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을통해‘자유’를이해하기
지난20년간우리나라인권법분야의산증인이자개척자인박찬운한양대법학전문대학원교수.그는변호사로서시국사범·양심수·사형수를위해변호했고,국가인권위원회에서활동했으며,인권법분야에서널리읽히는교과서[인권법]의저자이기도하다.평소남달리배우는데관심이커미국,영국,일본,네덜란드,스웨덴등지에서공부했고10년전학교로옮긴이후에는법학에인문적사고를확대하는데심혈을기울이고있다.이런노력은인권법관련전공서와함께2011년부터매년출간되고있는역사·문명·사회비평인문교양서인[책으로세상을말하다](2011),[문명과의대화](2013),[로마문명한국에오다](2014),[빈센트반고흐,새벽을깨우다](2015),[경계인을넘어서](2016)등으로나타나고있다.
저자가이번에선을보인책[자유란무엇인가]는인권법전문가다운인문교양서이다.저자가평소관심을가져온인권,그중에서도자유에대한자신의이해를대중과공유하기위한책이다.
어떤시기에도인간은완벽히자유롭게선택하면서살진못했다.이것은적어도인간이사회와국가를형성하고살아온이래겪었던운명과도같은것이었다.하지만인간은그꿈을버리지못했고어느시기에도그자유를위한투쟁을멈추지않았다.나는이지난한투쟁의역사를알고싶었다.그런투쟁속에서인류는어떤자유를쟁취해왔을까.그것이바로이책을쓰는이유다.(서문)
이책을관통하는저자의관심은인간의행복이다.과연인간은어떤때행복할수있을까?이런질문에대해저자는매우소박한답(그렇지만매우강렬한메시지)으로책을시작한다.
누군가가나에게행복이무엇이냐고묻는다면나는이렇게답할것이다.‘행복은사람마다다를수있기때문에(또는행복은사람마다달리느끼기때문에)일률적으로말할순없다.내가말할수있는것은나의행복뿐이다.나는자유롭게내의지대로인생을선택하면서살아갈수있을때그것을행복이라믿는다.’(서문)
저자는근대국가이후인권의석학들이써놓은고전을읽으면서그들이말하는자유의의미를숙고하고,그의미를전달하기위해노력한다.그러나그것은일방적인자기이야기가아니고그석학들의말을직접인용하면서독자의이해를유도하는것이다.그래서이책은이름하여[인권고전강독]이다.
이책은인권,그중에서도자유를인권고전을통해여러각도에서설명을시도한다.각고전에대한내설명은어떤부분에선금방독자의것이될수있을정도로쉽겠지만,또다른부분에선읽고또읽어도여전히의미를잡을수없는정도로어려울수도있다.만일그런경우가있다면그건부족한설명을한나의책임이지만,독자들을위해강독을시도한나로선,이해가잘안된다고바로포기하진말아달라고부탁하고싶다.누구도여기에있는모든내용을단시간내에이해한사람은없다.그러니자신의무지를자책하지말고,시간을두고생각해보고,기회가되는대로강독대상으로삼았던책을직접찾아읽어본다면,언젠가는그의미를분명하게이해할날이오리라고확신한다.(서문)
저자는이책에서우리가알아야하는근대국가이후의자유의개념과속성을다룬다.여기에는국가의의미,국가의책무,나와국가와의관계,자유의소극적적극적의미,자유와평등의관계등이포함된다.저자는이런문제에대해결코철학적설명만을시도하지않는다.인권변호사와인권법학자로직접경험한것을토대로매우실용적이면서도현실적인설명을해나간다.그리고마지막으로독자들에게진정한자유인으로서살아가기위한짧지만강한메시지를남긴다.
진리의삶은어쩜간단하다.그것은운동해서몸을튼튼히하고,그것을기초로책을읽어지식을쌓고,몸을움직여세상을주유하는삶이다.그렇게함으로써우리는좀더완성된존재가될수있다.이것이바로우리가평생해야할공부의과정이자바로내가누구에게나권면하는‘생각은깊게,생활은단순하게’의삶을실천하는방법이다.이단순한것을우리자신과우리자식그리고이땅의모든이들이익혀야한다.그래야만우리는진정한자유인이될수있다.(후기)
끝으로이책의출간과정또한의미가있다.저자는이책을내기전에글의초고를SNS에인권고전강독시리즈로올렸다.그런다음예비독자들과몇달간부단한상호소통을시도하고그것을토대로원고상당부분을수정했다.고로이책은SNS시대에저자가시도하는쌍방향글쓰기의결과물인것이다.
