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를 사랑하고 있어요 (이근택 시집 | 양장본 Hardcover)

장미를 사랑하고 있어요 (이근택 시집 | 양장본 Hardc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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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좋은 시는 되돌아보게 한다. 어제와 별반 다를 게 없는 오늘을. 사람과 사물과 세계를. 독자는 좋은 시를 만나면 읽고 나서 뭐지? 하고 처음부터 다시 읽게 된다. 이근택 시인의 첫 시집 『장미를 사랑하고 있어요』가 그렇다. 가장 최근에 쓰인 시들이 시집의 앞부분에 자리하고 있다. 산문시인 이들 시는 특별한 매력을 지니고 있다. 유머와 풍자, 기지가 넘쳐나는데, 기발한 발상과 거듭되는 반전으로 삶의 본질적 가치를 되묻는 지점까지 나아간다. 「거짓말탐지기」, 「던져 버린 구두 굽」, 「장미나라의 영화」, 「붕」 등이 그렇고, 개인사와 시대사를 아우르는 「저수지 도깨비」, 「노인들의 제삿날」, 「유리공장」, 「화염병 제조 기술자」 등에도 같은 말을 붙일 수 있겠다. 하나의 낱말이나 구절이 아닌 한 편의 이야기에 시적 아우라가 감도는 것은 알레고리 때문일 것이다.

예컨대 「거짓말탐지기」에서, 내가 사랑한 여인은 서울경찰청 거짓말탐지기 담당자다. 그녀에게 나는 사랑을 고백했지만 거절당한다. 쓸쓸함을 달래려고 창가의 장미 잎을 따서 먹던 나는 문득 거짓말탐지기의 음극과 양극의 패드를 장미 잎에 붙인다. 놀랍게도 탐지기 용지에 그래프가 그려진다. 장미도 아픔을 느끼고 있었던 것이다. 나는 장미에게 다가가서 다정하게 사랑해, 라고 말한다. 그랬더니 탐지기 그래프가 열심히 움직이더니 하트 모양을 그려 낸다.
저자

이근택

경기도양주에서태어나다섯살이후계속광주에서살았다.고교시절에‘전남학생시조협회’회원으로,대학시절에조선대학교문학동인‘석혈’회원으로문학을배웠으며,‘죽순’,‘???문학’,전남여고시모임등제자들과함께시공부를하면서시작활동을하였다.

목차

4 시인의말

제1부
13 고요
14 거짓말탐지기
16 비온날영화보기
18 붕
20 던져버린구두굽
22 저수지도깨비
24 노인들의제삿날
26 유리공장
28 화염병제조기술자
30 가오리연
31 비오는날
32 장미나라의영화

제2부
37 사랑
38 겨울산행
40 가을비
42 장대높이뛰기
44 흔적에관하여
45 고양이
46 은반위의시간
47 산행법
48 호숫가
50 흔적
52 경건함에대하여
54 시간의무게
55 버섯과의조우
56 온몸으로
57 명태
58 무슬목
60 호랑거미

제3부
63 만남
64 베티블루37.2
66 겨울은행나무
67 사랑이야
68 그골목길
69 애기부들
70 까치집
72 이끼에게
74 콩밭에서
76 늦가을
77 일렁이는바람
78 감자의사랑법
80 는개
82 모기
83 금목서

제4부
87 파리는누워서도난다
88 소망탑
90 새
91 닭장차
92 강변카페
94 억새
95 사랑하기
96 그저녁,입암산성에서
98 어둠속에서
100 치욕
102 리베로탱고

제5부
105 아름다운먼지
106 봄꽃
107 빼뿌쟁이
108 아버님전상서
110 아버지와의산행2
112 치매검사
114 겉과속
116 틀니
117 남자
118 몽산포새마을밴드
120 부스러기별들
122 갤러리‘숨’
124 내소사장미
125 해운대일출

126 발문작년매실주에올봄매화꽃을띄우다_전동진

출판사 서평

나는밖으로뛰어나갔어.그러고는야근하는동류들에게흥분된어조로나의발견을설명했어.당연히믿지않았지만나의태도가너무진지하니까혹시나하고나를따라오더군.난장미와나의사랑을보여줬지.모두들탄성을지르며함께기뻐했어.나의사랑을거절했던그여자도박수를치다가갑자기나를껴안더니사랑한다고하는거야.정말대단한상황이야.이런일이벌어지다니.
하지만나는천천히그녀의팔을떼어내며말했어.죄송해요.저는이미장미를사랑하고있어요.늦었어요.
-거짓말탐지기부분

이시에서사랑한여인의직업이거짓말탐지기담당자라는게흥미롭다.그녀는나의사랑이거짓인지참인지확신할수없었을것이다.그녀는장미와나사이에일어난놀라운‘발견’(‘나’그자체가아닌‘나와얽힌어떤배경’)을알고는뒤늦게사랑한다고고백하지만,나는거절할수밖에.나는나의아픔,아니서로의아픔에정직하게반응하는장미를이미사랑하고있기때문이다.시인은여기에,사랑을얻기도하고잃기도하는역설적상황의중심에‘거짓말탐지기’를장치해놓았다.절묘하다.산문이시가되는자리이다.
이근택시인은경기도양주에서태어나다섯살이후줄곧광주에서살았다.고교시절에‘전남학생시조협회’회원으로,대학시절에조선대학교문학동인‘석혈’회원으로문학을배웠으며,‘죽순’,‘문학’,전남여고시모임등제자들과함께시공부를하면서시작활동을해왔다.어느새환갑에이르렀으니시인의지난한삶이첫시집에담기는것은지극히자연스러운일일것이다.교사로서,자식으로서겪어온애환과연륜에서빚어진사유의단초들이구절구절에서드러난다.

금목서향기가아주좋아
한가지꺾어창가에두었더니

노랗고작은새들이날아와서
금목서금목서하며

울다가가네
네가다녀간것처럼
하루온종일어수선하네
-금목서전문