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세 시의 몸들에게 : 질병, 돌봄, 노년에 대한 다른 이야기

새벽 세 시의 몸들에게 : 질병, 돌봄, 노년에 대한 다른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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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새벽 세 시는 당신에게 어떤 시간입니까?
대개는 세상모르고 잠들어 있는 시간이겠지요. 아주 간혹, 악몽에 눌려 잠시 깨있는 시간일 수도 있겠네요. 아, 볼일이 급해서 잠깐 일어나 있는 시간일 수도 있겠지요.
그 시간이 누군가에게는 극심한 고통에 비명 지르며, 제발 잠이 찾아오기를, 통증이 잦아들기를 바라고 바라는 시간, 그 모습을 옆에서 지켜보며, 못지않게 간절히 통증이 멈추기를 눈물을 누르고 누르며 기도하는 시간일 수도 있겠지요.
《새벽 세 시의 몸들에게》는 그런 몸들--아픈 몸들, 돌보는 몸들, 그리고 그 몸들이 서로 맺는 관계를 중심에 두고, 당신에게 말을 걸고 또 당신의 말을 듣고자 하는 책입니다.

책을 쓴 김영옥, 메이, 이지은, 전희경은, 병명은 다르지만, 상태는 다르지만, 모두가 한때 그리고 지금도 ‘아픈 몸’으로 살고 있습니다. 그래서 자신에게 절실한 문제, 그리고 ‘아픈 몸’이, ‘돌보는 몸’이 미래의 자신의 몸일 수밖에 없는 모두에게 긴절한 문제일 질병, 돌봄, 노년에 대한 연구에 몰두합니다. 혼자가 아니라 함께. 그 첫 결실이 바로 이 책입니다.

〈시민으로서 돌보고 돌봄 받기〉, 〈‘보호자’라는 자리〉, 〈‘병자 클럽’의 독서〉, 〈젊고 아픈 사람의 시간〉, 〈치매, 어떻게 준비하고 있습니까?〉, 〈시간과 노니는 몸들의 이야기〉 등, 여기에 실린 여섯 편의 글들 제목은 어쩌면 그동안 당신이 한번도 곰곰이 생각해본 없는 말들, 또는 딱히 모르는 단어는 없지만 이리 모아놓고 보니 참 낯설고 불편한 말들이 아니었을지요? 아, “치매, 어떻게 준비하고 있습니까?”라니요.

소개글을 쓰는 저 역시 마찬가지랍니다. 시민적 돌봄, ‘병자 클럽’, 젊고 아픈 사람 등, 어쩌면 형용모순처럼 보이는 단어들이 나란히, 함께 있습니다. 궁금한데, 그만큼 피하고 싶은, 최대한 나중에 들춰보고 싶은 내용이 들어 있으리라, 여겨집니다. 지금이 아니라 멀고 먼 ‘이후’의 일이라고 미루고 미루었는데, 어느덧 저 역시 조금은 ‘아픈 몸’, 어설픈 ‘돌보는 몸’인 자리에 처했네요. 아마도 모두가 ‘곧’ 직면할 일들, 사건들에 조금 먼저 귀 기울여 보면 어떨지, 하는 ‘불편한’ 제안을 드려봅니다.
〈엮은이의 말〉에서 옮긴 아래의 문장들이 이 책을, 이 책을 소개하는 저의 마음을 그대로 담고 있네요.

질병, 돌봄, 노년에 대한 다른 이야기
이 책에서 우리는 견디기 어려운 것을 견디고, 계속 살고, 계속 살리는 일에 관해 말하고자 했다. 거리 위의 고통을 고발하는 일과 몸의 고통을 살아가는 일을 함께 말하고자 했다. 질병, 나이 듦, 돌봄이라는 의제에서 사회적 맥락과 구성을 인지하면서도 지금 마주한 나날을 충만하게 산다는 것에 관해 말하고자 했다.
아플 때를 비롯해 고통의 시기에 ‘말’이라는 것이 얼마나 압도적으로 중요한지, 그런 시기를 지나보거나 지켜본 적이 있는 이들은 모두 안다. 그런 땐 말과 살의 경계가 희미해진다. 말은 거의 살이며, 말은 살리고 죽이는 자신의 잠재력을 전부 현시한다.
지금 아픈 이들, 아픈 사람을 돌보는 이들, 나이 들어가며 혹은 나이 들어가는 가까운 이를 보며 불안하고 겁나는 이들, 자신이 지나온 악몽 같은 시간을 삶의 일부로 끌어안으려 애쓰는 이들에게 이 책이 약상자였으면 한다. 이 책의 단 한마디라도 가닿는다면, 그래서 그 한마디가 덜 아픈 살로 돋아난다면 그보다 더 기쁘고 놀라운 일은 없겠다. 또한 이 책이 공구상자였으면 한다. 사람들이 좀 더 ‘쉽게’ 아프고 늙을 수 있는 사회, 정의로우며 심지어 기쁜 돌봄이 있는 사회라는 이상을 현실로 당겨오는 데 쓰일 도구를 담고 있었으면 한다.
우리를 낫게 할 말, 동시에 사회를 부수고 다시 지을 말을 만들고 싶다는 터무니없이 큰 욕심에서 조금이라도 선한 것이 탄생했기를 간절히 바란다.
저자

