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천히, 스미는 (영미 작가들이 펼치는 산문의 향연)

천천히, 스미는 (영미 작가들이 펼치는 산문의 향연)

$15.60
Description
영미 작가들의 아름다운 산문들을 채집한 책.
『천천히, 스미는』은 19세기 후반부터 20세기 중반까지 창작된 아름다운 영어 산문들을 채집한 책이다. 모두 25명의 작가의 작품 32편을 수록하고 있는 이 책은 작가의 개인적, 사회적 기억, 자연과 사물, 인간에 대한 정확한 관찰, 그리고 작가의 눈을 통과한 개성 넘치는 표현들은 그 자체로도 빛나고 도드라질 뿐 아니라, 특히 전체 글의 흐름 속에서 더욱 그 가치를 발한다.

버지니아 울프의 《나방의 죽음》, 제임스 에이지의 《녹스빌: 1915년 여름》, 조지 오웰의 《마라케시》, 알도 레오폴드의 글들, 그리고 토머스 드 퀸시의 《어린 시절의 고통》 등. 그중 드 퀸시의 산문은 인간의 감정에 현미경을 들이대는 듯한 압도적인 전율을, 오웰의 산문은 인간에 대한 성실한 관찰이, 보이지 않는 존재를 볼 수 있게 했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책에 담긴 작품들은 3분의 2 이상이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작품들로 영미 작가들이 펼치는 아름다운 산문 작품들의 향연을 만나볼 수 있다.

북 트레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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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GilbertKeithChesterton

저자G.K.체스터튼은1874년런던에서태어났다.삽화가가되려는꿈을품고슬레이드예술학교에들어갔으나학업을마치지는못했다.〈스피커〉,〈북맨〉,〈데일리뉴스〉같은당대의간행물에다양한주제의에세이와문학비평,사회비평을발표해작가로서명성을얻었으며시,희곡,전기,소설을비롯해다양한장르의글을왕성하게썼다.힐레어벨록과함께대안적정치주간지〈아이위트니스〉를발간했으며가톨릭사회교설을바탕으로,사유재산제를인정하되자본의집중과무절제한축적을규제하자는분배주의운동을벌이기도했다.1932년부터BBC라디오방송으로많은인기를끌었으며1936년울혈성심부전으로세상을떠날때까지방송을계속했다.근래에는브라운신부를주인공으로한탐정소설‘브라운신부연작’으로더잘알려져있다.

목차

1삶이늘시적이지는않을지라도

버지니아울프,[나방의죽음]17
F.스콧피츠제럴드,[잠과깸]23
제임스에이지,[녹스빌:1915년여름]33
제임스에이지,[오버롤스작업복]42
토머스드퀸시,[어린시절의고통]48
윌리엄포크너,[그의이름은피트였습니다]59
맥스비어봄,[윌리엄과메리]63
앨리스메이넬,[삶의리듬]81

2내가바람이라면
존버로스,[철새들의행진]89
조지오웰,[두꺼비에대한몇가지생각]94
알도레오폴드,[산처럼생각하기]102
알도레오폴드,[내가바람이라면]107
헨리데이비드소로우,[소나무의죽음]109
마저리키넌롤링스,[돼지빚을갚다]114
힐레어벨록,[구불구불한길]130

3어떤질문
조지오웰,[마라케시]139
버지니아울프,[야간공습중에평화를생각하다]149
도로시세이어즈,[용서]157
리처드라이트,[살아있는짐크로우의윤리]167
리처드라이트,[어떤질문]177
윌리엄포크너,[서문]182

4소소하고은밀한
로버트루이스스티븐슨,[색깔없는것은1페니,있는것은2페니]189
G.K.체스터튼,[장난감극장]201
제임스서버,[제임스서버의은밀한인생]208
홀브룩잭슨,[애서가는어떻게시간을정복하는가]220
오스카와일드,[읽을것이냐,읽지않을것이냐]231
케네스그레이엄,[행복한여백]235

5길위에서
마크트웨인,[나의이탈리아어독학기]243
로버트바이런,[마슈하드가는길]255
찰스디킨스,[덜보로우타운]261
찰스디킨스,[베로나]279
메리헌터오스틴,[걷는여인]286

출판사 서평

“좋은에세이를읽을때우리는모든능력이활발하게깨어즐거움의햇볕을쬐는느낌이든다.또좋은에세이는첫문장부터우리를사로잡아삶을더강렬해진형태의무아지경으로빠뜨린다.”
-버지니아울프

1영미작가들이펼치는산문의향연
현재로부터그리멀지않은시절,19세기후반부터20세기중반까지창작된아름다운영어산문들을채집한이책은지금,이곳의우리가보아도공감이갈만한,어쩌면우리보다더넓고깊게사물과인간을찬찬히,오래도록들여다본작가들의작품을수록했다.바로이들의이작품들.

