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공장의 종말이 아닌 폭발, 증식, 변이를 일으키는
디지털 자본주의 시대 속
은폐되고 서열화되고 인종화되는 노동!
디지털 자본주의 시대 속
은폐되고 서열화되고 인종화되는 노동!
디지털 자본주의와 자동화 시대의 노동
2011년, 실리콘 밸리에 위치한 구글 본사를 촬영한 동영상이 공개됐다. 동영상 화면은 2개로 분할되어 있는데 오른편에는 우리에게 디지털 시대의 이상적 업무 공간으로 잘 알려진 구글플렉스의 모습이 담겼다. 왼편에는 어딘지 모를 일반 사무용 건물의 모습이 들어 있다. 카메라는 고정된 채, 두 건물을 드나드는 직원들의 모습을 촬영했다.
해당 동영상: https://www.youtube.com/watch?v=w0RTgOuoi2k
이 동영상은 당시 구글과 외주 계약을 맺고 일하던 비디오 아티스트 앤드류 노먼 윌슨이 촬영했다. 동영상은 구글 본사 노동자들이 빨강, 초록, 하양, 노랑 네 가지 색깔에 따라 4개의 계급으로 나뉘어 있다는 사실을 폭로했다. 무엇보다 놀라운 점은 빨간색이나 하얀색 명찰을 단 노동자들은 노란색 명찰을 단 노동자들이 구글 내에 존재하는 사실을 몰랐다는 사실이다. 또한 이들은 일을 하거나 출퇴근을 하면서 서로 동선을 겹치는 일도 없었다.
노란색 명찰을 단 노동자들은 구글 북스 사업부에 소속되어 도서들을 스캔하는 작업을 하는 노동자들이었다. 다른 색 명찰을 달고 구글플렉스의 멋진 단지를 거니는 노동자들이 주로 고학력 백인들인 데 반해 노란색 명찰을 단 노동자들은 대부분 유색 인종이었다.
《디지털 팩토리》는 아마존 물류창고에서 일하는 노동자와 배송 노동자, 중국에서 미국 게임사의 그래픽 작업을 하는 하청 노동자, 필리핀의 콘텐츠 모더레이터, 그리고 여러 소셜미디어 상의 홍보마케팅 노동자에 이르기까지 IT기업에서 필수적인 노동을 하면서도 철저히 은폐되고 서열화, 인종화되는 디지털 노동의 현주소를 살피며 공정한 노동환경을 만들기 위해 어떤 사회적 노력이 필요한지를 이야기한다.
환상적으로 느껴지는 디지털 팩토리의 허상 그리고 민낯
어쩐지 디지털 팩토리는 기존의 공장보다 더 세련되고 산뜻한 분위기를 자아낼 것만 같다. 그리고 노동과정이 디지털화, 자동화가 되면 많은 사람들의 일자리가 줄어들까 봐 우려되기도 한다. 하지만 《디지털 팩토리》에 등장하는 중국에서 전문 게임 플레이어로 일하는 ‘골드 파머’들이나 페이스북에서 일하는 콘텐츠 관리자들의 경우를 보면 생각이 달라진다.
골드 파머들은 게임 내 아이템을 획득해 그 아이템을 원하는 일반 플레이어들에게 판매한다. 골드 파머들은 ‘전문’ 플레이어임에도 낡은 창고 지하에서 24시간 온라인게임이 실행되는 컴퓨터 앞에서 교대로 근무하며 혐오의 대상이 되기도 하고 인종차별까지 겪는다. 수많은 골드 파머들의 일자리는 디지털화로 인해 새롭게 생겨났다.
페이스북 콘텐츠 관리자들의 일터는 그보다 공기가 더 신선할 수는 있겠지만 정신적으로는 참혹 그 자체라 할 만하다. 그들은 페이스북 네트워크를 최대한 깨끗하게 유지하는 업무를 맡는다. 다시 말해 그들은 컴퓨터가 결정할 수 없는 페이스북 내 게시물의 내용을 점검해 혐오를 일으키거나 폭력, 인종차별, 노출, 마약 또는 법적 혹은 문화적 기준에 따라 불쾌감을 줄 것으로 판단되는 게시물을 삭제한다. 그런데 콘텐츠 관리자들이 강제로 보아야 했던 이미지들은 과히 충격적이다. 그들은 폭력적인 이미지를 ‘영화처럼’ 개념화해 보려고 노력하지만 역부족이다. 게다가 일일 할당량까지 달성해야 한다. 이러한 콘텐츠 관리자들의 일자리 역시 디지털화로 인해 새롭게 생겼다.
디지털 기술이 만들고 강제한 노동 시스템
또한 《디지털 팩토리》는 디지털 기술이 만든 작업 환경이 20세기 초 테일러 주의적 공장과 아주 많이 닮았음을 짚는다. 그러면서 디지털 자본주의가 공장의 종말이 아닌, 오히려 폭발, 증식, 공간 재구성과 기술적 변이과정을 통해 더욱 노동을 강제하는 디지털 공장을 만들어 냈다고 이야기한다. 아마존의 경우 “직접 사장이 되어서, 스스로 업무 일정을 결정하고, 목표와 꿈을 추구할 시간을 더 많이 가질 수 있습니다”라고 광고하지만 실제 노동자들은 스마트폰에 설치해야 하는 앱을 통해 노동과정 전반을 통제받고 평가받는다. 디지털 공장은 매우 전통적인 건물 형식을 취한 공장의 형태를 벗어나 매우 다양한 형태를 취한다. 플랫폼 역시 오늘날 디지털 자본주의의 전형적인 공장이다. 《디지털 팩토리》는 디지털 기술, 디지털 자본주의가 만든 디지털 공장들과 전환된 노동의 실태를 살피며 또다시 변화해야 할 우리의 모습을 함께 고민한다.