서문
인권고전강독
‘자유란무엇인가’를내면서
나는대한민국의법률가다.꽤오랜세월법학을공부했고,그실무를해왔다.그기간중내주요관심사는인권이었다.인권침해를받은사람들을위해옹호자로서,대리인으로서일했다.때론인권을제도적차원에서개선하기위해서미력을다했다.10년전학교에온이후론연구자로변신해실무적시각을뛰어넘어심도있게인권을연구하고자했다.하지만지금이순간고백하건대,인권에대해서내가말할수있는게많지않다.이것이야말로천학비재의실상일지도모르겠다.
그런데도나는2016년신학기를맞이해새로운과목을만들어도전에들어갔다.‘자유의인문적사색’이란이름의새교양과목은인권의핵심인‘자유’를인권고전을통해이해하는것을목표로한다.적어도근대국가이후우리뇌리에박혀있는인권의석학들이써놓은고전을직접읽으면서그들이말하는인권,그중에서도자유가어떤의미가있는지제대로알고싶었다.학부학생들과이런일을한다는것은쉽지않았지만,나의이해를통해그들을지적으로자극하고,그것으로인해그들이좀더자유로운삶을살아가는데도움을주고싶었다.
누군가가나에게행복이무엇이냐고묻는다면나는이렇게답할것이다.
‘행복은사람마다다를수있기때문에(또는행복은사람마다달리느끼기때문에)일률적으로말할순없다.내가말할수있는것은나의행복뿐이다.나는자유롭게내의지대로인생을선택하면서살아갈수있을때그것을행복이라믿는다.’
나는인권의핵심인자유에대해서도이렇게소박한정도로밖에는말할수없다.다만자유가없는삶이란행복은커녕죽음과같을것이라는데에는확신을가지고있다.그래서누군가가말했다고하는‘나에게자유를달라,그것이아니면죽음을’이라는말을나도당당히말할수있으리라.
살아오면서나는이런소박한자유도인류가누렸던시절은사실없었다는것을알았다.어떤시기에도인간은완벽히자유롭게선택하면서살진못했다.이것은적어도인간이사회와국가를형성하고살아온이래겪었던운명과도같은것이었다.하지만인간은그꿈을버리지못했고어느시기에도그자유를위한투쟁을멈추지않았다.나는이지난한투쟁의역사를알고싶었다.그런투쟁속에서인류는어떤자유를쟁취해왔을까.그것이바로이책을쓰는이유다.
독자들의이해를위해이책개요를설명하는게좋을것같다.그것이내가‘자유의인문적사색’에서학생들과대화해보고싶은자유혹은인권의내용이었다고생각해도좋다.나는왜인권고전을읽었는가?내가그고전을통해알려고했던것을무엇이었을까?
근대인권사상의기초
서구역사를돌이켜보면인간의자유는천년중세사회라고불리는‘신의시대’에서장기간유보되었다.이시대에살았던인간에게‘개인’은중요한게아니었다.인간의몸과정신은신의부속품으로서긴시간잠들어있지않으면안되었다.그러다가르네상스를맞이하면서서구인들은‘개인’을발견한다.인간본연의이성과본능의중요성을알게되었고그존엄성을인식한다.바야흐로인간시대에들어선것이다.
