야기를 시로 옮겼다. 시에 등장하는 소재와 이야기 대부분은 아들의 실제 생활이고, 아들 또래들의 이야기다. 아빠는 아들에게 맛있고 자극적으로, 불량 식품처럼 다가간다. 아빠는 아들과 온몸을 조이며 레슬링을 하고 낄낄대기도 하지만, 아들의 땡땡이를 응원하는가 하면 잠든 아들의 머리를 쓰다듬기도 한다. 탄력 잃은 공처럼 공부에 지친 청소년들이 이 시집을 읽는다면 자신을 조용히 바라봐 주는 부모의 따뜻한 시선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정덕재 시인의 『나는 고딩 아빠다』는 2015년부터 꾸준히 출간된 청소년시 시리즈 ‘창비청소년시선’ 열한 번째 권이기도 하다.
저자

정덕재

초등학교6학년수업시간에국어책을잘읽는다는선생님의칭찬이출발이었다.보문산자락에있는고등학교에입학하자마자문학회에들어가3년내내시를썼다.20대중반이었던1993년『경향신문』신춘문예를통해이름석자를아주잠깐알린뒤시를멀리했다.
이후에는방송원고와영상관련글을팔이빠지도록썼다.대부분밥벌이를위해키보드앞에앉았지만가끔은알레그로로자판을두드렸다.멀리오니돌아가고싶었던지,시가그리웠다.
뒤늦게시집『비데의꿈은분수다』,『새벽안개를파는편의점』을냈다.그사이에여기저기칼럼과르포와여러종류의글을썼고전자책『고딩아빠잡설』을내기도했다.10대중반에시작한글쓰기를50대까지이어왔다.열심히읽고쓰고,생각을많이하면좋은글을쓸수있다는믿음은30년전이나지금이나마찬가지다.그러니오늘은후회하고내일은반성하며계속쓸수밖에.

목차

제1부가끔은우동에게미안하다
손톱을깎으며
손톱을깎은다음에
목놓아외치니사춘기가지나더라
개짖는밤오줌을누며
술취한낭독자
비가온다
봄날의오리
시원하게등긁기
야수파의붓질
수업시간에소설책읽기
1등급대화
비속어감염
가끔은우동에게미안하다
치킨과통닭
석고는한번붙여봐야지
짬뽕과짜장사이


제2부마음이따뜻해진한마디
편지를받다
답장을하다
마음이따뜻해진한마디
교실에서참새와사흘동안
빛의속도
시옷
엉덩이와공
18세
둘다땡땡이
폼잡고삭발
가방은대체로비어있다
아저씨화법
옥상에서겨울잠
눈물의호우주의보
재활용품감상평


제3부여름에자는겨울잠

산책길졸음
여름에자는겨울잠
깨진유리창을보다
오줌보터지기직전까지잠
이별연습
양배추와행주
새벽3시의거실
젖은김밥과마른김밥
축구공은무죄
포카리스웨트마시는법
여름선풍기
가을선풍기
준비만3년째
앨범을들추며


제4부면접시험보러가는날
시간차공격
채우니비우더라
구멍가게에가는이유
가습기살균제
10년째청소중
눈오는날
핏빛면도하기
비빔밥
미장원과이발소
감나무의표정
친구들
동행
면접시험보러가는날
영국에서축구구경
가불청년
2014년4월16일

발문
시인의말

출판사 서평

“열아홉살아이와눈을마주한다.”
아빠와아들이서로를쓰다듬는응원가
시인은고등학교에들어가는아들을위해무엇을할수있을까고민했다.그래서졸린눈을비비는아들을차에실어교문앞에내려줄때마다아들의생활에한발짝씩다가갔다.아들의고등학교생활,아들과나눴던시시콜콜한대화,아들에게들은친구들이야기는그렇게시가되었다.
『나는고딩아빠다』에는언제폭발할지모르는고딩을보는아빠의솔직한고백이담긴시가많다.그솔직함때문에이시집은마치‘청소년관찰일지’를보는것같다.행간에숨은관찰자의나지막한탄식과불만,걱정은덤이다.청소년과부모모두각자의마음으로함께읽을수있는시집인셈이다.한편,이시집의마지막에는시인의아들이쓴발문이있다.자기이야기를쓴아빠의시를읽은아들의가감없는평은이시집을읽는재미를더한다.