잠과깸(F.스콧피츠제럴드)녹스빌:1915년여름(제임스에이지)오버롤스작업복(제임스에이지)나방의죽음(버지니아울프)어린시절의고통(토머스드퀸시)그의이름은피트였습니다(윌리엄포크너)윌리엄과메리(맥스비어봄)삶의리듬(앨리스메이넬)철새들의행진(존버로스)두꺼비에대한몇가지생각(조지오웰)산처럼생각하기(알도레오폴드)내가바람이라면(알도레오폴드)소나무의죽음(헨리데이비드소로우)돼지빚을갚다(마저리키넌롤링스)구불구불한길(힐레어벨록)마라케시(조지오웰)야간공습중에평화를생각하다(버지니아울프)용서(도로시세이어즈)살아있는짐크로우의윤리(리처드라이트)어떤질문(리처드라이트)서문(윌리엄포크너)애서가는어떻게시간을정복하는가(홀브룩잭슨)읽을것이냐,읽지않을것이냐(오스카와일드)행복한여백(케네스그레이엄)색깔없는것은1페니,있는것은2페니(로버트루이스스티븐슨)장난감극장(G.K.체스터튼)제임스서버의은밀한인생(제임스서버)나의이탈리아어독학기(마크트웨인)마슈하드가는길(로버트바이런)덜보로우타운(찰스디킨스)베로나(찰스디킨스)걷는여자(메리헌터오스틴)

2기억의기록,관찰의기록,사색의기록
작가의개인적ㆍ사회적기억,자연과사물,인간에대한정확한관찰,그리고작가의눈을통과해개성넘치는표현을얻은글들은정확하고섬세하고아름다운대목들로넘친다.문장하나하나,단어하나하나남김없이.그들은자체로도빛나고도드라질뿐아니라,특히전체글의흐름속에서더욱가치를,멋을발한다.
가령버지니아울프의[나방의죽음],제임스에이지의[녹스빌:1915년여름],조지오웰의[마라케시],알도레오폴드의글들,그리고토머스드퀸시의[어린시절의고통]등.그중드퀸시의산문은인간의감정에현미경을들이대는듯한압도적인전율을,오웰의산문은인간에대한성실한관찰이,보이지않는존재를볼수있게했다고할수있다.제임스에이지의글은“소리로이루어진글을쓰겠다”며앉은자리에서50분만에완성했다는데,그의표현그대로내내고막을홀렸다.여섯살때세상을떠난아버지와함께보낸,마지막여름의소리를담은글이라는것을나중에알고나니더욱예사롭지않게읽힌다.

3다양한주제의글들이한곳에모여독특한화음을이루었다

ㆍ빠르게진행되는산업화와도시화로인해생긴생활과공간과생태의변화를다룬글들,가령존버로스의[철새들의행진],힐레어벨록의[구불구불한길],알도레오폴드의[산처럼생각하기]같은글들은지금,이곳의문제들,현실들과거의구분없이겹쳐읽힌다.이제는사라지고없는것들에대한절제된애도의글이라할만하다.

ㆍ지금의세상을형성한폭력과차별그리고공포에대한당대의체험이녹아든글들,가령조지오웰의[마라케시],버지니아울프의[야간공습중에평화를생각하다],리처드라이트의[살아있는짐크로우의윤리]같은글들은불평등과갈등,불안과초조를선명하게드러낼뿐아니라,그현상들에대해,그감정들에대해끊임없이돌아보고성찰하는작가의모습까지은연중드러낸다.

ㆍ인간존재의보편적조건들즉상실,죽음,고통같은것에대한이야기가담긴산문들,가령버지니아울프의[나방의죽음],피츠제럴드의[잠과깸],토머스드퀸시의[어린시절의고통]등이한축을이룬다.또작가들의작품이싹튼토양을엿볼수있는글들,가령찰스디킨스,로버트루이스스티븐슨,리처드라이트,윌리엄포크너의글들은그들의이후작품들에대한이해를넓히고깊이는데큰도움이된다.

