렌즈와 컴퍼스 (인공지능 시대와 생각 기술 | 양장본 Hardcover)

렌즈와 컴퍼스 (인공지능 시대와 생각 기술 | 양장본 Hardcover)

$14.00
Description
『렌즈와 컴퍼스』는 알파고가 불러온 위기로부터 인간 사유의 본질을 재규명하는 철학에세이다. 저자는 인간 사유의 두 특성을 상징하는 도구를 이 책의 제목으로 삼았다. 이 세계를 좀 더 잘 볼 수 있게 해주는 ‘렌즈’가 어떤 이론적 사유를 상징한다면, 우리가 발견해낸 것들을 이 세계에 구현할 수 있도록 해주는 ‘컴퍼스’는 실천적이고 공학적인 사유를 상징한다. 저자는 그 두 사유가 조화로운 협력을 이루려면, 즉 요샛말로 성공적 ‘융합’이 이루어지려면 우선 차이에 대한 잘못된 선입견이나 편견을 없애야 한다고 말한다. 예를 들어 오늘날 광범위하게 확산되어 있는 인문학과 자연과학이 다르다는 생각은 지나치게 과장되어 있다는 것이다. 인문학과 자연과학의 밑바탕에는 모두 ‘발견의 사유’가 있다. 차이보다 동질성을 염두에 두고 서로 협력할 때 새롭고 창의적이 사유가 가능하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저자

박승억

저자박승억은성균관대학교철학과에서현상학과학문이론에관한연구로박사학위를받았다.독일트리어대학교에서박사후연구원과청주대학교교수를거쳐현재숙명여자대학교기초교양대학교수로재직중이다.철학연구회논문상,한국연구재단의창의연구논문상등을수상하였다.지은책으로《학문의진화》《찰리의철학공장》《디지털철학》등이있으며,《두려움없는미래》《20세기수학자들의초상》등을우리말로옮겼다.최근에는기술의발전을인문학적관점에서성찰하는일에관심을갖고있다.

목차

프롤로그

I발견하는인간

1지도의비밀
2완전성에대한열망:플라톤
3보편이라는유토피아:뉴턴
4다르다?다르지않다!:차이의과잉
5우연의인과법칙:프로이트

II구현하는사유

6재현의장인
7다르지않다?다르다!:진짜차이
8인문학적상상력:부정과비교
9공학적합리성:실증과절차
10창의적문제해결:가치와연결망

에필로그

참고문헌

출판사 서평

상상력,호기심,반성적사고,부정의사유…
인공지능시대,인간이마주한위기앞에서
인간지성의본질을생각하다


2016년3월바둑인공지능프로그램알파고와이세돌9단의바둑대결이세간의화제가됐다.창의적인게임이라고알려진바둑에서인공지능이인간을이길수있을것인가를두고많은이들의관심이집중된것이다.최종결과총다섯번의대국중4승을거둔알파고가이세돌9단을가볍게누르고우승했다.“바둑이가장창의적인게임중하나라는점에서컴퓨터가인간을이기려면10년은더걸릴것”이라고예측했던많은사람들이충격에빠진것은물론,인공지능기술이우리삶에미칠파장에막연한두려움을표출하기도했다.합리적인사고에있어서인간의능력을대체할존재가있다면,생각하는존재로서인간의고유성은어디서찾아야하는가.
《렌즈와컴퍼스》는알파고가불러온위기로부터인간사유의본질을재규명하는철학에세이다.저자는효율성과합리성을내세운인공지능의대척점에서인간사유의본질적특성을‘발견’과‘구현’으로규정하고있다.이러한규정은주어진현실의조건속에서가능한한많은데이터를통해최적의합리적결론을내리는인공지능과달리인간은보이는것너머보이지않는것을‘발견’하고,그것을현실에‘구현’함으로써새로운것을창조하는능력이있다는데에근거한다.우리는살면서수많은문제에직면한다.그런데현실에발이묶인사고로는그것이아무리합리적인해결책이라하더라도현실의테두리를벗어나지못한다.인류의역사를돌아보면인간은늘현실에도전하며앞으로나아갔다.눈에보이지않는가치개념인‘인권’‘평등’‘민주주의’등도이러한발견과구현의사고과정에서태어난것이다.
저자는인간사유의두특성을상징하는도구를이책의제목으로삼았다.이세계를좀더잘볼수있게해주는‘렌즈’가어떤이론적사유를상징한다면,우리가발견해낸것들을이세계에구현할수있도록해주는‘컴퍼스’는실천적이고공학적인사유를상징한다.저자는그두사유가조화로운협력을이루려면,즉요샛말로성공적‘융합’이이루어지려면우선차이에대한잘못된선입견이나편견을없애야한다고말한다.예를들어오늘날광범위하게확산되어있는인문학과자연과학이다르다는생각은지나치게과장되어있다는것이다.인문학과자연과학의밑바탕에는모두‘발견의사유’가있다.차이보다동질성을염두에두고서로협력할때새롭고창의적이사유가가능하다는것이저자의주장이다.
독일의철학자칸트는“계몽이란무엇인가?”라는물음에대해이렇게답했다고한다.계몽이란미성년의상태로부터벗어나는것,다시말해스스로선택하고그에대한책임을지는것이라고.스스로선택하고책임을질수있으려면당연히‘스스로생각’할수있어야한다.상상력의근육을단련함으로써발견과구현의사유를강화하고그둘을조화롭게만드는것,그것이인간이인간다움을잃지않는길이다.

