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사람

그냥,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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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글 속의 ‘나’는 현실의 나보다 더 섬세하고 더 진지하고 더 치열하다. 글을 쓸 때 나는 타인의 이야기에 더 귀 기울이고 더 자세히 보려고 애쓰고 작은 것이라도 깨닫기 위해 노력한다. 글을 쓸 때처럼 열심히 감동하고 반성할 때가 없고, 타인에게 힘이 되는 말 한마디를 고심할 때가 없다. 글쓰기는 언제나 두려운 일이지만 내가 쓴 글이 나를 조금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어줄 거라는 기대 때문에 게속 쓸 수 있었다.
- 홍은전(〈나는 왜 쓰는가〉)
저자

홍은전

스물셋에우연히노들장애인야학을만나장애인운동을시작했고서른여섯부터인권기록활동가로살아가다마흔에고양이카라를만나동물권의세계에사로잡혔다.존엄이짓밟히는현장에서싸우는사람들의이야기를듣고전한다.문제그자체보다문제를겪는존재에게관심이있고차별받는존재가저항하는존재가되는이야기를좋아한다.『노란들판의꿈』『그냥,사람』『전사들의노래』를썼고,『나를보라,있는그대로』『아무도내게꿈을묻지않았다』『유언을만난세계』『집으로가는,길』등을함께썼다.

목차

서문나는왜쓰는가

1
8시45분단원고에서
당신들의평화
어디에서도들을수없는이야기
과속사회의희생양
나의깃발
부치지못한편지
혹독하게자유로운
무지개를보려면
강가의사람들
도라지,백두산,민주화들
좋은‘시설’은없다
박원순표매연굴뚝

2
벗바리
당신처럼
어떤세대
최옥란의유서
아직아무것도포기하지않았다
재난을묻다
유골을업고떡을돌리다
그사람얼마나외로웠을까
앎은앓음이다
아무도무릎꿇지않는밤
선감도의원혼들
시뻘게진눈알
서울로7017위에서

3
비장애인으로살아간다는것
어차피깨진꿈
세상끝의사랑
다시봄마주하기
끝나지않은대추리
작지만확실한승리
다정한언니의시간
버튼에대한감각
어떤말들의해방
그렇게기림비가된다
엄마와딸의거리
타인의상처를바라보는법
박준경의길

4
아무도없었다
어떤졸업식
대결
늦은애도
꽃동네없는세상
엄청나게멀고믿을수없게가까운
유재석,김연아,그리고
어느발달장애인의생존기록
동물적인,너무나동물적인
그들이본것
고통을기록하는마음
그냥사람
좋은사람,좋은동물

5
인간의끝,인간의최전선
도살장앞에서
병원이라는이름의수용소
그들의쓸개
꽃님씨의복수
차별이저항이되기까지
재난속인권활동가들
처음부터다시

추천의글사랑하고싶어질때

출판사 서평

글속의‘나’는현실의나보다더섬세하고더진지하고더치열하다.글을쓸때나는타인의이야기에더귀기울이고더자세히보려고애쓰고작은것이라도깨닫기위해노력한다.글을쓸때처럼열심히감동하고반성할때가없고,타인에게힘이되는말한마디를고심할때가없다.글쓰기는언제나두려운일이지만내가쓴글이나를조금더나은방향으로이끌어줄거라는기대때문에게속쓸수있었다.
―홍은전(<나는왜쓰는가>)


글속에는우리가함께기억하는공통의사건,사고도많지만,평생존재하는지조차몰랐던사람들,존재들이곳곳에서‘출몰’한다.그들은살아있는사람들만이아니라,살아있다고알았는데‘갑자기’사고로죽은사람들,예나지금이나변함없이고통속에놓인사람들,그래서저항하는사람들,그리고무수한동물들이다.그글들앞에서나는수시로,거의매번,뭉클하고울컥한다.어디를펼쳐도,홍은전의기쁨과슬픔,분노와절망,죄책감과부끄러움이박혀있어서다.대개는담담하되,가끔은격렬하게.지난해6월고양이카라와홍시를만나면서그전까지의‘가슴이(심장이)아팠다’는표현대신,‘가슴이쿵쿵뛰었다’‘충격적으로좋았다’같은표현들이자주등장해,마음이좋았다.그들을만나고부터홍은전의겪은혁명적인변화,즉채식,동물권에대한관심과활동은글쓰는존재가애정하는대상을만나스스로의삶이얼마나넓어지고깊어질수있는지,동시에그의글이얼마나깊어지고넓어질수있는지를참잘보여준다.

지난5년동안저자홍은전의삶,홍은전의마음을따라차례대로읽는것이가장좋은데(아마그과정에서글을읽는‘나’의위치,나란존재를수시로돌아보게될것이다),그중특히마음에남는글을몇꼽으라면<당신들의평화>,<앎은앓음이다>,<어떤졸업식>,<꽃동네없는세상>,<어떤발달장애인의생존기록>,<동물적인너무나동물적인>,<고통을기록하는마음>,<꽃님씨의복수>,<재난속인권활동가들>을들고싶다.아,만일당신이이책을읽고홍은전에대해관심이생겼다면,동료활동가미류가쓴(애정넘치는)‘추천의글’(<사랑하고싶어질때>)도꼭읽어보시라권한다.
또하나덧붙이고싶은것은,여러편의글끝에적혀있는,연대와후원의손짓(계좌번호)에도귀기울여주었으면좋겠다는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