2011년, 실리콘 밸리에 위치한 구글 본사를 촬영한 동영상이 공개됐다. 동영상 화면은 2개로 분할되어 있는데 오른편에는 우리에게 디지털 시대의 이상적 업무 공간으로 잘 알려진 구글플렉스의 모습이 담겼다. 왼편에는 어딘지 모를 일반 사무용 건물의 모습이 들어 있다. 카메라는 고정된 채, 두 건물을 드나드는 직원들의 모습을 촬영했다.
해당 동영상: https://www.youtube.com/watch?v=w0RTgOuoi2k
이 동영상은 당시 구글과 외주 계약을 맺고 일하던 비디오 아티스트 앤드류 노먼 윌슨이 촬영했다. 동영상은 구글 본사 노동자들이 빨강, 초록, 하양, 노랑 네 가지 색깔에 따라 4개의 계급으로 나뉘어 있다는 사실을 폭로했다. 무엇보다 놀라운 점은 빨간색이나 하얀색 명찰을 단 노동자들은 노란색 명찰을 단 노동자들이 구글 내에 존재하는 사실을 몰랐다는 사실이다. 또한 이들은 일을 하거나 출퇴근을 하면서 서로 동선을 겹치는 일도 없었다.
노란색 명찰을 단 노동자들은 구글 북스 사업부에 소속되어 도서들을 스캔하는 작업을 하는 노동자들이었다. 다른 색 명찰을 달고 구글플렉스의 멋진 단지를 거니는 노동자들이 주로 고학력 백인들인 데 반해 노란색 명찰을 단 노동자들은 대부분 유색 인종이었다.
《디지털 팩토리》는 아마존 물류창고에서 일하는 노동자와 배송 노동자, 중국에서 미국 게임사의 그래픽 작업을 하는 하청 노동자, 필리핀의 콘텐츠 모더레이터, 그리고 여러 소셜미디어 상의 홍보마케팅 노동자에 이르기까지 IT기업에서 필수적인 노동을 하면서도 철저히 은폐되고 서열화, 인종화되는 디지털 노동의 현주소를 살피며 공정한 노동환경을 만들기 위해 어떤 사회적 노력이 필요한지를 이야기한다.
환상적으로 느껴지는 디지털 팩토리의 허상 그리고 민낯
어쩐지 디지털 팩토리는 기존의 공장보다 더 세련되고 산뜻한 분위기를 자아낼 것만 같다. 그리고 노동과정이 디지털화, 자동화가 되면 많은 사람들의 일자리가 줄어들까 봐 우려되기도 한다. 하지만 《디지털 팩토리》에 등장하는 중국에서 전문 게임 플레이어로 일하는 ‘골드 파머’들이나 페이스북에서 일하는 콘텐츠 관리자들의 경우를 보면 생각이 달라진다.
골드 파머들은 게임 내 아이템을 획득해 그 아이템을 원하는 일반 플레이어들에게 판매한다. 골드 파머들은 ‘전문’ 플레이어임에도 낡은 창고 지하에서 24시간 온라인게임이 실행되는 컴퓨터 앞에서 교대로 근무하며 혐오의 대상이 되기도 하고 인종차별까지 겪는다. 수많은 골드 파머들의 일자리는 디지털화로 인해 새롭게 생겨났다.
페이스북 콘텐츠 관리자들의 일터는 그보다 공기가 더 신선할 수는 있겠지만 정신적으로는 참혹 그 자체라 할 만하다. 그들은 페이스북 네트워크를 최대한 깨끗하게 유지하는 업무를 맡는다. 다시 말해 그들은 컴퓨터가 결정할 수 없는 페이스북 내 게시물의 내용을 점검해 혐오를 일으키거나 폭력, 인종차별, 노출, 마약 또는 법적 혹은 문화적 기준에 따라 불쾌감을 줄 것으로 판단되는 게시물을 삭제한다. 그런데 콘텐츠 관리자들이 강제로 보아야 했던 이미지들은 과히 충격적이다. 그들은 폭력적인 이미지를 ‘영화처럼’ 개념화해 보려고 노력하지만 역부족이다. 게다가 일일 할당량까지 달성해야 한다. 이러한 콘텐츠 관리자들의 일자리 역시 디지털화로 인해 새롭게 생겼다.
디지털 기술이 만들고 강제한 노동 시스템
또한 《디지털 팩토리》는 디지털 기술이 만든 작업 환경이 20세기 초 테일러 주의적 공장과 아주 많이 닮았음을 짚는다. 그러면서 디지털 자본주의가 공장의 종말이 아닌, 오히려 폭발, 증식, 공간 재구성과 기술적 변이과정을 통해 더욱 노동을 강제하는 디지털 공장을 만들어 냈다고 이야기한다. 아마존의 경우 “직접 사장이 되어서, 스스로 업무 일정을 결정하고, 목표와 꿈을 추구할 시간을 더 많이 가질 수 있습니다”라고 광고하지만 실제 노동자들은 스마트폰에 설치해야 하는 앱을 통해 노동과정 전반을 통제받고 평가받는다. 디지털 공장은 매우 전통적인 건물 형식을 취한 공장의 형태를 벗어나 매우 다양한 형태를 취한다. 플랫폼 역시 오늘날 디지털 자본주의의 전형적인 공장이다. 《디지털 팩토리》는 디지털 기술, 디지털 자본주의가 만든 디지털 공장들과 전환된 노동의 실태를 살피며 또다시 변화해야 할 우리의 모습을 함께 고민한다.
디지털 팩토리 : 디지털 자본주의 시대, 보이지 않는 노동
$18.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