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아이에게 물었다 (한상권 시집)

그 아이에게 물었다 (한상권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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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한 개의 답만이 정답이 아닌 길을 찾겠다.”
청소년기, 그 엇나가는 시간을 다독일 청소년시집

『그 아이에게 물었다』는 뜨겁고도 엇나가는 청소년들의 시간을 담고 있다. 시인은 그 어긋남의 시간을 ‘나’와 나, ‘나’와 ‘너’, 스승과 제자가 나누는 다양한 대화를 중심으로 담아낸다. 그런데 이 대화들은 뚜렷한 답이 없고 이렇다 할 끝도 없다. 그저 너와 내가 알고 있는 것이 옳은지 다시 생각해 볼 수 있게 거듭 쉼표를 찍는다. 하나의 답으로 수렴되지 않는 이 시들은 빗나가고 엇나가고만 싶은 시간을 보내는 청소년들에게 스스로를 돌아볼 수 있는 여유를 줄 것이다. 한상권 시인의 『그 아이에게 물었다』는 2015년부터 꾸준히 출간된 청소년시 시리즈 ‘창비청소년시선’ 열두 번째 권이기도 하다.
저자

한상권

저자한상권은경북영천에서태어나강원도속초에서성장기의한때를보냈다.세상에서가장큰미루나무와플라타너스두그루가있던시골과조금만걸어나가면바다가보이는도시는너무나달랐다.중학교때우연히서점에들렀다가『노인과바다』와『문학사상』을샀던기억이난다.읽고베껴쓰는일이그때부터시작되었다.유난히편지를자주썼고,정제되지않은그림을그리거나문예부활동을하며청소년기를지나왔다.1993년『문화일보』신춘문예에당선되며본격적으로작품활동을시작했다.여행을좋아하고교육연극에관심이많다.지금은대구에있는심인고등학교에서국어를가르치며아이들과함께시와연극이있는삶을공유하고있다.시집으로『단디』가있다.

목차

제1부장가가고싶네
농구공
오단서랍장으로바꾸어야겠다
자두나무아래서
다행이다
흙을요리하다
부력
팔뚝살
명찰검사
장가가고싶네
심야자습을마치고
삼선쓰레빠
피에로
쥐똥나무의질투
잘못된상담
손톱인권위원회

제2부수학에대한변명
비겁하다반칙이다
화장실에앉아
가로수그늘아래서
대명동소피스트
헤겔의휴일
왼발을위한세레나데
주먹
지각대장한스의거짓말
할머니와함께춤을
구개음화를배우는시간
『무소유』를읽는시간
못다핀꽃한송이
수학에대한변명
무임승차

제3부라면을끓이며
꽃밭에서
심폐소생술
태양의시간
로봇고양이학교
자전거를타고
낡은지우개의변신
라면을끓이며
삼청동식빵집실습생
음악,어막
발걸음소리
정시정식
종의절멸에대한종의기원
나팔꽃편지
냉전

제4부너의목소리가보여
이것도사랑일까
능소화
엉겅퀴꽃
너의목소리가보여
거울
돈키호테처럼
콧물
문법시간
연극이끝난뒤
목발놀이
우리들의사소한식습관
경주에서자전거를타다
노란우산과날아오르다
눈사람

해설
시인의말

출판사 서평

“나는뛰어오를거야,너와함께그어떤것도반짝이는지금!”
묻고,꿈꾸고,생각의기둥을세우는빛나는순간을담은청소년시집
한상권시인은시인이자교사로서오랜시간을청소년들과함께했다.시인은아이들이개구리가‘팔딱!’뛰어오르듯어느순간비약적으로성장한다는것에주목한다.그래서입을꾹다문채생각의미로에빠져있는아이가눈에들어올때면먼저다가가‘그아이에게묻는다’.그물음이자극이되어아이들이제방향을찾아튀어오를때만큼반짝이는순간이또있을까.이시집에담긴57편의청소년시는제나름의길을찾아도움닫기중인청소년들에게크고작은발구름판이되어줄것이다.

“모든질문때문에너의길이열리겠다.”
질문과질문사이,너와나의길을묻는청소년시
이시집에는대화가자주등장한다.내가‘나’자신과나누는대화,내가친구와나누는대화,스승과제자가나누는대화까지다양하다.그런데이대화는동문서답처럼자꾸주제에서비껴나고,한개의정답만을강요하지않는다.“예외규정이많아자꾸빗나가는”(「문법시간」,87쪽)대화는문제없어보였던일상에틈을내고세상과자신을눈여겨보게한다.