덧붙임
모두25명의작가의작품32편을수록했는데,그중3분의2이상이국내에처음소개되는작품이다.엮은이는가장아름다운산문으로제임스에이지의[녹스빌:1915년여름]과찰스디킨스의[덜보로우타운]을들고있다.

책속으로추가

과거도없이태어난이세상에기대하는것도거의없었고불멸같은것은바라지않았어요.먹이(애정으로-자신이이해도못하고대답도못하는말을하지만친숙한목소리와손길로-주는먹이는무엇이든,얼마나조금이든상관하지않았지요)와달려갈땅,숨쉴공기,철따라찾아오는태양과비,그리고피트가땅을알고태양을느끼기오래전부터물려받은유산인꿩무리면충분했습니다.피트는직접꿩냄새를맡기전부터충실하고충직한사냥개혈통의조상들로부터그냄새를알고있었지요.그게피트가원하는전부였습니다.
윌리엄포크너,[그의이름은피트였습니다](59쪽)

윌리엄의동굴에서끌려나와이리저리흩어져있던책들,메리의정원에서온환한꽃들.그서까래와계단,타일이여전히있다.먼지와거미줄과어둠에도변함없이이문너머에,나와너무도가까운그곳에.마법에라도걸린듯문경첩이천천히돌아가며열린다면나는어떻게할까생각했다.아마들어가서는안되리라.쳐다봐서도안되리라.그곳에의미를주는모든것이사라졌는데도,그모든것을빼앗겼는데도남아있는사물들을보고싶지않으리라.하지만남아있다는이유로그물건들을비난할수있는가?과거의그무엇도그들을다시찾아와서성이지않는다고어떻게장담한단말인가?과거의무엇이,언젠가,어쩌면찾아오지않는다고말이다.사람이아는것은너무적다.떠난이들이아마도사랑했을그물건들에어떻게마음이부드러워지지않겠는가?
맥스비어봄,[윌리엄과메리](77-78쪽)

삶이늘시적이지는않을지라도최소한운율은있다.생각의궤적을따라일정한간격을두고반복되는주기성이마음의경험을지배한다.거리는가늠되지않고,간격은측량되지않으며,속도는확실치않고,횟수는알려져있지않다.그래도되풀이되는것은분명하다.지난주나지난해마음이겪었던것을지금은겪지않으나다음주나다음해에다시겪을것이다.행복은사건에달려있지않고마음의밀물과썰물에달려있다.병에도운율이있다.점점짧아지는주기로죽음을향해거리를좁혀가고점점길어지는주기로회복을향해멀어져간다.하나의원인에서생긴슬픔을어제도참지못했고내일도참지못하겠지만오늘은원인이사라지지않았는데도견딜만하다.심지어해결되지않은무거운근심조차잠시나마마음의평화를허락한다.후회도머물지않는다.되돌아온다.
앨리스메이넬,[삶의리듬](81쪽)

어린시절봄이나가을에나그네비둘기들이벌이던축제와행진을보며자라고나이든사람치고그광경을다시한번볼수있다면삶에서가장기쁜시간이될것이라고말하지않을사람이있을까!그것은너무도풍요롭고우리에게기쁨을주는장대한동물적삶의광경이자하늘과야생에서펼쳐지는너무도비옥한광경이어서보고있으면마음이흐뭇해진다.나는날개를푸드덕거리며새된소리로울부짖는이푸르고하얀새떼로들판과숲이하루나이틀쯤뒤덮이는광경을보았다.그무렵이면가끔씩하늘이비둘기떼로변하는듯보이곤했다.
존버로스,[철새들의행진](91쪽)

이무렵이면오랜단식을마친두꺼비는사순절이끝나갈무렵의앵글로가톨릭교도들처럼대단히종교적인인상을풍긴다.움직임은힘이없지만절도있고몸은쪼그라든반면눈은기이하게커보인다.그래서사람들은다른때라면눈치채지못했을사실을알게되는데바로두꺼비가살아있는그어느생명체보다가장아름답다고할만한눈을가졌다는사실이다.두꺼비눈은금같다.아니,정확히말해인장반지에가끔박히는,아마금록석이라불리는금색준보석같다.
조지오웰,[두꺼비에대한몇가지생각](94-95쪽)