“아빠는나에게불량식품같은느낌이다.”
고딩아들과아빠,맛있고자극적인이야기를담은청소년시
아빠는아들에게불량식품처럼다가간다.술에취해아들에게동화를읽어줄때(「술취한낭독자」,18~19쪽)도그랬고,아들과함께노상방뇨를했을때도그랬다(「개짖는밤오줌을누며」,16~17쪽).아빠는아들에게수업시간에들키지않고소설책을읽을수있는방법을알려주기도하고(「수업시간에소설책읽기」,28~29쪽),자신을빼닮은아들의얼굴을보며당황하기도한다(「야수파의붓질」,26~27쪽).아빠와아들이그려내는평범한듯자극적인일상은이시집의가장큰장점이다.

앞으로1년간
오리고기를먹지않을것이다
고기를좋아하는아들이
폭탄선언을한것은
개나리가학교담장을감싸안은
고3의봄날
야간자습땡땡이치고
PC방에갔다가
선생에게걸려
오리걸음벌을받고돌아온날
미간을좁히며말했다

내가오리고기를먹으면아빠아들이아니야

열흘이지나지않아
훈제오리를먹고
아들이아닌행세를하느라
아비를아비라하지않고
아저씨라불렀다
―「봄날의오리」전문(22~23쪽)

등을긁는수염이
죽비라도된다면
마당을쓰는늙어가는빗자루가된다면
수염이나등이나
서로가기대는건마찬가지다
수염이등에닿는순간
소리를지르는걸
나는감격의탄성이라말하고
아들은웃기는고문이라며
낄낄거린다
―「시원하게등긁기」부분(24~25쪽)

“내아이는무슨생각을할까?”,“아빠는,엄마는나를보며어떤생각을할까?”
청소년기자녀와부모가함께읽는청소년시집
화를참지못해벽에구멍을낸아들의주먹덕분에아빠는도배지아래내장재가석고임을처음알았다(「벽」,62쪽).아빠는공부한흔적하나없이깨끗한아들의노트와책을보고도,축구화와운동복만들어있는책가방을보고도야단치지않는다(「가방은대체로비어있다」,54쪽).오히려아들이학교에서웃는날이사흘뿐이라는사실에안타까워하며(「교실에서참새와사흘동안」,45쪽)야간자습을땡땡이치는아들을말리지않는다(「둘다땡땡이」,50쪽).아들과아들또래의청소년들이꿈을그리고(「옥상에서겨울잠」,56~57쪽),기지개를켜길바라기때문이다(「여름에자는겨울잠」,64~65쪽).아빠는무엇을어떻게해야할지몰라고민하는청소년들을안타깝게바라보며(「편지를받다」,40~41쪽)묵묵히응원한다(「답장을하다」,42~43쪽).

도배지를붙인
내장재가
합판이아니라
석고보드라는사실을안것은
벽을친고딩놈주먹덕분이다
화를참지못하거나
불같은화가솟아오르거나
마음을어쩌지못할때
단단한벽은
금세마음의문을열어준다

벽에구멍이나면
가슴에
시원한바람이들어온다
구멍은
마음의환기구다
―「벽」전문(62쪽)

새벽3시가지나면
선수교체의용병술을보인
리버풀감독이포효를하며
거실에서잠든아들을깨운다
세시간후에는
축구를맘대로하지못하는
빈운동장을지나
교실에들어가야한다
―「새벽3시의거실」부분(72~73쪽)

친구들과PC방에서게임을했다
친구들이컵라면과김밥을사줬다
친구들도함께땡땡이를쳤다
친구들은칭찬을해줬다
친구들이세상을견디는힘이다
―「친구들」부분(102쪽)


이시집은청소년기자녀가어떤생각을하는지,무엇을원하는지궁금해하는부모들과부모님들이자신을보며무슨생각을하는지알고싶어하는청소년들이함께읽어야할시집이다.방문틈으로새어나오는아이의울음소리를들었던부모님들과말없이방문을걸어잠그기만했던청소년들이이시집을읽으며만나서로의마음을헤아릴수있을것이다.

▶‘창비청소년시선’소개
‘창비청소년시선’은전문시인이쓴청소년시를발굴하고정선해내는본격청소년시시리즈이다.이번에출간된정덕재시집『나는고딩아빠다』와한상권시집『그아이에게물었다』까지총12권의‘창비청소년시선’이나왔다.앞으로도‘창비청소년시선’은청소년시의다양한폭과깊이를가늠하며청소년들곁을지킬조금은위태롭고조금은삐딱한노래들을찾아나갈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