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슴도치의 방 (김민라 소설집)

고슴도치의 방 (김민라 소설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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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김민라 소설가가 첫 소설집 『고슴도치의 방』. 표제작 「고슴도치의 방」은 죽음이 도사리고 있는 공간이다. 80년 5월의 광주에서 열린 “열흘의 공동체”는 인류가 경험하지 못한, 앞으로 경험하지 못할 가능성이 더 높은 “미래 공동체”라고 말한다. 화자의 아버지는 아내의 부탁으로 가까운 G에서 자취를 하는 막내 외삼촌에게 반찬을 전해 주러 갔다가 화를 당했다. 그때 입은 부상으로 인해 정신질환을 앓았고, 자신이 마치 계엄군이 된 것처럼 아내에게 폭력을 행사한다. 약간의 위협을 느끼기만 해도 탱자가시 같은 털을 곤두세워서 자신을 방어하는 아버지. 그는 세상이 가한 폭력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보상조차 받지 못하고 자신의 골방에서 세상을 향해 가시를 세운 고슴도치였다.
저자

김민라

전남담양에서태어나조선대학교대학원국어국문학과에서박사과정수료했고,동신대학교대학원한국어교원학과에서문학박사학위를받았다.2009년<광주매일>신춘문예에소설「배롱나무가있는주유소풍경」이당선되어작품활동을시작했다.저서로는소설집『고슴도치의방』이있으며,논문집『한국다문화소설의서사담론연구』를펴냈다.현재동신대학교에출강하고있다.

목차

고슴도치의방 9
마흔줄의미망(迷妄) 41
카르페디엠 73
회저의시간 101
매직풍선 129
배롱나무가있는주유소풍경 159

발문죽음사이를수놓는일상성의서사_전동진 185
작가의말 198

출판사 서평

삶과죽음사이사이의얼개를
탐구하는김민라소설가의첫소설집
『고슴도치의방』

김민라소설가가첫소설집『고슴도치의방』(문학들刊)을출간했다.표제작「고슴도치의방」은죽음이도사리고있는공간이다.80년5월의광주에서열린“열흘의공동체”는인류가경험하지못한,앞으로경험하지못할가능성이더높은“미래공동체”라고말한다.100만에육박하는시민이살고있었던80년광주의공간,공권력이부재한상황에서시민들은자체적으로질서를유지하고평화를일구어냈다.이미증유의공동체를일궈낸것은아이러니하게도삶이아니라죽음이었다.
화자의아버지는아내의부탁으로가까운G에서자취를하는막내외삼촌에게반찬을전해주러갔다가화를당했다.
도시는폭도들이방송국에불을지르고총과버스를탈취해서무법천지가되었다는뉴스가연일흘러나오고있는상황이었다.장훈감독의영화<택시운전사>에서송강호배우가주연한만섭역시광주사람이아닌외부인이었다.직접보지않았으면믿지못할일들이광주에서일어났고,그때광주는죽음의도시가되었다.

상무관이었다.향냄새가진동했다.목메어우는소리들이그냄새속에헝클어진머리카락처럼뒤엉켜있었다.수많은사람들이죽어있었다.태극기에덮인수많은관들이보였다.그들은몸에피칠갑을하고있었다.팬티만입은채죽은어린소년의몸에파편이박혀자줏빛피가굳어있었다.
-19쪽

그속에서간신히목숨을부지했다할지라도그건결코살아있는상태라할수없다.화자의아버지는그때입은부상으로인해정신질환을앓았고,자신이마치계엄군이된것처럼아내에게폭력을행사한다.그러나몽둥이나피를보면금세자신감을잃고개장수앞에끌려간개처럼벌벌떨며살려달라고빈다.그러던아버지에게고슴도치가생겼다.아버지가적적할거라며어머니가몰래사다놓은것이었다.약간의위협을느끼기만해도탱자가시같은털을곤두세워서자신을방어하는소심하고연약한그동물은바로아버지자신이다.그는세상이가한폭력에제대로대응하지못할뿐만아니라보상조차받지못하고자신의골방에서세상을향해가시를세운고슴도치였다.
김민라의소설은죽음의그림자가짙게드리워져있지만,죽음보다못한삶과삶못지않은죽음사이의풍경까지아우르고있다.「마흔줄의미망」은남편이소장으로있는주유소에서일어난절도사건을중심으로이야기가전개된다.그런데그사건을진정으로해결하려는사람이없다.다들각자의자리에서넌지시손만내밀뿐이다.아이셋을키우면서사이버대학을통해공부까지하는나이,마흔.논술자격증을따서논술강사라도하면아이들양육비에보탬이될까하는마음에선택한궁여지책이었다.그러나그러한삶을이해해주고도와주는사람은주변에없다.

그날새벽전화벨소리가울릴때부터알아봤죠.나를혼돈과미망속으로몰아넣었던그전화벨소리를들었을때말이죠.내가누군지도모른채마흔이되었네요.나를찾아주세요.
구렁이알처럼소중한그돈을어디서어떻게찾아야죠?도대체누가범인인가요?누가제발대답좀해주세요,네?
-69쪽

소설「카르페디엠」은죽음이성큼다가와있는윤미와한쪽팔을잃은육체적결핍을얻게된준영의사랑이야기다.둘의상처와결핍이오랜세월을돌아공존의영역으로들어선다.이소설을굳이읽지않더라도우리는이둘의삶이녹록지않을것임을짐작할수있다.그러나전동진문학평론가의말처럼“그들이함께이룰삶을통해서그리고마주할죽음을통해,좀더무수한이야기가둘의사이,사이에수”놓일수는있다.김민라의소설은이러한‘사이사이의가능성’을탐구하게끔한다.
김민라작가는조선대학고대학원국어국문학과박사,동신대학교대학원한국어교원학과에서문학박사학위를받았다.2009년<광주매일>신춘문예로등단하여작품활동을시작했고저서로는논문집『한국다문화소설의서사담론연구』가있다.현재동신대학교에출강하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