봄을비롯한계절의변화를보며즐거워하는일이위험한가?더정확히말해우리모두자본주의체제의족쇄에묶여신음하거나,어쨌든신음해야하는상황에서노래하는검은새나노랗게물든시월의느릅나무처럼돈한푼들지않을뿐더러좌파신문편집장들이계급관점이라부를만한게없는자연현상덕택에삶이종종살만하다고말한다면정치적으로비난받을일인가?
조지오웰,[두꺼비에대한몇가지생각](97쪽)

우리가어린시절사랑했던나무와물고기,나비그리고두꺼비같은것에대한애정을잃지않는다면평화롭고만족스러운미래가조금더가능해질것이며,강철과콘크리트만떠받들라고가르친다면우리인류는남아도는에너지를서로증오하고지도자를숭배하는일에쏟아붓게되리라나는믿는다.
조지오웰,[두꺼비에대한몇가지생각](99쪽)

구름에서울음소리가멀리서개짖는소리처럼희미하게들려온다.온세상이궁금해하며귀를쫑긋세우는모습이낯설다.곧소리가커진다.기러기울음소리가보이지않지만다가온다.
기러기떼가낮은구름에서나타난다.낡고해진새들의깃발이곤두박질치다솟구치고,위로아래로나부끼다가,함께또는따로펄럭이며전진한다.키질하는새들의날개하나하나에바람이다정하게엉긴다.기러기떼가먼하늘의희미한얼룩이될무렵마지막울음소리가,여름을보내는영결나팔소리가들린다.
통나무뒤가따뜻해진다.바람이기러기떼와함께떠났으니.나도갈텐데-내가바람이라면.
알도레오폴드,[11월:내가바람이라면](107-108쪽)

소나무가차지하고있던하늘은앞으로이백년간빈다.소나무는이제재목이되었다.소나무를쓰러뜨린사람은하늘을파괴했다.봄이되어머스케타퀴드강둑을다시찾아온물수리는앉아서쉴,익숙한나뭇가지를찾아빙빙맴돌아도못찾을테고매는새끼들을지켜줄만큼우뚝솟았던소나무들의죽음을슬퍼할것이다.이백년에걸쳐차츰차츰하늘을향해자라며완성된식물하나가오늘오후에사라졌다.올해일월추위가풀릴무렵까지도소나무우듬지가어린가지를펼치며다가오는여름을예고했는데말이다.왜마을종은애도의종소리를울리지않는가?애도의종소리가들리지않는다.거리에,숲길에애도행렬이하나도보이지않는다.다람쥐는다른나무로뛰어갔다.매는빙빙돌며점점멀어져새로운둥지에자리를잡았지만벌목꾼은그곳에도도끼질을할준비를하고있다.
헨리데이비드소로우,[소나무의죽음](111-112쪽)

사람들은갈색얼굴을지녔다.게다가너무많다.그들이진짜당신과같은인간인가?그들에게도이름이있나?아니면벌이나산호충개체들처럼서로구분되지않는갈색물건에불과한가?그들은흙에서나와몇년간땀흘리고굶주리다가묘지의이름없는흙더미로되돌아가며아무도그들이사라졌다는것을눈치채지못한다.무덤마저도곧희미해져서다시흙으로돌아가버린다.
조지오웰,[마라케시](140쪽)

육체노동을하는모든사람은눈에잘띄지않는다.하는일이중요할수록더보이지않는다.그나마흰피부는언제든꽤잘보이는편이다.북유럽에서밭에서일하는사람을보면아마한번더쳐다보게될것이다.더운나라에서는,지브롤터남쪽이나수에즈동쪽에서는어디를가나일꾼이있는줄도모르고지나치기쉽다.내가거듭경험한일이다.열대지방에서우리눈은사람만빼고모든풍경을흡수하는것같다.메마른토양과손바닥선인장,야자나무,먼산을빨아들이지만작은밭을가는농부는노상보지못한다.농부는땅과같은색깔일뿐더러다른걸구경하는것보다훨씬덜흥미롭다.
조지오웰,[마라케시](143쪽)

그녀는나이든여자라는자기자리를받아들이고있었다.그러니까짐을나르는짐승이라자리말이다.한가족이길을갈때보면아버지와다큰아들은당나귀를타고앞서가는데나이든여인이짐을짊어지고걸어서그뒤를따라가는모습이흔하다.
그런데이사람들의이상한점은보이지않는다는것이다.몇주동안늘거의같은시간에장작을짊어진노파들이줄지어우리집앞을지났고내망막에그모습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