‘발견하는사유’의역사는어떻게이어져왔나

이책은전체1,2부로나누어져있다.1부‘발견하는인간’에서는플라톤,갈릴레이,뉴턴,프로이트를소환해그들의사유속에담긴,보이는것너머를보기위한‘발견’의노력에주목한다.저자는우선현대문명비판자인보드리야르가자신의이야기를펼치기위해《시뮬라시옹》에서가져다쓴보르헤스의지도제작자이야기(25쪽)로이야기를풀어간다.보드리야르는제국의영토를완벽히재현하려다한낱쓰레기로전락한우화속지도를단순히원본을대신하는기호적상징(시뮬라크르),즉진짜를대신하는가짜일뿐이라고역설한다.하지만저자는보드리야르와는다른관점에서이우화를재해석한다.저자는눈에보이지않는것까지‘더욱’정밀하게지도속에담아내려한지도제작자들에게서인류문명을추동해온지적욕망을발견하다.그리고그욕망을통해만들어진지도는우리가아직경험하지못한세계를구체적으로상상하게한다는점에서인간사유의본성을가장잘보여주는상징이라는말한다.
그렇다면이러한‘발견의사유’는인류사에서어떻게지속되어왔을까?고대그리스의철학자플라톤은인간이육체의눈으로볼수없는‘이데아’를정신의눈으로볼수있으며,그렇게본이데아를현실에서구현하기위해애쓰는운명을타고났다고믿었다.그러한믿음은시대를훌쩍뛰어넘어과학적사고로근대라는이념을탄생시킨갈릴레이와뉴턴,그리고인간무의식의세계를탐구한프로이트에게서다시발견된다.갈릴레이는우리가오감을통해알던세계를전혀다른방식,즉‘수학’을통해볼수있다는사실을알려준장본인이다.플라톤과마찬가지로갈릴레이도우리가시각에의지하지않고세계를볼수있는다른방식을제시한셈이다.자연이어떻게변화하는지를관찰해서우주를지배하는보편법칙을밝히고자했던뉴턴또한마찬가지다.
그런데갈릴레이와뉴턴으로대표되는근대과학의성공은필연적으로‘가치’의문제에집중하는인문학과대립각을세우게된다.진리를탐구한다는학문의본래목적에서두분과의진리탐구방식에는확연한차이가있기때문이다.하지만저자는두분과의차이를강조하기보다생각한다는것의본성에서의근본적동질성에더주목해야한다고말한다.그래야만서로의단점을보완하며앞으로나아갈수있는건설적인대화의장을만들수있다는것이다.

발견과구현의사유,생각의이중나선

2부에서는인간사유의또다른축인‘구현하는사유’를고찰한다.생각한것을현실에구현하기위해서는주어진것너머를볼때요구되는것과는근본적으로다른생각의태도가요구된다.구현에는현실적조건이라는제약이따르기때문이다.따라서구현을위해서는현실에서부딪히는다양한문제를해결할수있는사고능력이요구된다.그사고능력의바탕에있는것이공학적합리성과실증적태도다.
그런데저자는1부와2부를통해살펴본두사유가완전히분리되어작동하는것은아니라고말한다.발견과구현은서로상보적이기때문이다.아무리좋은발견을해도그것을현실에구현해낼조건과능력이따르지못하면쓸모가없고,아무리구현을잘하고싶어도제대로보지못하면옳게구현해낼수가없다.따라서발견만을강조하거나구현만을강조하는태도는인간의생각이지닌독특한균형을무너뜨려절름발이로만드는결과를낳는다고지적한다.저자는특히근대이후효율성만을강조하는경직된실증주의의낳은여러폐해를지적하며두사유능력의조화가꼭필요함을역설하고있다.
그렇다면발견과구현의사유를강화하기위해서는어떤전략이필요할까.저자는우선‘다르게보는’것이중요하다고말한다.그런데다르게본다는것은그밑바탕에는현실너머를볼수있는상상력과현실을있는그대로받아들이지않는‘부정의사유’가있어야만가능하다.저자는자신을찾아온환자들의꿈에서그가감추고자했던욕망이어떻게다른상징으로치환되는지를본프로이트와병이발생할수있는현실의여러조건들을무시함으로써질병과세균사이의관계를새롭게밝혀낸제멜바이스의예를통해이같은점을구체적으로보여주고있다.

책속으로추가

우리사유가지닌부정성의역량은간단히말해가능성의공간을열어젖히는힘입니다.부정적사유에익숙해지면사물을입체적시선으로보기가좀더쉬워집니다.달리말하면사물을바라보는우리의통념적사고틀이약해지면서다른시선에서볼수있게되는것입니다.이는흔히말하는창의적사고의조건이기도합니다.사물을입체적시선에서본다는의미는하나의사물이나사태를그것이처한맥락으로부터들어내어다른맥락속에집어넣어보는것입니다._186쪽

이론이발견의탐구라면,실험은구현의과정입니다.그리고그둘사이에는확실히다른사유방식이작동합니다.물론통상의사고과정에서는그둘이완전히분리되지않습니다.다만이론적추리를잘하는사람이자신이발견한것을실증할실험도잘고안해낼거라고단언하기는쉽지않습니다.현실의조건들을잘활용해서이론적지식을실증해내는데는발견과정과는달리‘어떻게하면보이도록할까’에대한궁리가필요합니다.그것은이론과가설을세우는일과는좀다른아이디어들이요구됩니다._198쪽

창의성은실질적으로달라야합니다.다만보통사람과다른것이아니라기존방식과다른것입니다.우리가앞서이야기했던맥락에서정의하자면기존방식으로는보이지않는것을볼수있는,혹은자신이본새로운뭔가를다른사람도볼수있게만드는새로운방법을찾아내는일입니다.적어도창의성을이러한관점에서보면보통사람과달라야한다는
압박으로부터벗어날수는있습니다.제가압박이라고말한이유는그만큼‘창의적인재’라는말이우리사회의젊은이들을속박하는표현이기때문입니다._221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