야간자율학습마치기얼마전,단체로무릎꿇는벌을내렸다.타율의정적을정독할수없는어느교실,그야말로즉흥적선언문을던지고복도로이동하는데,볼이붉은한녀석이조용히뒤따라와물었다.내가잘못하지도않은일로왜내가벌을받아야하는지모르겠다고했다.갑자기녀석과나사이에구름산성하나가들어섰다.
-「대명동소피스트」부분(33쪽)

「헤겔의휴일」이라는그림을보다가
고것참,저어긋남의화법에대해
나도몰래웃음을터뜨리다가
야간자율학습조퇴를하러찾아온너에게
느닷없이꿈이뭐냐고물어봤잖아.
꿈을강요받고있다고말할듯
머뭇거리는너에게,그러면우산위에
유리컵을세운저상상력이어떠냐고물었다.
그러자너는목마른화가가휴가지에서
물을마시기직전에떠올린수도꼭지같다고했다.
내가웃음을짓자,너는꿈을말하지않았다고
꿈을꾸지않는것은아니라고,가슴속에
정답없는질문거리가많다고했다.
그래도질문을많이품고있으면괜찮겠다고
당장답할수있는것이많지않아도
모든질문때문에너의길이열리겠다고했다.
갈증은갈증을벗어나기위해필요한것
한개의답만이정답인길로서두르는세상과
한개의답만이정답이아닌길로나서려는너에게
유리컵과우산사이에도많은길이있겠다고
자꾸어긋나도질문과질문사이를찾아보라고
저그림이끊임없이말하고있는지도모르겠다.
-「헤겔의휴일」전문(36~37쪽)

꿈이뭐냐고,왜하고싶은게없냐고묻는어른들에게아이들은머뭇거리다가답한다.“꿈을말하지않는다고꿈을꾸지않는것은아니에요.”당장답할수없어도가슴에품은질문거리가많다면적어도길을잃지는않을것이다.이시집에담긴시들은질문과질문사이에서자신만의길을찾아나서는청소년들에게지지와응원을보낸다.

“나에게도나의시간이필요해.”
하루하루달라지고시시각각변화하는아이들의모습을담다
청소년들의모습은시시각각변하기에어느하나로규정할수없다.좋아하는아이와자두나무아래앉아수줍어했다가도(「자두나무아래서」,12쪽),“명찰이없으면존재가사라지나요?”하고이유있는반항을한다(「문명찰검사」,18쪽).“지식과학력과권력같은것들이/별들처럼/순결하게”나누어가질수없는까닭이무엇인지진지하게고민하기도한다(「잘못된상담」,27쪽).시인은나다움을찾을‘나만의시간’이필요하다고,혹시실수하고실패하더라도새로움가능성을꿈꾸겠다는청소년들의말에적극동의한다.

주먹을내려줘,나는지금무방비야.
내가너와겨룰힘이생겨서
저풀밭이꺼지도록뒹굴수있는
그때까지기다려줘.어쩌면그런날이
영원히안올지도몰라.
그러나여기서저녁하늘처럼
저노을을뜨겁게품을수있도록내버려둬.
내가세상에서가장만만하다고?
그것이아침에붉게피었다홀로오므리는
내뜨거운시간을모두흔들어야할이유는
아니잖아.나에게도나의시간이필요해.
-「나팔꽃편지」부분(72쪽)

가장마음에드는나를찾기위해
거울과빗을급하게꺼냈는데
아뿔싸,선생님이거울을가져오라하신다.
느닷없이눈물이핑그르르,
선생님은어떤장식으로장식하지않아도
세상에서가장빛나는때라고하시는데
그래도나는거울을본다.
가끔씩거울을봐야내가나인줄안다.
-「거울」부분(82~83쪽)

나의취향은
가보지않은길에대해
말하는것,의문의말을타고
잘된것은잘됐다고말하고
잘못된것은잘못됐다고말하는것
진입금지에대한진입을생각하는것
그리하여실수도실패도하지만
새로운가능성을꿈꾸는것
세상은둥글다고주장하다가
세상이사각형일때가증명된다면
깨끗이인정하는것,그러므로
나의취향은모든존재하는것들과
끊임없이무릎을맞대는것
때로는사막의사막으로
끊임없이걸어들어가는것
-「돈키호테처럼」전문(84쪽)

어제다르고오늘이다른불확실함은성장기청소년들만의특권인데,어른들은자주그사실을잊는다.이시집은불분명하고모호한청소년들에게먼저말을건네고,그대화가‘나’를발견하고발전시켜갈계기가되기를바란다.이시집을읽는동안경험할,묻고꿈꾸고생각의기둥을세우는일은청소년들이매순간달라지는자신의모습을긍정하고사랑할수있는밑거름이될것이다.

▶‘창비청소년시선’소개
‘창비청소년시선’은전문시인이쓴청소년시를발굴하고정선해내는본격청소년시시리즈이다.이번에출간된정덕재시집『나는고딩아빠다』와한상권시집『그아이에게물었다』까지총12권의‘창비청소년시선’이나왔다.앞으로도‘창비청소년시선’은청소년시의다양한폭과깊이를가늠하며청소년들곁을지킬조금은위태롭고조금은삐딱한노래들을찾아나갈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