개인의발견!이것은인류사에서인권개념의진정한시작이었다고해도과언이아니다.개인이란존재는인간의자유를전제로하는자아발견의결과다.서구인이개인을발견했다는것은필연적으로나와사회,나와국가,나와종교의관계를본질에서이해하기시작했다는것을의미한다.근대적인권개념은이런본질을이해하는과정에서탄생했다.서구인들은국가가무엇인지고민했는바,이것은개인을이해하는또다른방법론이었다.17세기이후근대국가가탄생하는과정에서이문제는토마스홉스,존로크,장자크루소등에의해본격적으로논의되었다.그들의사회계약론은국가개념의설명방법이자개인에대한새로운이해방법이기도했다.(이와관련된이책의인권고전:토마스홉스의‘리바이어던’,존로크의‘통치론’및장자크루소‘인간불평등기원론’)
소극적자유
근대국가에서발전한인권개념,그중에서도자유개념은소위소극적(negative)성격을띠는것이었다.한시민이자유를누리는데에는국가가특별히무슨의지를갖고행동을할필요가없었다.그저소극적인자세로그자유를훼방놓지않으면되는것이었다.개인의신체의자유는국가가개인의신체를존중함으로써보장되는것이고-예를들면,국가가길거리에서이유없이개인의신체를체포해잡아가두지않으면국가는개인의신체의자유를보장하는것이다-종교의자유는국가가종교에대한개인의선택을방해하지않으면보장되는것이다.사람들은자유를개인이마음대로그것을누리는것으로이해하기보다는‘국가가그것을존중하고제한을자제하는것’으로이해했다.이런자유의개념은‘국가권력이한개인의자유에간섭할수있는유일한정당성은그개인이타인에게해악을가할때그것을방지하는것’이라는존스튜어트밀의‘자유론’에의해서완성되었다.(이와관련된이책의인권고전:존스튜어트밀의‘자유론’,존베리의‘사상의자유의역사’)
21세기인권의전환
하지만자유란국가가개인의자유를존중한다는의미에서그저자제하는것만으로실현되지않는다는것이분명해졌다.통상가난한사람,교육을받지못한사람들은자유의주체라고할지라도그것을실질적으로누리지못한다.배가고픈사람에게사상·양심의자유가중요하겠는가,호주머니가텅텅비어오늘내일끼니를걱정하는사람에게투표장에나가자신의대표자를뽑는행위를기대할수있겠는가.여기서인간이역량을갖지못한다면그의자유란허상에불과하다는생각이주목받는다.인간의자유란사실인간의역량그자체가아닐까.바야흐로적극적(positive)자유란개념이대두하고,그과정에서시민적·정치적자유(약칭자유권)를넘어사회적·경제적·사회적권리(약칭사회권)가탄생했다.사회권은21세기각종권리문서에자리를차지하는권리가되었지만아쉽게도그것은자유권보다여전히이류의권리로취급된다.그것은실질적인권리가아니라국가의노력의무이자미래에대한프로그램에불과하다는것이다.따라서양극화가심화하는21세기에,이러한이분론을극복하지않으면인류는진정한자유를누리지못하고새로운위기에직면할지모른다.(이와관련된이책의인권고전:샌드라프레드먼의‘인권의대전환’,존롤스의‘정의론’)
전체주의와근대이성그리고인권의실체
21세기는인류가미증유의역사를경험한세기였다.두번의세계전쟁과냉전체제를거치면서도처에서참혹한인권유린이자행되었다.이기간에적잖은국가에서는전체주의를강조하는지도자들이나타나인간의삶을억압했다.국가란이름으로,민족이란이름으로수천수만의사람들이죽어갔다.스탈린,히틀러,마오쩌둥,김일성은그인권유린의책임자였고,대한민국에도70~80년대그런부류의독재자들이나타났다.자유를공부하는사람이라면의당이전체주의의속성을제대로이해할필요가있다.그런체제하에선사람들의자유는어떻게구속되었는지,왜사람들은오랜기간자유를갈망했음에도그렇게쉽게독재자의포로가되었는지.왜사람들은지도자의그불합리한명령에도거부하지못하는지,나아가근대이후국가체제아래에서자유의본질은무엇인지…이런것을생각하면자유란단순한제도의문제가아니라한시대의구조적문제일뿐만아니라개인혹은집단적심리의문제이기도한것이다.(이와관련된이책의인권고전:조지오웰의‘1984년’,에리히프롬의‘자유로부터의도피’,스탠리밀그램의‘권위에대한복종’,미셸푸코의‘감시와처벌’)
인권의실천
그러나인간의자유에대해어떤말을한다고해도자유는인간그자체의문제라는것에동의하지않을수없다.인간이자유를누리는것은제도적영향을받는것이지만역사를뒤돌아보면사람들의피나는노력없이는그어떤것도현실이될수없음을알아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