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속의‘나’는현실의나보다더섬세하고더진지하고더치열하다.글을쓸때나는타인의이야기에더귀기울이고더자세히보려고애쓰고작은것이라도깨닫기위해노력한다.글을쓸때처럼열심히감동하고반성할때가없고,타인에게힘이되는말한마디를고심할때가없다.글쓰기는언제나두려운일이지만내가쓴글이나를조금더나은방향으로이끌어줄거라는기대때문에게속쓸수있었다.
―홍은전(<나는왜쓰는가>)
글속에는우리가함께기억하는공통의사건,사고도많지만,평생존재하는지조차몰랐던사람들,존재들이곳곳에서‘출몰’한다.그들은살아있는사람들만이아니라,살아있다고알았는데‘갑자기’사고로죽은사람들,예나지금이나변함없이고통속에놓인사람들,그래서저항하는사람들,그리고무수한동물들이다.그글들앞에서나는수시로,거의매번,뭉클하고울컥한다.어디를펼쳐도,홍은전의기쁨과슬픔,분노와절망,죄책감과부끄러움이박혀있어서다.대개는담담하되,가끔은격렬하게.지난해6월고양이카라와홍시를만나면서그전까지의‘가슴이(심장이)아팠다’는표현대신,‘가슴이쿵쿵뛰었다’‘충격적으로좋았다’같은표현들이자주등장해,마음이좋았다.그들을만나고부터홍은전의겪은혁명적인변화,즉채식,동물권에대한관심과활동은글쓰는존재가애정하는대상을만나스스로의삶이얼마나넓어지고깊어질수있는지,동시에그의글이얼마나깊어지고넓어질수있는지를참잘보여준다.
지난5년동안저자홍은전의삶,홍은전의마음을따라차례대로읽는것이가장좋은데(아마그과정에서글을읽는‘나’의위치,나란존재를수시로돌아보게될것이다),그중특히마음에남는글을몇꼽으라면<당신들의평화>,<앎은앓음이다>,<어떤졸업식>,<꽃동네없는세상>,<어떤발달장애인의생존기록>,<동물적인너무나동물적인>,<고통을기록하는마음>,<꽃님씨의복수>,<재난속인권활동가들>을들고싶다.아,만일당신이이책을읽고홍은전에대해관심이생겼다면,동료활동가미류가쓴(애정넘치는)‘추천의글’(<사랑하고싶어질때>)도꼭읽어보시라권한다.
또하나덧붙이고싶은것은,여러편의글끝에적혀있는,연대와후원의손짓(계좌번호)에도귀기울여주었으면좋겠다는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