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병이 그려진 4번 골목 (김해숙 소설집)

유리병이 그려진 4번 골목 (김해숙 소설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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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김해숙 소설집 『유리병이 그려진 4번 골목』. 표제작인 「유리병이 그려진 4번 골목」의 화자(빈)는 남자친구 아버지의 자살을 처음으로 목격한 여자다. 그녀는 눈덩이가 파랗고 죽은 돼지처럼 두툼한 혀를 빼낸 남자 유령과 마주한다. 그 유령은 빈의 삶을 흙탕물로 만든 남자였다. 그로부터 자유로워지기 위해 그녀는 철저한 계획을 세워 남자 유령의 아들이었던 현수를 만난다. 현수는 아버지의 죽음에 직·간접적인 원인을 제공한 벽화마을을 떠나지 못하고 그곳의 경찰이 되어 마을을 순찰하고, 가끔 자신의 아버지를 죽음으로 떠민 사람들의 요구에 순종하며 산다.
저자

김해숙

1976년전북고창출생.광주대학교문예창작학과석사졸업.2016년<광주일보>신춘문예「누룩을깎다」로등단.2017년한국소설가협회「어쩔수없다」로신예작가선정.

목차

유리병이그려진4번골목9
사소한일거리37
어쩔수없다61
고의87
해를삼키다115
훅143
누룩을깎다169

해설나의자유는어디에?_김대산193
작가의말213

출판사 서평

고통스러운기억으로부터자유로워지는일은
그기억으로부터해방되는일이아니다
-김해숙소설가의첫소설집
『유리병이그려진4번골목』

김해숙소설가의첫소설집『유리병이그려진4번골목』(문학들刊)이출간됐다.“고통스런기억에서자유로워지는”방법이있을까.
표제작인「유리병이그려진4번골목」의화자(빈)는남자친구아버지의자살을처음으로목격한여자다.그녀는눈덩이가파랗고죽은돼지처럼두툼한혀를빼낸남자유령과마주한다.그유령은빈의삶을흙탕물로만든남자였다.그로부터자유로워지기위해그녀는철저한계획을세워남자유령의아들이었던현수를만난다.현수는아버지의죽음에직·간접적인원인을제공한벽화마을을떠나지못하고그곳의경찰이되어마을을순찰하고,가끔자신의아버지를죽음으로떠민사람들의요구에순종하며산다.남자친구의아버지가자살한모습을목격한빈이나,마을사람들의질투에떠밀려죽음을선택한아버지를목도한현수가그마을에계속남는것또한‘고통스러운기억’이다.빈은남자유령으로부터자유로워지기위해현수를사귀게되고,그리고현수를자유롭게해주기위해담벼락의그림을지운다.
김해숙작가의등단작인「누룩을깎다」에서주인공가족을괴롭히는것또한과거다.

“누룩은모든술의근원이다.누룩처럼너도처음부터잘못된거야.깎을수만있다면…”(192쪽)

누룩을치대는남자의목소리는자신이이제껏해온일들에대한의문으로점철되어있다.어린시절아내와함께서울로떠났던아들의나이는벌써서른이다.그런아들이대뜸찾아와“당신도내아버지였잖아요!”라며자신을책임지라고한다.단순히경제적인책임을묻는게아니다.썩은부분이있다면나무칼로깎아다시사용하는누룩처럼붕괴된가족의형태를복원하라는의미다.결국세명의가족이누룩을가운데두고다시모이는결말에서우리는“고통스러운기억으로의해방”이단지그기억을부정하는게아니라는것을짐작하게된다.
김해숙소설가가제시하는방법은고통스러운기억을마주함으로써미세하게나마복잡한변화의과정을거쳐그구속상태로부터자유로워지는것이다.「어쩔수없다」에서나온화자는동거인이지만정작남자친구진우의가족에게서인정받지못하게된여성이다.경찰은진우가교통사고로죽었고,피해자쪽이라고했지만그의동료와진우의가족은진우가자살을했을것이라고증언하도록강요한다.화자를둘러싼세계는진우와동거하고있었던아파트안이었는데,이제그세계에갑자기회사동료와진우의하나뿐인가족이라는언니가들어와보상금을운운하며이제그만진우에게서떨어지라고말한다.그혼란속에서화자가선택한것또한진우를잊는것이아니다.

난구청으로갈거야.누나와남자이름으로된도장을파고혼인신고부터할거야.설사내일사망신고를하더라도내가진우의부인이었다는증거는남잖아.(84쪽)

김대산(문학평론가)은소설집의해설에서“고통스러운기억으로부터자유로워지는일은그기억으로부터의해방”이아니라오히려그기억자체,“고정된과거의부정적사실성을나의미래지향적인현실적자유의운동에서긍정적으로변형”시키는데있다고말한다.김해숙의소설들이이러한특성을보여준다는것이다.한자리에머무르지않고조금씩나아가며“고통스러운기억”,“고정된과거의부정적사실성”을“미래지향적”이며“긍정적으로변형”시키려고노력하는것.
김해숙은1976년전북고창에서태어나광주대학교문예창작학과를졸업했다.2016년<광주일보>신춘문예「누룩을깎다」로등단했으며,작품「어쩔수없다」로2017년한국소설가협회신예작가로선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