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여자들의노동법’이다시쓰일날을위해,
여성노무사4인은계속이야기합니다.바로당신에게!
이책은페.페.로.즉‘페미니스트가페미니스트에게알려주는노동법’모임에속한네명의여성노무사가함께쓴첫책이다.노.노.모.(노동인권실현을위한노무사모임)에서만난이들은,자신의권리를모르거나알고도당하는여러여성노동자들을만나왔고,페.페.로.라는이름으로연속강좌를열어큰호응을얻기도했다.그러나기획강연한차례로는부족했다.물음표는꼬리를물고이어졌다.
노동법은여성에게공정한가?
왜여성은노동에서도차별받는가?
왜여성이노동법을더잘알아야할까?
어떻게하면평등한노동이가능할까?
지우지않고,지치지않고,지지않는여성노동을꿈꾸다!
혹자는고용돼서일하는사람이법을안다고무엇이달라지냐고묻는다.덧붙여,여성을위한노동법과남성을위한노동법이따로있냐고도묻는다.이미체념섞인질문에,이들은포기하지않고계속해서이야기하는것으로답한다.노동법을아는만큼우리자신을지킬수있다.그리고여성을위한노동법은없을지몰라도,여성으로서이야기하는노동법은있다.이들을포함한페미니스트들이‘여자들의노동법’을꿈꾸는한,현재의노동법은계속해서다시이야기되어야하고,여성노동자는몇번이고다시호명되어야한다.일터에서자신을지우지않고,지치지않고,지지않기로결심한여성들에게,또그들과발맞춰정의로운일터를일구려는모든이들에게이책은따뜻하고도정확한길잡이가되어줄것이다.
여성-노동자-노무사의교차점에서길어올린이야기
다른노동법책들과이책이구분되는지점은,저자인네명의여성노무사들이자신의‘여자됨’과‘노동자됨’,그리고‘노무사됨’을교차해서풀어내는방식이다.노무사라면모름지기애초부터법에빠삭해자신의권리를익히주장해왔을것같지만,이들은전혀그렇지않았던기억들을가감없이고백한다.“‘아가씨’,‘노무사’좀바꿔주세요”라는전화를심심찮게받는가하면,노무사가되기전핸드폰?정수기?초콜릿제조공장등다양한곳에서아르바이트하는동안단한번도‘나의근로계약서’를작성해보지못한세월이있었다.노무법인에입사해아무리애를써도남자동기와는다른존재로취급받았고대표에게“넌팥없는붕어빵”이라는모욕을듣기까지했다.이들은이렇게여성이자노동자라는이유로겪어야하는수많은고충들을함께겪은동지로서,동시에노동자를대변하는법전문가로서,노동법의역사와현재,그리고나아갈길을제시한다.
이책의제목은‘일터에서지지않는법’으로더없이명쾌하지만,사실그런‘법’은존재하지않는지도모른다.노동법이항상승리하진않는다는사실을,이책을집어든독자들이라면경험적으로잘알고있을것이다.하지만이책은‘법’에더해끊임없이이야기하고실천하는것,즉동료를존중하며함께일하고부당한일에맞서싸우는태도야말로‘지지않는법’,절대질수없는마음임을일깨운다.
노동법을이야기하는새로운관점
이책은총4부로구성되어있다.1부에서는이슬아노무사가여성으로서,그리고페미니스트로서노동법에관심을가질수밖에없는이유,노동법의역사와그보다더큰여성노동운동의역사를이야기한다.2부에서는최여울노무사가노동시장의관문이라고할수있는채용과근로계약시빈번히일어나고있는차별과주의점들을꼼꼼히짚어준다.3부에서는여수진노무사가우리의일상을가장크게좌우하는노동조건,즉근로시간과임금의모든것을파헤친다.4부에서는김한울노무사가노동조건에서한걸음더나아가모두에게안전하고평등한일터를위해뿌리뽑아야할각종차별과괴롭힘에대한메시지를전한다.
마지막으로,노동법보다더크게,더단단하게뻗어가고있는여러산업계여성노동자들의인터뷰도만날수있다.건설산업연맹김경신부위원장,치료사노조금천수지부,공공운수노조함미영보육지부장등,사회에서‘여성이라서’못한다고여겨지는일,반대로‘여성이기에’천직이라고치부되는일을하는노동자들의현장이야기와목소리를생생하게담아냈다.
기획및편집자의소개글
이책의제목인‘일터에서지지않는법’은사실존재하지않는지도모른다.노동법이항상승리하지않는다는것은,여러곳의직장생활을통해서이미절절히알고있다.다만이분들이‘법’에더해끊임없이이야기하고실천하는것즉,동료를존중하며함께일하고부당한일에는맞서싸우는태도야말로나에게는‘지지않는법’,절대질수없는마음으로느껴진다.
또하나,본문에덧붙여저자들이다른업계에서분투하는여성노동자들을만나인터뷰했던기록을다듬어싣는다.‘여성이라서’못한다고여겨지는일,반대로‘여성이기에’천직이라고치부되는일을하는노동자들의이야기다.사실이인터뷰를실을까말까에대해많은논의를했다.3년도더지난‘과거’인터뷰이기때문이다.하지만여성노동자들이겪고있는문제는3년전이나지금이나크게다르지않고,이분들의말자체가언제까지나‘지지않는말들’이라고생각해싣기로결정했다.여성노동자의말이세상에펼쳐지기에‘너무늦은’때는없다는믿음으로.
_헬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