김영옥외

익히고배우는여러단계들을지나왔다.인문학이라불리는텍스트들과함께읽고쓰고말하는법을배웠고,페미니즘을만나면서그법이많은경우오류거나나르시시즘이거나권력의오/작동이라는것을배웠고,인권을외치는사람들을만나면서몸들의정치적연대를배웠다.그러다가격한갱년기와예기치않은입원생활,희박해진면역력으로몸의언어를만났다.앞선배움의형태와내용은뒤이은배움의과정속에서갈등과질문으로살아남아매단계배움의놀라움과즐거움을그만큼복잡하게만든다.그런데이번배움이가장어렵고불가사의하다.이몸의지식들이나를어디로데려가누구를만나게할지?기다리는마음으로배우고있다.

목차

엮은이의말메이
여는글김영옥

시민으로서돌보고돌봄받기전희경
‘보호자’라는자리전희경
‘병자클럽’의독서메이
젊고아픈사람의시간전희경
치매,어떻게준비하고있습니까?이지은
시간과노니는몸들의인생이야기김영옥

출판사 서평

<시민으로서돌보고돌봄받기>,<‘보호자’라는자리>,<‘병자클럽’의독서>,<젊고아픈사람의시간>,<치매,어떻게준비하고있습니까?>,<시간과노니는몸들의이야기>등,여기에실린여섯편의글들제목은어쩌면그동안당신이한번도곰곰이생각해본없는말들,또는딱히모르는단어는없지만이리모아놓고보니참낯설고불편한말들이아니었을지요?아,“치매,어떻게준비하고있습니까?”라니요.

소개글을쓰는저역시마찬가지랍니다.시민적돌봄,‘병자클럽’,젊고아픈사람등,어쩌면형용모순처럼보이는단어들이나란히,함께있습니다.궁금한데,그만큼피하고싶은,최대한나중에들춰보고싶은내용이들어있으리라,여겨집니다.지금이아니라멀고먼‘이후’의일이라고미루고미루었는데,어느덧저역시조금은‘아픈몸’,어설픈‘돌보는몸’인자리에처했네요.아마도모두가‘곧’직면할일들,사건들에조금먼저귀기울여보면어떨지,하는‘불편한’제안을드려봅니다.
<엮은이의말>에서옮긴아래의문장들이이책을,이책을소개하는저의마음을그대로담고있네요.

질병,돌봄,노년에대한다른이야기
이책에서우리는견디기어려운것을견디고,계속살고,계속살리는일에관해말하고자했다.거리위의고통을고발하는일과몸의고통을살아가는일을함께말하고자했다.질병,나이듦,돌봄이라는의제에서사회적맥락과구성을인지하면서도지금마주한나날을충만하게산다는것에관해말하고자했다.
아플때를비롯해고통의시기에‘말’이라는것이얼마나압도적으로중요한지,그런시기를지나보거나지켜본적이있는이들은모두안다.그런땐말과살의경계가희미해진다.말은거의살이며,말은살리고죽이는자신의잠재력을전부현시한다.
지금아픈이들,아픈사람을돌보는이들,나이들어가며혹은나이들어가는가까운이를보며불안하고겁나는이들,자신이지나온악몽같은시간을삶의일부로끌어안으려애쓰는이들에게이책이약상자였으면한다.이책의단한마디라도가닿는다면,그래서그한마디가덜아픈살로돋아난다면그보다더기쁘고놀라운일은없겠다.또한이책이공구상자였으면한다.사람들이좀더‘쉽게’아프고늙을수있는사회,정의로우며심지어기쁜돌봄이있는사회라는이상을현실로당겨오는데쓰일도구를담고있었으면한다.
우리를낫게할말,동시에사회를부수고다시지을말을만들고싶다는터무니없이큰욕심에서조금이라도선한것이탄생했기를간절히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